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산 산딸기에 그라놀라를 넣어 급하게 먹고서 버기를 타고 선착장에 가서 가족들을 만났다. 여기 있는 버기는 거의 30년이 넘은 거라 지나가면 몇 블락 앞에 가던 사람도 뒤를 돌아본다. 너무 시끄러우니까. 이제는 연기까지 나온다. 곧 수명을 다 할 것 같다. 새로운 버기를 사야 할 날이 곧 올듯.
남편은 큰아들 엔군과 우리가 지내고 있는 곳 반대쪽에서 하룻밤 캠핑을 한 뒤 다음날 서핑을 한다며 텐트며 침낭이며 서핑 보드도 두 개나 가져왔다!!@@ 목요일이나 금요일 파도를 확인하고 간다는데. 엔군과 추억을 쌓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거라고는 하지만 본인이 워낙 서핑을 좋아하니 카탈리나 섬에서도 서핑을 하고 싶었기에 무리를 하는듯.
해든이는 친구 에이든을 데려와서 아주 신이 났다. 짐이 너무 많아서 엔군과 남편은 버기를 타고 모든 짐을 싣고 가고 나와 작은 아이들은 걸어서 집에 왔다. 오는 길에 여기는 어디고 저거는 뭐고, 해든이가 친구에게 가이드 역할을 톡톡히 한다. ㅎㅎㅎㅎ
집에 와서 짐을 풀었다. 나혼자 있을 때는 너무 썰렁한 집이었는데 갑자기 남자 4명이 오니 이 작은 집이 북적이고 앉을 자리도 부족한 듯. 엔군을 뺀 나머지 사람들은 아침으로 도넛을 사먹고 왔다는데 엔군은 도넛을 싫어해서 안 먹고 왔다고 해서 내가 아침으로 먹은 것처럼 산딸기에 그리놀라를 그릇에 담고 우유를 넣어서 줬다.
짐을 대충 정리하고 Vons로 아이들을 끌고 장을 보러 갔다. 각자 먹고 싶은 간식을 고르게 하고 식사거리를 샀다. 별로 산 것도 없는데 여행지라 그런지 돈이 많이 나왔다. 식당이 비싸니까 거의 매일 집에서 음식을 해야 할 것 같아 벌써부터 스트레스 받는다.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삼시세끼는 어떻게 해서라도 피해가야지. 여기는 패스트푸드 파는 곳이 없다. 10년 전에는 KFC도 있고 했는데 다 정리되고 하나도 없다는. 그나마 안토니우스 라는 피잣집이 있는데 가격은 비싸고 맛은 별로. 하루는 거기서 시켜먹고 유명한 fish and chips사먹고 버팔로 고기로 만든 햄버거 사먹고 타코도 사먹는 등 점심은 주로 사먹고 하면 삼시세끼를 책임 질 필요는 없을 듯. 더구나 부지런한 남편이 뭐라도 하겠지. 지금도 남편이 BLT를 만들고 있다.
점심 먹고 새벽에(4시에 일어나서 갔는데 이미 3팀이 자리를 깔아놨;;;) 내가 자리를 깔아둔 곳으로 가서 남편과 아이들은 물속에서 수영하면서 놀고 나는 탠을 하면서 책읽다가 잠이나 자야지.
혼자 있는 동안 책을 너무 열심히(?)읽어서 이제 가져온 책 중에 읽을 건 단 한권 남았다. Hope 이라는 예쁜 이름의 작가가 쓴 <랩걸>의 프롤로그를 읽었는데 좋은 독서가 될 것 같다. 그치만 뭐니뭐니해도 비치에서 읽기는 잡지가 최곤데. 하나 사야하나?
베이컨 굽는 냄새가 시장기를 돋구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