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방금 인스타에 올라온 포스팅 보고 웃겨 죽는 줄 알았다. 그 밑에 달린 댓글은 더 웃기지만, 포스팅만 가져 왔다.ㅎㅎㅎㅎㅎ


어느 병원에서 올린 것인지는 모르지만, 너무 웃기다. 화이자는 바이그라뿐 아니라 내가 간호대에 다닐 때 우리 psych 교수님이 화이자에서 만든 약 중에 lorazepam이라는 약을 자기가 먼저 생각하지 못한 것이 억울하다고 했던 말도 기억한다. 아무튼 코로나 백신이 한국에도 들어가면 믿고 맞으세요. 저도 맞았어요.


2. 중환자실에는 요즘 코로나 환자가 대부분이라 깨어있는 환자가 거의 없는데 간혹 기관삽입 하기 전의 환자가 있기도 하다. 지난 주 수요일부터 나는 내 사수의 강압으로 1명의 환자를 보다가 2명을 보게 되었는데 한 사람은 기관삽입을 한 사람이었고 다른 환자는 기관삽입을 하지 않고 BiPAP이라는 기기를 사용하는 환자였다.


그 환자는 기관삽입을 하지 않아서 앉아있기도 하고 눕기도 하고 먹기도 할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 문제는 스페인어만 사용한다는. 기관삽입을 하고 있으면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은데 깨어있는 사람은 대화를 해야 하니까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가 중요하다.


내가 스페인어를 거의 5년?4년? 전에 101과 102 수업을 들었지만, 기억나는 것은 이제 몇 단어밖에 없는데 그 환자 (63세)와 대화하기 너무 힘들었다는. 더구나 그 환자를 이틀 연속 돌봐야 했다. 첫날은 내가 생각해도 한심하게 senor라고 하면서 이름을 부르고 comer, necesitar 같은 단어로만 얘기를 했는데 이틀째에는 이름 대신 papa라고 부르고 (뻔뻔해지고 있음), 물어보고 싶은 문장도 미리 준비해 가서 물어봤다. 그런데 문제는 아저씨가 하는 말을 못 알아들었다는 것.ㅎㅎㅎㅎㅎㅎㅎ


다시 스페인어를 공부하겠다고 하면서 시작도 못하고 있다. 이제는 정말 시작해야 할 때가 왔다. 그런데 언제? ㅠㅠ


3. 책 읽는 즐거움을 다시 찾았지만, 내 인생은 너무 바쁨바쁨. 왜 이렇게 맞아떨어지지 않는지. 시간이 널널할 때는 그런 즐거움을 못 느끼다가 시간이 없으니까 더 열심 읽고 있는 나. 어쩌라고.ㅠㅠ


4. 인생은 원래 그런 거지. 박자를 못 맞추고 허우적대는 것. 또는 엇박자.


김혼비 작가의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의 프롤로그 제목을 보고 그 생각이 더 들었다. [우리에게는 왜 축구할 기회가 없었을까?]


어디 그것이 축구 뿐일까? 나는 언어에도 자신이 없었던 사람이라, 아니 공부와는 태생적으로 거리가 먼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러니 어려서 엄마 손에 이끌려 보러 간 사주 사람이 "이 아이는 사주에 공부가 없어요."했던 말을 철떡 같이 믿고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았으니까. 이제 와서 안 했던 시간까지 보상해주려니 가랑이 찢어진다.


5. 이렇게 불평하면서 알라딘에 들어와서 전자책 출간알림 신청을 하고 있는 나는 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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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01-18 14: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윗층 할머니. 어디서 들으셨는지 제게 살며시 “ 구충제 먹음 괜찮아 “ 아주 고급 정보를 특별히 제게 말씀해 주신다며 ㅠㅠ 라로님 파이팅 ~

라로 2021-01-18 16:29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미니님 근처에는 왜 이렇게 재밌는 분들이 많으신가요??🤣🤣🤣

scott 2021-01-18 15: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주 쟁이 사주 공부 제대로 안했네요 ㅋㅋ 스페인어 유툽에 peppa pig 에스파뇰 동영상 보시면 간단한 단어로 의사소통은 가능해져요 라로님 홧팅!

기억의집 2021-01-18 16:08   좋아요 1 | URL
대단하세요~ 라로님도 홧팅!! 근데 지난 번에 스페인어 공부 하신다 하지 않으셨어요!!

라로 2021-01-18 16:31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제가 이렇게 오래 대학을 다니고 또 다니고 또또 다니게 될 줄이야. 🤣🤣 근데 스캇님 정말 대단하세요!!! 앞으로 무엇이든 스캇님께 물어보겠어요!!! 정보 넘 감사합니다!!!👍😍

기억의집님. 제가 공사다망하야 여직 다시 시작을 못했어요. ㅠㅠ 공부란게 맘을 먹지 그것도 단단히 먹지 않으면 시작하기 어렵네요. 그래서 사주보는 분이 그랬나봐요. 공부운이 없다고. 😅

레삭매냐 2021-01-18 15: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빵 터졌습니다.

죽은 것도 살리니,
살아 있는 생명도 구하리라.

에이멘.

라로 2021-01-18 16:32   좋아요 1 | URL
저도 저것보고 빵터졌어요. ㅎㅎㅎㅎ사람들 정말 재밌어요. 🤣🤣🤣

미미 2021-01-18 15: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라로님 다시 말하지만 너무 재밌어요ㅋㅋㅋㅋㅋ

라로 2021-01-18 16:33   좋아요 2 | URL
고마와요, 미미님이라도 재밌어하시니!!😍

기억의집 2021-01-18 16: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

라로 2021-01-18 16:33   좋아요 1 | URL
넘 웃기죠!!🤣🤣🤣

psyche 2021-01-19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거 보고 한참 웃었어요. 근데 화이저고 모더나고 백신 차례가 와야...ㅜㅜ

라로 2021-01-20 13:53   좋아요 0 | URL
너무 웃기죠. 저거 번역한 사람이 더 웃겨.ㅎㅎㅎㅎㅎㅎㅎ
암튼, 오렌지 카운티는 줄서서 맞던데 샌디에고는 아직 아닌가요? 일단 바이든이 약속을 했으니 조만간 소식이 있지 않을까요? 딸아이가 있는 펜실베니아는 잘 되나 보던데요. 거기는 두 중류 다 준데요. 그래서 딸도 사람들 주사 주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주사 잘 놓는데..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