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는요 - 잔나비
내가 여자라서 그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가끔 남자들을 혐오한다.
얼굴도 모르는 남자가 길을 가다가 나 때문에 뭔가 마음이 상했는지 갑자기 내 앞을 막아서는 폭력을 행사할 때.
어쩌라고?
가던 길 앞을 막아서면 어쩔 건데?
꼭 그래야 하는 거야?
왜?
네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상대에게 알려줘야 하니까?
너는 다른 사람을 화나게 했던 상황이 한 번도 없었니?
그래도 그러는 거 아니다.
작은 길이 아니었어도 간이 콩알만 해져서 어떻게 해서든 막아서는 너를 벗어나려고 했을 거야
그런 면으로 오늘 운이 좋았어, 내가
네 양쪽 옆으로 길이 너무 많았잖아.
그렇다고 계속 따라와서 또 앞을 막아서면 내가 못 갈 것 같아?
사고가 난 것도 아니고
네 차가 살짝 긁힌 것도 아닌데
내가 내비게이션으로 길을 찾느라 어리둥절 헤매다 네 앞에서 3초 주저주저한 것이 그렇게 못마땅했던 거야?
그렇게 무언의 폭력을 행사해도 되는 자격이 너에게 있다고 생각해?
남의 간을 콩알만 하게 만들고 한 시간이 넘도록 쿵당쿵당 심장이 진정하지 못하던 그 느낌
너도 당해봐. 꼭 그런 날이 네 앞에도 기다리고 있기를 내가 빌어.
ㄱㅅㄲ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