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벤 공원을 그냥 지나쳤던 것처럼 길거리에 있는 무인 도서함도 이틀 전에 처음 봤다. 길을 가는데 남편이 이런 것도 있다며 보여줘서. 아 놔~~ 난 도대체 어디에 정신을 팔며 다니느라 이렇게 크고 이쁜 도서함도 못 보고 다니는지. 하아~~. 그리고 카탈리나 섬이 엘에이 카운티였다!! 아무튼 섬까지 아우르는 엘에이 카운티라니!!
더구나 무인 도서함은 이 섬 곳곳에 있었다는!! 암튼, 처음 봤을 때 넘 신기했다. 이것은 도대체 어떻게 유지가 되는 것인가? 책을 자유롭게 열람하고 반납은 양심에 맡기는 것인가? 모든 책이 다 도서관에서 넣어 논 책인가? 왜냐면 내가 책장을 살펴보고 빌린 책엔 도서관 책이라는 것을 인증할 그 무엇도 없었다. 더구나 책을 펼쳐보니 빳빳한 새책! 그러면 도서관도 책을 넣어 놓고 일반 사람들도 기증의 형태로 누구에게 보고 하지 않고 그냥 넣어두면 되는 건가? 뭐가 되었든 책 한 권 꺼내와서 후닥닥 다 읽었다. 케이트 디카밀로의 책이라 259페이지라고는 하지만 술술 읽힌다.
다른 책들도 열심히 읽고 있다. 6권의 책을 동시다발적으로 읽으며 열심히 밑줄을 긋고 또 긋고. 밤엔 남편과 매일 영화 한 편 보고. 어제는 라이언 고슬링이 주연인 더 그레이맨 봤는데 액션의 종합세트 같은 영화였다. 그리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도 함께 봤는데 우리 둘이서 우영우 흉내내고 있;;;;
이 주일을 섬에서 아무 근심 걱정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다 보니 책을 여러 권 읽고 있다. 그러다보니 더 지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남편에게 “더 지내고 싶다.”고 하니까 이런 말을 한다. “이렇게 한가하게 걱정없이 살고 있으니까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란다. 나는 그렇게 안 느껴지지만 이 사람은 좀 예민하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어쨌든 그동안 열심히 살았다. 이런 심신의 평화와 안정을 가끔은 누려야 또 열심히 살 에너지를 가지고 다시 삶으로 뛰어 들 수 있는 거지.
물고기 접시는 남편이 사줬다. 귀걸이나 목걸이 사용하고 난 후에 올려두라고. 사진 찍냐고 스푼을 올려봤다. 저 스푼은 끝이 뭉툭한데 나는 요거트나 아이스크림을 퍼먹을 때 이렇게 끝이 뭉툭한 스푼으로 먹으면 괜히 펜시한 느낌이 들어서 좋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