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쉬는 시간 Phytochemical이 잔뜩 들어있다는 블루베리를 먹으며 강창래 작가의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를 읽고 있다.
눈물 콧물 침까지 다 흘리게 만드는 책이라고 하니 조심하며 읽어야지 하는데 벌써 밑줄 긋고 있;;;
사랑과 정성이 들어간 음식이라야 배가 부르다고 하는데 나는 음식을 만들면서 사랑을 담은 적은 거의 없는 듯. 주로 먹고 살아야 하니까 만드는 경우이고 것도 아니면 외식으로 떼우고 있다. 그러면서도 음식에 대한 책은 요리책이든 뭐든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있다는.
책은 표지도 이쁘고 만듦새도 좋은 것 같다. 다만 표지를 벗겨내면 별로지만 표지에 은은히 비치는 모습은 굿. 종이가 너무 하얀색이라 눈이 부담을 느끼는 듯 싶었지만 첫 만남이라 어색해서 그랬는지 좀 지나니 괜찮다.
어떤 책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죽어가는 아내에게 남편이 요리해주면서 그 느낌을 적은 글) 이 글을 읽으면 엄마 생각이 나면서 내가 잘못한 것이 많이 생각날까봐 두려웠는데 한편으로는 벌을 받는 기분으로 읽자고 시작했다. 그러면서 내 자신에게 도덕적인 잣대를 들이대지 말자는 결심도 하면서.
<당신의 보통에 맞추어드립니다>의 작가 고바야시 세카이씨의 말대로 도덕적인 것을 생각하기 전에, 그러니까 선이냐 악이냐를 떠나서 본질을 생각하면서 읽자고. 내가 엄마에게 잘하지 못한 게 도덕적으로 옳고 그르냐를 떠나서 나의 본질을 들여다 보자고.
책하나 읽으면서 변명도 길다. ㅎㅎㅎㅎ

이 글을 쓰고 있으려니 간호대 학생들로 보이는 사람들과 인스트럭터인듯한 사람이 클리니컬 시간을 마치고 온 듯 함께 카페테리아로 들어와서 담소를 나눈다. 어느 학교 학생들인지는 멀어서 잘 안 보이지만 곧 있을 내 미래를 보는 것 같아 좀 설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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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8-08-03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감동 느꼈던 책이에요ㅠㅠ 담담한 문장인데 눈물이ㅠㅠ

라로 2018-08-03 15:51   좋아요 0 | URL
달밤님도 좋아하신다는 거 봤어요.
담담하니까 더 슬픈 것 같아요. ㅠㅠ

책읽는나무 2018-08-03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눈여겨 보고 있었던 책이었는데 더욱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오호~~예지몽같은 미래의 모습을 한 사람들!!^^

라로 2018-08-03 16:20   좋아요 0 | URL
좋아하실 거에요. 요리 얘기가 거의 다인데
슬픈 와중에도 요리팁을 엄청 많이 받았어요.ㅎㅎㅎㅎㅎ

psyche 2018-08-05 0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보고 싶지만 너무 슬플 거 같아서 주저 되기도 해요.

라로 2018-08-05 14:05   좋아요 0 | URL
저는 너무 슬플 것이라고 생각하고 읽어서 그런지 오히려 그렇게 슬프지는 않았어요. 남편 생각에 애잔해 지긴 하더라구요. 그리고 이분 책에 음식 하시는 얘기가 대부분인데 요리 팁도 많이 배웠어요. 제가 모른 던 것도 많이 알고 계시고 그렇더라구요. 책 읽으며 저도 가족에게 좋은 재료로 맛있고 영양이 픙부한 음식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소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