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사람들중에 일명 elephantiasis (코끼리피부병, 상피병(象皮病), 상피증(象皮症))라는 다리를 갖고 있는 사람을 만나 본 적은 없다. 아마도 내 간호 경력이 짧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지역적으로나 문화적인 면으로 봤을 때 한국과 같은 동아시아인에게는 희귀한 병일 듯한 느낌이 든다.


어쨌든 나는 이번 주 화요일 다른 많은 기저질환과 함께 elephantiasis legs를 갖고 있는 코로나 환자와 다른 코로나 환자를 돌봤다.


사진을 올리고 싶으나 너무 징그러워서 다시 내렸다. 구글에 검색하면 볼 수 있다. 그런데 그녀의 발톱은 더 징그러웠다.ㅠㅠ


너무 끔찍해서 간호 안 하고 집에 가겠다고 하고 싶었지만, 지금까지 간호사가 되기 위해서 들인 모든 시간과 노력과 돈이 헛수고가 되면 안 되고 또 다른 많은 이유로 꾹 참고 장갑 겹겹으로 끼고서 간호를 했다.


그런데 이 병은 

밴크로프트 사상충(絲狀蟲)이 혈액에 기생함으로써 생기는 것을 원발성 또는 열대성 상피병이라 하며, 열대지방 특히 중앙아메리카 ·아라비아 ·인도 ·하와이 등에 많고, 한국에서도 일종의 풍토병으로 존재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위와 같이 기생충에 의해 발생하는 병이니까 그 환자처럼 특별히 뚱뚱한 (몸무게 180kg) 사람들이 취약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몸 관리를 하기가 여러 면으로 아무래도 힘들 테니까. 


너무 뚱뚱해서 원래 숨이 차는 사람인데 코비드 환자라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서 숨이 넘어갈 것 같고, 더더구나 너무 뚱뚱하니까 옆으로 살짝만 누워도 엉덩이 아프다고 난리고, 더더더구나 설사를 계속하니까 나는 아주 미쳐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는.ㅠㅠ 지금까지 정말 간호사가 된 것이 후회되는 순간이 몇 번 있었지만, 화요일만큼 당장 사표를 내고 싶게 만든 적은 처음이었다. 

나에게 이 환자를 인계했던 간호사는 경력 11년 차 베테랑인데 자기 간호 경력에서 심한 회의가 들었던 날이라고... 그러니 나야 당연한 반응이었다. 더구나 동양인인 내가, 깔끔하진 않아도 저 정도는 아닌 내가,,,하지만 간호는 늘 그런 생각이 자라지 않을 정도로 바쁘게 한다는 사실. 처음 환자를 받았을 때는 구역질이 날 정도였는데 환자 상태가 나빠지니까 저 다리는 눈에 보이지 않더라는. 아 놔~~~.


그녀는 숨을 못 쉬고 너무 restless하니까 의사가 진정제를 드립으로 오더 했는데 문제는 그 진정제의 아주 작은 양을 주면 곧바로 심장 박동이 30으로 떨어지고 진정제를 안 주면 다시 restless 해져서 모든 라인을 뽑을 기세고,,, 아 신이시여 왜 이런 환자들이 존재하는 것인가요? 싶은 날이었다. 


결국 새벽에 더는 참지 못하고 심장전문의에게 전화해서(의사가 자거나 말거나!!ㅋㅋ-의사 하품하면서 전화 받아서 몽롱한 상태;;;;) 이 환자의 최소 심장박동이 29 이상이면 된다는 오더를 받아내고 진정제를 계속 투입하는 것으로 환자를 다음 간호사에게 인계할 수 있었다. 그 이외에도 환자가 계속 소변과 설사 분비를 하니까 그 무거운 환자를 계속 치워주는 것도 육체적으로 견디기 힘든 일이라서 유치도뇨관도 오더 받아내서 삽입했다. 너무 거대하고 뱃살이 밑을 다 뒤덮고 있어서 나는 유치도뇨관 삽입하고 다른 3명의 간호사들이 그녀의 배와 다리와 그곳을 잡아 올리고 벌려주고 넣을 곳이 보이도록 플래시를 비춰주고 해서 결국 단 한 번에 성공할 수 있었던 흐뭇한 일도 있었지만, 다시는 이런 경험하고 싶지는 않은데 여긴 그 정도 비만인 사람이 너무 많으니 내가 간호사로 있는 한 또 겪게 될 일이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그래도 모든 비만 환자가 elephantiasis 다리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 그런 환자를 안 만나게 되길...


내일 다시 일을 하게 되는데 제발 그 환자가 퇴원했기를.... 내일 퇴원 안 했어도 내가 돌볼 일은 당분간 없다. 코비드 환자는 돌아가면서 보니까. 그런데 요즘 간호사가 없으니까 그 순환이 짧다는 문제. 제발 퇴원하거나 낮은 유닛으로 이동 갔기를...()


어쨌든 비만이든 아니든 self-care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건강할 때 자기 관리 잘 하자고 이 간호사 외칩니다!! 그런 방편으로 셀프케어 노트를 작성하는 것 추천!!















덧) 사실 학교도 18일부터 시작해서 숙제도 많고, 병원에서도 clinical ladder라는 승진 프로그램에 신청을 할 예정이라 작년에 앞으로 알라딘은 안 들어오려고 굳은 결심을 하고자 몇몇 분에게도 설레발을 쳤는데 (죄송합니다 제게 애정 가득하신 나***님, 기***님, 안**님, 그***님, 프****님, 마**님, 아*님) 여기가 내 해우소이다 보니 득과 실을 따져봤을 때 여기에 글을 올리는 것이 내 정신건강을 위해 실보다는 득이 되는... 내일부터 다시 3일 연속 일을 하는 스케쥴이라 또 못 들어오고 그러겠지만, 안 들어온다 그런 결정 막 함부로 기분에 따라 내리는 것 자제하고자 한다. 그러니까 알라딘 서재는 어떤 의미로 내 셀프케어의 한 방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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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1-21 22:40   좋아요 2 | URL
미국엔 정말 비만인구가 많은가봐요. 길버트그레이프 영화보면서 놀랐는데, 미국 살다가 온 친구가 비만인 사람들 많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고생많으셨어요 라로님 내일은 좀 편한 하루 보내시길.

라로 2022-01-21 23:16   좋아요 2 | URL
정말 너무 많아요. 더구나 코비드 환자들 대부분이 비만인 걸 보면 비만이 코비드에 완전 취약한 것 같아요. 얼마전에 들은 이야기인데 앞으로 비만환자들에게는 (미국에서) 의료보험을 더 부과하는 방침이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빨리 실현이 되어 비만인구가 줄어들기를 바랍니다. 내일은 아니 오늘은(시간이 넘어가서) 좀 편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 굴뚝 같아요.ㅎㅎㅎ 그래도 닥치면 해야지 하는 마음의 준비는 언제나 되어 있기는 해요.ㅠㅠ 감사합니다.^^

프레이야 2022-01-21 23:14   좋아요 3 | URL
아이구야 너무 힘들겠어요. ㅠㅠ
기생충이 원인이군요. 세상에나 ㅠ
비만을 만성염증으로 보던데요 그렇게 보면 면역력 약해지는 것과도 당연히 상관 있겠어요.
토닥토닥.

라로 2022-01-21 23:45   좋아요 3 | URL
너무 힘들어요. 헥헥 더구나 그냥 코끼리 발처럼 두꺼운 것 뿐이 아니라 겉에 막 뭐가 두들두들,,,넘 끔찍한,,, 그런 것 안 본 눈 사고 싶다는 말 급 생각나고요.ㅎㅎㅎㅎ
기생충이 원인인 병이 은근 꽤 많아요,, 그건 나중에 또 얘기하기로 하고.
맞아요, 비만인 사람들 면역력이 약해요. 면연력이 약하니 기생충과의 싸움도 잘 못하겠죠,,, 안타까워요. 우리 다 휴먼인데...
토닥토닥이 느껴져요, ^^

그레이스 2022-01-22 00:38   좋아요 2 | URL
너무 고생하시네요
쉬시는 동안 완전충전하시길!

라로 2022-01-24 17:30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세상에 쉬운 일이 없네요.^^;
감사합니다 그레이스님!!^^

책읽는나무 2022-01-22 08:28   좋아요 3 | URL
늘 고생많으신 라로님^^
공부하시랴~ 일 하시랴~ 애들 챙기시랴~ 책 읽으시랴~
라로님은 몸이 몇 개이신가? 체력이 버텨내시는가? 궁금합니다.
모쪼록 건강 잘 챙기시면서 일하시고,공부 하시길요^^
바쁘시면 글을 못봐 서운하지만...그래도 해소용으로 쓰신다니 다행이기도 합니다ㅋㅋㅋ
(근데 라로님 쓰신 닉넴 알라디너님들 몇 분은 알겠는데..기~,프~,그~ 그외 나머지 분들은 모르겠네요? 역시 마당발 소통 알라디너 라로님!!!👍👍ㅋㅋㅋ)

라로 2022-01-24 17:43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 건강이 최고라는 것을 일을 하면서 뼈저리게 느끼면서도
제몸은 귀한 줄 모르네요.하하하
근데 정말 여긴 제 해소 공간이에요.
그런데 그 공간에 함께 공감해주시는 책나무님이나 다른 친구분들이 계셔서
더블로 좋습니다요!!^^
근데 마당발은 책나무님 같던걸요??
제 댓글에 답글 달 시간 없을실까봐 댓글 달고 싶어도 참은 적 있어요.
피곤하시겠다 싶어서.^^;;

책읽는나무 2022-01-24 17:53   좋아요 2 | URL
저는 피곤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병원 근무 일 보시고 제대로 못쉬실까봐, 제가 댓글 안쓴적 더 많았어요.그냥 좋아요.만 눌러드렸어요^^
지난 번 라로님. 다른 분들은 음식 사진 안올리시는 것 같아 민망하시다며 음식 뚜껑 닫고 찍으신 사진 페이퍼 실은 맴찢이었네요ㅋㅋㅋ
라로님의 글은 열심히 사시는 모습이 모두에게 자극도 되고, 외국 생활 모습과 문화도 덤으로 알아갈 수 있어 매우 교훈적인 글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전 늘 제 딸들에게 라로님의 간호일기 한 번씩 얘기 많이 해주거든요. 그러면서 또 이런,저런 레스토랑 얘기도 막 해줬어요. 특히 그 남편분이 예약해주신 그 레스토랑에서 옆 테이블의 할아버님 춤 추셨다는 얘기도 인상적였어요!! 제 기억력으로 이런 걸 기억한다는 건 이게 다 라로님의 글솜씨덕입니다.ㅋㅋㅋ
암튼..너무 바쁘시면 할 수 없지만(건강이 우선이니까요^^) 해소용이라도 이곳에 글 많이 남겨 주세요^^
눈치 보지 마시구요~우린 라로님 늘 응원하고 있어요♡

라로 2022-01-24 21:07   좋아요 1 | URL
댓글은 사랑입니다!!ㅋㅋ
저도 그래서 댓글 많이 달린 글에 아까 댓글 달았어요!!
앞으로 피곤하시다는 생각보다 좋아하시겠다는 생각을 하겟습니다요.ㅋㅋ
제 얘기를 이렇게 기억해주시는, 진심으로 제 글을 읽어주시는
책나무님과 같은 분들이 계셔서 좋아요!!
우리 언제나 진심인 알라딘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변하는 거 어쩔 수 없겠지만, 되도록이면 안 변하고.^^
저도 책나무님 응원합니다, 제가 그런 말을 잘 안해서 그렇지!!^^

바람돌이 2022-01-22 18:00   좋아요 3 | URL
존경스러운 라로님. 간호사라는 직업은 그냥 직업이다 생각만으로는 정말 못할듯해요. 고생하셧어요.
언제나 저렇게 힘든 일을 하시면서도 긍정적이고 활력넘치는 라로님 글이 저에겐 셀프케어니 잊지말고 늘 소식 전해주세요. ^^

라로 2022-01-24 17:34   좋아요 1 | URL
저도 처음엔 멋 모르고 시작했는데 정말 간호사는 말씀처럼 그런가 봐요.
그러니 저처럼 어리숙한 사람은 정말 넘 힘드네요.^^;;;
제 글이 셀프케어라시니 이런 영광이!!!ㅠㅠ
이 댓글 영원히 간직할게요!!!! ㅠㅠ(너무 감격해서 흐르는 눈물!!)

기억의집 2022-01-22 18:11   좋아요 3 | URL
고생하셨어요!!! 저 같아도 그만두고 싶었을 거예요. 하지만 하지만… 지금까지의 이력도 그렇고 다른데 가서도 저런 분은 있을거니깐..:. 미국 사는 제 친구가 뚱뚱한 편인데, 미국에서는 전혀 아니라고 해서 옛날에 놀랐던 기억이 나요. 그 친구는 먹을 것을 좋아해서… 미국에서 한국 오고 싶어도 한국에 오면 미국 음식이 생각날 것 같아서 한국 정착을 엄청 고민했던 친구예요. 저도 평범한 체구의 저도 대사질환 주의 뜨는데, 미국은 심각하겠죠!!

ㅎㅎ 언제나 환영이죠!!!

라로 2022-01-24 18:10   좋아요 1 | URL
기억의집님 놀랄거에요. 뚱뚱 정도는 귀여운 거에요, 여기선.^^;;
정말 비만인 사람들 티비로 말고 직접 보시면,,,, 두렵습니다요.^^;;;
비만의 이유가 다양한데 저 코끼리의 여자 환자는 과식이 원인이라는 진단을 받았어요.
치히로 나오는 애니에서 노네임?인가?? 기억나요?? 막 먹잖아요,,,저 그 장면 정말 무섭거든요.
얌전해 보이더니 과식을 해서 괴물이 되는,,, 비만은 제게 그런 느낌이에요.ㅠㅠ


암튼, 기억의집 님은 맘이 넓어서 이해해줄줄 알았어요!!! 늘 고마와요!!!^^

psyche 2022-01-23 09:02   좋아요 3 | URL
미국에서 비만이라고 하는 건 한국에서 뚱뚱하다고 하는 거랑은 비교가 안되는 거 저도 잘 알죠.
라로님 다시 바빠지시는군요. 넘 무리하지는 마시고. 건강 꼭 챙기면서 지내세요. 꼭요!

라로 2022-01-24 21:08   좋아요 1 | URL
우린 알죠!!ㅎㅎㅎㅎ
저 환자는 익스트림 오비스III, 그냥 오비스도 아니고 익스트림인데
그것도 1단계, 2단계, 3단계 등등인데 이분은 3단계,, 실제로 그런 분 못 보셨어죠?? 스스로 걸을 수가 없어요.^^;;
암튼, 간호는 계절 직업군이라 이러다가 곧 한가해 질 거에요. 그때가 되면 또 일하러 오지 말라는 전화가 옵니다..ㅠㅠ
프님도 건강 꼭 챙기세요!! 번역 하시는 일이 사실 정신 많이 쓰는 일이잖아요!! 우리 건강 잘 챙겨서 앞으로도 계속 만나요,, 호텔에서 룸서비스도 받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