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족을 위해 자연을 일정한 틀에 꿰맞추려고 온갖 위험을 무릅쓰다가 결국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것은 결정적인 역설이다.

자연은 결코 인간이 만든 틀에 순응하지 않는다.

"자연에서 가장 놀라운 것이 바로 곤충의 세계다. 이들에게 ‘불가능’이란 없다. 인간이 생각하기에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 곤충의 세계에서는 실제로 일어난다. 곤충의 신비를 깊숙이 꿰뚫어보는 사람은 그 경이에 숨이 막힐 것이다. 곤충의 세계에서는 어떤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다."

유전적 선택 과정에서 곤충들은 화학물질에 대해 막강한 저항력을 보유하게 된다.

화학물질은 복잡한 생물계에 대한 고려 없이 멋대로 고안되고 만들어진 것이다.

절벽 끝에 서 있는 사람이 중력의 법칙을 무시할 수 없듯이 위험한 상황에 놓인 우리 역시 복잡하고 정확하며 고도로 잘 짜인 생물계를 무시할 수 없다.

첫 번째는 정말 효과적인 곤충 방제는 인간이 아닌 자연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곤충학자인 로버트 메트컬프(Robert Metcalf)는 "이 세상이 곤충으로 뒤덮이지 않게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곤충들이 서로 싸우게 만드는 것이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화학약품은 인간의 친구든 적이든 구분하지 않고 모든 곤충을 없애버린다.

두 번째는 환경 저항이 약해지면 종족을 재생산하려는 폭발적인 힘이 발휘된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우리가 천적 구실을 하는 동물을 모두 죽인 후에야 비로소 그 동물이 맡고 있던 조절 기능을 깨닫는다는 사실이다.

숲을 지나가면서도 그 아름다움과 경이를 모르는 것처럼, 우리 주변에 자리 잡고 있는 낯설고 때로 무섭기까지 한 생명의 힘을 잘 알지 못한다.

여기에서는 잡아먹는 자와 잡아먹히는 자 사이에 드라마가 펼쳐진다. 자연이 스스로를 제어하기 위해 사용하는 냉혹하고 집요한 힘이 존재하는 것이다.

잎진드기는 곤충이 아니다. 거미, 전갈, 진드기 등을 포함하는 분류군에 속한 다리 여덟 개의 아주 작은 생물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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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2-05-13 13: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북을 잘 활용하고 계시네요. 짝짝짝!!!
워낙 유명한 책이라 리뷰도 많이 봤고 해서 마치 제가 읽은 책으로 느껴집니다.
잡아먹는 자와 잡아먹히는 자. 먹이사슬의 신기함!!!
앞으로 인간은 자연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자연과 함께 공존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텐데요...
자연은 침묵한 듯 보이지만 자연 훼손의 후유증은 고스란히 인간에게로 오죠.

라로 2022-05-16 20:59   좋아요 0 | URL
ㅎㅎㅎ감사합니다!! 사실 이북을 잘 활용하기보다는 독보적 활동 덕분에 이북을 활용하게 된 케이스에요. 독보적 덕분에 이북을 많이 읽거든요.^^;;
이 책을 읽지 않으셨는데도 책을 읽으신 것 같은 댓글을 다셨어요!! 역시 밑줄긋기만으로도 이렇게 유추하시는 케프님의 문해력은 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