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chanted - Taylor Swift


달밤 님의 서재에서 알게 된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라는 책을 2020년을 맞이하는 나에게 주는 6권의 책 선물 중 하나로 선택해서 받아 본 후 먼저 패트리샤 윌트셔의 <꽃은— 알고 있다>를

읽고 그 다음에 psyche 님이 번역하신 책 <장벽 넘어 단 하나의 길>을 읽고 나서 

어제부터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를 읽기 시작해서 방금 다 읽었다!!! 어젯밤 시작했는데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막내 학교에  보내야 했기 때문에 읽다 잤다. 안그랬으면 책을 손에 든 김에 다 읽었을텐데.

그리고 막내 학교 보내고 나도 준비해서 자원봉사를 하러 갔다. 요즘 나는 CICU(Cardiac Intensive Care Unit)와 SICU(Surgical Intensive Care Unit)에서 봉사를 한다. 내가 자원봉사를 하는 병원은 ICU가1층은 CICU에 있고 2층은 SICU로 되어 있다. 그래서 일하는 시간의 반은 1층의 CICU에서 봉사를 하고 나머지 반은 2층으로 가서 SICU에서 봉사를 한다.


CICU는 심장과 관련한 중환자들 있는 곳이라 SICU보다 분위기가 우울한데 그 이유는 심장이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니 다들 기력이 없어서 곧 죽을 것처럼 보이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CICU는 할 일이 많다. 스스로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는 사람들인데다 생명 연장을 할 수 있는 많은 줄에 둘러싸여 있어서 더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SICU에 있는 사람들은 중환자에 속하기는 하지만 대부분 회복이 가능한 사람들이라 간호사들도 환자들을 도와주지만 되도록이면 스스로 움직이도록 유도하고, 환자들도 스스로 움직이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나는 사실 SICU에서는 별로 도와줄 일이 없다. 그래서 거기에 갈때는 늘 책을 가져간다. 내가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마치면 책을 읽어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으니까. 도움이 필요하면 내 이름을 부르기 때문에 책을 읽다가 도와주면 된다. 그래서 1/3을 SICU에서 읽었다. 중환자실 얘기를 하는데 중환자실에서 이 책을 읽으니 더 실감이 났다. 그리고 나머지 1/3은 설거지 마치고 막내 재우고 나니까 9시가 넘었는데 그때부터 읽어서 지금 마쳤다. 


지난 겨울 학기에 노인학을 공부해서 수업에서 배우거나 다뤘던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공감이 가긴했지만, 이 책은 수업보다 훨씬 재밌었다!! 들어가는 글에 

어렸을 적 책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소설, 수필은 물론이고 인문, 사회, 과학의 전문 서적까지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러면서도 직접 책을 쓴다는 것은 상상조차 못 했다. 저명한 작가들은 밤하늘에 떠있는 아스라한 별과 같은, 나와는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사는 사람들이었고 나는 그들의 지식과 상상력을 엿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하는 평범한 독자에 불과했다. 조금은 시시한 책을 읽을 때에도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랬던 것처럼 ‘이 정도 책이면 나도 쓰겠다’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하지 못 했다. P. 11

너무 겸손하신 것 같다. 나는 이 책이 술술 읽히고 머리에 쏙쏙 들어와서 완전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는데, 이렇게 글을 잘 쓰시는 분이 정말 너무 겸손하시고. 나가는 글을 읽어보니 두 번째 책을 집필하실 계획이 있는 것 같아 완전 신난다. 나는 유성호 박사/교수 님의 죽음에 대한 두 번째 책도 기대하지만 어렸을 적부터 닥치는 대로 읽었다는 책에 대한 책을 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비록 무겁고 어려운 주제를 다뤘지만 독자들께 재미있게 읽히는 책이었기를 바란다. 되도록 법의학과 관련된 죽음에 대해 쉽게 쓰려고 한 의도 또한 잘 전달되었기를 기대해 본다. P. 274

작가가 의도한 대로 이 책은 정말 재밌었고 쉽게 잘 전달이 되었다. 더구나 [법의학 앞에 완전 범죄는 없다]편을 읽을때는 이미 알고 있는 사건도 있었는데도 얼마나 설명을 잘 하시는지 미스테리 소설을 읽고 있는 듯한 쫄깃쫄깃 한 느낌이 지금도 생생하다. 21세기북스의 서가명강 시리즈가 다 이렇게 재밌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면 나는 이 시리즈를 다 구매하고 싶다. 이 강의를 들을 수 있어 영광이었다는 사람이 무척 부럽다. 이제는 210명의 큰 수업이라고 하는데 정말 이 강의를 듣는 사람들은 영광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부럽다.


책은 작지만 잘 만들어졌다. 더구나 독자들을 고려해서 생소한 단어나 개념, 또는 외국 사람의 이름이나 책 제목을 한문과 영문으로 옆에 적어줘서 넘 좋았다. 다만 표지의 주황빛의 글자를 Q&A에 사용한 건 별로였다. 그리고 탈자 하나 발견. 나같은 사람도 탈자 잡을 정도로 확실한 오류. P. 194 질문에 있다. 


지금은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책을 읽으며 메모만 해두었지만, 언제 마음의 여유를 찾는다면 이 책을 인용해서 친정엄마가 돌아가셨을 적 얘기를 하고 싶다. 언제가 될지는 나도 모르겠다.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나는 너무 화가나서 제멋대로 행동하고 누군가 내가 화났다는 것을 알아달라는 식으로 행동했으니까. 엄마의 죽음은 나에게 아무일도 아닌 것처럼.....지금 생각해봐도 창피하고 또 창피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나 싶을 정도다. 엄마에게는 죄인이고. 하지만 나는 너무 무지했었다. 그게 내 초라한 변명이다. 


나는 이 책이 널리 읽히기를 바란다 (고 썼지만, 내가 뒷북을 치고 있다는 것을 안다. 이 좋은 책을 다들 읽었을테니까~. ;;). 나이를 떠나서 젊은 사람은 젊은 사람대로 나이가 많은 사람은 또 그대로 배울 것이 많다. 죽음은 작가가 말한대로 특정한 생명의 실패가 아닌 사물의 자연스러운 질서다. 그러니 인간이 죽음에 대해 배우는 것은 자연스러운, 당연한 일인 것이다.


죽음이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죽음을 떠올리는 것을 재수 없는 일이라고 치부하지 말고 지금 건강할 때 죽음을 준비해두어야 한다. P. 241

삶의 마지막 순간에 자신이 어떠한 모습이기를 바라는지 끊임없이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삶은 더욱 풍성해지고 깊은 의미를 품는다. 

알라딘을 통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이런 책을 알게 되었을까. 또한 달밤 님의 폭넓은 독서 덕분에 이전에도 좋은 책을 소개받아 읽을 수 있었는데 이번에도 감명깊은 독서를 할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지면이 한정되어 있는데 독자는 광범위하니까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지는 못하신 것 같은 점. 좀 더 전문적인 유성호 박사/교수 님의 글을 만나고 싶은 바람이다.

죽음이라는 것은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생의 마지막 단계이자 자연스러운 섭리입니다. 죽음을 배움으로써 삶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고 주변을 돌이켜볼 수 있는 교양인으- P12

로서의 품격을 가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P13

다만 우리가 늘 염두에 두어야 하는 단 한가지 자세는 우리는 불멸할 수 없는, 언젠가는 소멸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점이다. 유한한 삶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을 감사히 여기고 소멸 전까지 나와 다른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앞서 언급한 건전한 사회인으로서의 역할이라고 본다. - P201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0-02-21 1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2-22 07:3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