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대로 잘 만든 영화였다.
오늘 아침 일하고 와서 자고 있는 나를 깨우더니, "오늘 미나리 데이트할까?" 그래서 그러자고 했다. 시간이 있으니까 더 자라고. 다시 들어오더니 "어머니가 스테이크를 만들었는데 같이 먹을래?" 그래서 배 안 고프다고 하니까 그럼 더 쉬라고. 해서 미나리 보러 가기 전까지 나는 자고 나머지 가족들은 시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스테이크, 옥수수, 감자, 그리고 브로컬리까지 다 잘 먹은 것 같다. 어쨌든 오늘 남편과 나만 보러 갈 계획이었는데 남편이, "애들도 데려갈까?"해서 엔 군은 선뜻 따라 나서는데 해든이는 에세이 쓰는 숙제 있다며 안 가겠다고,,, 그래서 내가, "Once in a life time things to do"중에 하나니까 너 꼭 가야 한다고 하면서 데리고 갔다.
스포를 하기 싫지만, 거기 나온 꼬마,,, 넘 귀여워!!! 그리고 야무지고 똘똘한 누나 역을 한 아이 때문에 눈물 나려고 하고,,, 암튼 거기 나온 남매를 보면서 우리 큰애들 어렸을 적 모습이 보여서 더 그랬던 것 같다. 딸아이도 아직 어린데 동생이 태어나면서부터 갑자기 누나 역할을 해야 되는 운명이 되고,,,암튼 길게 말하지 말자. 근데 이 영화의 executive producer 중 한 사람이 브래트 피트라는 사실!!!
나는 영화에서 Monica, 아이들의 엄마로 나오는 사람의 역할이 인상 깊었다. 내가 여자이고, 딸이고, 엄마이고, 아내라서 그렇겠지...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엔군이 이 영화가 괜찮다고 하면서 자신의 감상을 이야기하는데, 꽤 깊이 파고들어서 놀랐다. 언제까지나 내 아기이고, 내가 늘 돌봐줘야 하고, 하나하나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저 앞에서 내가 잡을 수 없는 곳으로 더 멀리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어른의 세계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한편으로 섭섭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뿌듯하기도. 한 세계를 벗어나 다른 세계로 들어서는 그 모든 사람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면 나 역시 박수를 받아 마땅한 사람이지.
처음 영화에서 꼬마의 이름이 데이비드인데, 자꾸 뭐 하지 말라고 하니까 예전에 아이들과 재밌게 읽었던 동화가 생각났다.
어쨌든 한국말을 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를 끌고 가서 가족영화로 보기에 아주 좋았던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