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사랑에 빠진다. 졸업과 동시에 결혼하기로 하지만 올리버 배럿 3세의 반대에 부딪힌다. 안 그래도 별로던부자 사이다. 아버지의 의절 위협에 아들은 콧방귀를 뀐다. 그리하여 자기들끼리 결혼한 것까진 좋았는데, 문제는 올리버도 제니 못지않게 가난해진 주제에 취직 대신로스쿨에 진학한 것이다. 아내의 쥐꼬리만 한 월급으로엄청난 학비까지 대야 하는 시국을 맞아 남편은 2초간 심사숙고한 끝에 정확하고 간결한 결론을 내렸다. "제기랄."
제니는 느긋하게 대답했다. "스파게티를 좋아하는 법이나배우시게나." - P97

그 한을 풀려면 인터넷이 발명되기까지 기다려야 했다.
‘덴부‘로 검색하니 결과가 두 갈래다. 하나는 덴푸라, 즉일본식 튀김이고 또 하나는 토마스 만의 소설 『붓덴부르크 일가다. ‘덴부‘, ‘생선‘ 으로 다시 검색했다. ‘생선을 삶아 뼈와 껍질을 제거하고 잘게 찢어 간장, 설탕, 미림 등으로 간한 것. 덴부 맛의 정체는 달착지근한 간장 맛이었다. 토토네 덴부는 흙색이지만 분홍 물을 들인 사쿠라 덴부도 있단다. 유레카! 김초밥의 분홍색 보푸라기가 바로덴부였다. 이미 먹어본 걸 그 오랜 세월 동안 궁금해 한것이다. 맛이라도 있는 거면 모를까, 그렇지 않아서 더 억울하다. 내친 김에 토토의 도시락 반찬의 정체를 완전 규명하기로 했다. 하지만 걸림돌이 있었다. 그것도 엄청 큰.
나는 일본어를 읽지도 쓰지도 못한다. 여러 번 도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일단 가타카나, 히라가나가 안 외워지는데 어쩌란 말인가. 그래도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 까막눈에게도 방법은 있다. 나는 심사숙고해서 계획을 수립했다. 그러고는 차근차근 수행했다.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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