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나는 세실님이 진행하는 북콘서트에 간다고 들떠서 엄마네 식당 점장임에도 불구하고 빠져나갔던 기억이 난다. 집에 돌아오는 차가 없고 고속도로까지 꽉 막혀서 발을 동동거리던 일도, 그러다 흑기사처럼 무스탕님이 나를 산본인가(?)에 내려주셔서 겨우겨우 일산에 도착해서 부랴부랴 식당에 가서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카운터에서 손님을 맞았던 생각까지 다 난다. 이제 알라딘엔 그리운 사람들이 거의 발길을 끊은 것 같다. 나는 여기 아직 이렇게 있는데…

오늘까지 시험 보는 날인데 나는 24일인 줄 알고 공부 하나도 안 하다가 오늘 새벽에 스타디 가이드 보고 너무 놀랐었다. 오늘밤 11시 59분까지 시험을 봐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혼비백산 해서 교수님께 구질구질한 변명을 늘어 놓으며 시험을 24일까지 연장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 교수님은 지난 번에도 내가 수업을 들었던 교수님이라 내가 낯선 학생이 아니라서 그랬는지 허락해주셨다. 고맙다는 답장을 보내면서 공부 할 시간이 없었지만, 최선을 다해서 보겠다고 했는데 한 글자라도 들춰보지 않고 북플에 들어와서 옛 추억에 빠져 있다니. 배신자가 된 기분이다. ㅋ

사실 일하러 왔는데 일찍 도착하게 되었다. 아이폰 12 돌려 보내고 오면 시간이 걸릴 줄 알았는데 의외로 빠르게 해결이 되어 한 시간이나 일찍 도착했다. 자연히 주차를 하자마자 바지 주머니에 있는 전화기에 손이 갔고 북플을 열었고 거기에 똭 지난 오늘이 올라와 있어서 읽다가 그리운 이름들이 나와서 추억에 잠기고. 누가 그랬지? 살아가는 일은 추억을 되새기는 일이라고? 암튼 기억 안 나고요. 저 문장을 얘기했는지도 자신이 없고요. 그냥 그런 말이 있을 것 같은.

지금 날이 저물고 있는데 병원 주차장에서 보이는 하늘은 평화롭고 쓸쓸하다. 쓸쓸한, 가을을 타는 내 마음에도 그러려니…

https://m.youtube.com/watch?v=kguo_DqeuzM
선우정아 - 그러려니

만나는 사람은 줄어들고
그리운 사람은 늘어간다
끊어진 연에 미련은 없더라도
그리운 마음은 막지 못해
잘 지내니
문득 떠오른 너에게
안부를 묻는다
잘 지내겠지
대답을 들을 수 없으니
쓸쓸히 음 음
그러려니
잘 지내니
문득 떠오른 너에게
안부를 묻는다
잘 지내겠지
대답을 들을 수 없으니
쓸쓸히 음 음
그러려니 그러려니
만나는 사람은 줄어들고
그리운 사람은 늘어간다
끊어진 연에 미련은 없더라도
그리운 마음은 막지 못해
만나는 사람은 줄어들고
그리운 사람은 늘어간다
끊어진 연에 미련은 없더라도
그리운 마음은
그리운 마음은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읽는나무 2021-10-21 13: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무스탕님 닉넴 오랜만에 듣네요.^^
라로님이라도 계셔 주시니 얼마나 다행입니까??ㅋㅋㅋ

선우정아 노래는 정곡을 찌르죠??
저도 처음 듣고 앗!!!!! 가슴 움켜 잡았더랬죠~
갑자기 연락 끊어진 친구들 보고퐈서~~ㅋㅋ
시험 잘 치시구욤~~그래야 또 북플 들어오셔야!!!!!^^

라로 2021-10-23 16:17   좋아요 2 | URL
저도 요즘 자주 못 오고 있어요. 그러려니 합니다만
어딘가 한 곳에 꾸준히 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네요.
특히 이곳은 알게 모르게 사람들과 끈끈하게 이어져 있는 곳이라..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ㅎㅎㅎㅎㅎ

저도 이 노래 처음듣고 가슴이 쿵,,,
저는 다른 나라에 오니까 더 연락이 되는 사람들은 없고,
친구들을 사귀긴 하지만, 옛날 같지는 않고,,
알라딘이 제게 좋은 친구들을 많이 알게 해 주었는데
그것도 시간이 지나니 또 그렇고,,,
그저 다 그러려니 해야겠죠??^^

레삭매냐 2021-10-21 13: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산본은 저희 나와바리인데요 **

라로 2021-10-23 16:17   좋아요 1 | URL
오~~~ 산본이라는 이름도 너무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그리운 무스탕님도 계신곳인데, 멋진 레삭매냐님의 영역이라니!!!💖💖💖

새파랑 2021-10-21 14: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9년전에도 북플을 하셨군요~!! 저도 9년전부터 했더라면 ㅋ 라로님처럼 그래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건 좋은거 같아요 ^^

시험 화이팅 하세요 ~!!

라로 2021-10-23 16:18   좋아요 1 | URL
북플은 생긴지 이제 6년인 것 같아요. 알라딘이 21주년이나 되었는데 저는 알라딘 한 지 이제 겨우 15년 되었어요. 북플의 지난 오늘에 알라딘에 올렸던 모든 글을 다 보여주는 것 같아요. 새파랑님 말씀이 맞아요!! 기억이라도 할 수 있는, 좋은 느낌을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좋은 거죠!!^^
시험은 희망이 없습니다만 노력할게요.^^;;; 감사합니닷!!!💖

mini74 2021-10-22 09: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는 문제만 나와라 ! ㅎㅎ 선우정아 노래 참 좋아요 !!!

라로 2021-10-23 16:00   좋아요 1 | URL
아는 문제만 안 나오나봐요. ㅜㅜ 이미 시험은 마감이 지났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은 다 본 것 같은데 시험 점수가 너무 낮아서 교수님이 기본점수 20점을 주셔서 80점 받으면 100점이 되는;;; 그런데 저는 한 40점 받을까요?? 그러면 60점이 되나??ㅎㅎㅎㅎㅎㅎㅎㅎ 암튼 60점은 받자,, 뭐 이런 정신으로 (저희는 73점 아래는 낙제거든요.ㅠㅠ)
선우정아 노래 넘 좋아요!!! 요즘 한국노래 좋은 노래 넘 많아요!!!

psyche 2021-10-23 07: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라로님 시험 화이팅이요!!!

라로 2021-10-23 16:18   좋아요 2 | URL
앗! 프님!!!! 여유가 좀 생기셨어요?? 시험 모레 봅미다요. 잘 보도록 노력!
맛있는 거 많이 드시고 어머님과 동생들과 좋은 시간 많이많이 보내고 오세요~~!!💖💖💖

라로 2021-10-23 16:03   좋아요 2 | URL
댓글 다셔서 혹시 글 올리신 게 있나 서재 브리핑 봤는데 없네요.^^;;
시간 되시면 한국 이야기 좀 올려주세요.^^

psyche 2021-10-23 17:46   좋아요 1 | URL
아무 것도 안하고 게으름 피우고 있어요. 엄마 식사도 반찬 가게에서 해결. ㅎㅎ 소식을 전하도록 노력할게요~

라로 2021-10-24 12:15   좋아요 0 | URL
아무것도 안 하셔도 되지요, 그동안 많이 바쁘셨으니
엄마랑 함께 숨도 좀 돌리시고 반찬도 맛있게 만든 거 사다 먹고 그러시면 좋죠.^^
프님 편하신대로 하세요. 저도 다시 바빠졌어요.
저희 중환자실 간호사들이 막 떠나요.ㅠㅠ
갑자기 일년된 제가 고참이 될 처지;;;
사실 이래저래 정신이 없네요.
알라딘은 그래서 잠깐 숨고르는 곳으로 들러서 쓸데없는 얘기 하게 되나봐요.ㅎㅎ
사진 많이 찍으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