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아이들은 아직 순진한지 산타를 믿는다.
작은 녀석이야 어리니까 당근이랄 수 있지만
4학년이나 된 큰 녀석이 산타를 믿는다고 할 때는
의심스런 눈초리로 쳐다보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부부는 매년 아이를 낳기 전부터,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남편은 신혼 때부터 나에게 2가지 방법으로 선물을 했었다.
한가지는 본인이 주는 것처럼,
다른 하나는 '산타'가 주는 것처럼...
결혼 2년 차인가는
DVD 몇 개를 포장해서는
산타의 이름으로 우리 부부에게 주는 것처럼도
한 적이 있다.
아이들이 태어나고서는
당근 나와 함께 우리 부부가 주는 선물 따로
산타가 주는 선물 따로 준비했는데
큰아이가 6살이 되면서부터
아이는 크리스마스이브 날 잠들기 전에
쿠키 몇 개와 우유 한 잔을 식탁에 올려놓았다.
올해도 여지없이 두 아이는 산타의 야참을 준비했다.
우리 두 사람은 선물 꾸러미를
크리스마스 트리 밑에 놓는데
거기에 딸아이가 산타할아버지의 사인을 받고 싶다는 편지를 남겼다.
그래서 남편은 산타의 사인을 만들어 내어
딸아이의 편지에 써 주고
딸아이의 부탁대로 아들아이에게도 남겼다.
산타에게 사인을 받으려는 아이의 발상을 보고
의심스런 눈초리는 1년간 유보되었다.
1.편의상 딸아이와 아들아이의 이름은 지웠다.2.남편이 만든 산타의 사인이 그럴듯하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