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동안 삼시세끼를 피하려고 했는데 오늘 딱 걸렸다. ㅠㅠ
그 이유는
1. 아침을 간단하게 시리얼을 먹으라고 하던가 했어야 하는데 갑작스런 모성애 발현으로 단백질을 섭취하게 해줘야 한다는 일념으로 아침을 만들었다.
2. 오늘 해변에 나갈때 점심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서 먹었어야 했는데 내가 스노클링을 따라가지 않고 집에서 알라딘을 하고 있으니 괜한 죄책감에 점심을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3. 점심에 치킨 퀘사디아를 만드는데 치킨을 사온 날이 월요일 아침. 금방 해먹을 것이 아니면 냉동실에 넣었어야 하는데 그냥 냉장실에 넣어둔거다! 점심에 치킨 퀘사디아를 만들지 않았으면 치킨을 어쩔뻔! 그래서 오늘 저녁은 그 치킨 때문에 저녁을 만들지 않을 수 없었다는. ㅠㅠ

해변은 바람이 불고 파라솔 밑에 있으니 시원한데 집에 들어오면 창문으로 햇빛이 들어와 온 집을 뜨끈뜨끈 하게 뎁혀놔서 우선 샤워부터 해야한다. 문을 활짝 열고 선풍기를 돌려도 덥다. 그런데 그 와중에 뜨거운 불 앞에서 요리를 하면서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그런가 몸이 안 좋아. 저녁 먹고 남편이 설거지 하는 동안 다시 샤워를 했다. 그런데 땀이 너무 나서 원피스가 몸에 딱 달라붙어 혼자 벗으려고 애를 쓰다가 결국 설거지 하는 남편을 불렀다. 웬수같은 오십견! ㅠㅠ 코미디가 따로 없지. ㅠㅠ

해든이는 오늘 허리를 다쳤다. 플로티라고(사진 잠조) 섬에서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설치한 것인데 여기 로컬 애들이 너무 과격하게 장난을 해서 라이프가드에게 주의를 듣는 것으로 모자라서 평생 플로티를 애용할 수 없다는 경고를 받는데 아마 매일 그런 협박을 듣기만 할 뿐인듯. 아무튼 어떤 로컬 아이가 터프하게 놀다가 해든이 등을 찼다고 한다. 많이 아프다고 하는데 앉아 있고 하는 것 보면 그리 심한 것 같지 않지만 걱정된다. 다행이 내 오십견에 바르는 파스 같은 것을 발라줬다. 그거 바르고 에이든이랑 아빠랑 게임 아케이드에 갔다. 놀다 오면 좀 나아졌기를.

엔군은 스노클링을 하다가 물고기에게 물려서 검지 손가락에 상처가 났다. 상처 난 것을 보니까 이빨이 촘촘히 난 물고기인것 같다. 사선으로 촘촘하게 칼에 밴 것 같은 상처가 많이 났다. 그래도 그만하길 다행이다.

에이든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너무 다행. 남의 집 아이가 다치면 너무 미안하니까. 선의로 아이를 데려왔는데 다치면 안되지. 가는 날까지 제발 무사하기를.

<랩 걸>은 아직까지는 자서전적인 이야기를 주축으로 식물이야기를 한다. 저자가 병원에서 일을 하면서 겪은 이야기는 너무 실감이 나서 소름이 돋았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기억력이 좋은 사람이라고 황현산 선생님이 <밤이 선생이다>에서 비슷하게 말씀하셨는데 <랩 걸>의 저자도 기억력이 엄청 좋은 사람인 것 같다. 거기다 너무 똑똑하고 끈기있고 악착같은 사람인듯. 어려서 엄마와 함께 <초서>를 읽으며 중세영어사전을 찾아가며 엄마의 숙제를 도와줄 정도니!!! 홉 자런의 엄마가 대학을 다닐때 엄마의 공부 파트너가 되어 어린 나이에 높은 수준의 지식을 갖출 수 있었던 것처럼 나도 해든이를 나의 파트너로 삼아야지. 공부한 거 해든이에게 설명하고 그런 식으로. 꿈도 야무진가?? ㅎㅎㅎㅎ

오늘은 카탈리나 섬의 도시 아발론에 있는 라이온스 클럽에서 제공하는 ‘해변에서 영화’를 해주는 날이다. 남편과 꼬맹이들을 아케이드 갔다가 구경하고 올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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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8-08-12 0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든이 허리는 좀 어떤가요? 괜찮아졌겠죠? 등을 찼다니 나쁘다!!
스노클링 하다가 물고기에게 물리기도 하는군요. 세상에. 엔군도 괜찮아졌겠죠?

라로 2018-08-12 14:12   좋아요 0 | URL
여기 로컬 애들이 거의 다가 히스패닉계 아이들이에요. 부모가 다 일을 하니까 가정교육을 잘 받지 못하고 집에 아무도 없으니 매일 여기 나오는 것 같아요. 라이프가드 들고 골머리를 앓는 것 같고요. 쉬지않고 누구 나가라고~~.
스노클링 하면서 물고기를 만지려고 했나봐요. 엔군이 겁이 없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