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들 N군이 호주에서 만났다는 베트남 할머니가 아들에게 $200을 보내주셨다. 크리스마스라 뭐라도 보내주고 싶지만, 돈을 보내주는 것이 가장 유용할 것 같다 시며. 호주에 살아도 영어를 못하시는 분이라고 아들에게 들었는데 아들에게 어떻게 돈을 받을 수 있는지 알려주셨는데 그것을 듣고 너무 놀랐다. 이야기가 길어 그 얘긴 나중에.


암튼, 나는 아들이 할머니에게 돈을 받기 이전부터 호주에서 그 할머니가 잘 해주신 것을 알고 있었고, 아들이 페이스북에 뭔가를 올리면 그 할머니가 꼭 애정 어린 댓글을 달아주니까 그 할머니와 토니라는 다른 베트남인이지만 호주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 선물을 보내자고 했었다. 


토니라는 사람은 사교성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social anxiety disorder가 있는 사람이라 친구가 없는데 큰아들에게 마음을 열고 만남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작년 아들의 생일에 아들의 양복을 사줬단다. 아들이 워낙 털털해서 옷을 입어도 늘 얻어 입은 것 같아 보이니까 말쑥한 정장을 사줬다고.


호주에서 아들이 만난 사람들이 많지만, 특별히 이 두 사람의 애정이 각별해서 아들에게 그 사람들에게 뭔가를 보내자고 했는데 내가 매일 너무 바쁘니까 그저께 반즈 앤드 노블과 놀스트롬이라는 백화점에 가서 쇼핑을 했다. 나는 좋은 것을 보내자는 쪽이었는데 아들은 좋은 것이든 아니든 미국에서만 살 수 있는 것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그런 걸 어디서 찾지? 요즘 미국적인 것이 어디있다고??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좋은 옷 놔두고 맨날 막노동 하다 온 사람처럼 입고 다니는 N군!!^^;


그래서 방향을 바꿔서 엘에이 퍼즐이 있으면 보내려고 했는데 없어서 아들이 들고 있는 뉴욕이 나온 퍼즐을 할머니에게 보내기로 했다. 그리고 할머니에게 저먼 셰퍼드가 있다고 하니까 그 개를 위한 것이랑, 할머니를 위한 다른 개가 있는 도자기. (도자기 하니까 거창한 것은 아니고 귀여운 것임), 그리고 우리 가족사진을 넣을 액자. 이렇게 샀고, 토니를 위해서는 옷을 샀다. 거기는 지금 여름이니까 토니가 좋아할 것 같다는 프린트의 남방과 L.A. lakers 로고가 들어 있는 duffle bag, 역시 우리 가족사진을 넣을 액자. 이렇게 샀다. 호주는 배송비가 비싸니까 작지만 좋은 것을 사주고 싶었던 내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나는 할머니에게 14k 금목걸이, 토니는 옷. 이렇게 생각했는데 도자기에 가방,,액자,,, 배보다 배꼽이 더 큰.....끙


적당한 가족사진도 없고 해서 아들, 너만 나온 사진을 보내자. 그분들에게 너의 가족이 나온 사진이 뭐가 중요해? 했는데도 한 고집하시는 이분께서 마음을 안 바꾸셔서 결국 남편 생일에 찍은 사진을 보내기로 했다는. 나 그날 스크럽스 입고, 화장도 안 하고, 머리는 모자같은 것을 썼다 벗었기 때문에 머리카락이 얼굴에 찰떡으로 달라붙어 있는 그런 사진을...ㅠㅠ 우리 애들은 내 외모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어.ㅠㅠ


원래도 우리 동네 반즈 앤드 노블에 사람이 많은 건 아니었지만, 더 썰렁하더라. 하지만, 직원들은 어떤 책을 진열해야 사람들이 열광하는 줄 아는 것 같다. 짜쟌~~~!

내가 사랑하는 두 여성 작가의 책이 똭!! 사진을 찍고 저 중에 처음 들어보는 작가의 책 한 권을 샀다. 바로 레이첼 빈랜드의 [Florence Adler Swims Forever] 이다. 7살 여자아이의 관점에서 서술하는 책이라는 것만 알고 샀다. 더구나 그녀의 데뷔작!















읽기 시작은 했는데 언제 다 읽을지는 미지수. 왜냐하면 아직 [사람, 장소, 환대]를 읽고 있고 M 님이 보내주신 [언어는 마음을 담는다]를 읽고 아래 사진에 있는 일본어로 된 책을 읽으려고 고생하고 있다. 





























이 일본어 책들은 내 살아 생전 다 읽을 수 있을지 미지수지만.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인물 사진은 좀 찍겠는데 사물 사진은 어떻게 놓고, 뭐랑 같이, 등등 그렇게 사진 잘 찍으시는 분들 부럽습니다!


그리고 쉬는 날 내가 하는 짓.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바로 저 수세미 만드는 일. 손뜨개를 좋아하긴 하지만, 대바늘로는 했어도 코바늘은 생소한데 크리스마스 선물로 가까운 사람들에게 주려고 유튜브 보고 시도하고 있다. 여전히 엉망이지만, 정성이 중요한 것이니까. 뭐 그런 생각으로 짬짬이 만들고 있다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런데 초보자라 그런지 하루에 두 개 이상 못 만들겠다는.ㅠㅠ 


한국 마트에 가니까 저런 수세미를 3개에 $10에 팔던데....너무 싼 거 아닌가 싶다. 손으로 만든 거라서 실 값만 받고 파니까 이익이 있을 것 같지만, 그거 만드느라 들인 시간은 공짜인가? 딴 얘기지만, 앞으로 수공예의 가치가 새롭게 평가되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 아무리 취미라고 하더라도. 


어쨌든 내가 젤 처음에 만든 가장 몬난이 수세미는 n님꼐 보내드렸다. 흉보지 마시길...^^; 그리고 지금까지 겨우 2세트 만들었다는.ㅠㅠ 앞으로 두 세트만 더 만들어서 딸아이네랑 두 시누이네 보내는 것으로 수세미 뜨기랑은 작별하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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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20-12-17 0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엔군! 어디서든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사랑을 주는군요!
그리고 뜨개질을 좀 하는 사람으로 말씀드리자면 라로님 수세미 예쁘게 잘 뜨셨어요. 진심에요!

라로 2020-12-18 04:24   좋아요 0 | URL
엔군은 사랑이죠!!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농담이에요!! 진심 농담.^^;;
저 코바늘 정말 어렵던데요,,, 프님 존경해요!! 인형까지 뜨시는 실력!!!!
코바늘을 해보니까 머리가 좋아야겠더라고요. 프님은 팔방미인!!!^^

다락방 2020-12-17 1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 애들은 내 외모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어.ㅠㅠ‘ 아 이 문장 읽고 진짜 빵터졌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작년에 뉴욕갔을 때 저도 반스앤노블 갔는데 저렇게 매대에 애트우드 책 쫙 깔려있더라고요. 어찌나 반갑고 좋던지요. 제가 그 때 뉴욕에 갈 때도 <시녀이야기>를 들고 갔던 터라 아주 반가웠답니다.

라로님은 그런데 손재주가 정말 좋으신 것 같아요. 저 수세미 보고 놀랍니다. 아니 저걸 어떻게 하셨지. 게다가 하루에 두개 ‘밖에‘라고 하시니..저는 잘 모르지만 만약 저라면 저거 하나에 일주일 걸리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유튜브만 보면서 저걸 하시다니 ㅠㅠ 대단하세요!!



라로 2020-12-18 04:28   좋아요 0 | URL
저희 애들은 정말 너무 해요!!!ㅠㅠ

애트우드 여사는 진리죠!!!ㅋ 저는 그래픽 노블로만 <시녀이야기>를 접했는데 아직 책을 들지는 못하고 있어요. 드라마도 봐야하는데 것도 그렇고. 언제 정말 날 잡아서 애트우드 여사의 전작을 해보리라 생각만 하고 있어요. 책 열심히 부지런히 읽으시는 다락방님 정말 멋져요!!! 언제 엘에이에도 책 들고 방문해주세요. ^^

저는 왕년에 의상을 전공했잖아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그래도 코바늘은 해본 적이 없어요. 학교 다닐때 대바늘은 해봤지만,,,하나 만드는데 2시간 넘게 걸린 것 같아요.ㅠㅠㅠ 실패도 많이 하고,,,이젠 감을 잃은 것 같아요.ㅠㅠ 위에 프님이 엄청 잘 하시고 손재주도 좋으시고 음식도 그렇고,,,프님이 블랑카님이랑 저에게 만들어주신 부침개 다시 먹고 싶어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mini74 2020-12-17 21: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수세미에 도전한 적이 있죠 ㅠㅠ 초보자니 네모 반듯하게 뜰려고 했는데 ㅠㅠ 다 뜨고나니 삼각형이 딱! 코들이 다 어디로 간건지 ㅎㅎ 장하십니다 !

라로 2020-12-18 04:29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미니 님 늘 너무 웃기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저도 늘 코가 어디서 사라지거나 늘어 있거나 하더라구요. 삼각형이 되었다는 것 믿습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