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도 일단 제목을 먼저 뽑아 본다. 순오기님께서 헤어지기 전에 커다란 가방에서 여러권의 시집을 꺼내셨는데 그 중 내가 고른 김경미 시인의 <고통을 달래는 순서>에 나온 제목이다. 1편도 시에서 제목을 빌렸으니 2편도 통일감있게,,,ㅎㅎㅎ... 순오기님이 등장했으니 말인데 순오기님은 평소 서재에서 뵙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외모를 말하는게 아니라 그분의 성정 말이다. 곧고 지혜로우며 공정하면서 유쾌한,,,,사실 나는 오늘 부산의 약발이 좀 떨어진건지 아니면 약발이 너무 잘 받은건지 모르지만 부산에서 만나 맥주도 몇잔 부딪치며 여러번 건배를 나누며 눈빛을 주고 받던 그녀들이 보고싶어서...좀 전에 하이네켄 두 캔을 동전 쥐포라는 놈들을 물어 뜯으며 마셨다. 글라스를 마주 부딪혀 주던 기억이 그리웠다. 토욜에 마신 맥주는 내겐 정말 특별했다. 그동안 무슨 도를 닦는 사람처럼 음주를 멀리 했던터라...
프레이야님께서 찬란한 모습으로 나타나 우리를 광안리로 데리고 가셨을 즈음 점심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예전에, 아마 3년 전 일거다. 부산 사시다 지금은 울산으로 이사를 가신 지인께서 나를 광안리에 있는 '원조 언양 불고기집'에 데리고 가셨을 때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서 그 말을 했더니 허름한 그 집을 보여주셨다. 하지만 우리는 고기가 아닌 회를 먹기로 했다. 좁은 골목을 파고 들어가 프레이야님께서 우리를 데려간 곳은 <행복한 횟집>이었다. 아마도 프레이야님의 단골인 듯 했다. 횟집 치고는 이름이 독특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가치관이 뚜렸해 보이는 행복한 가족이 운영하는 깨끗한 횟집이었다. 프레이야님은 정말 우리를 극진히 대접하고 싶으셨는지 주문하신 음식이 나올 때마다 종업원은 "자연산입니다."를 연발했다. 나야 입이 짧아 개불 같은건 먹지 못했지만 산낙지가 더이상 움직이지 않았을 때 상추와 깻잎에 싸서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프레이야님도 산낙지를 못드신다고 하셨는데 마지막까지 알뜰하게 산낙지를 쌈싸드셨다는~ ㅎㅎㅎ하긴 개불이니 산낙지를 절대 못먹게 생긴 분이 선뜻 그런 걸 드시는 걸 봤을때도 그랬다. 누군진 다 아실듯~ㅎㅎㅎ나는 그중 개불만 빼고 다 먹었는데 가장 좋아한 것은 순오기님이 원래 이름은 '우렁쉥이'라고 가르쳐 주신 자연산 돌멍게였다. 초장을 찍어 입에 넣는 순간 입안에서 신선한 풍미를 내뿜으면서 살살 녹았다!!! 순오기님은 말씀을 하시느라 많이 드시지 못하셨을거다. 지금이 마침 점심시간이다 보니 맥주를 마시며 순오기님의 말씀을 듣던 우리들의 모습이 다시 한번 더 오버랩되면서 광안대교가 가로지르던 태평양이 아른거린다.
나는 정말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어떤 욕구 불만까지 다 채워진듯 만족스러웠다. 대전에서 온 나에게 다들 hnine님을 만나 뵈었는지 물어보셨는데 정말 안타깝게도 몇번 연락은 드렸지만 만남이 이루어지진 않았다. 혹시라도 대전에서 거국적인 알라디더들의 모임이 만들어 진다면 꼭 뵙고싶다.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영화를 봤다. 마침 <어떤 개인날>이라는 영화는 이혼녀에 대한 이야기여서 잔잔하게 공감할 수 있었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만들었다.
우리는 우리가 본 영화 얘길 간단하게 하면서 광안리 해변으로 향했다. 보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다에선 잠시 모든것을 훌훌 털어 버린 듯 시원해 보였다. 나 역시 바다에서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저 걷고 줍고 했다는,,,,,그리고 우리를 송정에 데리고 가시려고 했지만 워낙 시간이 부족해서 우리는 해운대에 갔다가 달맞이 고개로 향했다. 우리에게 너무 많은 것을, 너무 좋은 것을 느끼고 보여주고 싶으셨던 혜경님의 마음씀씀이가 너무 아름다왔다. 더불어 대전에 오시면 어디를 모시고 갈지 엄청 고민하고 있었다는,,,그 고민이 아직도 진행중이라는,,,,,ㅎㅎㅎ아마 대전엔 hnine님이 계시니 우리가 서로 의논하면 좋은 장소를 찾을 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뿔끈!!!
프레이야님이 저녁을 먹자며 데려가신 곳은 아마 대전에서 가장 전망 좋은 식당이 아닐까 생각된다!!!!이름은 <해피데이>!! 프레이야님이 설마 의도하려고 하신건 아니겠지만 점심을 행복한 식당에서 먹게 하시고 저녁은 해피데이에서 마무리 함으로써 하루를 완전히 해피하게 해주신 것이다. 지금도 바다를 내려다 보며 눈을 가늘게 뜨고서 오륙도를 세어 보던게 기억에 남는다. 맛난 저녁을 먹고(배가 안고프다던 내가 또 가장 많이 먹었다는!!!!^^;;;)우리는 부산역으로 향했다.
우리의 잊을 수 없는 날을 해피데이로 마감할 수 없으셨는지 부산역을 향해 가면서 느낀 액션과 어드벤쳐는 가히 영화 <강철중>과 비교해도 스릴면에서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ㅎㅎㅎㅎ야무지고 또릿또릿 하실것 같은 프레이야님의 다른 면모를 보면서 그녀가 사랑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율 알것 같았다. 좋은 친구를 알라딘에서 만나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스릴 넘치던 차안에서 였나????순오기님이 형제분들 중에 막내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래서 내가 우스게로 "그러니까 알라딘에 동생들이 그렇게 많으신가봐요~"라고 했지만 나는 장녀라서 언니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 순오기님을 언니라고 생각하기로 내 맘대로 맘먹었다. 순오기언니~^^
하루 종일 딸들을 내팽게치고 우리와 함께 한 아름다운 여인 프레이야님,,,,수박을 먹고 껍질을 어떻게 해야 하냐는 전화를 받고 하하 웃으시던 당당하고 에너지 넘치는 순오기언니,,,,,재밌게 잘 노는지 래프팅가서 전화 안한다고 꼬마아가씨에게 약간 삐친 귀엽고 겸손한 우리의 만치님,,,,헤어지기 넘 싫었지만 한권의 책을 다 읽고 책꽃이에 집어 넣듯 각자 생활로 돌아가서 새로운 책을 써야할 시간이었다. 다음엔 꼭 대전에서 만나요~. 거국적이든 아니든 세분을 아주 가끔이라도 만나고 싶어요. 저에게 많은 위로가 되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