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꽃, 꽃술을 터뜨리다 - 한쪽 가슴만으로도 행복한 여자
곽정란 지음 / GenBook(젠북)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첫째가 유치원에 다니던 1997년, 어린이 독서운동가인 저자의 어린이 독서에 관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이제 우리 아이들은 청소년이다. 하지만 난 서점에 갈 때면 동화책 코너에 들러 '어떤 책이 있나?' 안부를 묻듯 들러 가끔 내가 읽을 동화책을 사기도 한다. 저자의 글 덕분에 '동화는 아이들만 읽는 것이 아닌, 어른들까지 읽는 것'이란 것, 동화책 읽는 맛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이렇게 기억하고 있던 저자의 신간 한권이 눈에 띄었다. '유방암을 이겨내고 평범한 독서운동가에서 전문 산악인, 마라토너로 살기까지, 곽정란이 전하는 희망 바이러스'라는 책 설명도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암으로 투병중인 이종 사촌이 가슴 아프게 떠올랐다.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암은, (아직까지는) 내게는 이정도의 작은 아픔일 뿐이다. 하지만 막연히 삶을 두렵게 하는 것은 '암'이다. 남편의 줄어들지 않는 흡연과 음주가 늘 걸린다. 암세포는 스트레스가 키우기도 한다는데, 최근 몇 년 동안 계속되는 불운으로 남편이 마음고생을 참 많이 한 것도 마음에 걸린다. 

책 표지 안쪽에는, 저자가 추천해 준 책을 읽으며 우리 아이들이 아동기를 지나 이제는 청소년이 된 그 10년 동안 유방암 진단을 받은 저자가 발병전보다 훨씬 더 용감해진 이야기, 유방암으로 여성성의 상징인 가슴 안쪽을 도려내고 더 여성스러워진 저자의 프로필이 마치 한편의 드라마처럼 소개되고 있었다. 이렇게 읽기 시작한 책이다.

참으로 너무나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누구에게나 크든 작든 삶의 시련이 있기 마련이다. 저자에게 찾아든 시련은 유방암(2기). 책 관련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던 1998년이었다. 그녀에게 어느 날 불현듯 찾아든 '암'은 새로운 삶을 살게 하는 전환점이 된다.

결국 질병이든, 또 다른 까닭으로든 죽음 앞에 서게 되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동안의 삶을 바라보게 된다. 질병은 그래서 우리 삶의 집행 유예다. 이제껏 그렇게 살아왔다면 이제는 다르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수술을 끝내고 조직 검사 결과를 애타게 기다리던 어느 밤이다. 창밖은 깊은 밤인데도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이 켜졌고, 거리에는 차들이 바쁘게 질주하고 있었다. 창밖의 현란한 풍경은 오히려 내 비극을 더 드러내 주는 것만 같았다. 며칠 뒤면 조직 검사 결과가 나올 것이고, 그로인해 내 인생은 또 달라질 것이다. 내 종양이 수술을 받은 가슴 부위에 국한되는 것인지 아니면 임파선이나 그 이상으로 전이가 된 것인지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그 절박한 순간에 가족이 생각났다...-책속에서


이 부분을 읽으며 내 아픈 한때가 불현 떠올랐다. 저자에게 유방암선고가 인생의 시련이었다면 내게는 2004년의 화재가 최근 가장 큰 시련이었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던 내게, 아무런 죄도 없이 모든 것을 한순간에 빼았겼다는 사실만으로도 고통스럽건만, 나의 아픔은 전혀 알바 아니라는 듯 해가지면 거리에는 네온사인이 휘황찬란하게 켜졌고 4월 봄 거리엔 사람들로 넘쳐났다.

'저거 한 사발 사다가 끓여 함께 먹으면 좋을 텐데'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순두부를 팔고 있는 두부 장수 앞을 지나며 어머님 댁에 가 있는 아이들 생각에 왈칵 눈물을 솟았다. 반찬 가게 앞을 지나며, 아이의 손에 어묵 꼬치를 쥐어주고 있는 젊은 엄마 옆을 지나며, 꽁치 한마리만 더 달라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사람 옆을 스치며…, 평범하고 사소한 일상의 행복을 빼앗긴 설움에 눈물이 자꾸 나왔다.

가진 것을 모두 잃고 길거리로 내쫓긴 그 봄 내내, 내게는 참 많은 것들이 다시 보였던 것이다. 그것들 대부분은 그때까지 늘 보며 생활했던 흔하디흔한 것들이라 그냥 스치며 그 가치를 전혀 생각해 본적이 없는 것들이었다. 남들이 글로 소중하다고 말하니까 나도 앵무새처럼 소중하다고 따라했을 뿐, 실은 돈보다 절대 우선하지 못하던 것들이었다.

화재만 나지 않았어도 더 많은 것을 얻는데만 급급한 나머지 전혀 보이지 않았을, 하지만 소중하기 그지없는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을 빼앗겨 버린 상실감이 무척 커서 하루 하루 견디기 힘들었던 것이다. 그때 나의 고통과 저자의 고통이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저자는 암이라는 선고를 받고서야 우리들이 소중한 줄을 모르고 살아왔던, 그야말로 사지육신 멀쩡한 몸의 소중함과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그 소소한 행복들을 다시 바라보고 그 소중함을 우리에게 전하고 있었다. 유방암으로 여성성의 상징인 유방을 도려내며 오히려 더 여성스러워졌다는 그녀의 용기 있는 미소는 그래서 무척 감동스럽게 읽혀졌다.

그녀는 '음식'과 '섭생'도 암을 이겨내는데 중요하지만 그보다 마음 치료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사이코드라마를 통한 치료(미술 치료, 동작 치료)에 관심을 갖고 공부한다. 그리하여 2003년 9월 22일 유방의 날에 자신이 체험한 것을 바탕으로 유방암 여성들을 위한 예술 치유 공연을 기획한다. 그 행사명은 '숨은 꽃, 꽃술을 터뜨리다' 바로 이 책의 제목이다.

그 후, 독서를 통한 내적인 충만 못지않게 중요한 육체의 가치를 위해 산을 오르기 시작, 2004년에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4,310m)에 오른다. 이때의 기쁨을 다른 환우들과 나누고 싶은 생각에 '유방암 여성들과 함께하는 히말라야 치유 트레킹'을 기획, 6명의 유방암 환우들과 히말라야에 올라 유방암 여성들의 치유를 기원하는 퍼포먼스를 했다.

이후, 암벽 등반 등 체계적인 등반 교육을 받는다. 그리하여 한라산 동계 등반(2005년), 일본 시로우마다께 등반(2007년)을 감행한다. 올해 네팔 히말라야의 아마다블람(6,856m) 원정을 준비하던 중, 혹독한 환경에서 자신을 시험하고자 이집트에서 열리는 사하라 사막 마라톤 대회에 도전, 50도가 넘는 열사의 사막 250여km를 10kg의 배낭을 메고 6박7일 동안 달린 끝에 완주한다.

그녀는 또한 틈틈이 병으로 입원한 아이들과 지난날의 자신처럼 암을 선고 받은 여성들, 또 다른 병으로 병원에 입원 중인 사람들을 찾아 '치유를 위한 자원봉사'를 한다. 그녀 역시 지난 날 병실에서 숱한 고통의 시간들을 보냈는데, 그때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이 자기를 위해 봉사한 것이 힘이 되었기 때문이다.

내 인생엔 내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 두가지가 있다.   첫째, 내 힘으로 바꿀 수 없는 일을 가지고 걱정하는 것은 대단히 어리석고 불필요하다.   둘째, 내 힘으로 바꿀 수 있는 일에 대해서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내 힘으로 바꿀 수 있는 일이라면 걱정을 하는 대신 직접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훨씬 큰 성과를 가져 올 것이다.-책속에서

내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책속에서 만난 글이다. 가슴을 도려내는 수술을 마치고 돌아 온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한 수녀님의 쪽지 한장, 그 내용이다.

이 책은 이 과정들을 때론 담담하고 때론 감동스럽게 4부로 담고 있다. 아무렴. 지금처럼 당당하게 서기까지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들이 더 많았겠지. 저자의 투병과 새로운 삶에 대한 용기들이 책 이야기와 함께 보석처럼 빛난다. 발병하기 전보다 발병 후 더 건강해진 그녀의 이야기는 그래서 아픔을 겪는 사람들에게 큰 용기가 될 것 같다.

'암'이라는 장거리 마라톤을 뛰어가고 있는 내 이야기가 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처음으로 단거리 마라톤을 시작한 분들에게 조그마한 희망이라도 되었으면 좋겠다. 또 아픈 이를 돌보는 가족에게 위로를, 그리고 아프지 않은 분들에게는 지금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일상의 삶이, 아픈 이들이 가장 원하는 것임을 알리고 싶어서다. 이제 또 다시 출발점에 섰다. 나는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젠 혼자 달리지 않는다. 이 책을 읽는 당신과 함께 달린다. "출발!" - <숨은 꽃, 꽃술을 터뜨리다> 저자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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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반양장) 반올림 1
이경혜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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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바람의 아이들 펴냄)는 "사춘기 아이 때문에 고민하는 엄마들에게는 바이블처럼 많이 알려진 책이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아이들의 반항이 이해되더라. 아니 요즘 애들 참 불쌍한 생각까지 들더라. 네 딸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거야!"라며 친구가 권해 읽게 된 책이다.  
 
봄과 여름 내내 딸아이(중1)의 이성 친구 문제로 고민했다는 내게 이 책을 권한 고향친구는 나와 비슷한 아이문제로 이미 혹독한 경험을 치른 바 있는, 학부형으로선 선배다.

아직 떠날 수 없는 나이에
꽃잎이 흩날리듯 사라져 간 모든 소년들에게


소설에 앞서 이렇게 적혀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재준이는 아직 떠날 수 없는 나이에 어이없게 죽어버린 중3 소년이다.

오토바이 사고로 인한 재준이의 죽음은 친구들이나 학교에 어지간한 충격이었다. 문제라고는 전혀 일으킬 수 없는 여자처럼 곱상한 아이, 부모와 선생님 말 잘 듣고 아픈 엄마를 배려하는 이해심 많고 참 착한 아이였기 때문이다.

재준이의 가장 친한 친구인 유미는 더더욱 그 충격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전학 온 지 몇 달이 지났건만 무관심으로 자신을 '왕따'시켜 버리는 아이들과 선생님이 있는 지겨운 학교에서 반항적인 날라리 전학생인 자신에게 '친구'라는 손을 내민 유일한 친구였기 때문이다. 

이런 유미에게 어느 날 재준이 엄마가 찾아와 "며칠 전에 우연히 찾아 낸 재준이의 일기장인데 네가 먼저 좀 읽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일기장에 적힌 수수께끼 같은 말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내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재준이가 죽기 3일 전까지 쓴 일기장 첫 장에는 이처럼 알듯 말듯 수수께끼 같은 말이 적혀있다. 이미 자신의 죽음을 본능적으로 예고라도 한 걸까? 아니 이미 오래 전부터 죽음을 작정하거나 준비했던 것은 아닐까? 단순 오토바이 사고가 아닌 자살?

유미가 재준이의 일기장을 읽어 나가면서 재준이와 있었던 그간의 이야기들, 학교와 선생님, 친구와 부모님, 함께 나눈 고민 등을 회상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으로 이 중학생 소설은 계속된다. 

우리 엄마 역시 내게는 감옥이다. 모든 걸 자유롭게 풀어 주는 것 같지만 그러기에 나는 모든 것을 내가 결정해야만 한다. 그것은 곧 모든 일을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말이다. 나는 반항할 필요가 없는 대신 책임을 져야 한다. 그건 또 하나의 감옥이다. 결국 모든 부모는 자식들에게 다 감옥일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책속, 재준이의 일기 중에서

친구들과 가볍게 싸우거나 어쩌다 한번 학원을 빠지는 것으로도 천식 발작을 일으켜 죽음 직전까지 가는 엄마, 이 때문에 고분고분 말 잘 듣는 아들이 되어야만 한다. 

마주칠 때마다 "공부하라"는 잔소리밖에는 할 말이 없는 아버지도 어떻게든 참아야만 하는 감옥이다. "형이니까!" 부당하게 양보하고 더 많이 이해해야만 하는지라 동생도 때론 감옥이다. 재준이의 고민은 우리에게 무척 낯익다. 

아니 누구나 참고 사는 고민이라는 생각에 재준이의 죽음이 나약하고 어리석은 선택이라는 생각까지 하게 한다. 하지만, 어느 날 죽음을 선택하는 아이들이 재준이처럼 이해심 많고 말 잘 듣는 아이거나 유미처럼 '왕따'당하는 아이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그만 아찔해지고 말았다.

말 잘 듣는 아이가 죽음을 선택? 아찔하다

'그리 대단할 것 없어 뵈는 우정과 사랑으로 목숨 걸고 고민하는 아이들, 외진 곳으로만 몰려다니며 담배를 피우는 아이들, 귀를 뚫었던 내 아이, 무릎까지 닿는 교복치마를 줄였으면 하고 떼쓰던 내 딸, 오토바이로 거리를 질주하는 아이들, 성적 올리기에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아이들…' 

책을 통해 만나는 이 아이들은 어느 날 내게 죽고 싶다고 말하는 내 아이이자 우리 주변의 낯익은 아이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내딸에게 나는 어떤 엄마였던가. 나 역시 이런 아이들을 눈흘기며 '싹수가 노란 불량학생'으로만 단정 짓고 마는 그런 어른 아니던가!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는 참 담담하고도 잔잔하게 이처럼 낯익은 우리 아이들의 일상을 들려준다. 엄마로서 나를 돌아보게 하는 그런 책이었다. 내게 책을 권한 친구의 말처럼 올해 나를 어지간히 힘들게 한 사춘기 내 아이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그런.

이 책은 중학생 아이들의 세계를 아주 잘 담았다는 평판이 자자하다. 어느 날 한 소년의 죽음을 접한 작가가 소설을 쓰고 또래의 수많은 중학생 아이들이 원고를 읽은 후 작가에게 자신들의 세계와 고민 등을 전달, 작가가 아이들의 이야기를 받아들여 소설을 수정했다는 이야기를 작가의 말에 간단하게 밝히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의 이유 없는 반항을 이유 있는 반항으로 받아들여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어른들이 좀더 많아지길! 아직 떠날 수 없는 나이에 꽃잎이 흩날리듯 아프게 사라져야만 하는 불행한 아이들이 더 이상 없기를!

"2001년 9월 9일. 한 소년이 어이없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죽음의 소식을 듣기 직전까지도 나는 그 소년의 존재조차 몰랐습니다. 얼굴도, 이름도, 그런 애가 이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조차 몰랐지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소식을 듣는 순간, 나는 내가 잘 아는 사람의 죽음에 접한 것처럼 통곡을 터트리고 말았습니다. 며칠 내내 울음이 그치지 않았습니다. 

나한테 그 또래의 딸이 있었던 탓일까요? 나는 아마도 그때 그 소년의 부모의 심정이 되었던 모양입니다. 누군가 내 심장에 칼질을 해대는 것처럼 숨을 쉴 수없이 고통스러웠습니다. 생전의 그 소년과 절친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마침 나는 그 애에게 약속하고 말았습니다. 언젠간 꼭 네 얘기를 써주마. 그것이 꼭 너를 그린 얘기는 아닐지라도 너처럼 어이없이 어느 날 사라져버린 어린 넋들의 이야기를 내 꼭 써주마…." -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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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동네 병원에는 바다가 있다 - 달동네 외과의사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
최충언 지음 / 책으로여는세상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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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표지 안쪽 저자의 프로필이 눈에 우선 띈다. 저자는 부산 송도 앞바다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달동네에 태어나 그 골목을 누비며 자라 의대에 입학했다. 그리고 1학년 때, 미문화원 방화사건에 연루되어 7년 징역을 선고 받는다. 이때, 출생신고를 늦게 한 덕을 본다. 간발의 날짜 차이로 교도소가 아닌 김천 소년교도소에 수감되는 행운(?)을 누리게 된것이다.

김천 소년교도소에서 그는 수감 중에 천주교 신자가 되어 세례를 받는다. 이때 그는 다짐한다. '가난하여 돈이 없어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의사로 살리라!'고.

의대를 졸업, 의사가 됐다. 1997년 IMF.그가 과장으로 근무하는 병원에도 구조조정 바람이 몰아쳤다. 외과의사 관장 3명 중 1명은 잘려야 할 판. 그는 아무런 고민도 없이 스스로 그만둔다. 그런 그가 취직한 곳은 마리아수녀회에서 운영하는, 가난한 사람들을 무료진료 해주는 구호병원이다.

"죽디 살디 한번 해보자, 할배!"

머리가 유난히 희끗희끗한(선천적으로) 저자에게 한 수녀님이 할배라 부른다. 허물없는 호칭이다. 책을 받아들고 목록에서 이 제목이 참 재미있어서 내용도 재미있을 줄 알고 먼저 찾아 읽었는데, 왠걸 마음 아픈 이야기였다.

18살 미혼모가 2주 앞당겨 출산한 아기가 정체불명의 커다란 혹을 가지고 태어난다. 너무 어린 생명, 수수의 칼을 들이대기 참 애처로운 그런 생명...수녀님은 저자에게 말한다. "죽디 살디 하느님 소관이다. 한번 해보자. 할배!"(죽고 사는 것은 하느님 소관이다. 우린 최선을 다하자.)

저자는 오후 1시에 수술시간을 잡는다. 하지만 그 아기는 수술 직전에 죽는다. 저자와 저자를 할배라고 부르는 수녀님의 필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러니까, 이 리뷰의 제목으로 내가 선택한 이말은 저자와 저자와 뜻이 같은 수녀님들의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최선의 마음이 담겨 있는 그런 말인 것이다.

꽃다지 꽃 노랗습니다/산수유 개나리/낮은 민들레꽃 노랗습니다/지친 아내 얼굴도 노랗습니다/일 끊겨 넉 달/오늘도 새벽 로타리 허탕치고 돌아서는/노가다 이십 년/내 인생도 노랗습니다/말짱 황입니다 - 김해화 '노란 봄'

'가난은 나랏님도 어쩔 수 없다'는 말은 배부른 사람들이 지어 낸 말일 것이다. 나누고 나누면 못할 일도 아닐 것인데 힘없는 민중들의 삶은 고달프고 서럽기만 하다. 요한 씨의 겨울 나기를 지켜보면서 그의 어깨를 누르는 가난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그래도 웃으며 살아가야 하겠지? 목련이 봉오리를 터트리지는 않았지만 봄이다. 요한 씨의 봄이 '말짱 황'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 책속에서

1941년생 요한씨가 항문병과 함께 앓고 있는 병은 협심증, 신부전증 외에 양쪽 고관절 대퇴골이 썩어 들어가는 '대퇴골 두무혈성 괴사'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이 병은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 지나친 음주가 원인인 경우가 많단다.

고관절에 인공관절 치환 수술을 하면 되련만 치료비가 수 백 만원. 돈이 없는 요한씨는 임시방편으로 지팡이를 짚고 다닌다. 그러니 일자리를 구할 수도 없다. 치료는커녕, 끼니까지 걱정할 판이다. 이 때문에 다른 병까지 생겨난다. 아프지만 치료할 수 있는 돈이 없어 죽음으로까지 이르는 가난한 사람들의 전형이다.

"과장님, 입원 좀 해야겠십니뎌."
"왜요? 항문이 또 곪았습니까?"
"똥구멍도 우리하니 아프고, 도대체 허기가 져서 못 살겠다 아입니꺼! 밤에 자려고 누웠는데 춥기도 춥고 배가 고파 친구 집에 가서 남아있던 밥과 김치를 마구 퍼먹어도 배가 고파서…."

항문 검사를 해보니 수술했던 곳이 다시 발그스레해져 있었고 살짝 눌렀더니 조금 아파했다. 통원치료를 해도 괜찮을 듯했지만 추운 날씨에 다리도 불편한 사람이 움막 같은 집에서 혼자 겨울을 날 것을 생각하니 차마 통원치료 하자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입원하십시다. 요한씨." 

이런 경우는 얼마간 사회 입원이다. 굳이 병이 있어서라기보다는 다른 까닭으로 입원을 결정하는 경우였다. 주방 수녀님에게 밥을 꼭꼭 눌러 담아 달라고 부탁도 했다. 고관절만 이상이 없다면 다시 수술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았다. 수술 뒤 똥이 새는 가장 나쁜 결과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확신은 없었지만 말이다. -책속에서

눈이 귀한 부산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2006년 어느 날, 저자는 퇴근 길에 47일간 입원했다가 퇴원, 얼마전에 통원 치료를 온 요한씨의 까칠한 얼글을 떠올리며 안타까워 한다. 그가 걱정하는 것은 요한씨처럼 가난한 사람들이 견뎌내야만 하는 참혹한 겨울이다.

책은 이처럼 우리 사회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아픈 사연들로 계속된다. 차라리 모르고 있으면 좋겠다 싶을만큼 너무 아픈 사연들. 그나마 다헹인 것은 저자나 저자가 일하는 구호 병원 수녀님들, 구호병원에 재정적인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어쨌건 책을 읽는 동안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의 아프고 참혹한 사연과 헌신적인 봉사에 자꾸자꾸 울컥울컥해진다.

책속에는 영등포 쪽방촌에서 평생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살다 얼마전에 타계한, 우리 사회 의사와 성직자들에게 귀감으로 살았던 '쪽방촌의 슈바이처 선우경식 원장님'이나 가난한 나라 수단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이태석 신부 등의 이야기도 실려 있다. 의사를 지망하는 학생들이 이 책을 부디 꼭 읽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우리 사회 이런 의사 참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많다.

이 책은 개인적으로 참 많이 팔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많다. 이 책 자체가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나왔거니와 이렇다할 홍보가 힘든 가난한 출판사에서 나왔다. 또한 이 책의 수익금은 무료진료를 필요로 하는 가난한 사람들 치료비로 쓰인다니 말이다.

저자는 8년간 근무한 구호병원을 그만두고 현재는 부산의 가장 가난한 달동네에 후배와 함께 남부민의원을 운영 중이다. 구호병원이나 가난한 아이들의 공부방인 우리두리 공부방, 이주노동자들의 쉼터(무료진료소) 도로시의 집 등과 5분 10분거리인 곳.(저자가 모두 봉사를 하는 곳이다)

구호병원에는 저자가 담당하던 외과의사가 여전히 없다. 저자가 일주일에 공식적으로 2회, 일요일이나 퇴근 후 틈틈이 그들을 진료하기 때문이다. 현재 그가 후배와 함께 운영하는 남부민의원은 부산의 가장 가난한 달동네에 위치, 저자와 공동 운영자 후배는  오늘도 3000원이 없어 치료를 하지 못하는 가난한 달동네 사람들을 위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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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기 2008-10-05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주전에 부산에 출장갔다가 방송에서 뵌 분 같습니다.
그러잖아도 책좀 사보려고 검색하는 중에 리뷰를 볼 수 있어서 반갑습니다.
 
달동네 병원에는 바다가 있다 - 달동네 외과의사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
최충언 지음 / 책으로여는세상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아픈 이웃들을 참 많이 만났다.그래도 아픈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는 이 책의 저자 같은 분들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누군가에게 많은 것들 나누고 살아야지 생각하게 하고 따뜻해지게 하는 책이다.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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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식품이 우리 몸을 망친다 - 한국인의 밥상을 점령한 중국산 식품의 위험에 대한 현장보고
저우칭 지음, 김형호 옮김 / 시공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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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의 저자 저우칭은 6,4민주화운동에 참여 투옥됐다. 투옥 중에도 저우칭은 판결의 부당함에 항거, 8개월간 연장 수감된 이력의 사회 운동가다. 이런 저자가 2년간 중국의 도시와 농촌, 양식장 등을 누볐다. 그의 목적은 단 하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위험과 오염투성이 중국 식품들을 고발하기 위해서다.

가짜 계란이나 가짜 식초가 만들어지는 건물 지하의 식품공장, 클렌부테롤로 돼지가 사육되는 양돈장, 피임약과 호르몬제로 물고기들을 양식하는 양식장, 사람의 머리카락으로 간장이 만들어지는 곳이나 사람의 머리카락이 팔리는 이발업소, 벌레가 바글바글한 야채 절이는 식품공장, 가죽을 가공하고 남은 찌꺼기를 분쇄하여 식품재료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현장, 양귀비를 넣어 끓여 만든 음식을 파는 식당, 곰팡이가 누렇게 핀 쌀만을 사서 공업용 표백제 등으로 멀쩡한 쌀로 탈바꿈시키는 현장, 가짜 분유가 만들어지는 곳...에서 만들어지는 식품들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인조계란의 계란 껍데기는 탄산석회에 석고를 섞어서 만든 것이고, 노른자와 흰자는 나트륨(C6H7O8Na), 명반, 젤라틴, 식용염화칼슘에 물을 부은 후 레몬 색 색소를 넣어 만든 것이다. … (중략) 보통의 주방 도구만 있으면 100~200개의 계란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하루에 최소한 1000개의 가짜 계란을 만들기만 해도 엄청난 이윤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 책속에서

겉껍질은 물론 내막(안쪽 투명한 껍질)까지 진짜 달걀과 똑같이 만들어진 가짜 달걀. 흰자는 물론 노른자까지 진짜 달걀과 똑같은 이 가짜 달걀을 쉽게 구별하기란 힘들다. 달걀을 밝은빛에 비춰야만 공기구멍이 있고 없음으로 비로소 구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짜 달걀은 후라이팬에 깨뜨려 요리하거나 먹어도 아무런 구별이 없단다. 중국인들이 가짜 달걀을 만드는 이유는 '진짜 달걀의 소매가가 개당 0.4위안인데 비해 가짜달걀의 원가는 0.05위안',대단한 이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광동, 저장, 장시, 산시 등 각기 다른 지역에서 다음과 같은 놀라운 광경을 직접 목격했다. 매년 연말 양식업자들이 양어장 바닥을 청소할 때 바닥에 쌓인 진흙만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시프로플록사신(Ciprofloxacin,항생제)이나 피임약을 양어장 바닥에 두껍게 까는 것이다. 양식업자들이 이처럼 양어장 바닥에 피임약을 깔고 또 물고기 사료에 다량의 호르몬을 첨가하는 이유는 이들 약품이 어류의 전염병을 예방해 줄뿐만 아니라 생장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내게 해준 말은 거의 비슷했다.

"여기 현지 사람들은 우리가 양식하는 이런 물고기는 먹지 않아요." - 책속에서

책속에서 이 부분을 읽는 순간 어지간한 거리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광어 9900원'이란 현수막이 떠올랐다. 

"중국산 아닌것이 어디 있간? 어지간한 횟집에선 대부분 중국산 횟감을 쓴다더라. 소래포구나 바닷가 횟집에서도 중국산을 쓴다고 한다던데?...언제부턴가 시시때때로 이런 소문을 들었다.

우리 가족은 회를 좋아한다. 때문에 기분좋은 일이 있을때 가는 곳이 횟집이요, 가끔 가까운 소래 포구에 일부러 작정하고 가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소문이 진실이라면?..이런 생각이 들자 그만 아찔해진다.

책을 통해 틀렌부테롤 돼지고기의 실체도 알게 되었다. 저자는 2년 동안 중국의 다양한 식품 현장을 파헤치며 때론 목숨까지 위협받았는데 이 클렌부테롤 때문에 몇명의 추격을 받아 죽음 직전까지 간적도 있단다.

"병원 내과 의사의 말에 따르면 사람이 다량의 '클렌부테롤'을 복용하면 심장 기능의 이상과 같은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거나 심지어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한다." - 책속에서

중독의 위험을 이미 혹독하게 치른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이 클렌부테롤을 잘 알지만 우리에게는 낯설다. 책을 통해 만나는 클렌부테롤 돼지(고기)는 중국산 돼지고기 유통이 활발한 우리가 절대 비켜갈 수 없을만큼 중국 여러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사육된다.

광우병의 원인인 육골분 사료처럼 인간의 삐뚤어진 욕심과 이기가 만들어낸 클렌부테롤 사료의 최초 희생은 1990년 3월 스페인에서 시작된다. 그 후 스페인의 또 다른 지역들과 프랑스, 독일 등에서도 식중독 사고는 계속되어 구미 과학자들이 위해성에 대처하는 방안을 찾는 시기에 중국의 학자들은 오히려 이 물질을 도입해버리고 만다. 

"…(중략)이들은 '클렌부테롤'을 '돼지의 살코기 비율을 높일 수 있는 과학적 성과물'이라 부르며 연해 지역의 사료 공장과 양돈업자들에게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했다. 당시에도 그랬고 그 이후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들은 '클렌부테롤'의 좋은 효과만 홍보하면서 사료 첨가제로 사용된 후 약물의 잔류가 일으키는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리고 약물의 첨가와 관련된 정부의 관련 규정도 지키지 않았다." - 책속에서

클렌부테롤 관련 중국 정부의 이런 정책은 중국에서 끊임없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식품사고 중 일부는 중국 정부가 부추기거나 알면서도 눈감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최근 몇년새 중국에서는 6~7살에 가슴이 봏긋해지고 월경을 시작하거나 콧수염이 자라나는 조숙증 아이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 한다. 또한 불임 부부도 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이것은 모두 호르몬이 과다 함유된 중국의 분유를 비롯한 각종 식품들 때문이다.

책을 읽는 동안 내 몸과 내 가족의 몸속에 잔류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피임약과 클렌부테롤의 공포를 느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중국 식품에 대한 공포는 계속되고 있다. 중국 식품과 중국산 물건들이 우리 생활을 점령하다시피 한 터라 이 책을 읽은 소비자로서 감당해야만 하는 정신 부담은 너무 크다. 

끝을 알 수 없는 늪과 같은 아득함까지 느껴지는 중국 식품의 실체.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어리석은 생각까지 들 정도라고 할까? 저자가 파헤친 중국 식품의 실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책에는 중국의 수많은 식품 현장이 소개되고 있다. 기사의 본문에 언급한 가짜달걀에 콜렌부테롤 돼지고기, 항생제와 피임약으로 길러지는 양식장의 물고기들 외에 우선 기억나는 몇가지만 정리해 보았다. 정리를 해본다고 했으나 끝내 아쉽다.

"이 밖에 피혁업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중국 대륙의 어류, 닭, 돼지 양식장(사육장)에서 폐기 피혁 재료를 광범위하게 사료로 이용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폭로했다. 그는 "피혁 재료에는 다량의 화학 약품이 사용되는데, 피혁을 가공하면서 상당량의 자투리가 발생한다. 대륙에서는 이것을 전문적으로 수거해 분쇄한 다음 잡곡이나 소금과 혼합하여 다시 판매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중국 대륙 동북부에 산재한 홍콩 기업의 피혁 공장에는 모두 이를 전문적으로 수거해 사료로 가공하는 업자들이 드나들며, 홍콩의 300여 어류 양식업자와 도매상들도 이들과 거래를 한다고 폭로했다"

 쓰레기보다 못한 식품, 암보다 치명적인 독으로 돈벌이를 하는 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분노하자!

이처럼 우리의 상상력과 추측을 훨씬 웃돈다. 어떻게 정의할 수 없을만큼 식품 전반에 걸쳐 복잡하게 맞물려 있고 중국 국내외 산업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멜라민 함유 식품으로 분노하고 있는 우리에게 중국 식품의 실체를 확실하게 알려주고 지속적으로 분노하게 하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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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희 2008-10-30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번에 산 달걀이 아무리 봐도 의심스러운데... 그런 경우 어디다가 의뢰해서 알아봐야하는지 아세요?

필터 2008-10-30 14:52   좋아요 0 | URL
1577-1255 식품안전의약청 번호입니다.그런데 단지 의심스럽다는 막연한 추측가지고는 의뢰가 안되는...이경우에는 본인 부담 검사의뢰를 해야 한다네요. 하지만 단지 소화 장애가 아닌 증상, 즉 식품의 이상에서 오는 어떤 안전 사고가 발생하면 일반전화 국번없이 1399/ 핸드폰으로는 지역번호+1399 식품안전고발센타에 전화를 해서 곻발할 수 있고요...의심되는 달걀의 경우는 축산물 고발센타 1588-9060에 문의를 하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