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페이퍼에도 막내인 해든이가[Frog and Todd]의 이야기중 하나인

[The Letter],<--이 책은 알라딘에 없다.ㅜㅜ,를 읽고 

선생님과 아빠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는데

해든 이는 정말 편지 쓰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

이 책에 나오는 달팽이에게 편지를 보낸 것이 아니라

달팽이가 편지를 전해주느라 4박 5일이 걸린단다.

하지만 해든 이는 선생님과 가족에게 편지를 주니까

이메일보다 더 빨리 받아 본다는 장점이 있다.ㅎㅎ


매일 아침 해든 이가 어린이집에 갈 때 <가정에서의 통신> 이라는 간단한 메모가 있는데

처음엔 내가 적다가 N군 데려다 주느라 바쁜 나 대신 남편이 적어 보낸다.

그러면 선생님이 보시고 간단한 메모를 또 보내주시는 데 어제 것을 읽다가 사진을 찍어 봤다.

접힌 부분 펼치기 ▼

 

 

펼친 부분 접기 ▲


그 전날 배운 오르프 슐레 시간에 북 치기를 했다고 한다.

무척 재미있었는지 그날 와서도 북 치는 얘기를 하더니 아침을 먹으면서 아빠에게 북치는 이야기를 또 했나 보다.

선생님의 답글에서 편지를 받는 상대방도 생각하게 된다고 한 말이 인상적이다.

아이가 심심풀이로 하는 낙서라 그렇게까지 생각을 못 했는데 정말 선생님들의 생각이 남다르다고 새삼 느꼈다.


그리고 아이가 어제 조그만 저금통을 가져왔다. [100원의 기적 저금통]이다.

작년에는 받아 왔어도 관심이 없고 왜 필요한 것인지 모르더니(내가 다 채워서 보냈다는,,^^;;)

이번에는 교육을 잘 받았는지 나에게 

"밥이 없는 사람에게 돈을 줘야 해요."

라며 소지하고 있는 모든 동전을 저금통에 넣어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아빠에게는 어떻게 말하면서 동전을 넣으라고 했는 지 해든 이의 목소리는 듣지 못했지만

아빠가 "너는 좋은 비지니스맨이 되겠구나."라고 하는 목소리를 들었다.

아이들에게 쉽게 기억시키고 동기를 유발하기 위해서

"밥이 없는 사람에게 돈을 줘야 해요."라고 가르쳤겠지만

나누는 일은 어렸을 적부터 배우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해든 이의 이야기와 연관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책의 한 구절을 올리고 싶다.

요즘 내가 정말 열심히 정독하고 있는 [신화의 힘]에 나와 있는 구절이다.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를 해야 하고 우리의 이야기를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는 죽음을 이해하고, 죽음과 맞설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태어나서 살다가 죽는 이 기나긴 삶의 길에서 도움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평생 영원의 의미를 이해하고, 영원을 접하고, 신비를 이해하고,

누군가를 바로 알아야 합니다.(중략)

우리가 찾고 있는 것은 살아 있음에 대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따라서 순수하게 육체적인 차원에서의 우리 삶의 경험은

우리의 내적인 존재와  현실 안에서 공명합니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

어떤 실마리의 도움을 받아 우리가 우리 안에서 찾아야 할 것이 바로 이것이랍니다.  p.29


[기타 보이]를

다 읽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불편한 얘기가 나온다.
내가 소설을 잘 안 읽는 이유가 감정의 동요가 잘 되기 때문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도 여러 번 내려놔야 했다. 마음이 아파서.

이 책은 사고가 나서 병원에 누워 있는 엄마를 방문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부터

겨우 14살인 우리의 주인공 트래비스가 마주하기 어려운 이야기 들이 펼쳐진다.

더구나 나는 트래비스가 도둑맞은 기타를 찾을 거라는 건 알겠는데

도대체 언제 어떻게 찾을 것인지 걱정하느라 마음을 졸였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힘든 사람들이 있지만, 그 힘든 사람의 어려움을
특별한 관심과 보살핌으로 최고의 순간(?)을 만들어 주는 사람들이 나온다.
자신에게 아무런 이득이 되지 않고 어쩌면 더 귀찮은 일일수도 있는 데 말이다.
도움을 준 사람들의 우선순위를 정할 수는 없지만 내가 느끼기에
가장 실직적인 도움을 준 사람처럼 느껴지는 클래런스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언제나 길 잃은 양들을 데려온다더라. 그런데 이번엔 대박을 터뜨렸지 뭐냐. 네 덕분에 인생이 재밌어졌어.p. 296

남을 도와줘서 인생이 재밌어졌단다.

해든 이도 밥이 없는 사람들에게 돈을 주자며 엄마 아빠의 주머니를 탈탈 털게 하지만

이 경험이 아이에게는 분명히 즐거운 놀이처럼 보인다.


삶은 결국,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듯이,

우리가 얼마나 가졌는지, 얼마나 예쁜지, 얼마나 유명하고 인기가 많은지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조셉 캠벨이 말했듯 우리는 모두 우리의 이야기를 해야 하고(내가 시시껄렁하게 해든 이의 애기를 하는 것 처럼이든 아니든), 서로 도움이 필요하고, 누군가를 잘 알아 하고(신이든 사람이든), 도움의 손길을 줘야 하며, 경험을 나눠야 한다.

우리의 내적인 존재와  현실 안에서 공명하는 경험을 해야 하는 것이다...


[기타 보이]는 사랑하는 알라디너가 번역을 해서 뜻깊지만
그 책이 나오기까지 그녀의 응원군이 되었던 사람들도 우리의 알라디너라는 사실이다.
알라딘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서재 지기인 다락방 .
내 표현보다 [기타 보이]의 번역가인 문지영 씨의 말을 직접 듣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아서
<옮긴 이의 글> 마지막 부분을 옮겨왔다.


마지막으로, 번역 초고를 흔쾌히 검토해 주신 다락방님과,

귀찮아 하면서도 일일이 엄마의 질문에 응해 준 기타 좀 치는 아들 이하린,

처음부터 끝까지 제 모든 부족함을 메워주고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신 편집자 또치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p.299


우리가 사는 것은 우리 혼자만으로 되는 일은 많이 없다.

작든 크든 서로서로 도우며 하나씩 완성이 되어 간다.

어떤 관계이든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를 해야 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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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1-07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 추천자에요. 덕분에 사진도 즐감하고요~ ^^
우리의 이야기를 해야 하고 우리의 이야기를 이해해야 한다는 거 공감해요.
해든이의 이야기는 누구도 할 수 없는 나비님의 이야기인데, 신화의 힘과 연결한 이 페이퍼는 정말 멋져요.
이달의 당선작으로 추천합니다~^^

라로 2012-01-07 16:49   좋아요 0 | URL
히힛, 일찍 읽으시길 잘하셨어요.
사진 올리고 10분 정도면 내리는 소심증이라, ㅎㅎㅎ
이달의 당선작은 언감생심이지만 언니의 칭찬은 이달의 당선작보다 더 마음을 데워주네요.^^

기억의집 2012-01-07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기타보이가 알라디너분이 번역하신 거군요.
저 책 작년인가 재작년에 뉴베리가 뭔가 하는 상 받지 않았나요?
알라딘은 번역하시는 분같이 출판사 종사하시는 분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다락방님도 도와주시고...검색한 번 해봐야겠네요.

그리고 나비님, 송경동책 tt 했어요.

라로 2012-01-09 06:59   좋아요 0 | URL
네~~~~상을 받았는지는 잘 몰라요.
기억의집님이 검색해 보시고 알려주세요,,^^;;
말씀처럼 출판업에 종사하시는 분이 꽤 되시는 것 같아요.
그런 생각하면 허접한 글 올리는 게 부끄럽다는,,,^^;;
기억의집님이 다시 돌아오시니 좋아요!!>.<
그리고 저에게 땡투하셨다니 감동이구요,,ㅎㅎㅎ
카톡으로 인사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는 알라딘에서 좀 자주 뵈어요~.ㅎㅎ

2012-01-07 17: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9 07: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9 09: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9 15: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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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9 19: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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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0 1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2-01-07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해 받을 수 없는 이야기가 있다면 어둠의 자식 같은 것일까요?
모든 글은 자기고백적이죠. 장르 불문하고요.
자신의 이야기, 우리들의 이야기를 끌어내어 양지에 둘 수 있을 때
진정 삶을 사는 척 아니게 살며 사랑하는 태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라로 2012-01-09 07:01   좋아요 0 | URL
와~~~~정말 멋진 말씀이에요!!!
이 댓글을 언제 인용해야 겠어요!!!ㅎㅎㅎㅎ

2012-01-07 2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9 07: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9 1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9 15: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2-01-07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님께 듣는 해든이의 사연은 언제나 저를 감동케 해요. ㅠ_ㅠ 조카아이들 둘이 일주일 머물다가 오늘 갔는데(그다지멀지 않은 곳에 살긴 하지만^^;) 눈에 밟히네요.
그리고, 오오~~~ 기타보이의 번역에 다락방님도 힘을 실어주셨네요. 나비님도, 다락방님도 다정다감한 알라딘마을주민이세요. 사랑합니다. ^/////^

라로 2012-01-09 07:05   좋아요 0 | URL
가까운데 사는데도 일주일이나 머물고 가는 군요!!
올케는 정말 좋겠다. 부러워요. 달밤님 가족이~~~.^^
우리 달밤님도 결혼하셔서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자녀를 두셔야지요~~~.
제 착해빠진 남동생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데 달밤님 나이를 몰라,,,ㅎㅎㅎㅎㅎ
저도 달밤님 사랑해요~~~~.>.<

숲노래 2012-01-08 0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은 엄마 아빠랑 밥을 함께 먹는 동안
아주 저절로
밥이란 서로 따스히 나누어 먹는 줄
차근차근 배우지 싶어요..

라로 2012-01-09 07:06   좋아요 0 | URL
맞는 말씀이세요!!
요즘은 밥상머리 교육이 안 되어 많은 문제가 생기는 것 같아요.
저희 가족은요,,,아빠가 말이 없어서 밥은 같이 먹는데 교육이 안 되어요.ㅠㅠ
그러면 아빠를 먼저 교육시켜야 하겠죠???ㅎㅎㅎ

차트랑 2012-01-08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을 치는 것은 사람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매우 유익한 일이랍니다.
북이 '둥~!, 두둥~!!, 두두둥~!!!, 둥둥둥둥, 둥둥둥둥~'하고 울리면
치는 사람과 바로 옆 사람의 심장에 매우 신.묘.한. 자극을 줍니다.

아주 가까이에서 들으면 자신의 심장이 오그라들었다 펴졌다하는
그 움직임이 몸소 느껴집니다.
이러한 현상은 심장과 마음의 건강에 큰 도움이 됩니다.

북 소리를 듣는 사람의 마음을 매우 편안하게 해줍니다.
마음 속 무거운 것들을 북 소리가 떨쳐줍니다.
가슴이 시원하게 뚤리는 느낌을 주며 가슴을 시원하게 해줍니다.

물론 북을 치는 사람은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어깨가 아프다는 말을 절대로 하지 않는답니다^^
스트레스가 쌓일 틈이 없습니다.

한마디로 북은 정신건강과 신체건강을 애주 좋게합니다.
북은 칠수록 좋습니다 ㅠ.ㅠ

라로 2012-01-09 07:08   좋아요 0 | URL
그래서 예전 주술사들이 북을 많이 사용했나봐요.
제 큰 아들도 사물놀이를 방과후로 하는데
아이가 그렇게 좋아 할 줄 몰랐어요.
이번에 중학교에 가는 데 중학교에도 사물놀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구요.
북을 치면 정말 신명이 나잖아요.^^
북은 칠수록 줗군요,,,차트랑공님도 취미로 북을 치시나요???

2012-01-08 1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9 0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12-01-08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눔의 기쁨을 벌써부터 실천하는 해든이네요. 이뻐라... +_+
전 주로 소설만 읽는데 나비님은 소설을 잘 안 읽으시니 우리 어디서 접점을 찾죠? ㅎㅎㅎ
기타 보이는 알라딘의 냄새가 잔뜩 밴 책이네요!

라로 2012-01-09 07:16   좋아요 0 | URL
어렸을 때부터 가르치는게 가장 좋긴 해요,,,그렇죠??ㅎㅎㅎ
우리는 만화라는 복병이 있잖아요!! 영화도 그렇고!!!ㅎㅎㅎ
우리의 접점은 무한합니다.ㅎㅎㅎㅎ
말씀처럼 [기타 보이]는 알라딘 냄새가 진동해요.ㅎㅎㅎ

다락방 2012-01-08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감정의 동요가 잘 된다는 이유로 몰입이 쉽기 때문에 소설을 즐겨 읽는데 같은 이유로 나비님은 소설 읽기를 어려워하시는군요. 어떤건지 알겠어요. (끄덕끄덕)

:)

라로 2012-01-09 07:20   좋아요 0 | URL
감정의 동요도 잘되고 또 제가 한 예민 한가봐요..ㅎㅎㅎㅎ
소설을 읽으면 제가 많이 힘들어지더라구요,,그렇다고 싫어한다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좋아하죠.
그래도 40이 넘어서 부터는 소설을 많이 읽기 시작했어요.
다락방님이 소개해주시는 소설도 읽고,,,특히 코맥 매카시와 존 쿳시를 잘 읽어보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