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에 잠깐 비가 왔었다. 그날 우체국에 갈 일이 있었던 나는 우비를 꺼내 입고 장화를 신었더랬다.
이날 남편은 N군이 고딩 때 입고 안 입는 후디를 올려(?)받아 입고 있었다. 우리가 나란히 서서 다정하게 (응?) 얘기하는 것을 본 큰아들이 우리더러 케첩과 머스터드라고 하면서 놀리며 사진을 찍었다. 케첩과 머스터드래!!ㅎㅎㅎㅎㅎㅎㅎㅎ
좀 유아적인 면이 없지않아 있는 나는 우산도 원색의 우산을 좋아하고 우비는 노란 우비! 이건 절대 협상할 수 없는 것이다. 비도 잘 오지 않는 캘리에 살면서 우비까지 장만한 나를 가뭄에 콩 나듯 비가 오는 날이면, 이런 나를 내가 칭찬한다. 그것도 노란색 우비. 노란색 우비를 찾을 때까지 기다렸다는. 이 우비를 장만 한 건 3년 전이다. 그런데 이 우비가 작아지는 것 같아서 이제 해든이에게 물려줘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서글펐는데 일을 시작하면서 살이 빠졌는지 크리스마스 이브에 다시 입어보니 넉넉했다!!
아침저녁으로 스케쥴이 바뀌면서 일하다 보니 먹는 시간도 일정하지 않고 그래서 살이 찔 줄 알았는데 웬열? 그런데 생각해보니 먹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잠을 잘 못 잔다는 것. 오십견으로 너무 고생하고 있어서 푹 잠을 잘 수가 없다.
간호학교 시작하지 전에 왼쪽 어깨에 오십견이 와서 너무 고생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왼쪽 어깨가 좋아져서 오십견으로부터 해방인 줄 알았더니 한두 달 전 어느 날 갑자기 오른쪽 어깨에 오십견이 나리셨다.ㅠㅠ 그래서 병원 취직하기 전에 신체검사 한다고 했을 때 오십견 때문에 합격이 안 될 줄 알고 가슴을 졸였는데 신체검사 별거 없었음.
물리치료를 받고 싶으나 아직 입사 한지 얼마 안 되어 병원에 안 가고 계속 버티고 있음. 입사한 지 3개월이 되는 날 병원에 가서 물리치료 받게 해 달라고 하려고 벼르고 있다는. 암튼, 이런 나를 보고 남편이 왈, "너 참 지독하다." 그래,, 차라리 지독한 게 낫지 이러면 버티고 있다. 그나마 왼쪽 어깨 오십견을 경험한 덕분에 이렇게 할 수 있는 듯. 내가 아는 어떤 분은 오십견이 한꺼번에 와서 고생 하셨더랬는데, 나는 하나씩 생기니 시간은 길어도 이점이 있는 듯.
오늘부터 3일 연속으로 일한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잠도 넉넉히 잤고, 쉬는 시간에 읽을 책까지 챙겨서 일하러 간다.
책을 보내주신 L님 감사합니다!! 즐독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