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어제 카탈리나에 왔다. 보트 티켓을 북으로 샀는데 곧 만기가 되니까 사용해야 하기도 하고 그냥 쉬려고.
어제 와서 나는 갓 잡은 swordfish를 스테이크로 구워준 것을 먹고 남편은 늘 좋아하는 피시 엔드 칩스를 먹었다. 먹고 집에 와서 나는 뻗었다. 그리곤 밤 12시 쯤에 오줌누러 잠깐 일어나서 볼일 보고 wordle 하고 잠들었는데 오전 7시에 일어나서 <루시 골트 이야기>를 읽다가 남편이랑 사이좋게 오믈렛 만들어서 먹고 2.5마일 정도 산책하고 점심으로 먹을 파스타 샐러드랑 가벼운 스낵들을 챙겨 바닷가에 나와서 루시 골트이야기를 다 읽었다. 참….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지만 잔잔하고 조용하게 이야기는 마무리 되었다. 물론 내가 기대했던 마무리는 아니었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이야기. 어쩌면 사실 인생은 이렇게 조용하게 끝나는 것인지도 모르지.
나올 때는 햇볕이 내리쬐는 느낌이 따뜻하고 좋았는데 지금은 온통 구름이 뒤덮여 좀 으슬으슬하고 콧물이 나온다. 그래도 바다를 뒤로하고 집안으로 들어가고 싶지는 않다. 남편은 배부르게 먹고 엎드려 잔다. 나는 예정과는 달리 윌리엄 트레버의 책을 하나 더 골라서 읽을까? 어쩔까? 그런 고민을 하고 있다.
아! 그리고 새가 있었다. 두루미같이 생긴 새. 영어로 crane이라는 새인가?? 우리가 2.5마일을 걷고 돌아왔을 때도 같은 장소에 같은 자세로 서 있었다. 사진을 찍으면서 “재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라고 남편에게 말했더니 남편도 그게 궁금했단다. 주변을 둘러보며 고개를 이쪽 저쪽으로 돌리고 있는 모습이 딱 생각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