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재밌게 봤던 [미스 홍당무]의 이경미 감독이 에세이집을 냈다고 해서 읽었다. 기대를 많이 했는지 느낌은 좋기도 하고 그저 그렇기도 하고. 책이 작은데 문단 사이가 넓으니 그런것도 같다. 왜냐면 나처럼 느리게 읽는 사람이 두시간도 안 되어 다 읽었으니까. 하긴 밑줄을 안 긋고 읽어서 그렇게 읽었을 수도 있지만 그대신 책 귀퉁이 접으면서 읽었는데.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이경미 감독은 13살 연하의 백인과 결혼을 했구나. 5살(정확하게 4년 4개월)어린 남편이랑 결혼했다고 하면 다들 한마디씩 하는데 이감독은 그런 말 더 많이 들었겠지.
아무튼 책 읽으면서 나랑 비슷한 부분이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공감은 많이 하면서 읽었는데 우리가 비슷해서 국제 결혼도 했을까? 그런 생각도 들고. 암튼 그중 재밌는 이야기 둘.

1. 이경미 감독이 식당에 와서 혼자 밥 먹는데 어떤 아줌마가 포장 주문하고 다른 빈자리도 많은데 자기 앞에 앉아서 기다리던 것에 대한 글. 나는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없는데 남편은 있다. ㅎㅎㅎㅎ 그 얘기를 하던 남편이 (남편의 경우는 한 사람도 아니고 부부가 남편의 앞에 앉아서 기다리더란다. ㅎㅎㅎㅎ) 그 사람들이 어떤 심리로 다른 많은 자리를 놔두고 자기 앞에, 것도 앉아도 되냐고 물어보지도 않고 앉아서 기다리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을 때 나는 “그럴수도 있지. 너가 맘에 들었나보네.”라고 하고 말았는데 이 책에서 작가의 경험을 읽으니 남편 생각이 났다. ㅎㅎㅎㅎ 좀 이상하긴 하지?? 정말 그 부부는 남편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

2. 이경미 감독이 결혼한 외국인의 한국 이름이 ‘권 필수’란다. 다른 사람이 지어준 것이겠지. 그런데 내 남편도 어느 한국분이(나이 지긋하신 어르신이라고) 한국 이름을 지어준다고 하시면서 ‘원 근수’라고 지어주셨다. 아무래도 외국인들 이름 끝에 s로 끝나는 것이 많아서 그렇겠지만 나도 남편의 한국 이름을 듣고 원씨들에게 미안했었다. 왜 원씨??? ㅎㅎㅎㅎ

어쨌든 이 책을 읽으며 든 생각은 내가 생각하기에 유명인인 이경미 감독의 삶도 평탄하진 않았구나. 치열하게 살았구나. 겉으로 보이는 것도 모르지만 쉬운 인생이란 그리 흔한 것이 아니구나. 그야말로 인생은 복불복인가?

내일은 랩 걸 읽어야지. 그나저나 애들이 오니까 읽을 여유가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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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8-08-08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 밥 먹고 있으니 같이 앉아있어줘야겠다 뭐 이런 생각이었던거 아닐까요?

라로 2018-08-08 03:01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그러니까요, 사실 제 남편 얘기랑 저 글 읽고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아줌마 같은 경우는 이경미 작가가 앉아 있는 자리가 문하고 가장 가까우니까? 남편의 경우는 물어보진 않았지만 선풍기나 난로가 가까운가??? 암튼 뭔가 이유없이 그러진 않았을 것 같아요.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