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외도(?) 후 다시 돌아온 라로입니다~.^^;;
너무 바쁘기도 했고, 새로운 관심사 (+ 잡다한 다른 일들)이 생겨서 그동안 서재를 소홀히 하며 바쁘게 지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어제는 Father's Day였어요. 그런데 제가 어제가 아빠의 날이란 것을 알았으면서 마침 어제가 되어서는 까맣게 잊은 거에요. (요즘 잘 이럽니다.ㅠㅠ) 교회에서 초딩 아이들이 나와서 노래를 부르고 아빠들에게 쿠키를 나눠주는 것을 보면서 남편이에게, "오늘이 Father's Day야?" 했답니다. 어이없어하시는 남편이의 눈초리를 무시하며 버틴 날;;; 요즘 제가 이렇게 정신없이 삽니다. 뭐에 홀렸는지 딴 세상과 이 세상을 혼동하는 사람 같습니다요. 그러다 보니 당연히 남편이를 위해 아무것도 안 했는데요, 한편으로는 남편이가 제 아버지는 아니니까 양심은 하나도 안 찔렸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엄마의 날에는 별거 없더니 아빠의 날에 남편이에게 보여주는 사랑을 보면서 좀 질투가 나긴 했지요. 해든이는 제가 남편이의 카드를 볼 것이라는 것을 알았는지 아빠에게 어쩌구저쩌구 썼다가 맨 밑에 엄마 사랑한다고,,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엄마 눈치가 보여 아빠 카드에 저를 급언급하는 해든이(생존본능;;;).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제가 그것밖에 안 되는 엄마입니다. 속이 넘 좁죠,,ㅋㅋㅋ
저는 여전히 중환자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한동안 중환자실에서 일하는 것보다 예민한 중환자실 간호사들, 특히 낮에 근무하는 간호사들이 싫어서 다른 부서로 옮길 생각을 했었는데 다시 마음을 다잡아서 일단 중환자실에서 1년을 견디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러고 나면 그다음 목표를 3년으로 잡아서 버텨보려고요. 중환자실의 경력은 어느 부서나 환영하는지라 여기서 살아남으면 그다음은 제가 하고 싶은 대로 뭐든 할 수 있거든요. 물론 살아남는 것이 어려운 일입니다만,,쿨럭
책은 거의 읽지 못했어요. 대신 만년필에 심취해서 만년필 카페에도 가입을 하고 만년필을 마구 지르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저렴한 만년필 다 포함해서 거의 40자루의 만년필을 갖고 있;;;, 잉크는 더 셀 수 없을 정도,,아직 도착하지 않은 잉크가 20병이 넘;;;;) 있더라구요.ㅠㅠ 잉크가 너무 많아서 이렇게 칼라차트까지 만들;;;
안 하면 안 했지, 하면 이렇게 하는 것처럼 합니다.^^;;
아무래도 마음이 허해서 그런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허한 마음을 잉크, 종이와 만년필로 채우려고. 더구나 난독증이 왔는지 글자가 읽히지 않기도 했어요. 그래서 알라딘에 글을 올리는 것도 좀 힘들어지기 시작했지요. 만년필로 만나는 곳은 만년필, 잉크, 그리고 종이 얘기 아니면 재미가 없고, 책 이야기가 주된 이곳에서 책 이야기는 잘 안 하고 저처럼 개인 얘기만 올리는 것도 어쩐지 민폐인 듯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거든요. ^^;;;
그래도 알라딘에서 컴백 이야기로 가장 좋은 것은 도착한 책 이야기겠죠? 기억하시나요? 선편으로 주문했던 그 많은 책들??? 한 달 정도 걸릴 줄 알았는데 (타이밍이 딱딱 맞게 보내진 줄 알고) 두 달 정도 걸려서 결국 받았습니다.
박스가 저 아이키아 테이블보다 큽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꺼내 놓으니 또 얼마 안 되는 것 같기도 해요. ^^;;;
저 책들 중에 읽은 책은
<나의 바느질 수다>는 정말 제 취향 저격 지대로인 책이라 넘 재밌게 밑줄도 엄청 많이 그으면서 읽었는데 <인문약방>은 좀 실망을 해서 읽다 중단했어요. 시간이 지나서 다시 들춰보면 마저 읽을 수 있을지,,, 어쨌든 저 책은 왜 샀을까? 후회될 정도였지만, 함부로 판단하지 않기로 합니다.
시몬 드 보부아르의 <모든 사람은 혼자다>, 마리아 포포바의 <진리의 발견>, 그리고 박완서 선생님의 산문집 1권 <쑥스러운 고백>을 조금씩 읽고 있습니다. 난독증이 나아진 것이 아니라서 만년필로 쓰면서 읽느라 엄청 느립니다. 그래도 쓰면서 읽으니까 글자 하나하나 읽을 수 있게 되었어요. 그전에는 마음이 급해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글자를 막 건너뛰면서 조급한 마음으로 읽는 척을 하고 있었거든요. 어쨌든 알라딘에 뜸 했던 동안 좋아진 것도 있죠.^^;;;
6월 17일은 제 음력 생일인데, 부모님이 그날을 제 생일로 등록하셔서 병원 동료들이 제 생일인 줄 알고 축하를 해줬어요. 깜짝 놀랐습니다. 밤에 함께 일하는 동료들인데, 요즘 중환자실에 환자가 없어서 어떤 날은 2명의 간호사와 차지 널스 이렇게 3사람만 일한 적도 있는데 이날은 새로 고용된 3명의 직원들과 그들을 훈련하는 간호사들 등 사람들이 오랜만에 많이 모인 날이었어요. 속 깊은 차지 널스인 클레어가 이 모든 것을(음식 주문;;;) 준비했더라구요. 누군가 나를 생각해 준다는 사실은 늘 햄볶죠.^^;;
화살표가 있는 사람이 접니다. 이날 우연히 새로 산 스크럽스도 입고 갔;;; 그런데 저 화살표는 사실 목걸이를 가리키는 거에요. 저 날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새벽 2시쯤 화장실에 갔다가 손을 씻는데 목걸이의 보라색 알이 안 보이는 거에요. 이날 제가 쓴 모자랑 깔 맞춤 하겠다고 자수정 목걸이를 하고 갔거든요. 뒤로 돌아간 건가?? 하고서 돌려보니 돌아간 게 아니라 알이 빠져서 돌아간 것처럼 보인 거였어요. 더구나 제 노안에;;; 남편이 몇 년인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결혼 기념으로 사준 것인데,,,어떻게 알이 빠질 정도였는지??ㅎㅎㅎㅎㅎㅎ 저 날 치매인 할머니를 돌보느라 사실 기진맥진 하긴 했었습니다.ㅠㅠ 저 사진은 11시쯤 찍은 거라 알이 있는 상태였는데 사진이 작아서 잘 안 보이네요. 아무튼 그런 날도 있었습니다.ㅠㅠ
다음 주는 저희 부부 결혼기념일이에요. 그래서 산타 바바라에 있는 곳에 예약을 했어요. 집에서 거의 2시간 정도 걸리는 멀지 않은 곳이지만, 남편과 함께 모든 것을 다 잊고 휴식을 취하다 오려고요. 아주 기대가 됩니다. 캘리포니아 지역 중에 '산타' 또는 '샌'라는 이름이 들어간 지역들이 참 좋거든요. 산타 바라라도 그 중 한 곳입니다. 물가가 좀 비싸긴 하지만. 다녀와서 사진 올릴게용.^^;;;
그리고 저도 해봤습니다, 르네상스 모습.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근데 20세기의 제 모습이 눈만 다르고 나머지는 저와 너무 똑같이 그려서 놀랐어요. 화들짝. 눈은 제 눈보다 훨 이쁘지만, 눈동자는 내 눈동자라는 것이 확 느껴지는,,,,, 역시 미모는 눈이 좌우하는 것이란 말입니꽈????!!!!
이 사진을 보고 저는 역시 쌍꺼풀을 하면 안 어울린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냥 화장을 20세기 모습처럼 진하게 하는 것으로,,, 쿨럭
요즘, 산울림 앨범 열심히 듣고 있어요. 만년필로 필사도 하고 말입니다.^^;; 그동안 고이 모셔두기만 했던 2013년에 받은 알라딘 노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만년필용 종이는 아니지만, 오래되어 그런가 뒤 비침도 심하지 않아서 노래 가사 적는 용으로 사용중이에요.
사랑하는 알라딘 친구들 모두 잘 지내셨지요??? 사실 이 말이 가장 하고 싶었는데 서두가 넘 길었습니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