세실님이 보내주신 [통섭의 식탁]을 다 읽었다.
가연 님께서 이 책이 별로(?)라고 하신 글을 읽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분이 쓴 책이라 별로라도 읽어야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세실 님이 이벤트 선물 겸 새해 선물로 주시겠다고 하셔서 이 책을 부탁했다.
가연 님이 왜 별로라고 하셨는지 읽으면서 이해가 갔다.
이 책은 예전에 읽었던 그분의 책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를 다시 읽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다만, 책 얘기를 하고 있다 뿐이지.
더구나 했던 말 또 하시고 또 하시고..
더더구나 이 책에서 [요리 본능]을 소개하고 있는데
나는 [요리 본능]을 순오기 님의 이벤트에 당첨 되어 받아서 가지고 있어서 더 성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통섭의 식탁]과 [요리 본능]이 거의 동시에 도착해서
어느 책을 먼저 읽을까 하면서 책 날개며 책 앞뒤를 읽었는데
최재천 교수님은 [요리 본능]의 추천사를 거의 고대로 옮겼다는 사실에
좀 그랬다.
물론 자신이 쓴 글을 자신의 책에 쓴 게 잘못은 아니지만
두 책을 거의 동시에 읽을 수도 있는 나 같은 독자를 위하여
"이 글의 내용은 [요리 본능]의 추천사와 비슷하게 정리했다."뭐 이런 글이라도 올려주셨더라면 하는 아쉬움.
하지만 그분이 얼마나 바쁜 분이신가 말이다!!
그래서 같은 말이 반복될 때 좀 짜증이 나긴 했지만, 그분이 처리하는 어마어마한 일을 생각할 때
팬으로서 이 정도도 이해하지
못하면 안되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마지막까지 감사하게 읽었다.
앞에서 언급한 몇 가지만 빼면 이 책은 과학 영역에 생소한 나에게 좋은 책 길잡이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읽고 싶은 책을 여러 권 골라 담을 수 있었다.
[핀치의 부리] - 조너던 와이어
이 책은 여러 번 추천을 하셔서 그런지 우선 순위로 골라봤다.
내 말대신 그분의 책 소개를 옮겨 본다.
지식과 개념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전달하면서도 마치 소설을 읽듯 친밀하게
느껴지는 글 때문이었으리라. 배우고 있는지 모르는 가운데 고통 없이 배우는 것처럼 훌륭한 배움이 또 있을까. 이 책은 진화를 공부하려는 생물학도들은 물론 생명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볼 만하고 충분히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잘 쓴 책이다.
p. 38
[젊음의 탄생] - 이어령
이유를 모르겠지만 난 이어령 선생님에게 관심이 눈곱 만큼도 없었다.
그분의 책은 읽어 본 게 없다. 왠지 싫었나 보다.
하지만 이제는 그분의 책을 읽어 볼 시기가 된 것 같다.
이왕이면 최재천 교수님이 추천하는 책으로 읽어 봐야겠다.
[엔짱 : 미래의 글로벌 리더를위하여] - 최재붕
"이런 책이 내가 어렸을 때에도 있었더라면 나도 엔지니어가 되었을 것 같다." - p.67
라는 말로 시작하는 이 책의 소개를 읽으면서 갑자기 무스탕 님이 생각나면서^^;;
이 책이 꼭 읽고 싶어졌다.
하지만 나보다 먼저 많은 학생이 이 책을 접할 수 있기를 바란다.
만약 최재천 교수님의 말씀대로라면 이 책을 읽고 많은 사람이 엔지니어가 되는 꿈을
꿀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 세상이 좀 더 개선되지 않을까 하는 소망으로.
엔지니어의 정의가 "무언가를 개선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하니 말이다.
잘나가던 명문대 교수가 숲의 은둔자가 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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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겨울나기] - 베른트 하인리히
세상에 부러운 사람이 별로 없다시는 최재천 교수님이
(내가 생각해도 그분은 부러운 사람이 없을 것 같다) 이 책의 저자인 베른트 하인리히는
교수님이 부러워하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분이라는 글 때문에 이 책이 더 읽고 싶어졌다고
솔직히 고백한다. 베른트 하인리히가 교수직을 그만두고 숲으로 돌아간 이유를 최 교수는
"매일 숲 속과 연못가를 거닐고 저녁엔 벽난로 앞에 앉아 일기를 쓰는 그런 삶이 그리워 돌아간 것이다."(p.94)라고 단정하는 글을 쓰셨는데 그 글을 읽으니 이 책이 더 읽고 싶어졌다.
더구나 "하인리히가 이 책에서 가르쳐주는 대로 자연을 향한 눈을 조금만 더 크게 떠보면 하루아침에 달라 보일 것이다." (p.97)는 글을 읽으며(뭐가 달라 보일지는 읽어봐야,^^;;)
적립금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이 책을 지를 것이라고 굳게 결심. 그런데 품절,,ㅠㅠ
[동물의 건축술] - 배용화
나는 건축에 관심이 많다.
이럴 줄 알았으면 건축과를 갔을 텐데 그 당시(대학입시)에는 건축은 남자들만 하는 거라는
생각이 강했다. 이거 완전히 성차별로 점철된 나의 옛 모습을 다시 보는 슬픔..
옛날 얘기는 집어치우고 이 책은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누가 알아? 이 책을 읽고 건축학도가 되겠다고 나설지,,( ")
[인간들이 모르는 개들의 삶] - 엘리자베스 마셜 토머스
나는 동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좀 더 솔직히 말하면 무서워한다.
개나 고양이나 만지지도 못하고 쳐다만 본다.
시댁엔 개도 있고 고양이도 있었는데 시댁에 가던 게 고역이었던 기억이 난다.
한 번은 맘먹고 개를 키워보려고 래브라도 리트리버를 샀는데 그 개, 진저도 마침내
시어머니가 기르시게 되었다는 페이퍼를 기억하시는 분이 있으리라.
하지만 인간의 가장 좋은 동반자라는 개를 언젠가 내 손으로 키워보고 싶다.
그게 언제가 될지는 나도 모르지만 언젠가…. 그 때를 준비하며 이 책을 읽어봐야지.
[곤충의 밥상] - 정부희
정부희 박사는 영문학을 먼저 전공하고 나중에 곤충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최재천 교수가 설명해 주는데 일단 작가의 이력이 심상치 않다.
전공을 바꾸기 위해서 얼마나 고군분투했는지는 모르지만, 인문학도였던 저자라
이 책이 재미있을 거라는 것을 최재천 교수가 말하지 않아도 알겠다.
그런데 이 책 정말 재미있게 쓰인 것 같다.
그리고 이 책 곳곳에 '미성년자 관람불가' 언저리를 아슬아슬하게 맴도는 이야기가
있다고 하니
더 관심, (엉큼한,,,,크흐흐)
이런 식으로 계속 책을 올리고 싶지만 어후 정말 힘들다.
여기서 자세한 설명은 포기하고 나머지 [통섭의 식탁]에 소개된 책 중에 읽고 싶은 책을 좌르르 올려보겠다.
그리고 [현산어보를 찾아서 1~5] - 이태원
마지막 책에 대한 설명은 해야겠다.
[현산어보]는 다산 정약용의 둘째 형님인 손암 정약전 선생이 신유박해때 흑산도로 귀양가 그곳에서
죽기 전까지 15년 동안 귀양살이를 하는 동안 지은 책이다.
명실공히 우리나라 최초의 해양생물학 저서라 해도 토를 달 이는 없을 것이다.
200년 만에 3권 1책으로 된 정약진 선생의 [현산어보]를 찾아서
생물학자 이태원 선생이 스스로를 8년간이나 바닷가에
유배시킨 결과가 바로 5권의 [현산어보를 찾아서]이다. (중략)
우리 옛 고전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되살리는 작업을 하는 한양대학교 국문학과의 정민 교수는 이 책을 받아 들고
"도대체 이런 무지막지한 책을 쓸 생각을 하고 실천에 옮긴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어느 것이 먼저랄 것도 없이떠올랐다" 라고 적었다.
이 책은 학문은 꼭 대학에서만 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보기 좋게 무너뜨리는 예이다.
(중략)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도 이렇게 방대한 연구 업적을 올릴 수 있는 이태원 선생이
몇 년간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오로지 연구에만 몰두한다면 어떤 연구 결과가 나올까 궁금해진다. P. 356~359
무지막지한 책을 쓰는 분이라고 생각했던 정민 교수도 놀라게 한 작가 이태원이라는 분이 고등학교 선생님이란다.
학교에서 애들 가르치느라(더구나 고등학교 선생님은 자율학습까지 봐줘야 해서 시간이 더 없을 것 같은데,,)
정말 시간이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저런 연구를 할 생각을 했을까, 더구나 실천까지.
이런 분들의 얘기를 들으면 정말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이태원 선생님 같은 분이 조셉 캠벨이 표현 한 천복, 또는 bliss를 쫓아 생활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이 것에 대한 설명은 다음 기회에)
1권에서 5권 중 4권이 가장 두껍다고 하지만 이 책도 꼭 읽고 싶다.
그러면서 장바구니에 담고 있는 책은 신간.ㅠㅠ
마침 ttb 적립금이 들어 왔길래 새로 보관함에 담아 두었던
[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를 냉큼 집어넣었다.
왜냐면, 내가 좋아하는 책은 이런 에세이류니까, 하하하
더구나 오경아라는 믿음 가는 작가에다가
샘터사라는 믿음 돋우는 출판사.
더더구나 표지도 아기자기,,,가만보니 블라우스에 치마를 입은 것 같은 모습이네..오호
그 절묘한 믿음을 어찌 거부하리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