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로 시작하는 이용씨의 노래가 꼭 생각나는 10월.
마지막 밤이 아닌 10월의 마지막 주문을 방금 했다.
8월엔 내가 미쳤는지 8번이나 찔끔찔끔 주문을 했더라.. "8월이니까 8번 했냐?"며 나에게 대화를 걸었다는,, 하지만 대답없는 나여~~~~ㅎㅎㅎㅎㅎㅎㅎㅎ.
9월엔 2번 주문했는데, 두 번째 주문을 하면서, 이게 마지막 알라딘 주문이야 했던 기억이 나는데 그건 개뿔...
10월의 주문이, 도저히 내 알량한 결심(?)을 지킬 수 없게 만드는 책들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레삭매냐님의 글 읽고 보관함에 넣어 놨던 책인데 드디어 결국 마침내 주문했다.
레삭매냐님 같은 책벌레(하하 틀린 말은 아니죠??^^;;)가 아니라면 내가 어찌 다니엘 켈만 같은 작가를 알겠으며 이 책을 읽고자 하는 마음이 들기나 하겠는가? 1975년 생이면 내 막내동생(73년 생) 보다 더 어린 작가니 더더욱.^^;;
매냐님이 재밌게 읽으셨다는 <내가 어떻게 거짓말을 하며 죽어갔는지>가 가장 관심을 끈다. 이런 제목 너무 호기심 자극하잖아요? 나만 그런가??
mini74 님의 알라디너 TV에서 소개해주시는 것을 듣자마자 내가 이 책을 오래 기다려 왔다는 느낌적 느낌이 들어서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함께 주문할 다른 책들을 기다렸었다.
그런데 내가 주문한 책들을 유심히 살펴보니까 다 궁극적으로 '나에게 이르게 하는 책' 같은 느낌이 든다. 어느 책이 안 그러겠느냐마는 이번 주문은 특히 더. 보뱅의 말처럼 '나 자신에 대해서가 아니라면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도대체 무엇이겠는가!
이건 유부만두님의 글을 통해서 역시 내가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는 느낌이 도끼가 내리 찍는 것과 같은지라 제일 처음에 10월의 장바구니에 담긴 책이기도 하다. 보부아르의 책은 <모든 사람은 혼자다>만 읽어봤지만, 참 좋았다. 나에게 보부아르는 어떤 선입견을 주는 여성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녀의 책에는 담을 쌓았던 것 같은데 <모든 사람은 혼자다>로 그 담이 허물어졌고, 그녀에 대한 책을 어쩌면 기다려왔는지도 모른다.
황정은 작가의 글은 하나도 읽은 것이 없다. 예전에 알라딘에서 <파씨의 입문>이 인기였던 적이 잠깐 있었는데 나는 관심 1도 없었다. 하지만 어떤 분이 쓰신 리뷰나 페이퍼에 "저도 읽어보고 싶어요."라는 댓글을 달았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정말 읽고 싶다는 의미라기 보다 당신의 리뷰나 페이퍼가 그만큼 좋다는 의미인데, 이 일기는 제목 때문에 더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으로 나는 처음으로 황정은 작가를 만날 것이다. 좀 설렌다.
mini74님의 글에서 <일기>에 대한 글을 읽다가 미니님이 <일기>를 읽다가 담게 된 4권의 책 중 하나인 크리스티앙 보뱅의 <작은 파티 드레스>라는 책이 눈에 확 들어와서 어떤 책인지 작가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장바구니에 담았다. 주문하고 나서 어떤 책인지 살펴보니까 내느낌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이 책은 영문으로 번역된 것이 있는지도 찾아보고 싶다. 인용하고 싶은 구절이 많아서.
가령 이런 구절이 어떻게 영어로 되어 있을까? 불어는 까막눈이니까 읽어도 모르겠고,,아니지 읽지도 못하지;;;
"사실 자기 자신에 대해서가 아니라면 삶에서 아무것도 배울 게 없고 알아야 할 것도 없다. 물론 혼자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다. 자신의 가장 내밀한 부분에 이르려면 누군가를 거쳐야 한다. 어떤 사랑을, 어떤 말이나 얼굴을 거쳐야 한다." -60
너무 좋다!! 캬~~~.
또는
"어떻게 우리는 사랑하는 대상을 인식하는가? 우리 안에 난데없는 정적이 깃들고, 심장에 비수가 꽂힌 듯 출혈이 이어질 때이다. 말 속에서 일어나는 침묵의 출혈. 우리가 사랑하는 대상은 이름이 없다. 우리가 멈춰 세우려고 무슨 말을 찾아내기도 전에, 그 이름을 부르기도 전에, 그 이름을 부르며 멈춰 세우기도 전에, 그것이 우리에게 다가와 어깨에 손을 올려놓는다. 우리가 사랑하는 그것은 어머니 같아서, 우리를 분만한 뒤에도 천 번 만 번 다시 태어나게 한다. -40
시험이 기다리는 인생이라 주문한 책은 쌓여가기만 하지만, 곧 읽어주리라 다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