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나요? 간호하다 생긴 이야기 (ft. 정신없는 이야기)
어제 결혼 기념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겨우 2시간 눈을 붙이고 일을 하러 갔습니다. 중환자실에 들어가자마자 가방을 놓고 3번 방 환자실로 가봤어요. 제가 기관 삽입을 한 건 아니지만, 제 환자였던 기관 삽입을 하게 된 그 여성 환자가 어떻게 잘 버티고 있는지, 아니면 상태가 호전되었는지 궁금해서 가봤는데 다른 환자가 누워있더군요. 일단 희망적인 생각을 갖고서 그 환자가 downgrade 되었나? 생각하고 중환자실 비서 겸 모니터텍에게 물어봤더니 24일에 죽었다고...
기관 삽입하고 만 하루 만에 죽었다고 하더군요. 저와 RT가 본 그녀와 그녀의 남편이 나눈 키스가 (BiPAP mask 쓰기 전에 나눈) 이 생에서 그녀의 마지막 키스였다고 생각하니, 간호사와 환자로 겨우 12시간을 함께 한 사이지만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그 남편이 또 대책 없이 얼마나 펑펑 울었을까도 생각하면서... 하지만 한편으로 할 수 있을 때 키스를 한 그녀 남편의 행동이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