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를 읽어서 그런가 이제는 밤 하늘도 자주 올려보게 되네. 원래 구름을 좋아해서 낮에 하늘을 자주 올려보고 쳐다보고 하는데. 전화기로 찍었을 때는 별이 잘 보였는데 여기다 옮기느라 보니까 잘 안 보이네. 그렇지만 조그만 하얀 점들이 다 별임.(이라고 우김) ^^;;
큰아들이 1월 3일 아침에 친구와 함께 친구의 트럭을 타고서 트렁크 하나와 침구가 들어있는 백, 그리고 백팩, 잡동사니가 들어있는 것 같은 더플백을 가지고 학교로 떠났다. 비록 남들보다 늦은 나이게 대학에 가게 된 아들이나 학생들과 잘 지내고 그런 걱정은 안 되는데 아들이 간 곳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잘 안 쓰고 다니고 더구나 기숙사 아파트에 입주(?)를 하니까 아파트 담당인이 와서 파티에 초대까지 하더란다. 내가 미쳐. ㅠㅠ 개념없는 인간들 때문에 아들이 코로나에 걸릴까봐 걱정이다.
그래도 우리가 걱정할 것을 아는지 비디오 찍어서 자주 보내준다. 남편이는 잠자기 전, 선생님답게 아들에게 좋은 충고도 해준다.
남편이의 문자는 무슨 중학교에 들어가는 아들에게 보내는 것 같;;;
저 사진을 보면 남편이는 또 케첩 옷을 입고 있고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찍히는 사진마다 저 옷을 입고 있는 남편이. 그런데 다른 옷도 입습니다, 입고요. ㅋ 나는 이 사진에서 처진 이중턱만 아니라면 엄마로 안 보이고 어쩐지 아들의 여친으로 보이는 듯한 착각이 들어 좋아한다는.ㅋ
이날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나가느라 무척 추워서 옷을 껴입었다. 사막이라 아침저녁으로 춥다. 아들의 친구는 부모가(부자 부모;;) 트럭을 사줘서 덕분에 묻어갈 수 있게 되었다는. 원래 아들이 내가 사용하던 차를 가져가고 나는 새 차를 사는 계획이었는데 물거품이 되었다. 아들이 거절한 것도 있지만, 이유는 내가 일하는 병원이 집에서 겨우 1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이라서 고속도로를 안 타도 되니까 지금 타고 다니는 차로 충분하다. (계속 차를 안 사게 되네;;;)
아들이 학교에 가기 전에 우리는 내가 일을 안 하는 거의 매일 밤마다 드라마 <미생>을 봤다.
처음에는 자막을 켜고 봤었다. 대화가 빠르고 모르는 단어가 많이 나오니까. 그런데 16회쯤부터는 자막을 끄고 봤다.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있을 때는 나에게 이런뜻이냐고 물어봤다. 아들이 한국어를 더 잘 알아듣게 된 것 같아 좋았다. 나 혼자 주로 한국 드라마를 보고 아이들 하고는 거의 안 보는데 (재작년 딸아이 집에 갔을 때 사위가 아파서 남편이와 막내는 집에 가고 나 혼자 머물면서 아이들을 좀 도와줄 때 딸이랑 본 드라마가 있긴 한데 1편인가? 만 봤었다.) 더구나 큰아들과 단둘이 강냉이랑 오징어 먹으면서 본 <미생>은 잊지 못할 것 같다. 그래서 아들에게 보내주려고 장바구니에 <미생> 만화책을 담아놨는데 중고책이라 미국으로 직배송이 안 되니 선박으로 보내주는 우체국을 찾고 있다. 요즘 우체국은 다 ems만 거래하려고 해서 찾기 힘드네. 끙
<코스모스>를 읽지 않았을 때의 나와 읽은 후의 내가 다르게 느껴진다. 그 다음에 <티끌같은 나>를 읽으려고 했는데 그건 이북으로 산 것이라 아이패드로 읽어야 하는데 해든이 학교가 시작해서 해든이가 주로 사용하니 읽기가 불편하다. 그래서 옥타비아 버틀러의 <블러드 차일드>와 <킨>을 읽기로 했다. 해든이 온라인 수업에 사용할 기기가 해결되면 그때 <티끌같은 나>를 읽는 것으로 하고.
<코스모스> 다 읽고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다가 행복한책읽기 님 따라서 아들을 생각하며 나도 시를 읽었다.
해남에서 온 편지
박준
배추는 먼저 올려보냈어.
겨울 지나면 너 한번 내려와라.
내가 줄 것은 없고
만나면 한번 안아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