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노라 에프런 덕분에 <흰 옷을 입은 여인>을 재밌게 읽고 있다. 여자를 폄하는 표현은 시대상을 고려하고 감수하며 읽고 있는데 그래도 재밌다. 이제 겨우 20%읽었지만, 옛스럽다는 느낌보다는 (물론 여성을 비하하거나 뭐 그런 표현 나올 때는 빡침) 지금 읽어도 공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다 읽으려면 80%정도가 남았지만, 이 책도 페이지터너라는 명색에 걸맞는 책이다.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어쩐지 나는 이미 미스테리를 푼 것 같지만, 끝을 봐야지.
2. 좀 전에 아이들과 비디오쳇을 했다. 큰아들과 딸아이가 사는 곳에 아이다의 영향으로 비가 많이 오고 있어서 큰아들은 오늘 5시간만 일하고 집에 와서 <블랙 클로버> 보고 있단다.ㅎㅎㅎ
그러면서 이번 여름에 자기가 번 돈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서 가을 학기 기숙사 비용을 그 돈으로 내겠다고 해서 내가 뭐라고 했다. 대학은 우리가 학비며 기숙사비는 댈 거니까 너는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엄마가 돈을 버는 이유가 뭐겠어? 뭐 이런 말까지 하면서.ㅎㅎㅎㅎ 우리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스스로 다 해결하려는 아들이 넘 고맙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아직 부모로서 내가 뭔가를 하지 않으면 많이 허탈할 것 같다. 이제 겨우 돈 많이 버는 직업을 구해서 시작하고 있는데 아이들에게 뭔가를 해주지 않으면 뭐 하라고? 학비는 앞으로 자기가 장학금을 받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라는 소리도 한다. 나는 아들의 그 말을 믿는다.
3. 남편이 저녁으로 카레라이스를 만들었는데 나는 카레 별로 안 좋아하는 일인. 그래서 사무실 간다고 하면서 팬다 익스프레스라는 중국 패스트 푸드점에서 음식을 사 가지고 왔다. 드라이브 드루에 차가 너무 많아서 차를 주차하고 음식을 주문하려고 했더니 문이 잠겨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드라이브 드루의 대열에 참여해서 내 차례가 되었을 때, 왜 문이 잠겼냐고 하니까 오늘 쇼트 스태핑 이라서 불가피하게 문을 잠갔다며 미안하다고 한다. 나는 차 안에서 상점 안을 쳐다 봤을 때 직원들이 마스크를 쓰고서 바삐 움직이는 모습이 좀 공포스러웠다. 세상이 왜 이렇게 변했지?
4. 드라이브 드루에서 기다리면서 특히 내가 좋아했던 노라 에프런의 <I feel bad about my neck>에서 거의 마지막 챕터인 (What I wish I'd Known>을 다시 들었다. 그녀는 돌아가신 친정 엄마와 시아버님 보다 1살이 어렸다. 그녀가 거기에 썼다. Write everything down. Keep your journal. 그리고 Take more pictures.
2019년부터 5년짜리 일기장을 쓰고 있다. 내가 잘 한 일 중에 하나다. 그리고 모든 것을 적지는 않지만, 알라딘에 소소한 내 이야기들을 올리니 이것도 잘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사진은 예전만큼 찍지는 않지만, 다시 열심히 찍어야지.
그녀는 60이 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나는 이제 딱 50의 중간이다. 하지만 내 50은 많은 일이 있었다. 어렵다는 간호 대학을 입학하고 졸업했고, 자격증 시험에 합격해서 직장도 구해서 다니고 있고, 이제는 더 높은 목표를 가지고 60세를 바라보고 있다. 이 모든 것이 50세에 일어나고 또 일어나고 있다. 나는 그녀보다 젊은, 그녀의 자식들의 세대이니 그녀처럼 60이 되는 것에 눈물 흘릴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스스로 위로해 본다. 비록 가끔씩 인생이 두렵고,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것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더라도.
Ain't Got No, I Got Life - Nina Sim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