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hope you don't think less of me. 는 예전에 읽었던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에 나온 대사이지만, 자주 사용되는 표현이다. 이 책에는 이런 유머코드가 좀 있어서 재밌었다는 기억 뿐 기억 나는 것이 없구나. 이 책 좋다고 알라딘에 얼마나 글을 많이 올렸었는데!!! 하아~
책도 읽고, 시어머니와 함께 영화도 보고 (시어머니는 두 번이나 보셨음), 나도 지금 두 번째 보는데 저 대사 듣고 그 대사를 말하는 Penelope Wilton이라는 배우 (아밀리아 모그리 역)가 요즘 내 최애 교수님이 된 TC수업의 교수님과 얼굴이 닮아보여서 교수님 생각나고, 최근에 받은 숙제에 대한 코멘트 생각나고. 늘 기분 좋은 코멘트를 날려주시는 분. 다른 학생들에겐 어떤 코멘트를 주셨는지도 궁금하게 한다는.
벌써 모듈 5의 성적을 받은 것은 물론, 나는 모듈 11까지의 숙제를 다 마쳤다. 누가 쫓아오듯 숙제를 하는데도 칭찬을 해주시는 교수님. 아무래도 내가 처음 내 소개를 할 때 한국인이라고 해서 그렇기도 할 테고, 또 내가 올리는 것에는 한국에서 있었던 일, 내가 겪었던 일, 우리나라의 전통 등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을 아는 대로, 아니 아는 만큼 적다 보니 그런 것도 같다.
학생들에게 세심한 관심을 보여주시고 저렇게 짧은 코멘트로 으샤으샤 해주시는 교수님이 지난번 북 리뷰 한 후에 학생들에게 추천해 주신 책이 있는데 알라딘에 나와있다. 바로 <실크 스타킹 한 켤레>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시대와 국경을 뛰어넘어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지는 여성 작가의 단편을 선별해 엮은 앤솔러지다. 여성과 자연의 친연성이 남성적 문명에 위협받는 상황에 관심을 기울인 세라 오언 주잇의 대표작으로 첫 장을 열어 시대의 한계에 굴복하지 않고 여성의 욕망을 전면적으로 다룬 케이트 쇼팽 등 총 11명의 작가가 쓴 13편의 소설을 엮었다.
수록작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쓰인 작품들로 특정했다. 과학기술과 대도시 중심의 소비 자본주의가 급격히 발달한 이 시기는 전통적인 성역할에 대한 가치관이 무너지고 이성애적 관계나 결혼, 가족이라는 제도 역시 뒤흔들리며 특히 여성의 삶에 커다란 변화가 찾아온 격변의 시기였다.
여성성이 타고난 본성이 아니라 사회적·문화적으로 획득된 것이라는 인식이 생겨나면서 전통적인 이상적 여성상에서 벗어난 여성을 일컫는 ‘신여성’이라는 말이 등장하고 동성애자나 크로스드레서, 논바이너리와 같은 퀴어 관련 논의도 전보다 가시화되기 시작한 때였다.
-알라딘 책소개
메리 E. 윌킨스 프리먼 - 뉴잉글랜드 수녀
윌라 캐더 - 감상적이지 않은 토미
수전 글래스펠 - 여성 배심원단
그런데 이 책에 나와있는 단편 중에 저 3편은 이미 읽은 것들이네. 수전 글래스펠도 좋아하는 옛날 작가이다. 그녀가 쓴 연극 대본 읽은 것도 기억난다. 어쨌든 문동에서 <실크 스타킹 한 켤레> 는 코호북 출판사에서 나온 <그녀들의 이야기>에 나온 것과도 겹치는 책이 있다. 이래서 가끔 단편은 고르기 더 힘들다.
음, 그래서 주저주저하게 된다. 왜 나는 옛날에 읽어서 분명 내용을 하나도 기억하지 못할 텐데 읽었다는 이유로 다시 손을 대기 싫어할까? 지금 보고 있는 건지 영화도 다시 보니 새롭긴 하다. 주인공이 노란 드레스 윈도에서 보는 장면에서 노란 드레스 하나도 안 이뻐 보였는데 입고 짠하고 나타나니까 얼마나 예뻤는지도 다 까먹을 정도니 저 책들을 읽은 건 까마득할 텐데.
그나저나 나도 예쁜 옷 입고 다니고 싶다. 요즘은 일하지 않는 날의 내 생활이 좀비 같아서 더 그런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