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책읽기 님께서 에밀리 디킨슨의 시집을 거의 한 달 만에 다 읽으셨다며 그녀의 시 [군함 없이도 책 한 권이면 돼]와 그 시집에 대한 글을 올리셨다. 그런데 오늘 나는 시험 공부를 하다 말고 공부에 집중 할 수가 없어서 예전 학교 다닐 때 썼던 노트들을 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정리를 하다가 영문학 수업에 사용했던 노트를 발견했다. 그 수업은 시와 단편을 공부하는 수업이었는데 처음 나는 나름 색색으로 정성껏 노트를 하다가 (그림도 그리고,,ㅎㅎㅎ)


갈수록 괴발개발이 되어가던 오래된 노트를 발견했다. 버릴까 하다가 내가 이런 시절도 있었구나 하면서 열공하던 때가 떠올라서, 아니,  안쓰럽던 내가 생각나서 다시 서랍에 넣었다. 내가 나를 안아주지 않으면 누가 나를 안아주겠어..뭐 그런 소녀 감성에 젖어서.


그 노트 중에서 에밀리 디킨슨의 시를 적어 논 것이 있더라.

제목은 [Because I could not stop for Death]


Because I could not stop for Death (479)

Emily Dickinson - 1830-1886


Because I could not stop for Death – 

He kindly stopped for me – 

The Carriage held but just Ourselves – 

And Immortality.


We slowly drove – He knew no haste

And I had put away

My labor and my leisure too,

For His Civility – 


We passed the School, where Children strove

At Recess – in the Ring – 

We passed the Fields of Gazing Grain – 

We passed the Setting Sun – 


Or rather – He passed us – 

The Dews drew quivering and chill – 

For only Gossamer, my Gown – 

My Tippet – only Tulle – 


We paused before a House that seemed

A Swelling of the Ground – 

The Roof was scarcely visible – 

The Cornice – in the Ground – 


Since then – 'tis Centuries – and yet

Feels shorter than the Day

I first surmised the Horses' Heads

Were toward Eternity –



애트우드 여사, 이디스 워튼 그리고 오코너의 단편을 비교하는 글도 썼더라. 수업 시간에 급하게 써서 제출해야 하는 거라서 뭐라고 썼는지 내용보다, 수업 안에 제출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글인지, 방귄지,,, 같은 글을 썼던.


한글로도 리뷰를 잘 안 쓰는 내가 영어로 썼으니,,, 내용은 엉망이지만, 교수님이 늙은 학생이 고생한다고 점수는 잘 주셨다. 영어를 잘 못하니까 수업마다 늘 발을 동동거렸던 것 같은데, 아직도 그러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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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1-02-23 04: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영어 글씨가 예쁘네요.
저는 한글을 써도 글씨가 엉망인데, 알파벳은 더 심해요.
한자, 가타가나, 히라가나도 알아보기 어렵게 쓰구요.
악필은 글자의 종류를 초월해 계속 악필이구나 싶어요.
요즘은 점점 손글씨를 쓸일이 없어서 악필이 점점 더 심해질 뿐 나아질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오래전 공부했던 공책이라면 저라도 버리지 못해요. 저도 한 20년 전부터 쓰던 공책들을 아직도 못 버리고 이사갈 때마다 싸갖고 가요. 한번 펼쳐보지도 않으면서.

라로 2021-02-23 19:36   좋아요 0 | URL
앗! 진짜요? ^^;; 어릴 적에 친구들에게 손편지를 자주 보냈는데 그때 손글씨 연습이 많이 되어 그럴까요?ㅎㅎ 칭찬은 언제든 듣기 좋아요, 감사합니다. ^^
언제 감은빛 님 글시도 보여주세요. 악필이 아닌데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저는 제가 악필정도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잘 쓴다고 생각은 안 하는데 이쁘다고 하시는 것처럼요. 하지만, 요즘 시대에 손글씨를 쓴다는 것 자체가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꾸준히 쓰시길요.

저는 오래전 뭐 이런 거 안 가리고 잘 버리는데 어째 저 노트는 그때 생각이 나서 못 버렸어요.(어제도 아주 많이 버렸거든요. ^^;;) 하지만, 언젠가 버리겠죠. ^^;; 요즘은 파일에 저장하는 게 세상 편하네요. ㅋ

행복한책읽기 2021-02-23 10: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호오호오호. 감탄이 절로절로. 라로님 소녀 감성 짙게 밴 글씨 하트 느무느무 귀엽다요. 이런 우연의 일치 짱 흐뭇하네요. 죽음에 대한 저 시도 넘 좋죠. 급, 영시를 필사해봐, 하는 생각을 누릅니다. ^^;;

라로 2021-02-23 19:38   좋아요 1 | URL
소녀 감성은 글에도 배었나요??ㅎㅎㅎ 어제 마음이 그랬어요. 처음엔 하트도 그리고 다른 그림도 그리면서 (열심히 다시 펼쳐볼 것처럼..ㅎㅎㅎ) 그런데 저 노트가 있는 줄도 몰랐다는요.ㅎㅎㅎㅎ
그러니까요! 제가 저 노트를 버리지 않고 알라딘에 왔는데 책님이 에밀리 디킨슨의 시집에 대한 글을 올리셨더라고요.ㅎㅎㅎ
영시 필사,,,해보세요. 필사는 마음의 안정을 주는 것 같아서 전 가끔 합니다요, 에헴.

psyche 2021-02-26 0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수님이 늙은 학생이 고생한다고 점수는 잘 주셨다‘는 아니고 잘 썼으니 점수를 잘 주신 거죠. 읽기는 쬐끔 하지만 쓰기는 못하는 저는 부러울 뿐.

라로 2021-02-26 04:25   좋아요 0 | URL
고생한다고 좀 더 주시는 분들 정말 계세요,,,^^;;;;
젊은 사람들은 좀 억울할까요??? 그런데 간호대학에서는 그런거 얄짤없어서 정말 힘들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