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하고 천박하게 둘이서 1
김사월.이훤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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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 할 책은 김사월, 이훤 작가의 주고 받은 글로 엮은 에세이집 <고상하고 천박하게> 입니다.

출판사 지원으로 책을 받았어요..

*온전히 책만 지원받고 쓰는 서평입니다.

제목에서 웹소설 백묘 작가의 <고결하고 천박한 그대에게>가 자꾸 생각나더라고요...

우선 작가인 김사월님은 '싱어송라이터'라고 합니다.

음악을 거의 듣지 않는 저로서는 조금 생소했는데요..

책에서 언급되는 음악을 일부러 찾아서 들어봤어요.

독특한 음색으로 조곤 조곤 노래하시는 스타일입니다.

'사랑'에 대해 두려워하며, 살아가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느끼는 작가인 듯 하네요.

함께 편지를 주고받는 작가 '이훤'은 '가녀장의 시대' 이슬아 작가의 남편입니다.

이슬아의 남자로도 유명한 이훤 작가.

처음에 남자랑 여자가 편지를 주고 받는 다는 것에 우정이라는 이름이 붙는 것이 생소했어요. 남자와 여자는 친구가 될 수 있어~ 라고는 생각하지만 ..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지를 주고받는 것까지는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내 안에 '편견'이 가득함을 알았네요.

살아가는 것에 대해

정착하는 것에 대해

삶의 한 순간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의미를 부여하며 고뇌하는 예술가 두 명의 주고받는 편지들은 그동안 생각해보지 못한 삶의 구석구석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들이 되었어요.

🪓(56) 존경하는 사람이 있냐고 물었지. 생각해 봤는데 아직 잘 모르겠어. 일단 지금은 누굴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 존경스러운 것 같다. 나 좋자고 하는 존경이 아닌 진짜 깨끗한 존경을 배우기 위해 우리는 질투라는 놈과 진흙탕에서 씨름하는 거겠지. 나는 이제 막 경기를 중단하고 샤워실에 들어온 참이라 아직도 더럽다.

🪓(57) 정희진 선생님은 소통이란 불가능하고 소통하려는 시도만이 가능하다고, 완전한 소통은 아마 자기 자신과의 대화밖에 없을 거라고 하셨지. 어쩌면 우리의 편지는 자신과의 소톡을 도와주는 거라고 감히 생각해본다. 어때? 우리는 서로의 독백 신을 서포트해 주는 상대 배우야.

🪓(61) 가장 중요한 건 읽기로 하는 마음일 거다.

🪓(99) 자신을 스스로 아프게 하는 데에 중독된 거야. 그 상처는 2번 차크라에 자국을 남긴대. 그거(악플) 안봐도 괜찮아.

🪓(104) 음악은 이미 그것만으로 또 하나의 시제이고 땅이니까. 그 자체로도 완전하지. 이 노래엔 아름다웠던 영화 속 장면뿐 아니라 상영관 밖에서 우리가 친절해지던 영화 속 장면뿐 아니라 상영관 밖에서 우리가 친절해지기 위해, 슬퍼 않기 위해, 슬퍼하기 위해, 모르기 위해, 멈추고 사과하기 위해 분주해지던 모든 움직임이 전부 다 있다.

🪓(147) 폴리아모리네. 그래 어떤 시인들은 단어들이랑 폴리아모리한다. 전복 만한 사랑이 없지. (웃음) 언어를 계속 뒤집으면서 평소 쓰던 문장을 새롭게 하는 쾌락이 있어.

*폴리아모리 : 다수의 사랑

🪓(166) 우아한 듯이 행동하라. 당당하게 존재하며 위대하게 행동해라. 과장된 우아함과 정확함으로 움직여라. 그러면 오래잖아 당신의 몸이 정말로 그렇게 바뀔 것이다.

🪓(193) 글쎄 좋아하게 될 사람은 어떻게 해도 결국 좋아하게 되더라.

그리고 좋아하게 된 이유로 싫어하게 되지. 같은 이유를 기반으로 좋아할 수도 싫어할 수도 있는 것이 인간의 괴로운 점

🪓아름다운 것에만 둘러싸이는 자는 가끔 천박하게 말하고 싶은 충동에 휩싸인다. 산책하다가 깜짝 놀랄 만한 생각을 하기도 한다. 너무 안 어울려서 두 언어가 한 사람에게 속한 것이라고 믿기지 않을 것 같은 말을, 같은 날, 나는 놀랍도록 다른 마음을 갖는다. 아름다운 사유와 아주 못된 말을 동시에 품는다.

아름다움만으로는 세계가 통째로 굴러가지 않는 날도 있다.

☑️ 이번 작품을 읽으면서 '예술'을 생각해보았어요.

저에게는 낯설기만 한 예술이란 세계...

자신의 안에 담긴 그 말들을 표현하기 위해 이미지로 노래로 어떻게든 끄집어내는 사람들.

과연 나는 꺼내고 싶은 말이 있기는 한 것인지

왜 이들은 이렇게 꺼내기 위하여 애쓰는 것인지..

세상을 보는 시선들에 대해 말하고 싶은 이들의 '원천'은 무엇인지

이들이 느끼는 결핍, 상실의 감정의 원천은 무엇인지.

나는 왜 '표현'하고자 하는 그 무엇이 없는 것인지..

예술 그 고상함에 대해..

그리고 때로는 그 천박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 <고상하고 천박하게> 입니다.

이 책은 열린책들의 새로운 에세이 시리즈 <둘이서>의 첫번째 편이네요.

앞으로 서윤후, 최다정 / 백가경, 황유지 / 남순아, 백승화 / 이숙경, 이주영 / 도재경, 정선임 / 김혜진, 최진영 / 김상혁, 손문경 / 서이제, 안태운 / 김리윤, 김선오 총 10편이 나올 예정입니다.

이 중 아는 작가가 거의 없네요.. 진짜 한국문학 좀 읽어야겠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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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임파서블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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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읽게 되었나요?

인플루엔셜 출판사의 신간 출간 소식과 함께 서평 요청을 받아서 읽게 되었어요.

매트 헤이그의 전작인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는 원서로까지 읽었던 터라.. 과연 이번 작품은 어떨지 궁금하기도 했어요.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로 전 세계 1000만 부 힛트를 친 베스트 셀러 작가 매트 헤이그..

그의 4년만의 신작은 과연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요?

삶이 가지는 모순적인 면들 그리고 마냥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님을 보여줬던 작품이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이기에 이번 작품에서는 어떤 인생의 색깔을 보여주게 될까? 궁금하더라고요

어떤 내용인가요?

이 작품의 주인공은 아들과 남편을 먼저 저세상을으로 보내고 이제는 자신이 죽을 날만 기다리는 72세 은퇴한 수학교사 그레이스 윈터스예요.

소설은 그레이스에게 도움을 구하는 제자의 한통의 편지로부터 시작하죠.

자신의 롤모델이 '그레이스 선생님'이었다고 말하며 자신의 삶이 빛이 없이 깜깜하다고 말하는 모리스에게 그레이스는 편지로 자신이 겪은 기적의 일을 이야기하죠.

자신의 실수로 인해 '아들'을 죽게 만들었다고 평생을 자책하며 살아온 그레이스...

남편도 죽고 혼자 남은 그녀에게 어느날 아주 오래전 작은 친절을 베풀었던 동료가 자신에게 '이비사섬'에 집 한채를 남겼다는 연락을 받게 되요.

이비사는 스페인의 발레아레스 제도에 위치한 작은 섬이예요..

영국에서 갑작스레 스페인의 집을 받게 된 그레이스..

그런데 문제는 이 집을 준 친구가 '행방불명'되었다는 사실이예요..

직장동료였던 크리스티나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궁금해진 그레이스는 혈관 수술 등으로 불편한 다리를 끌고 비행기에 몸을 싣죠.

그리고 도착한 이비사 섬..

그곳에서 그녀가 만나게 된 기적은...

바로 외계의 존재였어요.

처음에는 안 믿었어요..

진짜 외계인이라고?

그런데. .이번에 매트 헤이그 작가는 정말 외계의 존재를 지구에 가져왔어요..

그리고 이 외계의 존재가 인간들에게 할 수 있는 엄청난 기적적인 힘을 창조해내요.

그 중의 하나가 기억을 보는 힘이죠.

기억을 보는 힘.. 과연 행복한 것일까요? 불행한 것일까요?

그레이스는 이 힘을 이용해 이비사섬에 닥친 엄청난 위기 상황을 극복해내려고 하죠.

그런데 단순히 이 힘만으로 위기 상황을 극복해내는 것이 아니라.. 주변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통해 이를 해결해나가요..

예전의 단순한 히어로물에서 조금은 복잡해졌다고 할까요?

과연 이 작품 속 빌런은 누구일까요?

이 사람은 왜 빌런이 되었을가요??

누구에게는 축복이..

누군가에게는 저주가 될 수 도 있을 거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기질'이라는 것.. 정말 타고난 본성이라는 것이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책 속 한 문장을 찾으라면?

(225) 우리 삶은 거짓말 같았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것이 진정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우주를 가르조르며 빙빙 돌아가는 이 행성 위에서 우리가 정말로 믿을 수 없는 삶을 살면서도 그 사실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것.

우리가 무로부터 존재하고, 우주 전체가 무로부터 존재하며, 공허로부터 존재하게 된 불가능한 무언가인 우리가 여기 존재한다는 사실. 불가능한 삶. 소중히 간직해야 할 행운.

읽고 나서 어떤 점이 변했나요?

정말 태어난 것 자체가.. 그리고 이렇게 사고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임을 이번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보게 되어요.

우리에게 다른 행운은 무엇보다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고 있다는 그것이 아닐까요?

매트 헤이그의 작품은 읽을 때는 헐리우드 영화를 보는 것처럼 술술 읽히는 데.. 읽고 나면 어딘가 가슴 한편에 묵지근한 여운이 남는 거 같아요..

이번 책을 보면서도 과연 내 존재가 우주의 먼지보다도 더 작은 이 존재가 과연 무엇인지, 그리고 이 존재가 가지는 지금의 이 순간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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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당들이 희었을 때 - 새로운 시대의 탄생, 르코르뷔지에가 바라본 뉴욕의 도시
르 코르뷔지에 지음, 이관석 옮김 / 동녘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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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책을 읽게 되었냐고요? 사실 이번에 주간심송서평단으로 선정되면서 동녘출판사에서 책을 지원받아 읽게 되었어요. 주제가 건축이라서 개인적으로 더 관심이 갔던 것도 있고요. 건축이라는 게 단순히 건물의 구조나 설계만을 다루는 게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철학이나 시대 정신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 늘 매력적으로 느껴졌거든요.

처음에는 제목만 봤을 때 소설인가 싶기도 했어요. 그런데 책을 열어보니, 건축의 대가 르코르뷔지에가 쓴 도시계획에 관한 에세이 같은 내용이더라고요. 제목인 *대성당들이 희었을 때*는 7세기 이전 중세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르코르뷔지에는 대성당들이 희었던 그 시기를 새로운 중세 시대의 시작으로 보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20세기의 기계 문명이 폭발하는 시대를 그에 비유하며 지금 우리가 되새겨야 할 과거의 가치와 정신을 강조하죠. 책 속에서 이 표현을 계속 반복하며 과거의 좋은 정신들을 현대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이야기하는데, 그 부분이 참 인상 깊었어요.

특히 그는 미국 뉴욕의 맨해튼 마천루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해요. 미국이 얼마나 역동적이고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지 체감하며, 반대로 당시 프랑스가 얼마나 정체되어 있는지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단순히 건물을 짓는 건축가가 아니라, 도시를 구획하고 정비하는 도시계획자로서의 면모를 강하게 보여주는데요, 르코르뷔지에가 꿈꿨던 이상적인 도시는 인간이 나무를 보며 살고, 쾌적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었어요. 그러기 위해 그는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도시 설계를 추구했죠.

하지만 그의 혁신적인 계획들이 당시 프랑스 행정 시스템의 부족함으로 번번이 무산되는 걸 보면서 안타까웠어요. 어쩌면 르코르뷔지에라는 천재를 이해하고 수용하기엔 그 시대가 준비가 안 되어 있었던 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그는 포기하지 않고 더 나은 삶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제안했어요.

책을 읽으면서, 건축을 전공하거나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면 이 내용들을 어떻게 실제에 적용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자연스레 들더라고요. 예를 들어, 그는 당시로선 잘 논의되지 않았던 공조 설비까지 고민했어요. 지금 보면 당연한 부분인데, 시대를 앞서갔다는 게 느껴지죠. 이런 디테일에 대한 관심과 노력은 정말 감탄스러웠어요.

게다가 건축뿐만 아니라 예술에 대한 그의 견해도 대단했어요. 책을 읽다 보면 이 사람은 정말 뭐든 다 알고, 다 할 줄 아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어떻게 이렇게 다방면에 걸쳐 깊이 있는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다시금 감탄하게 됩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단순히 건축에 관한 정보를 얻은 게 아니라, 시대 정신이나 인간의 학습 능력, 변화 추구 같은 더 큰 주제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었어요. 가장 와닿았던 구절이 하나 있는데요. "인생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 매일매일 열심히 살아가며 창조하고 행동하고 변화하는 기능을 영원한 기쁨으로 여기지 않는 한, 인간의 고통은 영원할 것이다." (97쪽)라는 문장이에요.

이 말을 읽으면서, 아마도 르꼬르뷔지에가 변화하기를 두려워하거나 과거의 영광에만 머무르려는 당시 프랑스 사람들에게 던지고 싶었던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생각했어요. 우리도 때때로 현실에 안주하려고 하거나 타협하면서 멈춰 서는 것이 행복일 거라고 착각하지는 않을까요? 이 문장을 곱씹으면서 저 자신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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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당들이 희었을 때 - 새로운 시대의 탄생, 르코르뷔지에가 바라본 뉴욕의 도시
르 코르뷔지에 지음, 이관석 옮김 / 동녘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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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꼬르뷔지에의 시선으로 바라본 미국의 모습.. 그리고 시대 변화를 건축가의 시점으로 바라봤을 때 어떠한 면들이 다르게 나타날지 무척이나 기대되는 책입니다. 표지도 아주 깔끔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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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눈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24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 민음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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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패미니즘 화가로 이름이 알려진 "일레인 라일리"는 자신의 회고전이 열린 다는 이유로 오고 싶지 않았던 도시 '토론토'로 돌아옵니다.

전 남편의 집에 머무르며 유년시절의 기억을 하나 하나 떠올리는 일레인 ..

그녀의 유년 시절 추억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제 어린 시절의 모습도 생각납니다. 


일레인은 곤충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유랑하는 삶을 살다가, 아버지가 대학교수로 일하게 되면서 토론토에 정착하게 됩니다.

그동안의 방랑하는 삶에서 정착하는 삶을 살게 되면서 겪게 되는 생소한 생활들.

그 중에서도 가장 생소하면서 어색한 것은 바로 여자친구들과의 생활.

특히, 여자친구 '코딜리어'의 "가스라이팅"에 힘들어하는 일레인. 


일레인은 자신이 여자친구들과의 관계를 잘 이겨내지 못하는 것 자체에 좌절을 느낍니다.

어머니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고 스스로 이겨내려고 하는 일레인.

아니 과연 이겨내려고 한 것인지.. 죽거나 기절하는 것으로 이를 회피하려는 일레인. 


이야기는 일레인의 성장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워낙 섬세하게 그리고 세세하게 묘사하다보니... 

나는 유년 시절 어떠했는가를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됩니다. 


작품에서는 아이들의 놀이로 '구슬치기'가 나옵니다.

저는 한 번도 구슬치기를 해 본적은 없지만 영롱한 색깔을 발하는 구슬이 예뻐서 모은 적은 있습니다. 


이런 저처럼 일레인도 "고양이 눈"과 같은 구슬을 모으길 좋아합니다.

특히 푸른색 '고양이 눈'은 일레인에게 용기를 주고, 버틸 힘을 안겨주는 부적과도 같습니다. 


푸른색 고양이 눈을 주머니에 넣고, '코딜리어'에게 대항하는 힘을 갖고자 하는 일레인.

그리고 작품에서 가장 화가 났던 스미스 부인과 그녀의 언니 '밀드레드' 와의 대화 장면. 


작품 중간에 "일레인 리슬리는 페미니즘 작가"라고 규정해놓고, 그 틀을 벗어나는 답변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분노를 표하는 기자의 모습처럼 '스미스 부인'도 '일레인 가족'을 자신의 틀에서 벗어나는 인물들로 규정하고 그들에게 분노합니다. 그 가운데, 일레인에게 벌어지는 친구들의 일탈 행위를 알면서도 당연히 받는 벌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경악했습니다. 


아니 어떻게 어른이라는 자가 그럴 수가 있는지

적어도 어른이라면 아이에게는 그래서는 안되는 거 아닌지.. 


자신만의 믿음, 확고한 신념 체계를 가진 자들이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배척할 때 얼마나 무서운 존재가 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자신의 딸인 그레이스가 친구인 코딜리어, 캐롤과 함께 일레인을 괴롭힌다는 것을 알았다면 스미스 부인은 그래서는 안되는 거 아니었을까요? 


아이들은.. 그래.. 아이니까. .. 아직 모르니까 ... 그렇다고 이해한다고 쳐도.. 어떻게 어른이 그럴 수가 있는지.. <고양이눈 1권>에서 가장 화가 나는 장면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이해할 수 없는 코딜리어의 행동.

코딜리어의 집안에 대해서는 잘 나오지 않아서 확실하진 않지만 코딜리어의 그러한 행동들은 집안의 누군가로부터 배운 것은 아닌지..

그래서 뒤에서 '일레인'이 코딜리어의 모습을 "연기"라고 표현하는 것이 누군가를 따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고양이 눈 1>편을 읽었는데.. 정말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재미있습니다. 

어찌보면 여자 아이들간의 그렇게까지 심하지 않은 듯 보이는 가스라이팅이라고도 볼 수 있는 내용을 일레인의 심정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현재의 '일레인'이 회고하는 모습을 오고가는 표현으로 인해.. 더 집중하게 만듭니다. 


역시 "마거릿 애트우드"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만듭니다. 


다행히 1권에서 더 이상 '코딜리어' 패거리의 가스라이팅을 당하지 않으면서 이야기가 끝납니다.

2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게 될까요?


읽으면서 내내 나의 유년시절을 생각하게 만드는 책..

유년시절 친구들과의 좋은 기억뿐만 아니라 서로 간에 싸우고 토라졌던 기억들이 떠오르며.. 그떄 왜 그랬을까, 그리고 참 유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찌보면 소소하기 그지 없는 이 추억을 이렇게 작품으로 승화시킨 작가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얼른 2권을 읽으러 가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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