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여인숙에서 두 번 잠자지 마라.
아직 덥혀지지 않은 이불을 청하라.
살아있는 것을 죽이지 마라.
옷과 일용품은 꼭 필요한 것 외에는 소유하지 마라.
물고기든 날짐승이든 길짐승이든 육식을 하지 마라.
특별한 음식이나 맛에 길들여지지 마라.
먹는 것이 단순하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남이 청하지 않는데 스스로 시를 지어 보이지 마라.
그러나 요청을 받았을 때는 결코 거절하지 마라.
온갖 떠들썩한 자리를 피하라.
남을 무시하고 자신을 치켜세우지 마라.
항상 자신을 들여다 보라.
저녁에 생각하고 아침에 생각하라.
다른 사람의 것은 바늘 하나든 풀잎 하나든 취하지 마라.
다른 사람에게 수고를 끼치지 마라.
그렇게 하면 그들이 멀어진다는 것을 명심하라.
글자 하나라도 그대를 가르친 사람에게 감사하라.
자신이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면 가르치지 마라.
하룻밤 재워주고 한 끼 밥을 준 사람에 대해 절대 당연히 여기지 마라.
사람들에게 아첨하지 마라.
- 마쓰오 바쇼(1644 - 1694)-
덧) 마쓰오 바쇼는 일본 에도시대의 하이쿠 작가라고 한다.
"
소나무에 대한 것은 소나무로 부터 배우고, 대나무에 대한 것은 대나무로부터 배워라."는 말도 남겼다.
마쓰오 바쇼에 대해서 몰랐는데 배용준의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을 읽고 알게 되었고,
거기서 마쓰오 바쇼의 가슴깊이 새기고 싶은 글을 만났다.
배용준의 책은 요란하지 않으면서 아쉬움마저 남겨주는 참 잘만들어진 칭찬해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