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내 기아와 싸워 온 로라에게 남편 앨먼조의 어린 시절은 세상에 있을 성 싶지 않은 판타지였다. 『소년 농부』(5권)는 앨먼조의 이야기지만 로라는 부유한 농가의 식탁을 직접 겪은 것처럼 상세하게, 나아가 집요하게 묘사한다. 일요일도 아닌데 로스트포크와 호박파이를 먹고, 도시락으로 버터 바른 빵뿐 아니라 소시지, 도넛, 사과, 애플파이를 싸 가는 생활.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아이스크림을 만든답시고 흥청망청 탕진한 설탕 여섯 컵은 로라네온 식구가 겨우내 먹을 양이었다. 로라가 교회에서나 구경한 통돼지구이가 앨먼조네 크리스마스 식탁에는 당연한 듯 올라왔다. 무더위 속에 건초를 만들며 로라는 설탕,
식초, 생강을 넣은 우물물을 마시는 게 고작이었지만, 앨먼조는 우유, 계란, 설탕을 듬뿍 넣고 얼음까지 띄운 에그녹을 아침저녁으로 물리도록 마셨다. - P40

이야기는 여기서 끝난다. 하지만 삶은 계속된다. 로라와 앨먼조는 결국 신혼 생활을 시작한 마을 드 스메트를버린다. 그러고는 미네소타로, 플로리다로 떠돌았고 다시드 스메트로 돌아왔다가, 마침내 미주리 주 맨스필드에정착한다. 록키릿지 농장에서 그들은 마침내 행복을 찾았다. 외동딸 로즈는 무럭무럭 자랐고, 당대 최고의 고료를받는 여성 작가이자 영향력 있는 사상가가 되었다. 하지만 오늘날 로즈 와일더 레인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반면 예순다섯 살에 첫 책을 낸 로라 잉걸스 와일더는 70년후에도 여전히 아이들에게, 그리고 어른들에게 사랑받고있다.
"절대 두려워하면 안 돼." 찰스는 어린 딸에게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것은 틀림없이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었을것이다. 로라는 그 말을 단단히 가슴에 새겼고, 평생 용기를 잃지 않았다. 찰스가 기쁘거나 슬플 때 켜던 바이올린은 이제는 박물관이 된 록키릿지 농장에 전시되어 있다.
로라의 삶에 감동한 많은 팬들이 매년 그곳을 찾아가 어린 소녀의 용기를 기린다. - P45

하지만 우리가 보다 객관적인 전기를 놔두고 굳이 자서전을 읽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세상은 물론 객관적 현실로존재하지만 이에 대한 해석은 사람마다 각각이다. 다른사람이 해석한 세상을 보는 것은 언제나 흥미롭다. 특히아주 유명한 사람이, 내가 이미 ‘객관적‘ 으로 아는 내용을아전인수로 해석하는 모습을 엿보는 것에는 조금은 야비한 즐거움이 있다.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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