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먼드 불런트의 시로부터 영감받아 제목을 우선 뽑아 봤다. 어제 부산에서 프레이야님, 순오기님, 그리고 만치님을 만났다. 난 사진기를 가져가지 않아서 사진과 함께 어제 우리들의 이야기를 풀어가지 못하는 점이 매우 안타깝다는 점을 밝힌다.
갑자기 만나기로 했다. 사실 5월 초에 만치님과 프레이야님 그리고 나는 만나기로 했었는데 해든이가 갑자기 아파져서 만남이 취소 되었던 아픈 기억이 있었기에 다시 만나자는 말을 꺼내기가 그랬는데 순오기님께서 내 서재에 만나자는 댓글을 다신거에 용기를 얻고 다시 프레이야님과 만치님에게 만나자는 제의를 했었다. 모든 분들이 흔쾌히 ok 하셔서 우리는 몇번의 문자를 주고 받고 어제 만나기로 한거다.
프레이야님은 이미 두번을 만났기에 처음 만날때의 설레는 마음이 없었고 오히려 정든 친구를 만난다는 기대감에 부풀었고, 순오기님 역시 서재에서 그분의 모습을 많이 뵈었기에 두근거린다거나 떨리지 않았는데 만치님을 만난다는 생각은 달랐다. 만치님과 같은 자리를 예약했었다. 그 전날 11시부터 남편과 메신저에서 만나 1시쯤 헤어져 잠이 들 때 일찍 못일어날까봐 알람을 6시 30분으로 맞춰 놨었는데 6시에 눈이 떠졌다. 사뭇 괜찮은 척 여유를 부려보지만 사실은 흥분 된거였다. 그래도 여유 있는 것처럼 정성껏 샤워를 하고 꽃단장을 하다보니 시간이 어느새 7시 50분이 된거다! 버스를 타고 갈 예정이어서 대전역까지 1시간을 생각했어서(버스가 몇시에 올지 모르니) 7시 50분에 허겁지겁 나가서 버스를 기다리다 너무 높은 구두를 신은 나를 발견했다. 키가 작으시다는 순오기님이 생각났고 또 많이 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집으로 가서 다른 샌달로 바꿔서 들고 쪼리를 신고서 허둥지둥 차를 몰고 대전역으로 갔다. 대전역 제2 주차장에 도착하니 8시 50분쯤 되었는데 마음이 급해져서 밤색의 낮은 샌달을 들고 내리는 걸 깜빡하고 쪼리를 신고서 대전역을 향해 뛰었다.(나중에 우리가 바닷가에 갔을 때는 신발을 가장 잘 신고 온 사람이 되었다지,,ㅋㅋ) 시간이 좀 남았다. 마음이 놓여서 의자에 앉아 만치님은 어떤 분일까를 생각하는 사이 기차가 왔다는 안내 방송이 들렸다. 기차 문이 열리는 순간 작은 심장마비가 걸린 듯,,, 떨리지 않을 거라는 생각으로 앉아 있다가 갑자기 당황스러웠고 그 이후로 난 나를 찾을 수 없었다.
만치님,,,이 우리가 예약한 그 자리에 ktx매거진을 펴고 앉아 계셨다!!!!거대한 나의 반밖에 안하는 것같은 모습, 단아한 자세, 차분하면서 또박또박한 목소리, 자연스럽게 쌍커플 진 멋진 눈매,,,이 모든 것을 보는 순간 난 만치님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지 하는 것 중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그래서 헤어질 때 프레이야님과 순오기님은 안아드렸어도 만치님은 안아드리지 못했다는,,,-.-")횡설수설 정신은 혼미했다는,,,같은 자리에 앉아 오게 된걸 후회했다는...무슨 말인가를 해야할 것 같아서 이말 저말 하다가 정말 쓸데없는 말만 했다는,,,어후 지금 생각해도 진땀 난다는,,,그게 집으로 오는 길엔 피곤함과 섞여서 더 엉망이었다는!!그래도 만치님 핸드폰을 볼때는 제정신이었지...ㅎㅎㅎ
2시간 정도 만치님께 쉬지않고 말을 시키다 보니 부산역에 가까와 온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프레이야님이 전화를 하셨다. 조금 늦으실것 같다고,,,뭐 어차피 순오기님께서 좀 늦으실것 같다고 하셨으니 걱정하지 마시라고 했다. 열차가 막 도착하려는데 순오기님께 전화가 왔다. 늦게 도착 하실 줄 알았던 분이 이미 도착해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다고!!!
인파를 따라서 나와보니 우리의 모습을 모르시는 순오기님께서 앞편에 서서 대중들을 보시며 좀 초초하신듯 서계셨다. 내가 먼저 다가가 순오기님의 손을 꼭 잡았다. 순오기님은 환하게 웃으시면서 당신은 우리를 못알아 보셔도 우리가 그분을 알아 볼거라 생각하면서 서계셨단다.ㅎㅎ 순오기님은 서재에서 뵌것보다 귀여우셨고(^^;;) 피부도 좋으시고 더 어려보이셨다. 더구나 모르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보이던 그 친숙한 얼굴을 생각하면 지금도 미소가 지어진다. 연신 웃으시는 순오기님의 모습을 보면서 기차안에서 떠나갔던 내 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잠을 두시간 밖에 주무시지 못하셨다는데 나보다 활짝 웃으시던 그 모습이 너무 정겨웠다. 우리는 프레이야님을 기다리며 던킨에서 앉아 있었다. 얼마 안있어 프레이야님이 오셨는데 그 미모, 그 몸매, 그목소리, 다 그대로였지만 한층 산뜻한 모습이 눈부셨다. 하얀 살결 때문일 수도, 연노란 티셔츠 때문일수도, 그녀가 너무 그리웠기 때문일 수도 있으리...
(2편은 내일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