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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보는 철학
문성훈 지음 / 을유문화사 / 202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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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을유문화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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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경쟁을 하면서 내일 아침을 먹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옆 사람을 뛰어넘지 못할까 봐 두려워한다.
─ 버트런드 러셀, 『행복의 정복』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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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코리아.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만들어진 국가 브랜드 슬로건이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K 컬처가 유행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의 역사를 돌아보면, 정말 이 나라는 다이내믹하긴 한 것 같다. 단군이 고조선을 건국한 이래, 삼국, 고려, 조선을 거쳐 근대에 이르고,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IMF로 바닥을 찍었지만 이를 극복한 뒤엔 세계적인 문화강국이 되었으니 말이다. 그런 역사적 사건 탓일까? 분명 고난을 이겨낸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우리 한국인은 성장에 대해 과도하게 집착하게 되었고, 이는 곧 경쟁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한때 서점가에서도 이러한 사회 분위기를 적극 수용하듯 자기 계발서의 붐이 일었던 모습이 여전히 선명하게 그려진다. 거기에 SNS 마저 한 술 보태니, 이 열기가 사그라들기는커녕 비교와 경쟁은 곱절이 돼가고 있다.
…하지만 이젠 조금 내려놔도 괜찮지 않을까?
모두를 위한 경쟁과 성장에서 '나를 돌보는 철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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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대 현대철학 교수이자 우리나라 사회정치철학계의 대표적 학자인 문성훈 교수의 철학 에세이 『나를 돌보는 철학』이 을유문화사에서 출간되었다. 문성훈 교수는 유수의 전문 철학서적을 쓰시다가 최근에는 독자들과 폭넓게 소통하기 위해 철학 에세이 형식으로 집필하고 있다고 밝히는데 이번 『나를 돌보는 철학』이 그 바로 그 두 번째 철학 에세이다.
『나를 돌보는 철학』, 참 직관적인 제목이 아닐 수가 없다. 책은 제목 그대로 나를 돌보기 위한 목적을 지니고 있다. 철학이란 처방전을 통해. 사춘기 시절부터 시작된 철학 사랑이 저자에게 철학의 길을 걷게 만들었는데, 그 기나긴 공부의 역사를 바탕으로 우리 '대한민국 현대인'에게 적절한 철학을 소개한다.
책은 1장에서 타인에게 상처받은 나를 돌보는 것으로 시작해, 2장에서는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명언으로 열며 인간 본성에 대해 솔직하게 알아보고, 마지막 3장에서는 지금까지 나를 돌보고, 돌아보는 과정을 통해 현재 나의 삶을 어떻게 꾸려나갈지에 대해, 우리 자신이 어떻게 존재할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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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푸코는 성공한 삶, 도덕적 삶, 정상적 삶, 종교적 삶과 같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삶의 방식과는 전혀 다른 삶을 이야기한다.
그는 인생을 아름다운 예술 작품처럼 창조하는 삶을 제안한다.
인간의 삶을 예술 작품처럼 만든다는 것은
개인 각자가 자기 삶을
그 누구의 삶과도 비교할 수 없는 고유한 특성을 가진 삶으로 만든다는 뜻이다.
그리고 자기 삶을 예술 작품처럼 만든다는 것은
내가 바로 내 삶의 창조자가 된다는 뜻이다.
─ 3부, 나를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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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훈 교수의 첫 번째 철학 에세이 『니힐리스트로 사는 법』을 좋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 읽어볼 수밖에 없었던 책. 개인적으로 잘 맞았던 전작도 나에게 있어서는 물론 좋았지만, 더 많은 독자를 품을 수 있는 책이라 하면 『나를 돌보는 철학』이 아닐까 싶다. 이 사회에 살며 지친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 삶에 지친 사람, 삶의 의미를 잃은 사람,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 열등감과 자책감 속에 사는 사람, 모두 철학을 통해 치유해 보자. 자기 계발서처럼 정확한 공식은 제시되지 않으나, 철학을 통해 나만의 답은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