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도 참 잘 지었다, 달고나!
어렸을 때 달고나 엄청 먹었는데 당뇨병에 걸리지 않은 거 보면 놀랍다.
더구나 달고나에 모양내서 받아 침 묻혀가면서 뽑아 아줌마에게 가져가면 공짜로 하나 더 만들어 주셨는데. 동네 아이들이 다는 아니지만, 뽑다가 하기 어려우면 나에게 가져와서 내가 해주곤 했었는데. 그게 쉬운 것 같아도 은근 어려워서 동네 아이들 침 다 묻혀서 해도 꽝이 되기 일쑤였는데... 며칠 전에 같은 병원에서 일하는 phlebotomist (환자들의 피를 뽑는 사람인데 한국어로는 사혈 전문 의사라고 나온다. 의사 아님)인 E가 한국 음식 중에 좋아하는 것, 자기가 만들 수 있는 것을 얘기하다가 달고나 좋아한다고 해서 내 귀를 의심했었다. 아니 이 사람이 '달고나'라는 단어를 이야기하다니. 추억의 단어를..
그랬는데 오늘 밀린 인스타그램 보다가 요즘 미국인들 사이에 달고나가 인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우리 해든이 단 것 별로 안 좋아하지만, 함 해줘야겠다. 달고나 국자는 양은 국자(?였죠??)가 최곤데 양은 국자 없으니까 스뎅국자로,,ㅎㅎㅎㅎㅎㅎㅎ
2. 해든이 생일은 잘 지냈다. 워낙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라 뭐 좋아하는지 안 좋아하는지 알 수가 없다. 컴퓨터 꺼내는 거 비디오를 찍었는데 표정에 변화가 없는 것 같았는데, 남편이 아주 좋아하는 거라고,,, 뭐 그렇다고 하니까 그런가 보다 한다. 어쨌든 해든이가 생일 선물을 풀던 날 남편은 큰 아이들과 줌으로 하고 나는 비디오 찍고,,, 막내로 태어나서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더구나 형이랑 누나가 생일 선물도 챙겨주고. 나는 큰 딸로 태어난 사람이라 그런가 큰 아이보다 막내로 태어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정작 막내인 해든이랑 학교 가는 길에 그런 얘기를 하니까 반대로 생각하더라는. 그러니까 다 남의 떡이 커 보이는 이치인 거지?
이날 시어머니 친구이면서 내가 엄마로 생각하는 T 아줌마랑 남편의 둘째 형이 와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 원래 갈비를 먹으러 가려고 했는데 해든이 생일에 돈 많이 썼다고 남편이가 그냥 집에서 스테이크 먹자고 해서 그렇게 했다.
식탁 위에 있는 펌킨은 우리 정원에서 키운 것인데 다른 쪽에 있는 것이 잘 안 보인다. 그건 더 희한하게 생긴 녀석인데 카드에 다 가려졌다.
사진에서는 탄 거처럼 보이지만, 미디엄으로 구웠다. 그리고 프렌치프라이도 오븐 베이크로 만들어봤다. 맛있었음. 나 요즘 스테이크 너무 잘 만드는 것 같음. 자랑질. 헤헷
케이크는 파리바게뜨 갈 시간이 없어서 동네에 있는 85 디그리에서 남편이 사 온 블랙 포레스트 케이크. 체리가 너무 많이 들어 있어서 좀 달았지만, 시어머니랑 T 아줌마가 아주 좋아했음.
3. 오랜만에 밀린 인스타그램을 보는데 또 귀여운 사진이 있어서 퍼 왔다. 리즈 위더스푼의 인스타그램에서.
나도 이 앞에서 저렇게 사진 찍고 싶다.ㅎㅎㅎㅎ
4. 어제는 일을 안 하는 날인데 또 일하러 오면 보너스 준다는 메시지를 받았지만, 안 가고 오래전에 예약한 뷰티 트렌드 쇼에 갔다. 백화점에서 초대하는 방식이긴 하지만, 티켓을 사야 한다. 매년 N 백화점에서 열리는데 작년엔 코로나 때문에 안 열렸는데 올해는 어제 했었다. 보통으로 5월에 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눈치 보다가 10월에 하게 된 것 같다. 늘 성황리에 치러지는 쇼인데 어제 갔더니 참석한 인원이 겨우 40여 명 정도였던 것 같다. 어쨌든 작년에 안 열려서 서운했었는데 올해는 작게라도 열어줘서 좋았다. 티켓값은 더 비싸졌지만;; 쿨럭;;; 저렇게 조그만 일인용 테이블에 음료랑 간식 같은 것을 주고 앞에서 화장품 브랜드의 신제품을 소개한다.
올해는 사람들도 별로 참여하지 않았지만, 줌으로도 하는지 실제로 참석한 사람보다 줌으로 만나는 사람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어쨌든 화장품 샘플도 많이 받아왔다. 그중 몇 가지는 내가 별로 안 쓰는 것도 있었는데 (예를 들어 빨간 립스틱 같은 것-젊어서는 좀 바르고 다녔는데 요즘은 할로윈 아니면 빨간 립스틱 바를 일이 없넹,,ㅎㅎㅎ) 대부분 여행 가서 요긴하게 쓸 사이즈의 제품을 받아서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그 샘플을 담은 예쁜 핑크색 가방도 귀여웠고. 멀리 살짝 보이는 두 개의 가방이 그 핑크색 가방임. 작지만 앞주머니가 있어서 이쁘고 요긴하게 사용할 듯 싶다.
이 모임에서 한국인 두 명이 있었는데 (우연히 가까이 앉게 되었음) 20~30대로 보이는 젊은 여성들이었는데 두 사람이 하는 대화를 듣는데(일부러 들은 거 아님) 넘 웃겼다. 완벽한 발음의 영어를 구사하니까 2세나 3세 같은데 역시 완벽한 한국어를 사이사이에 섞어가면서 사용하더라는. 이런 식으로 "그러니까 this is right color for your shades of skin tone." 뭐 이런 식으로. 막 웃고 싶었지만 참았음.
5. 그리고 오늘 내가 어제 샀던 Tom Ford의 아이섀도를 사고 나서 다시 보니까 색상이 맘에 안 들어서 바꾸러 갔다가 다른 사람에게 선물할 록시땅의 베개에 뿌리는 거 사러 갔다가 추억의 모닝 글로리 가게를 봤다. 반가웠다. 옛날 같았으면 반갑다고 가게 안에 들어가서 구경을 했을 텐데, 나이가 드니까 반갑다로 끝. 에너지 소모에 신중하게 된 중년이랄까??^^;;
6. 그리고 우리 수영장 관리하는 분이 수영장 물을 5~6년에 한 번씩 빼고 벽 관리를 해줘야 한다고 해서 우리 집 수영장 물을 다 빼려고 한다. 벽에 붙은 칼슘과 인(phosphorus)을 떼어내야 한다고 해서 지금 그거 하고 있다. 그런 다음에 다시 파란색으로 페인트 해줄 예정이다. 시어머니는 요즘 가뭄인데 물을 빼고 다시 물을 채울 생각을 하니 맘이 많이 아프다고. 나도 그렇다. 자연환경에 크게 위협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아직 저만큼의 물을 다 빼야 하는데 해든이는 저 안에 들어가서 논다. 아직도 아기 같은 녀석. 페인트도 하고 벽 옆에 떨어진 타일도 다시 구해서 붙여야 하고.... 어쨌든 큰 프로젝트다. 끙
7. 요즘 자주 나를 감동시키는 큰아들 엔 군. 여름방학 동안 열심히 일하고 개학을 하니까 너무 좋은가 보다. 더구나 예전에 첼로를 시킬 때는 그렇게 하기 싫어하더니 이제는 이런 문자를 보내서 나를 감동시킨다.
8. 책은 여전히 거의 읽지 못하고 있다. 책보다 내 인생이 더 소설 같은 요즘이라 그런가?
그 이상 할 말이 없구나...책에 대해선..ㅠㅠ
그래도 알라딘에 들어오면 책 안 읽은 것에 대한 양심도 찔리고 책도 찾아보게 된다.
에밀 졸라 좋아하는데 제목이 딱 에밀 졸라가 쓸 것 같은 책. <집구석들>이라니!!ㅎㅎㅎㅎㅎㅎㅎㅎ
나역시 갯차에 진심이라,,, 근데 이 나이에도 포토 에세이라니,, 그래도 신민아 때문에 갖고 싶잖아,,, 허허허
어제 남편이랑 해든이랑 007영화 보러 갔었는데 듄 예고편 하더라. (그거 보고 일단 듄을 읽자고 해든이 하고 약속 - 해든이는 거의 다 읽어감)
재밌겠더라. 007은 Daniel Craig만 눈에 들어오고요,,, 귀에는 부드럽게 속삭이는 불어만 들어오더라. 불어가 그렇게 사랑스러운 언어일 줄이야!!! 그런데 이제 정말로 Daniel Craig가 나오는 007은 없을 것인가? 아니면 다시 불사조처럼 살아남아 또 한 편의 007 영화가 나올 가능성이 있을까??? 아무래도 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