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물고기
황시내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처음 이 책을 알라딘에서 봤을때 띠지에 그려진 클레의 황금물고기에
끌려서 구입했다.
작가가 누구인지 어떤 내용의 책인지는 구입하고 알게되었는데
이 책은 정말 내 맘에 쏙 든다.
지금은 서재에 안보이시지만 나무님께서 내가 이책에 대한
리뷰를 올린걸 보신다면, "나비님이 좋아하실 줄 알았어요."라고 하실듯,,,

김형경은 이 책에 대한 그녀의 평에서 이렇게 말한다.

   
  아! 재능이란 이런식으로 타고나는 것이구나 싶었다.  
   

작가인 황시내는 황순원과 황동규의 피붙이이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책에 점수를 더 준건 절대 아니다.
하지만 그녀가 누군지 안다면 김형경과 같은 말을 안할 수 없을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과 미술로 날 즐겁게 해주었다.
또한 많이 나와 있지는 않지만 그녀의 해박한 지식이란!!
서울대학교, 독일의 하이델베르크-만하임 국립음대, 마르부르크 대학에서
작곡과 음악사를 공부한 후, 그녀의 표현대로
10년 공부를 져버리고 미국의 테네시 대학에서 미술사를 공부했다.

그녀가 클레의 황금물고기를 사랑한건 어쩌면
마지막 그녀가 선택한 미술사의 암시와도 같다.

이책은 그녀가 이국 땅에서 보낸 외롭고도 멋진(나에게 동경이 되는)
그녀의 청춘이 녹아있다.
화려하지 않은,,,담담한 어조로 써내려가는
그녀의 글에 난 첫페이지부터 빠져들었다.
내 습관대로 딱 내스탈인 책을 만나면
난 야금야금 읽는다. 맛있는것을 아껴먹으려는듯이...
오랫만에 내가 좋아할 수 있는 책을 만나서 넘 좋았다.
어렵지 않으면서 생활이 녹아있는 자신의 얘기.

단편적인 그녀의 이야기들이 다 좋았지만
그중 몇가지를 인용하면서 리뷰를 마치도록하겠다.
너무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내 부족한 글로는
내 애정을 표현하기 벅차다는 걸 아니까...

   
  삼십대를 맞는 다는 것은 무엇일까?

삼십대가 된 지 몇 주가 지난 어느 날 저녁 설거지를 하다가 나는 갑자기 내가 어쩐지 삶에 아주 익숙해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삶, 이 생활. 이 저녁, 이 불빛, 이 설거지, 이 외로움, 이 반복되는 생활의 면면들이 내게 너무나도 익숙하게 느껴졌고, 그러나 그것은 삶에 대한 권태로움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지. 오히려 그 반대였어. 뭐랄까, 이 세상에 이루어 놓은것 하나 없지만 왠지 이제는 드디어 온전히 세상의 한부분으로 받아들여진 것 같은 느낌. 삶의 주인이 된듯한 느낌. 그 것은 마치 이 세상이라는 클럽의 준외원이었다가 어느덧 정회원 자격을 부여받은 것과 같은 기분이었어. 그 자신감의 원천은 므엇이었을지? 아마도 여태까지 쌓아온 경험들과 추억들이 아니었을까. 예전엔 그리도 심각하고 목숨 걸 만큼 절박하던 일들이 지나고 보면 실은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알게 된데서 오는 느긋함, 웬만한 일은 이제 큰 집착없이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여유로움....... p. 205
 
   

내가 40대인 요즘 들어 느낀걸 그녀는 참 빨리도 알았다.
이 책에는 성숙한 그녀의 향기와 멋이 있다, 닮고 싶고,,부러운...

   
  3월도 하순으로 넘어가는 지금 나는 매일 밤 노이엔하임의 거리를 걷는 꿈을 꾼다. 그리고 삼십대도 후반으로 접어들려 하는 나의 나이를 아쉬워한다. 이제는 아무도 ㄴ'나는가진 거라고는 하나도 없고 미래가 어떻게 다가올지도 알 수 없지만 달빛으로 목걸이를 엮어 그대 목에 걸어 드리겠노라'며 사랑을 고백해오지 않는 나이다. 혹시 누군가 그렇게 고백을 해온다 하더라도 그 고백에 아무 근심없이 행복해 할 용기가 슬프게도 사라져 가는 (혹은 이미 사라져버린)나이다.
                                                                    p. 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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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인간 2007-09-11 23:13   좋아요 0 | URL
이미 지나버린 삼십대는 고사하고, 사십대를 저렇게 여유로이 맞이할 수 있을지...
그런 것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축복이리라(물론, 자신이 만든 축복이겠지만) 생각합니다.

라로 2007-09-11 23:42   좋아요 0 | URL
그렇죠,,,,그게 바로 제가 저자의 책에서 느낀 성실함인것 같아요.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지만 저자가 인생을 참 착실하게, 성실하게, 착하게,,ㅎㅎ
살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러면서도 겸손함이 느껴지고,,,올바른것을 선택하며
살아간다면 그런 축복을 받을 수도,,,ㅎㅎ

프레이야 2007-09-11 23:17   좋아요 0 | URL
아, 이 책 황금물고기 그림이 매혹적이에요. 사두곤 아직 안 읽고 있는 책이네요.^^

라로 2007-09-11 23:43   좋아요 0 | URL
전 너무 좋았지만 혜경님은 어떠실지???ㅎㅎ
읽으시고 리뷰 쓰실거죵???ㅎㅎ
기대만땅!!

2007-09-11 2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7-09-12 00:05   좋아요 0 | URL
띠지에 그려진 그림 때문에도 책을 선택할 수 있군요~~~ 클레...한번 찾아봐야겠어요.

라로 2007-09-12 08:28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러게요,,,워낙 좋아하는 그림이었어서요,,,ㅎㅎ
클레의 황금물고기 제 서재보시면 있어요.
significant parts of ourselves라는 카테고리에요.^^

다가섬 2007-09-12 09:58   좋아요 0 | URL
제가 황동규님의 시를 좋아해요.
엊그제도 시선집을 한권 읽었죠^^
에세이는 문체를 주로 보는데
느낌이 참 좋았던 것 같아요.
'최상의 순간은 언제나 '지금'이라는 사실을 이제는 알게 된 것 같아'
이 문장이 남아 있네요.^^

라로 2007-09-12 10:53   좋아요 0 | URL
그렇죠?
같은 말인데 어떻게 표현했나가 다른거같아요.
저도 황동규님의 시를 좋아해요.
이 책에서 그녀의 아빠(황동규)에 대해
몇가지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낭만적으로 사시는것 같아 부럽더라구요,,,그 옛날에도,,,멋쟁이들은 달라~~~.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