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사면 후회만 남지만 사면 책과 후회가 남는답니다"라는 명언을 남겨주신 돌씨님 덕분에 그래도 장바구니의 1/3만 주문했다. <반지의 제왕>과 <듄>의 때깔이 너무 곱지만, 눈물을 머금고 장바구니에서 삭제했다. 스캇님이 올려주신 바하의 두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을 들으면서 눈물을 머금었는지, 아니면 그냥 눈물을 머금었는지 지금 기억에 없다만, 삭제를 감행했다. 남편의 얼굴도 잠시 스친 것 같긴 하다. 특히 <듄>을 보게 될 남편의 놀라하면서 내가 기분 나빠 할까 봐 놀라움을 감추려고 노력하는 얼굴.ㅎㅎㅎ


2월의 첫주문을 언제부터 내가 따지게 되었는지 기억에 없을 정도로 알라딘에서 다시 활발하게 주문하기 시작한 건 작년 9월. 어느덧, 그 이후로 매달 책을 사고 있구나. 다락방님처럼 총 얼마를 샀는지 보고 싶지 않다. 나는 그냥 오늘 2월의 첫 주문을 한 것 뿐이야. 내일이 발렌타인 데이잖아. 열심히 일해서 돈도 버는데 나를 위해 이것도 못 사면 무슨 낙으로 살겠어? (라며 점점 배짱이 커지는;;;)


그럼 닥치고, 무슨 책을 샀는지 보여줄게요, (제일 신나는 순간!ㅋㅋ)


1. <진리의 발견>

이 책이 대단하다고들 하니까 나도 너무 읽고 싶어서 처음엔 전자책을 담았다. 그런데 눈물을 흘리며 마구 밑줄을 긋고 있다는 구매자 평을 읽은 기억이 나는 것 같아서, 전자책으로 샀다가 눈물을 흘리며 밑줄을 못 긋고 있는 나를 내가 막 원망하게 될까 봐 종이책으로 샀다. 땡투는 행복한책읽기 님에게 했다. 이상하게 이해가 안 되는 댓글을 다신 이유는 분명 본인에게 땡투를 하게 만들려는 의도였다는 생각이 이제야 드네. 심리전에 말려든 것이야.ㅎㅎㅎㅎ



2. <언니 마리>

앗! 페이퍼를 쓰냐고 책을 넣다 보니 이북이 있다는 것을 발견! 짜증 난다. 하지만, 역시 내 요네하라 마리 컬렉션(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다 갖고 있으니까) 옆에 꽂아두면 구색이 맞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북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면 이북으로 샀을 것이다. 알라딘에 전자책에 대한 불만이 있었는데 마침 이 일을 계기로 제안하고 싶다. 종이책을 누르면 이북이 있는 경우, 전자책으로 보기를 누르는 건 없고 전자책으로 미리보기만 나온다. 미리보기 해서는 장바구니에 담을 수 없다고요. 그러니까 '종이책으로 보기'처럼, '전자책으로 보기' 원클릭 버튼 만들어 주면 좋겠습니다. 안 그러면 메뉴에서 이북 고르고 거기에 제목 다시 입력해야 하는 수고를 매번 해야 한다는 사실. 물론 상세 페이지가 아닌 검색 페이지에서는 그런 기능이 있지만, 사람이 상세 페이지에 가서 책소개 등등을 읽고 다른 페이지로 이동을 하니까 상세페이지에도 '전자책보기', '종이책보기' 클릭 버튼을 만들어 주시길 부탁. 설명이 부족할 수 있으니 사진으로 보여드릴게요.


이 정도 하면 이해가 되었기를. ^^;;


3. <지지 않는 하루>

우앗! 뭐야!!ㅠㅠ 이 책도 이북으로 있었네.ㅠㅠ 저 작은 '전자책보기'버튼이 상세 페이지에 없었기 때문에 나는 이북으로 살 수 있었던 책을 종이책으로 사게 되었다. 물론 덜떨어진 내 책임이지만 저 버튼 하나만 만들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은 좀처럼 책 추천 잘 안 하시고, 주로 책 까는 거 잘 하시는 (^^;) 곰발님의 추천이 있어서 샀다. 얼마나 아름다운 문장들이 있을지 읽어보겠다는 생각으로. 곰발님, 메리 크리스마스 (땡투는 말한대로 곰발님께 했어요, 나야요, 나.ㅎㅎ)


4. <사람과 글과 약이 있는 인문약방>

저 위의 3권만 사려고 했는데 쿠폰을 보니까 8만원 이상 사면 3천원 할인이라고 해서 검색하다 찾은 이 책 넣었다. 그 준다는 3000원을 할인 받으려면 책이 아닌 다른 것을 사야 해서 스티커 2가지 샀더니 3800원. 3000원 할인 받는 대신 800원 더 주고 스티커까지 장만한 것이다. 이익을 본 게 아니라 손해를 보게 하는 멤버십 쿠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책은 예전에(작년) 재밌게 읽은 <왕진 가방 속의 페미니즘>같은 책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샀다.

이틀 약사로 일한다는 작가. 다르게 살기 위해 인문학 공동체 문탁네트워크를 찾아간다고. 공동체,,,,라니. 



<왕진 가방 속의 페미니즘>은 여성주의 병원 '살림의료복지 사회적 협동조합'의 의사 추혜인 원장의 에세이였는데. 사회적 협동조합이나, 공동체나,,,다 비슷하게 들린다. 나는 비혼자도 아니고 더구나 아이들이 3이나 되지만, 어느새 공동체 생활이니, 협동조합이니, 그런 곳에서 함께 같은 꿈을 갖고서 살아가는 것도, 아니 남은 생을 마치는 것도 의미있겠다는 생각을 해오던 차였다. 외로워서 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도 모르지만. 각자 역할이 주어지고 서로의 복지 향상을 위해 같은 목표를 가지고 서로 도우면서 사는 마을의 일원이 되는 그런 꿈. 나는 그곳에서 퀼트도 만들고, 음악도 배우고, 함께 독서모임도 하고, 대신 환자들을 돌봐주고 그렇게 살면 좋겠다는 생각, 아니 꿈. 너무 멋진 꿈 아닌가?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ㅋㅋ


이렇게 2월의 나를 위한 발렌타인 선물은 의미 있고, 알차게 주문해봤다. 언제 도착할지는 아직도 미지수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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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2-14 02: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돈을 버는 이유는 사고싶은걸 사기 위해서 맞죠? 그것도 못하면 무슨 재미로 일을 한대요? ㅎㅎ
진리의 발견은 저도 보려고 줄 세워놨고, 지지 않는 하루는 음 고민되네요. 저는 굳이 지지 않으려고 용쓰기 싫어서요. ㅎㅎ
아 저기 전자책 버튼에 대한 너무 상세한 건의는 바로 알라딘고객센터로 바로 보내야 할 듯합니다.
어쨌든 결론은 오늘도 라로님의 지름을 응원합니다. ^^
아 저는 요새 땡투는 자꾸 까먹게 되던데 라로님은 세심하기도 하셔요. ^^

라로 2021-02-15 11:20   좋아요 0 | URL
그럼요!!!그럼요!!!!ㅎㅎㅎㅎㅎ 저도 이제는 지지 않으려고 용쓰기 싫어졌어요. 그런데 저 저자는 아직 젊은 것 같으니 지지 않도록 용쓰는 거 어떻게 했는지 읽어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그리고 환자 이야기라서 저는 늘 관심이 가네요. ^^;; 그리고 ˝문장이 아름답다˝고 한 그 말에 뻑갔어요.ㅋㅋ 땡투는 저도 받아보니 기분이 좋더라구요. 그러니 저도 돌려줘야겠다,, 뭐 그런 생각으로,,, 세심과는 거리가 먼~~~ 쿨럭;;

박균호 2021-02-14 06: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민은 배송을 늦출 뿐이다!
선 지름 후 수습 이라고 하지요.

라로 2021-02-15 11:21   좋아요 0 | URL
하하하 그래서 알라딘엔 고민하지 않는 분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선 지름 후 수슴,, 알라딘의 표어 같습니다!!^^

유부만두 2021-02-14 07: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진리의 발견!!!! 정말 잘 하셨어요! 수많은 문장에 밑줄, 태그를 붙이면서 가슴이 막 웅장해지고 그 넘치는 지성과 용감한 인물들을 만나다보면 막 취하는 기분이 들어요!

라로 2021-02-15 11:22   좋아요 0 | URL
그래서 종이책으로 과감하게!! 근데 엄청 비싸요,,, 양장이겠죠? 가름끈은 있나요?? (늘 가름끈 걱정;;;)

유부만두 2021-02-15 11:24   좋아요 0 | URL
가름끈 있어요! ^^

라로 2021-02-17 15:31   좋아요 0 | URL
아! 좋아라!!!!😍 일단 안심!!

라파엘 2021-02-14 09: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말씀하신 할인쿠폰은 문구류 이외에 정가제free인 도서에도 적용이 됩니다!! 잡지류나 해외원서가 해당이 되어서, 저는 구매할 때 그 쿠폰을 사용하기 위해 저렴한 원서들을 한권씩 포함시키고는 하는데, 덕분에 아직 읽지 않은 원서가 집안에 산더미처럼 쌓여가고 있어요 ㅋㅋㅋㅋ

라로 2021-02-15 11:23   좋아요 1 | URL
앗! 그런 거였어요??? 다음엔 그럼 굿즈에서 방황하지 않아도 되는 거군요!!! 오호~~ 좋은 팁 감사합니다!! 잡지류가 해당이 된다니 다음엔 잡지를 골라봐야겠어요. 한글로 된 잡지 읽은 지 수 천 년은 된 듯;;;

scott 2021-02-14 10: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라로님 병원근무+공부
하실때 드시라고 초쿌릿 놓고 가여 ㅋㅋ

╔╦╦
╠╬╬╬╣🍫
╠╬╬╬╣ I ♥
╠╬╬╬╣ Chocolate~*
╚╩╩╩╝
해피 발렌타인~*

라로 2021-02-15 11:24   좋아요 1 | URL
아웅~~~ 허쉬즈 초콜렛, 아니 가나 초콜렛이 떠오르네요!! 어렸을 적에 가나 초콜렛 엄청 좋아했는데,, (지금도 초콜렛 사다가 방에 놓고 몰래 하나씩 먹어요~~~ 쉿) 스캇님도 해피 발렌타인!!!🥰😍😘

곰곰생각하는발 2021-02-14 13: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캬, 궁극의 리스트네요. 탱큐~

라로 2021-02-15 11:25   좋아요 0 | URL
크~~ 그런가요??? 유어웰컴! ^^

mini74 2021-02-14 2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라로님 저는 매번 내가 좀 덜 먹고 책을 사면 되지라고 생각하지만, 많이 먹고 많이 사고 있습니다 ㅎㅎ

라로 2021-02-15 11:26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저도 그래요,, 저 발렌타인데이라고 책만 산 줄 알았더니 오늘 옷이 도착!ㅋㅋㅋㅋㅋㅋ 어차피 살 것을 너무 강박관념 심어주지 맙시다, 우리!!^^;;;

2021-02-15 2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2-17 1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psyche 2021-02-16 07: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책을 다 지르시다니. 부럽습니다!!!!

라로 2021-02-17 12:11   좋아요 0 | URL
어떤 책요? 진리의 발견??? 프님 읽고 싶어요? 생일 선물로 드릴까요. 저는 받고 싶은 선물 하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니 알려주세요. ^^;

다락방 2021-02-17 1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금 책을 지르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수시로 구매금액 확인하고 있어요. 줄이는 기쁨을 맛보기 위해서요... 그 기쁨을 제가 과연 맛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흑흑 ㅠㅠ 왜냐면 어제도 책이 도착했기 때문이에요 ㅠㅠㅠㅠㅠㅠㅠ

지르면서 읽으면서 삽시다, 라로님. 우리는 책 사고 책 읽으면서 즐거워하는 사람들이잖아요. 흐흣.

라로 2021-02-17 12:16   좋아요 0 | URL
어제 책이 도착했다고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님, 북카페 차려요. 그런데 사주에 장사는 없는 것 같죠??^^;;
저도 줄이는 기쁨 맛봐야 하는데,, 저는 책도, 옷도, 계속 지르고 있;;; 월급명세서인가 뭔가를 보면 제가 그동안 돈을 엄청 많이 벌었던데 다 어디로??^^;;;

그런데 다락방님은 책을 사고 읽는 걸 즐거워하는 분 맞지만, 저는 책을 사는 것을 더 즐거워하는 인간 같아요. ^^;;; 저도 다락방님처럼 책을 더 열심히 읽어야 상을 받듯 책을 사겠다,,, 뭐 이런 결심을 해야 할 시기가 된 것 같은데,,,,의지가 이렇게 약할 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