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fragment (탐진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textphile</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Sat, 02 May 2026 05:41:14 +0900</lastBuildDate><image><title>탐진</title><url>http://image.aladdin.co.kr/Community/myface/pt_7371722224547999.jpg</url><link>https://blog.aladin.co.kr/textphile</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탐진</description></image><item><author>탐진</author><category>─ 書評</category><title>글쓰기가 가장 처음인 사람을 위한 글쓰기 책 - [오늘의 나를 쓰는 시간 - 평범한 일상이 특별한 이야기가 되는 40일의 수업]</title><link>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203102</link><pubDate>Tue, 07 Apr 2026 22:4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20310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72137282&TPaperId=1720310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31/30/coveroff/k87213728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72137282&TPaperId=1720310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오늘의 나를 쓰는 시간 - 평범한 일상이 특별한 이야기가 되는 40일의 수업</a><br/>정지우 지음 / 푸른숲 / 2026년 03월<br/></td></tr></table><br/>│본 서평은 푸른숲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br>─변호사에서 자신만의 글을 쓰며 작가가 된 정지우 작가의 책을 늘 좋게 읽었다. 모든 글에 매번 공감이 갔던 건 아니지만, 그만의 논리가 흥미로워서 종종 찾았던 기억이 있다. 『사람을 남기는 사람』을 감명 깊게 읽은 후에는 인스타그램 채널도 팔로우하며 글쓰기 모임을 운영하시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글쓰기를 잘하고 싶은 입장에서 궁금했지만 현실적인 이슈로 참석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정지우 작가의 글쓰기 책이 출간된다는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푸른숲 출판사에서 출간된 정지우 작가의 『오늘의 나를 쓰는 시간』은 글쓰기를 막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쓰기 가이드를 제시한다.<br>​챗 GPT나 제미나이 등의 생성형 AI가 득세하는 지금 저자는 왜 글쓰기를 말할까? 저자는 아직 AI 학습이 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자기만의 이야기를 쓴다는 것이 나만이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힘을 가진다고 본다. 그렇기에 이런 때라도&nbsp;<br>총 3부로 나누어진 책은 픽션의 창작보다는 논픽션, 자전적 글쓰기 방법에 대해서 가르치고 있다. 1부에서는 일기, 에세이의 차이부터 시작해 좋은 에세이의 특징을 짚어주고, 2부에서는 일상적 글쓰기의 소재가 될만한 글감들을 모범적인 글쓰기 샘플과 함께 제시해 준다. 마지막 3부에서는 그렇게 빚어낸 글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발행할 수 있는 채널들을 소개한다. 독자가 그저 일기가 아니라 '세상에 공개할 수 있는 글쓰기'가 가능하도록 이끄는 느낌이다.<br>저자의 전작 중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라는 제목의 책이 있는데, 그때의 철학은 이번 저서에서도 이어진다. 글쓰기를 독자들이 편하게 다룰 수 있도록, 완벽을 내려놓도록 돕는 다정한 문장들에 가장 대중적인 글쓰기 책이 되지 않을까.<br>책 읽고 글쓰기를 얼렁뚱땅 해온 게 3년 정도 된 듯하다. 처음 글쓰기를 시작하고 싶은 독자에게 좋은 책이라는 인상이 강했지만, 글쓰기를 어느 정도 하던 나에게도 잃어버린 부분을 다시금 채워주는 독서 경험이기도 했다.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부터 읽어온 독자로 정지우 작가의 행보가 다소 김종원 작가를 따라가는 듯한 기분이 들어 홍대병 걸린 독자처럼 아쉬움도 살짝 있기도 했지만, 대중성과 자신만의 목소리를 다 챙긴 앞으로의 저작물은 여전히 기대하게 된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31/30/cover150/k87213728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313009</link></image></item><item><author>탐진</author><category>─ 書評</category><title>우리는 어떻게 망할까 - [인간 제국 쇠망사 - 우리는 왜 멸종할 수밖에 없는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197342</link><pubDate>Sun, 05 Apr 2026 03:5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19734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2918822&TPaperId=1719734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246/44/coveroff/897291882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2918822&TPaperId=1719734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인간 제국 쇠망사 - 우리는 왜 멸종할 수밖에 없는가</a><br/>헨리 지 지음, 조은영 옮김 / 까치 / 2025년 09월<br/></td></tr></table><br/>│본 서평은 까치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br>─이제는 인류세라는 말을 써야 한다는 주장은 과학계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을 정도로 인간이 자연계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어마 무시하다. 첨단 기술을 손에 넣은 호모 사피엔스는 기존에 있던 생태계를 밀어내고 그 위에 도시를 건립하거나, 돈이 되는 자원을 위해 무자비하게 착취하고, 무책임하게 자연에 버린다. 까마득한 과거와 달라진 요즘 날씨와 어릴 때 기대했던 바와 다르게 흘러가는 세계정세 등을 바라보며 앞으로 미래는 어떻게 흘러갈지 걱정했던 적이 이제는 하루 이틀이 아니게 되었다. ’지구가 망할까?‘라던가, ’아니, 망하는 건 인간일 거야‘라던가 무수히 많은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들 속에서 영국의 한 과학저술가는 미래에 인류는 어떻게 멸종할지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풀어냈다. 헨리 지의 『인간 제국 쇠망사』라는 책으로.인간의 힘이 이 정도로 커진 건 공룡밖에 없었다고, 헨리 지는 공룡과 마찬가지로 인류에게도 파멸만이 기다리고 있음을 지적하며 시작한다.<br>/한 생물종이 자기 구역의 모든 경쟁자를 물리치고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되면,그 즉시 포기를 모르는 새로운 적과의 (패배가 예정된) 길고 고된 싸움이 시작된다.그 새로운 적은 바로 이 땅, 지구이다.일단 정상에 오르면 그다음에는 내려오는 길만이 유일하고,​─ P.15​무수히 많은 사람 과에서 호모 속에서 지금 인간은 진화하고, 모여서 생활하며 살아남았다. 헨리 지는 인류 생존의 역사에서 우리는 늘 희귀한 존재였음을 말하며 동시에 그렇기에 우리는 갑작스러운 재난에 대응하기 어려운 존재라고도 말한다. 거의 모든 인류가 번영했을 당시에는 그저 행복했을 뿐 전혀 몰랐겠지만 말이다.헨리 지는 인류 쇠락의 과정을 설명하는 첫 단추로 ’농업‘을 이야기한다. 이만큼 풍족한 시기가 없을 텐데 하는 의문은 페이지를 넘길수록 풀릴 것이다. 필요에 의해 성장한 농업 기술은 식단의 다양성 감소와 현대인의 질병으로 이어지 자본주의는 식량 수급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마찬가지로 자본주의의 결과이기도 한 기후 쇼크의 잦은 발생은 식량 불안정을 낳아 기근을 맞이하게 될 거라는 예측이다.<br>/전쟁, 역병, 기아라는 삼중고가 유스티아누스의 백성들을 괴롭혔고,<br>이어 여전히 창궐하는 감염병과 기생충을 이유로 꼽는다. 의학 기술이 과거와 비교했을 때에는 당연히 뛰어나게 발전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때 그 어떤 나라도 갑작스러운 출현에 적절한 대비를 하지 못했음을 언급하며, 알 수 없는 전염병 사태가 미래에 발생한다면 인구는 또다시 큰 피해를 입으리라는 전망을 보여준다.그럼에도 드는 의문이라 하면, 특정 국가에서는 여전히 인구수가 증가하는 것 같은데, 왜 우리는 멸망으로 가는가이다. 헨리 지는 여성의 인권이 성장한 것과 남성의 정자 수가 아예 반토막이 났다는 데이터를 들며 인구 감소는 예정된 수순임을 말한다.​기후 변화라는 이유까지 더해 5가지 근거를 바탕으로 저자는 우리가 망할 수밖에 없음을 설명한다. 하지만 그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고 다만 지금까지의 행보를 그대로 이어갔을 때의 모습이라고 말하며 앞으로 우리가 종말에서 탈출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안한다. ’인간, 뭐 망하든지‘라고 스켑티컬하게 생각해도 이 해결책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피부로 망했음을 느낀 자 이 책을 읽어보기를.]]></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246/44/cover150/897291882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2464482</link></image></item><item><author>탐진</author><category>─ 書評</category><title>마지막 지식인 - [마지막 지식인 - 아카데미 시대의 미국 문화]</title><link>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186052</link><pubDate>Tue, 31 Mar 2026 11:2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18605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02837988&TPaperId=1718605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9180/26/coveroff/k80283798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02837988&TPaperId=1718605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마지막 지식인 - 아카데미 시대의 미국 문화</a><br/>러셀 저코비 지음, 유나영 옮김 / 교유서가 / 2022년 04월<br/></td></tr></table><br/>│본 서평은 교유당 서포터즈로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인간사에 중대한 의미를 갖는 문제'에 대한 진실을'그 문제에 대해 뭔가 해낼 수 있는 대중'에게 알리려고 노력하는 것이지식인의 책무이다.​─ 『지식인의 책무』, 노엄 촘스키​─1987년, 한 작가가 미국 공공 지식인의 소멸을 지적하고 젊은 지식인들이 어떻게 사라졌는지 낱낱이 해부한 책을 공개한다. 이 문제작은 적어도 많은 교수들을 자극한 것은 분명하다. 지식인과 구별되는 학자와 전문가, 책의 어떤 부분이 그들을 분노하게 만들었을까?​그 문제작은 러셀 저코비의 『마지막 지식인』이다.​─지식인이란 무엇인가?​오늘날 지식인이라고 했을 때, 우리는 주로 똑똑하거나 많이 아는 사람 정도를 많이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지식을 가지고만 있는 것은 중요치 않다. 노엄 촘스키가 말한 바와 같이 그 지식을 대중에게 알리려고 노력하는 것까지 지식인이 갖춰야 할 소양이다.러셀 저코비가 책에서 이야기하는 사라진 '지식인'도 대중에게 말을 거는 지식인을 말한다. 대중적 언어로 교양 있는 독자들을 상대하고, 공공의 삶을 살찌우는, 도시의 거리와 카페에서 성장한 그런 지식인 말이다.​저자는 이러한 상실의 문제를 젠트리피케이션과 교외화, 학계의 출세주의 등의 각도에서 분석한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도시 보헤미아의 임대료가 오르며 기존 지식인들은 교외로 밀려나며 쇠퇴하게 된다. 교외로 밀려난 이들의 이동 수단은 자동차가 되고, 점점 서로 간의 접점이 사라지며 공적 담론이나 토론, 충돌, 비판의 기회는 줄어든다는 설명도 함께 덧붙인다.<br>/전화가 편지를 대신하고 카페가 학회로 대체되면,이 변화는 사고 자체에도 반향을 불러일으킨다.보헤미아가 퇴조하면 단지 도시 지식인과 그 독자들뿐만이 아니라도시의 지성도 따라서 퇴조한다.​카페 사회는 아포리즘과 에세이를 생산하고,대학 캠퍼스는 논문과 강의를 생산한다.​─ P.062​대학을 반드시 가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가 이미 형성되었을 때 나고 자란 나에게 대학에 대한 저자의 의견은 신선하면서도 충격적이었고 또 깊게 와닿기도 했다.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대학이라는 틀 바깥에서 활동하는 저널리스트나 프리랜서 작가가 경제적인 타격을 받기 쉬운 사실을 체념하듯 서술하는 것처럼 많은 지식인들이 대학으로 간 까닭에 경제적인 부분도 없지 않았음을 이야기한다. 어빙 하우는 안정적인 집필 환경을 제공해 주는 대가로 대학이 지식인을 흡수하자, 그들은 전통적인 저항 정신을 상실할 뿐만 아니라 지식인으로서의 기능 역시 중단했음을 지적했다. 그 결과 오늘날 지식인은 전문적이고 배타적이게 되었고 점점 그들끼리 고여버린다.​책은 미국의 지식인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대화나 논의가 아닌 타이틀과 출세를 중요시하던 한국의 사회상과도 겹쳐 보이지 않는가? 대학 바깥에서 지적 생활을 영위한다는 생각이 부재하는 사회에서 독서율이 하락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처럼 느껴진다. 뒷날개에 광고로 실린 리처드 호프스태터의 『미국의 반지성주의』가 눈에 들어왔다. 저자는 책의 2000년판 서문에서 일부 평자들이 그의 의견을 반지성주의적 요구로 취급했음을 언급하지만, 책을 읽으며 지식의 공공성을 잃어버리는 것 역시 반지성주의로 가는 길이기도 하지 않나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반지성주의의 부작용을 생각한다면….]]></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9180/26/cover150/k80283798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1802627</link></image></item><item><author>탐진</author><category>─ 書評</category><title>시집은 고통의 기록이지 - [그 책은 내 빈 심장에 끼워둘게]</title><link>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186035</link><pubDate>Tue, 31 Mar 2026 11:1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18603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22135857&TPaperId=1718603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57/94/coveroff/k02213585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22135857&TPaperId=1718603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그 책은 내 빈 심장에 끼워둘게</a><br/>송하얀 지음 / 교유서가 / 2026년 02월<br/></td></tr></table><br/>│본 서평은 교유당 서포터즈로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교유서가 시집의 디자인은 대체로 담고 있는 시의 느낌을 잘 보여준다. 소후에 시인의 『우주는 푸른 사과처럼 무사해』는 푸른, 초록 사과의 이미지가 연상되고, 원성은 시인의 『비극의 재료』는 붉은 표지만큼 붉은 단어들을 시 속에서 종종 마주칠 수 있었으니.​교유서가 시집 5번째로 출간된 송하얀 시인의 『그 책은 내 빈 심장에 끼워둘게』를 이번 교유당 서포터즈 마지막 지정도서로 받게 되었다. 표지는 깊고 어두운 남색 바탕 위에 시퍼렇게 차가운 서릿빛 글씨가 올려져 있었다. 하지만 시집은 차가운 첫인상과는 달리 읽는 사람의 분노를 뜨겁게 자극하며 시작한다.​─[1부] 아무도 모르는 바깥의 유령아​”읽기 전에 심호흡하세요..“<br>/선생님은 나의 팔 안쪽 살을 만진다​똑바로 닦아너 같은 애가 청소 시간에 주저앉아 하혈을 했어깨끗한 바닥을 더럽혔어​─ 『청소 시간』​「청소 시간」이라는 시를 보며 중학생 시절이 문득 떠오른다. 요즘도 누군가의 일상에 매 순간 폭력이 비집고 들어올까, 교실 밖에 나온 지금도 종종 이름조차 모르는 타인이 말을 마구잡이로 휘두를 때가 있는데, 없어질 리가 있으랴.1부에서는 일상에서 타인의 폭력을 포착해 산문 형식의 시로 표현한 시가 많이 등장한다. 운율을 강조하던 전통 시 형식에서 보다 자유로운 시 형식이 등장하게 된 역사는 짧지 않으니 이에 문제는 없으나, 문득 의문이 들었다. 오늘날 우리는 폭력을 과연 간결한 시로 압축할 수 있을까 하고.이어 등장하는 「오버타임」이라는 시는 타인의 따가운 말과 행동에 어느새 무뎌진 우리들의 초상을 보는 듯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려는 찰나 끼어드는 손목들. 문을 열어주던 때와 아무리 두드리고 욕설을 퍼부어도 문을 닫아버리는 태도의 간극에는 나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있고, 화자는 무심한 듯 아침에는 잘린 손목을 밟고 가야 할 길을 나아간다. 곱씹을수록 점점 남의 이야기가 아니게 되어버리는 시들.​[2부] 내일은 더 산산조각으로​2부에서 가장 눈에 밟히는 키워드는 엄마에 대한 애증이었다. 시인은 왜 엄마를 그토록 죽여야 했을까,라고 하지만 나도 엄마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종종 생각했었다. 나와 같은 상황이 혹시 시인에게도 있었을까, 어떤 폭력 앞에서 엄마와의 연대가 불가능했던 순간들이. 시의 공백을 눈으로 어루만지며 생각에 잠긴다.시의 언어로 그려진 타인의 폭력과 싸늘한 현실에 분노하게 되다가도 시집은 가끔 연대와 저항이 느껴지는 시를 보인다. 광장에는 천막에 앉아있는 우리들과, 그곳에 살며 속마음을 편하게 드러내는 소녀들, 친구들이 있다. 그렇기에 시인이 표현한 이 세계는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애증처럼 아이러니한 세상.​또다시 서평보다 감상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시집 말미에 실린 최진석 문학평론가의 해설보다 서평을 더 잘 쓸 수 있을까. 아무튼 이 주절거리는 감상의 마무리는 지어야겠다.시인은 어떤 삶을 살아온 걸까, 어떤 장면을 목격했던 걸까, 식은 피로 쓰인 뜨거운 시와 최진석 문학평론가의 해설을 읽으며 송하얀 시인이 시의 언어로 폭력을 이야기하지 않는 세상은 과연 올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br>/시집 한 권이 뭐라고.​시집은 고통의 기록이지.​─ 「단성생식」]]></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57/94/cover150/k02213585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579478</link></image></item><item><author>탐진</author><category>─ 書評</category><title>자기 자신에 대해 글을 쓰기로 했다면 - [상황과 이야기 - 에세이와 회고록, 자전적 글쓰기에 관하여]</title><link>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173058</link><pubDate>Wed, 25 Mar 2026 20:1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17305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72834424&TPaperId=1717305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2197/22/coveroff/k472834424_3.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72834424&TPaperId=1717305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상황과 이야기 - 에세이와 회고록, 자전적 글쓰기에 관하여</a><br/>비비언 고닉 지음, 이영아 옮김 / 마농지 / 2023년 09월<br/></td></tr></table><br/>│본 서평은 마농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상을 받거나 기관을 통해 등단하지 않아도 작가가 되어 자신만의 글을 쓰고 책을 낼 수 있는 시대가 왔다. 혹시 이러한 흐름을 보며 당신도 자기 자신만의 글을 쓰기로 결심하진 않았는지. 그렇다면 비비언 고닉의 『상황과 이야기』는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한다.<br>​『상황과 이야기』는 미국의 비평가이자 에세이스트, 독보적 글쓰기를 자랑하며 작가들의 작가로 불리는 비비언 고닉이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을 바탕으로 자전적 글쓰기와 읽기에 대한 책이다. 비비언 고닉은 이 한 권의 책에 자신이 발견한 논픽션 글쓰기의 필요한 요소들을 정리한다. 조지 오웰, D. H. 로런스, 조앤 디디온, 마르그리트 뒤라스, W. G. 제발트 등 내로라하는 작가들의 에세이를 꼼꼼하게 분석하며 자신이 발견한 것들을 독자에게도 보여준다.자신이 잘 모르는 바를 쓰려 했던 D. H. 로런스의 에세이 「여성은 변하는가?」를 인용하며 소설가로서는 타고났지만, 여성을 이해할 마음이 없는 글을 봤을 때 훌륭한 에세이스트는 아니라고 지적하고, 편두통에 관한 조앤 디디온의 에세이 「침대에서」를 인용과 분석을 반복하며 디디온이 편두통에서 길어낸 한 조각 진실과 글에 존재하는 디디온의 흔들리는 페르소나를 포착한다.회고록을 다루는 장에서는 "인생을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칭찬받을 수 없다"는 프리쳇의 문장을 인용하며 좋은 사례가 되는 글들을 역시 소개하고 분석한다. 저자는 모범적인 회고록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명확히 던진다고 하며, 삶의 고유한 사건에서 단 한 조각의 자각으로 자기 자신을 깊이 있게 탐구해야 한다고 말한다.<br>​책은 독자에게 에세이와 회고록에 관해서도 많은 것을 알려주지만, 개인적으로 글쓰기에 있어 한 가지 구원받은 부분이 있었다. 바로, 논픽션 페르소나를 통해 정직과 솔직을 분리하기.대학생 시절, 한 교수님이 수업 시간에 항상 정직하게 말하고 행동하라고 따끔하게 조언한 적이 있었다. 너희들은 과제를 '못'한 게 아니라 '안' 한 거라고. 그리고 그때의 말은 언령[言靈]처럼 작용해 대학을 그만둔 지금까지도 내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다만 때때로 정직이 아니라 지나치게 솔직해져야 한다는 강박이 되어 글쓰기에서도 종종 어려움을 느낄 때가 있었다. 비비언 고닉은 민낯이라는 원료에서 논픽션 페르소나를 빚어내는 것을 책을 시작하기에 앞서 권한다. 상황에서 거리를 두고 이야기를 끄집어내라는 그의 조언은 무조건 (정직이 아닌) 솔직해야 한다는 족쇄에서 나를 해방시켜 주었다. 어쩌면 나와 같은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br>모든 삶이 다르듯, 모든 자전적 글이 똑같을 수 없으니 저자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논픽션 글들을 한 편 한 편 분석하지만, 맺음말에서 저자는 '글쓰기를 가르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고백한다. 책 역시 작법서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거리 두기의 기술과 상황을 통해 경험과 서사와 지혜를 찾아내는 방법, 스스로에게 질문 던지는 법을 배우는 것만으로도 나의 글이 흘러갈 방향이 보일 것이다. 책을 통해 저자가 에세이와 회고록 읽는 방법을 보고, 자전적 글 읽기의 즐거움을 더불어 얻어 가면서 말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2197/22/cover150/k472834424_3.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21972233</link></image></item><item><author>탐진</author><category>─ 100자평</category><title>마케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겠다면, 고개를 들어 낸시 하허트를 보라 - [마케팅 브레인 욕망을 설계하라 - 소비자의 심리를 움직이는 17가지 행동과학 법칙]</title><link>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150446</link><pubDate>Sat, 14 Mar 2026 21:1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15044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32136043&TPaperId=1715044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51/70/coveroff/k13213604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32136043&TPaperId=1715044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마케팅 브레인 욕망을 설계하라 - 소비자의 심리를 움직이는 17가지 행동과학 법칙</a><br/>낸시 하허트 지음, 송보라 옮김 / 더퀘스트 / 2026년 03월<br/></td></tr></table><br/>│본 서평은 길벗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이 책은 다소 개인적인 이유로 꼭 읽고 싶었다.'마케팅'이라는 한정되고 전문적인 분야의 책을 선택한 계기는,바로 엊그제 출판 마케터가 되고 싶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다.<br>​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물건을 파는 마케팅의 역사는 꽤 오래되었다. 시장과 교역이 생기며 고대 폼페이에서는 벽마다 홍보 광고가 그려져 있었고, 상행위가 꾸준히 이어지며 20세기 초에 대학에서 마케팅 강좌가 개설되며 학문 분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 세상을 바라보면 정석적인 커리큘럼을 따라가는 게 의미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흐름은 거세고 종잡을 수 없다. '두쫀쿠'가 가고 '버터떡'이 오는 것처럼 까닭 없이 무언가가 유행하는 시대에 마케팅이란, 그저 운 좋게 유행의 기류에 탑승하기를 바라는 것만이 정답일까? 마치 기우제를 매일 지내는 제사장처럼 말이다.<br>​3년간 서평단을 하며 책 읽고 책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하는 건 좋아하게 되었지만, 마케팅 자체는 문외한인 탓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걱정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데 선택지는 너무 많고, 여러 가지 고민이 있던 차에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br>​─마케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겠다면,고개를 들어 낸시 하허트를 보라<br>​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먼저 사과를 드리고 싶다. 살면서 처음 읽은 마케팅 책이라 비교 군이 없다. 하지만 장담컨대, 시작은 무조건 이 책으로 해도 좋다. 200개가 넘는 마케팅 관련 상을 수상하고 주요 마케팅 콘퍼런스의 단골 연사로 활동해 온 낸시 하허트의 『마케팅 브레인 욕망을 설계하라』가 지난 3월 13일 더퀘스트를 통해 출간되었다.<br>낸시 하허트는 이 책에서 오랜 역사 동안 축적되어온 심리학과 행동과학, 그리고 무수히 많은 구체적인 사례들을 바탕으로 17가지 마케팅 법칙을 정립한다.<br>/마케터는 사람들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접할 때구매의 감정적, 이성적 이유를 모두 수용한다는 사실을반드시 기억해야 한다.<br>​─ P.35<br>결국 결정은 사람이 한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심리와 행동을 자극하게 만드는 건 중요하다. 낸시 하허트는 그녀만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개한다. 속된 표현으로 '홍대병'이라고도 하는 비주류 취향을 갖고 있는 나조차도 마케팅에 걸려 지갑을 열 때가 종종 있었음을 책으로 확인하면서 신뢰도가 더 깊어진다.<br>​책 속에서 언급된 구체적인 사례들은 내가 하고 싶은 출판 마케팅과는 관련이 없는 경우가 다소 있기는 했지만, 사례를 훑으며 책이라는 분야에서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상상하게 만든다. 또 이론적인 부분을 살펴보는 동안 북스타그램을 하며 보았던 출판사의 마케팅적 활동이 종종 떠오르기도 했다.「3장, 희소성」에서는 '사람들은 가질 수 없는 것을 원한다'라고 한다. 「9장, 정보 격차 이론」에서는 사람들이 새로운 것에 끌려 하는 점을 주목한다. 새롭고 가질 수 없는 것, 출판업에서는 한정판 리커버가 사례라고 본다. 「5장, 사회적 증거」에서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하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따라 한다'라고 설명하는데, 곧바로 인플루언서가 떠오르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br>​개인적인 목표 탓에 출판과 연결 지어 책을 읽게 되었지만, 이 책은 그 어떤 분야라도 적용 가능한 행동과학 기반의 마케팅 법칙을 알려주고 있다. 실제 트렌드·광고 사례들을 보다 보면, 저마다 속한 분야에서 어떻게 적용할지 아이디어가 샘솟지 않을까. '뭐든' 잘 팔고 싶은 초보 마케터라면 반드시 집에 구비해 두도록 하자.]]></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51/70/cover150/k13213604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517060</link></image></item><item><author>탐진</author><category>─ 100자평</category><title>나 혼자 알고싶은 투자 인문학 - [투자 인문학 - 투자를 잘하고 싶은 사람들이 꼭 알아야 할 돈의 심리학, 부의 물리학]</title><link>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142501</link><pubDate>Tue, 10 Mar 2026 20:5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14250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62136613&TPaperId=1714250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659/66/coveroff/k86213661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62136613&TPaperId=1714250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투자 인문학 - 투자를 잘하고 싶은 사람들이 꼭 알아야 할 돈의 심리학, 부의 물리학</a><br/>오형규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26년 02월<br/></td></tr></table><br/>│본 서평은 글담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nbsp;─역대급 불장…, 이었다.<br>화끈하게 치솟는 코스피 지수를 보며 이럴 줄 알았으면 공부 좀 할 걸 후회하다가도, 나같이 옹졸한 가슴을 가진 사람이 감히 뛰어들어도 될까 걱정도 하면서 말이다. 불안정한 판에 뛰어드는 걸 싫어해서 사행성 요소가 있는 게임도 접었다. 그런데 주식은 나만 안 하는 것 같아 또 불안해진다.<br>갈피를 잡지 못하고 오락가락하는 내 마음.이런 사람은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답을 찾으면 좋을지.<br>─이 경우 주식 자체를 공부하거나 무턱대고 시작하기 전에 이 책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35년간 경제지 기자, 논설위원, 증권방송 진행자로 일하며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혀온 오형규 기자가 불장 앞에 속수무책인 개미들을 위해 펜을 들었다. 그간 목격해온 수많은 실패 사례를 바탕으로 쓴 『투자 인문학』은 스스로를 객관화하고,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주식시장에서 작지만 잦은 실패를 줄이는 데에 도움이 되는 인문학적 통찰력이 담겨있다.<br>책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세계정세 흐름이나 주식 차트를 읽는 법, 투자를 하는 법을 직접적으로 알려주지는 않는다. 확신에 차서 종목을 찍어 주지도 않는다. 하지만 사람 나고 투자 났지, 투자 나고 사람이 나는 건 아니지 않는가. 어차피 사람뿐인 이 판에서 나를 포함한 사람들의 심리를 어느 정도는 파악해야 안정적으로 버틸 수 있는 것이다. 오형규 기자의 책은 이러한 특성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개미들이 투자에 앞서 깊이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br>/이제 돈과 부富 그리고 주식시장을 제대로 이해하려면각자 생각이 다른 무수한 개인들이 모여 이룬 집단과사회의 작동원리를 파악하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주식투자 역시 사회(시장)에서 이뤄지는 행위이기에다른 차원의 접근방법이 필요하다.<br>─ P.194, 제4부 부와 시장의 물리학<br>─주식의 'ㅈ'도 모르던 사람이었다. 그랬던 내가 오형규 기자의 책을 읽고 나니 그래도 판단이나 기준이 조금씩 세워진 것만 같다. 심리학 지식으로 우리가 폭락하는 주식을 계속 붙드는 이유도, 우리들의 형편없는 예측 능력도 거침없이 지적당했다. 그렇기에 읽고 나니 적어도 투자라는 분야에서만큼은 마음 한구석이 단단해진다.솔직히 말해 너무 좋아서 나만 알고 싶은 책이었다. 투자의 믿을 구석이 되어주는 것을 넘어 교양마저 챙겨주는 책. 지금 버스를 놓친 개미라면, 언젠가 올지 모르는 또 한 번의 불장을 위해 이제라도 투자 관점의 인문학 서적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사실 나 혼자 몰래 읽고 싶지만….]]></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659/66/cover150/k86213661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6596696</link></image></item><item><author>탐진</author><category>─ 100자평</category><title>전선[戰線]에서 정세[政勢]까지 - [약소국의 제2차 세계 대전사]</title><link>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137098</link><pubDate>Sun, 08 Mar 2026 09:2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13709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25569&TPaperId=1713709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95/34/coveroff/8932925569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25569&TPaperId=1713709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약소국의 제2차 세계 대전사</a><br/>권성욱 지음 / 열린책들 / 2026년 02월<br/></td></tr></table><br/>│<br id="isPasted"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본 서평은 열린책들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br id="isPasted"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나는 유독 역사를 어려워하는 학생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양차 세계 대전이라 하면, 모두가 자주 이야기하는 굵직한 사건밖에 모른다. 우리나라와 역사적으로 깊게 연관된 일본이 독일과 이탈리아와 함께 추축국이었다던가, 추축국이 패배했고, 미국과 소련이 강대국으로 떠오르며, 전쟁 이후에는 국제 연합이 만들어졌다던가. 유리병에 커다란 돌만 넣은 꼴이라 여전히 역사라 하면 '음…그렇군요.' 하는 반응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최근 잠깐 읽은 유유 출판사의 『어린이책 읽는 법』에서 역사책을 다루는 짧은 장의 한 구절이 인상 깊었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역사는 연대의 흐름을 알고 맥락에 따라 사건과 유물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맥락 잡기가 어려운 어린이로서는 역사에 대한 단편적인 정보를 얻어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라고.(어른도 포함시켜 주세요.)<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첫인상은 벽돌을 넘어 마치 군용 탄약상자 같다. 군더더기 없이 960쪽가량 되는 한 권의 전쟁사 책, 나는 이 책을 읽고 자갈만 들어있던 유리병의 빈틈이 메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전쟁사 연구가 권성욱의 『약소국의 제2차 세계 대전사』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제목을 보니 세계대전에서 '세계'란 몇 개의 나라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긴 하겠다고 이제야 깨닫는다. 저자는 서문에서 '우리가 아는 제2차 세계 대전은 강대국을 위한 역사'라고 지적한다. 또, 역사는 힘 있는 자들을 위한 기록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미국 이외의 세상에 꽤 무관심하다는 사실 역시 지적하며 많은 &lt;마이너&gt; 국가들의 전쟁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 에티오피아, 핀란드와 발트 3국,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을 포함해 20개 국의 제2차 세계 대전을 말이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전선[戰線]에서 정세[政勢]까지<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영토 전쟁이 일어나고 있지만, 제2차 세계 대전에는 강대국의 그 야심이 더욱 거셌던 모양이다. 책에 등장하는 20개의 국가는 강대국 사이에 위치해있거나, 전략적 통로에 있던 탓에 호시탐탐 노려져야 했다. 이 시기 국제 연맹이나 중립법은 꽤 제 기능을 하지조차 못했기에, 약소국들은 강대국과 맞서 싸워야 하는 운명에 놓여 있었고, 무솔리니나 히틀러가 끊임없이 등장하며 약소국들은 항복하기도, 무너지기도, 때론 뛰어난 지휘관의 등장으로 대등하게 싸우기도 한다. 언제나 견고했을 거라는 편견이 있었던 철의 동맹이 약소국을 상대로 고전하는 모습은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 수 있었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평소라면 이름조차 들을 수 없었을 에티오피아나 그리스의 명장을 알아가기도 하고, 정치뿐만 아니라 군사적, 지정학적 조건까지 더불어 배울 수 있었다. 그야말로 전선에서 정세까지 담겨있는 책. 이 지난한 약소국의 전쟁 끝에 유럽 연합이 탄생했음을 알리며 거대한 한 권의 책은 끝이 난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두께로 보나 꽤 난이도 있는 책이지만, 역사를 어느 정도 잘 아는 독자라면 더 많이 빈틈을 메울 수 있는 귀한 자료가 되어 주지 않을까. 사실 권성욱 저자의 재치 있는 필력이 이 방대한 역사를 흥미롭게 이끌어가니 누구라도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 제2차 세계 대전을 공부하고 있다면, 이 책만큼은 반드시 읽기를 권하고 싶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95/34/cover150/8932925569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953463</link></image></item><item><author>탐진</author><category>─ 書評</category><title>과거의 밤에 대하여 - [잃어버린 밤에 대하여 - 우리가 외면한 또하나의 문화사]</title><link>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130429</link><pubDate>Wed, 04 Mar 2026 21:3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13042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22837405&TPaperId=1713042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9296/34/coveroff/k02283740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22837405&TPaperId=1713042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잃어버린 밤에 대하여 - 우리가 외면한 또하나의 문화사</a><br/>로저 에커치 지음, 조한욱 옮김 / 교유서가 / 2022년 04월<br/></td></tr></table><br/>│본 서평은 교유당 서포터즈로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지금, 우리는 어떻게 밤을 지내고 있을까. 누군가는 집에서 스탠드 불빛 아래에서 책을 읽을 것이고, 누군가는 밤공기를 마시며 산책을 나올 것이며, 또 누군가는 리모컨을 잡고 OTT를 뒤적거리며 오늘 밤에는 어떤 영화나 드라마를 볼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현재 보내고 있는 밤이 어떤 형태이든,
그 모습은 인류가 태동했을 적부터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
산업혁명 이전의 밤에 대하여

​밤에는 "잠자고 먹고 방귀 뀌는 것밖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 제임스 1세 시대 시인이었던 토머스 미들턴은 밤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렇다고 하니 그럼 그런 것으로 해야만 할까? 미국 버지니아 대학교 역사학 명예교수인 로저 에커치는 이 오래된 가설에 도전하고 『잃어버린 밤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중세 말부터 산업혁명까지의 밤을 들여다 보기 위해 온갖 18세기의 텍스트 자료를 참고한 흥미로운 저작물이 아닐 수 없다.

​책은 우리가 평소에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오래된 밤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만든다. 인간은 언제부터 어둠을 두려워했을까. 어둠 속에서 발현되고 마는 인간의 상상력이 사탄이나 유령 같은 괴물을 만들어 낼 때도 있지만, 때론 인간에 의한 범죄가 어둠에 대한 두려움을 빚는다. 그런 일을 겪으며 사람들은 지금의 경찰이나 경비의 전신이 되는 자경단이 탄생한다. 낯선 이의 범죄에 대항하기 위해 가정은 요새가 되고, 이런 과정에서 가부장제의 질서가 더욱 단단해졌으리라.
로저 에커치의 연구에 따르면 과거의 밤에는 늘 이런 부정적인 일만 벌어진 것은 아니었다. 이에 맞서기 위해 사람들은 밤에 불을 밝혀 빛을 만들어내기 시작했으니. 빛은 이미 종교적 상징성을 가지고 있었으니, 촛불 하나에 사람들이 심리적으로라도 많이 의지했음을 책을 통해서라면 누구라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사람들은 밤에도 일을 하기 시작하거나, 술을 마시고 도박을 즐기며 밤을 즐기기도 했다. 성적인 만남도 이루어지고, 카드 게임을 즐기며 또 인간에 의한 범죄─이 경우엔 강도가 아닌 폭력의 형태지만─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아까 인용되었던 토머스 미들턴의 말과는 전혀 다른 다채로운 밤의 모습. 그런 문구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과거의 밤에 천착하여 많은 텍스트를 바탕으로 490쪽가량의 책을 새로 펴낼만한 모습이 확실히 있었다. 그리고 로저 에커치의 『잃어버린 밤에 대하여』는 오늘날 우리의 밤과 겹쳐보며, 어제의 밤의 모습을 더듬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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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유서가 어제의 책을 아시는지요

​작년, 교유서가 서포터즈를 하기 전에 새해가 밝고 처음으로 읽었던 책이 교유서가 어제의 책 중 하나인 오카 마리의 『기억·서사』다. 교유서가의 '어제의 책'은 절판되거나 잊힌 책을 발굴해 다시 펴내는 일을 하는 교유서가 만의 시리즈인데, 그 책을 읽고부터는 '어제의 책'이라 하면 다소 콩깍지 낀 눈(P)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 책 역시 돌베개 출판사를 통해 한 번 출간되었지만 절판되었던 책이다. 교유서가의 안목과 노고가 있어 오랜 인류의 역사 속 한 조각가량 되는 밤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독서력이 짧아 어쩌면 밤뿐만 아니라 잃어버렸을 수도 있었을 귀한 저작물. 다시 출간될 수 있었음에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9296/34/cover150/k02283740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2963431</link></image></item><item><author>탐진</author><category>─ 書評</category><title>고전의 리더십을 돌아보아야 할 때 - [군서치요 - 3천년 리더십의 집대성]</title><link>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117598</link><pubDate>Fri, 27 Feb 2026 12:1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11759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42939411&TPaperId=1711759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3646/65/coveroff/k14293941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42939411&TPaperId=1711759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군서치요 - 3천년 리더십의 집대성</a><br/>샤오샹젠 지음, 김성동.조경희 옮김 / 아템포 / 2024년 04월<br/></td></tr></table><br/>│본 서평은 교유당 서포터즈로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잃어버린 리더십을 찾아서​내가 어릴 때에만 해도 리더십은 모든 어린이 청소년이 가져야 할 중요한 역량 같은 것이었다. 날 따르는 친구가 있기는커녕 따돌림당하던 어린 시절을 지냈던 탓에 리더십을 가져야겠다는 큰 결심은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그때 리더십을 조금이라도 공부해 뒀더라면, 오늘날 리더십이 예전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는 걸 좀 더 명확하게 표현했을 텐데.<br>​적지 않은 세월을 살았다. 그럼에도 아직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하진 못했지만, 리더에 대해 회의적으로 생각하게 만든 사건들이 거시적으로도, 미시적으로도 떠오른다.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옛말은 과연 죽었는가. 그런 사건들이 켜켜이 모여 1인 자영업의 시대를 지나 무인 운영의 시대까지 왔다. 그 사람들은 어떻게 자신 혼자 운영하는 가게를 시작했을까. 그 배경에 강력한 뜻이 있었을까, 어쩌면 리더답지 않은 리더에 질려버린 사람도 있으리라. 수없이 많은 가게가 개업하고 폐업하고 다른 가게가 다시 개업하고 폐업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리더라는 무게가 예전 같지 않은 핵개인의 시대에 한 번쯤 고전의 리더십을 돌아보아야 할 타이밍이 아닐까 하게 된다.<br>우리가 리더에 있든, 리더의 자리에 있지 않든.<br>​─동양 고전이라 하면 『논어』나 『명심보감』, 『채근담』 따위가 가장 유명하니 어쩌면 처음 들어보는 제목이겠지만 리더십이라 했을 때 실은 가장 좋은 책이 있다. 중국 당나라 때 태종 이세민의 명으로 편찬된 책으로 8만 9천여 권의 고적에서 수신·제가·치국·평천하 즉 통치에 도움 되는 부분만 선별해 발췌한 『군서치요』라는 책이다. 통치자를 위한 책인데다가, 조판인쇄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당시 중국 상황 탓에 한동안 유실되었지만 일본 궁중에서 다시 발견된 특이한 생존사를 가지고 있다.<br>​천도, 덕치, 인의, 예치, 악치, 교육, 용인, 치정, 민본, 경제, 그리고 군사외교. 『군서치요』를 집중적으로 연구한 중국의 샤오샹젠이 이 11개의 사상을 정리해 엮었고, 아템포 출판사에서 중어중문학을 전공한 김성동 번역가와 조경희 번역가가 힘을 합쳐 이 오래되고 낯선 고전을 한국에서도 읽을 수 있게 되었다.<br>​─리더십이라고는 티끌만큼도 없는 사람이 읽었다. 하지만 리더십이나 통치라는 게 리더 한 사람만 잘 한다고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당태종과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참고한 이 통치술의 고전은 좋은 리더십도 알려주지만, 각자가 좋은 팔로워가 되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만든다.<br>/현재 전세계적으로 재난이 빈발하고사방에서 충돌이 일어나는 근본원인은 어디에 있는가?그것은 무엇보다도 인류가 자아를 잃고 사욕과 탐심이 날로 팽창하여,전대미문의 도덕적 위기에 직면한 데 있다.그리고 그런 도덕적 위기의 근원은 성현교육을 저버린 데 있다.<br>​─ P.137, 「제6장 | 나라를 세우고 백성들의 군주가 됨에 교육과 학문을 우선으로 삼는다」<br>도·덕·인·의·예, 이 다섯 가지 경계는 전자가 후자를 포함하는 관계라고 책은 설명한다. 도가 있으면 자연히 덕·인·의·예가 있는 것이며, 덕이 있으면 필연적으로 인·의·예가 있다. 이 책이 편찬된 오래된 시대에서 멀리 떨어져 온 지금 많은 것이 무너져 내리지 않았나. 예가 없는데 어떻게 도·덕·인·의가 있으랴. 지금 예가 사라진 모습은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다.<br>『군서치요·상서』에서는 현명한 인재가 가져야 할 '아홉 가지 덕'을 꼽는데, 리더가 그런 안목을 당연히 가져야 하기도 하지만, 그 '아홉 가지 덕', 성품은 너그럽고, 도량은 넓고 깊어서 만물을 포용할 수 있으면서도 정중하고 엄숙함을 잃지 않는 등의 덕을 리더의 자리에 없는 우리는 가지고 있는지 묻는 것 같다.<br>​때론 이 시대와 맞지 않는 부분이 보일지라도, 지금 우리가 되찾아야 할 중요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던 책. 자본주의와 무한 경쟁 사회에서 『군서치요』는 다시 발견되어야 할 고전이지 않을까.]]></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3646/65/cover150/k14293941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6466517</link></image></item><item><author>탐진</author><category>─ 書評</category><title>『논어』가 좋아졌다면 이 책은 꼭 읽어야겠죠 - [생각의 시체를 묻으러 왔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105884</link><pubDate>Sun, 22 Feb 2026 00: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10588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72135581&TPaperId=1710588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18/11/coveroff/k87213558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72135581&TPaperId=1710588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생각의 시체를 묻으러 왔다</a><br/>김영민 지음 / 사회평론 / 2026년 01월<br/></td></tr></table><br/>│본 서평은 사회평론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 id="isPasted"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quot;Noto Sans KR&quot;, -apple-system, BlinkMacSystemFont, Arial, &quot;Malgun Gothic&quot;, &quot;맑은 고딕&quot;, helvetica, &quot;Apple SD Gothic Neo&quot;, sans-serif;">지난 1월, 김영민 교수의 『논어 연작』 중 한 권인 『논어란 무엇인가』를 반쯤 읽자마자 광화문 교보문고로 달려갔다. 잠깐 『논어 연작』을 소개하며 스쳐 지나가듯 언급된 게 전부였지만, 김영민의 논어 에세이란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해져서 『생각의 시체를 묻으러 왔다』를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슬프게도 당시에는 출간 전이라서 흔적조차 만나볼 수 없었지만, 사유의 밀도가 높은 에세이에 환장하는 내가 2026년 처음 들어 가장 기대하던 책이 되었다. (*참고로 『생각의 시체를 묻으러 왔다』는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의 개정판이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quot;Noto Sans KR&quot;, -apple-system, BlinkMacSystemFont, Arial, &quot;Malgun Gothic&quot;, &quot;맑은 고딕&quot;, helvetica, &quot;Apple SD Gothic Neo&quot;, sans-serif;"><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quot;Noto Sans KR&quot;, -apple-system, BlinkMacSystemFont, Arial, &quot;Malgun Gothic&quot;, &quot;맑은 고딕&quot;, helvetica, &quot;Apple SD Gothic Neo&quot;, sans-serif;">─<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quot;Noto Sans KR&quot;, -apple-system, BlinkMacSystemFont, Arial, &quot;Malgun Gothic&quot;, &quot;맑은 고딕&quot;, helvetica, &quot;Apple SD Gothic Neo&quot;, sans-serif;">다시, 논어란 무엇인가<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quot;Noto Sans KR&quot;, -apple-system, BlinkMacSystemFont, Arial, &quot;Malgun Gothic&quot;, &quot;맑은 고딕&quot;, helvetica, &quot;Apple SD Gothic Neo&quot;, sans-serif;"><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quot;Noto Sans KR&quot;, -apple-system, BlinkMacSystemFont, Arial, &quot;Malgun Gothic&quot;, &quot;맑은 고딕&quot;, helvetica, &quot;Apple SD Gothic Neo&quot;, sans-serif;">공자의 말씀을 제자들이 엮어 만든 경전이요, 수천 년 전에 발화된 동양 고전이자, 지금 시대에 많은 작가들에 의해 인용되는 텍스트다. 『논어』와 관련된 책을 모두 섭렵한 것은 아니라 잘 모르겠으나, 이 나이에 꼭 읽어야 한다던가 강조하는 제목을 보면 『논어』는 '불후의 고전'이요,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quot;Noto Sans KR&quot;, -apple-system, BlinkMacSystemFont, Arial, &quot;Malgun Gothic&quot;, &quot;맑은 고딕&quot;, helvetica, &quot;Apple SD Gothic Neo&quot;, sans-serif;"><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quot;Noto Sans KR&quot;, -apple-system, BlinkMacSystemFont, Arial, &quot;Malgun Gothic&quot;, &quot;맑은 고딕&quot;, helvetica, &quot;Apple SD Gothic Neo&quot;, sans-serif;">김영민 교수는 다시 한번 『논어』의 성격에 대해 지적한다. '『논어』에 담긴 생각은 이미 죽었다'고.<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quot;Noto Sans KR&quot;, -apple-system, BlinkMacSystemFont, Arial, &quot;Malgun Gothic&quot;, &quot;맑은 고딕&quot;, helvetica, &quot;Apple SD Gothic Neo&quot;, sans-serif;"><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quot;Noto Sans KR&quot;, -apple-system, BlinkMacSystemFont, Arial, &quot;Malgun Gothic&quot;, &quot;맑은 고딕&quot;, helvetica, &quot;Apple SD Gothic Neo&quot;, sans-serif;">/하지만 『논어』에 담긴 생각은 이미 죽었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논어』의 언명은 수천 년 전에 발화된 것들이고,<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그 발화자와 청중은 오래전에 죽었으며,<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그 언명에 원래 의미를 부여하던 맥락들 역시<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역사적 조건이 변화하면서 오래전에 사라졌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과거의 고전을 사랑하는 것은<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살아 있는 존재와 연애를 하는 일과는 다르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죽은 것을, 죽었기에 사랑하는 지적 네크로필리아들에게는<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그들 나름대로 지켜야 할 사랑의 규약이 있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quot;Noto Sans KR&quot;, -apple-system, BlinkMacSystemFont, Arial, &quot;Malgun Gothic&quot;, &quot;맑은 고딕&quot;, helvetica, &quot;Apple SD Gothic Neo&quot;, sans-serif;"><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quot;Noto Sans KR&quot;, -apple-system, BlinkMacSystemFont, Arial, &quot;Malgun Gothic&quot;, &quot;맑은 고딕&quot;, helvetica, &quot;Apple SD Gothic Neo&quot;, sans-serif;">─ P.20<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quot;Noto Sans KR&quot;, -apple-system, BlinkMacSystemFont, Arial, &quot;Malgun Gothic&quot;, &quot;맑은 고딕&quot;, helvetica, &quot;Apple SD Gothic Neo&quot;, sans-serif; color: rgb(34, 34, 34); text-align: start; white-space-collapse: collapse;">이어 김영민 교수는 이 죽은 텍스트가 죽어 묻힌 자리(콘텍스트)를 찾아야 죽은 생각이 부활한다고 말한다. 고전 속에 죽어 있는 생각들은 보다 넓은 콘텍스트에서 살아날 수 있다고. 책은 공자의 『논어』를 큰 기틀로 잡아 그 위에 여러 층위의 텍스트를 인용하며 『논어』가 현대인들의 삶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한다.침묵, 말해지지 않은 것에서 우리는 무엇을 읽어야 하고, 인간에 대한 호오는 어떤 마음으로 해야 하는지, 지독한 현대의 삶에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무엇인지. 폭넓은 지식과 유쾌한 글발로 정평이 난 믿고 보는 작가의 글로 어느 정도 에세이 보는 안목이 있다면 이 책의 좋음은 훑어만 봐도 알 수 있으리라. 「서문 매니페스토」만으로도 고전 읽기의 방법도 배울 수 있었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디테일한 삶의 지혜마저 배울 수 있었던 책이었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quot;Noto Sans KR&quot;, -apple-system, BlinkMacSystemFont, Arial, &quot;Malgun Gothic&quot;, &quot;맑은 고딕&quot;, helvetica, &quot;Apple SD Gothic Neo&quot;, sans-serif;">/죽은 생각이 텍스트에서 부활하는 모습을 보려면 콘텍스트를 찾아야 한다.…공들여 역사적 콘텍스트를 구성하는 데 성공했을 때에야 비로소고전 속에 죽어 있는 생각들은,"죽은 연인의 흰목을/마지막으로 만질 때처럼/서먹하게" 온다.고전이 담고 있는 생각은 현대의 맥락과는 사뭇 다른 토양에서 자라난 것이기에 서먹하고,그 서먹함이야말로 우리를 타성의 늪으로부터 일으켜 세우고 새로운 상상의 지평을 열어준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quot;Noto Sans KR&quot;, -apple-system, BlinkMacSystemFont, Arial, &quot;Malgun Gothic&quot;, &quot;맑은 고딕&quot;, helvetica, &quot;Apple SD Gothic Neo&quot;, sans-serif; color: rgb(34, 34, 34); text-align: start; white-space-collapse: collapse;">─ P.24<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quot;Noto Sans KR&quot;, -apple-system, BlinkMacSystemFont, Arial, &quot;Malgun Gothic&quot;, &quot;맑은 고딕&quot;, helvetica, &quot;Apple SD Gothic Neo&quot;, sans-serif;">'김영민 논어 연작'은 총 5권이다. 나는 아직 제일 라이트 한 2권뿐이 못 읽었지만, 『논어』에 깊게 파고 든다면 이 시리즈 전부 주목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혹 『논어』에 대해 아직 잘 모르겠더라도, 『논어란 무엇인가』와 『생각의 시체를 묻으러 왔다』만으로도 생각의 지평을 넓히는 데에 충분할 것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18/11/cover150/k87213558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181126</link></image></item><item><author>탐진</author><category>─ 書評</category><title>미문이 아닌 있는 그대로를 포착해 현실을 표현한 사회과학의 문장을 담아 - [필사를 하자,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품고 - 사회과학 명문장 100]</title><link>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103074</link><pubDate>Fri, 20 Feb 2026 14:1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10307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22135439&TPaperId=1710307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41/44/coveroff/k32213543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22135439&TPaperId=1710307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필사를 하자,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품고 - 사회과학 명문장 100</a><br/>노명우 지음 / 원더박스 / 2026년 02월<br/></td></tr></table><br/>│본 서평은 원더박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우연히 읽게 된 한 권의 책으로 생각의 틀이 확장되고, 디깅을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좋아졌던 작가라 하면 저는 노명우 작가님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에 출간된 『왜 우리는 쉽게 잊고 비슷한 일은 반복될까요?』는 사고나 재난에 대하여 기억이 가지는 힘에 대해 배울 수 있었고, 『교양고전독서』 시리즈는 숨어있는 좋은 책을 발견하고, 그 책에 대해서도 배우며 더 나아가 고전이 가지는 의미를 확장해서 생각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이러다 잘 될지도 몰라, 니은서점』을 읽고 방문한 연신내의 '니은서점'에는 마스터북텐더와 북텐더가 큐레이션 한 양질의 인문사회과학 책이 가득해 (자주는 못 가더라도 + 조만간 방문예정~) 저의 최애 서점이 되었답니다.<br id="isPasted"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노명우 작가님의 생각도 좋은데 안목마저 너무 좋아하는 제가 견딜 수 없어할 책이 한 권 나왔는데요, 바로 노명우 작가님의 사회과학 필사책 『필사를 하자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품고』라는 책입니다. 필사책이 이제는 너무 많이 나오는 시기이지만, 기존에 차고 넘치던 예쁜 문장이 아닌 낭만적 기대로 칠해지지 않은, 있는 그대로를 포착해 현실을 표현한 사회과학의 문장을 담았다는 게 다른 필사책과는 차별화가 되는 포인트입니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앞서 니은서점의 큐레이션을 좋아한다고 말했었는데, 어쩌면 이 책 또한 사회과학 서적 큐레이션이기도 하다는 생각에, 그저 보물을 얻은 듯한 기분이 듭니다. 문장마다 노명우 작가님이 달아주신 주석도 공부가 되니, 평소 이런 쪽으로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면 꼭 한 권 집에 두셔도 후회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필사책은 제가 글을 구구절절 쓰는 것보다, 목차와 내용, 작가만 확인해도 괜찮지 않을까, 평소보다 다소 짧게 쓰는 느낌이 있습니다만, 좋으니까요. 더 말이 필요할까.<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지금 원더박스 인스타그램에서 노명우 작가님과 함께하는 '리얼리스트 필사단'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흔치 않은 기회인데 놓치지 마셨으면...]]></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41/44/cover150/k32213543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414439</link></image></item><item><author>탐진</author><category>─ 書評</category><title>우리에게 시몬 베유의 철학이 필요할 때 -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을 위한 철학 - 나를 짓누르는 삶의 중력을 거슬러 은총으로 나아가는 길]</title><link>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101608</link><pubDate>Thu, 19 Feb 2026 21:0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10160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72135313&TPaperId=1710160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96/40/coveroff/k87213531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72135313&TPaperId=1710160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을 위한 철학 - 나를 짓누르는 삶의 중력을 거슬러 은총으로 나아가는 길</a><br/>시몬 베유 지음, 한소희 엮음 / 구텐베르크 / 2026년 02월<br/></td></tr></table><br/>│본 서평은 구텐베르크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한병철의 『신에 관하여: 시몬 베유와의 대화』를 읽고, 시몬 베유의 철학을 새로 눈을 뜨며 곧바로 문학과지성사 채석장 시리즈의 『중력과 은총』을 샀다. 내가 공감했던 건 한병철의 글이기도 하겠지만, 시몬 베유의 철학이기도 했으니까 꼭 원전을 읽어보겠다는 마음이었다. 오늘날의 세태를 덧붙여 시몬 베유의 철학과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한병철의 책과 달리 누구 하나 손대지 않은 순수한 상태의 텍스트와 영성적인 것이 어색했기 때문일까. 내게 『중력과 은총』은 다소 알듯 말듯 다가오는 책이었다.<br>지금 시몬 베유의 철학을 필요로 하는 이는 적지 않을 것이다. 고도로 발달한 소셜미디어와 무언가 놓치는 것을 두려워하는 현대인들의 기질이 바탕이 되어 숏폼과 릴스의 유행을 낳았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하고, 성과와 효율을 중시하는 사회적 흐름에서 누군가는 무기력을 느끼며 홀로 침잠하고 있을 것이다.<br>프랑스 몽펠리에 3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통계와 진단만으로 해소되지 않는 마음의 문제에 대한 답을 철학에서 찾은 심리치료사 한소희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현대인들의 번아웃 문제에 대한 답을 시몬 베유로 내놓는다. 구텐베르크 출판사를 통해 나온 신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을 위한 철학』이 그 책이다. 시몬 베유의 주요 저작물인 『중력과 은총』, 『신을 기다리며』, 『노동 일기』, 『뿌리내림』를 중심으로 현대 독자들이 쉽게 몰입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엮었다.<br>파리 최고의 엘리트 교수직을 내려놓고, 고통스러운 현실을 직접 겪어보겠다는 신념으로 르노 자동차 공장의 프레스공이 된 철학자 시몬 베유는 약자에 대한 연민과 진리에 대한 탐구를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스페인 내전에는 아나키스트 부대에 합류하여 전선에 뛰어들고,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레지스탕스 운동에 투신하며 약자에 대한 연민과 진리에 대한 탐구를 멈추지 않은 시몬 베유는 나치의 집권 하에 고통받는 유대인들과 함께하고자 스스로 음식을 거부하다 34세의 짧은 나이로 일기를 마감했다. 사후에 소설가 알베르 카뮈에 의해 원고가 정리되어 출간되었고, 베유만의 고통받는 인간에 대한 사랑과 신비주의적 통찰이 많은 이들에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br>'중력'과 '은총'.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으로는 중력[重力]은 물리학 용어로 질량을 가지고 있는 모든 물체가 서로 끌어당기는 힘을 뜻하고, 은총[恩寵]은 높은 사람에게서 받는 특별한 은혜와 사랑을 말한다. 시몬 베유는 이러한 용어들에 더 높은 차원의 개념을 담아 이야기한다. 책을 엮은 심리치료사 한소희는 이러한 용어에 어려움을 겪을 독자를 위해 책 첫머리에 시몬 베유의 용어를 알기 쉽도록 정리한다.이어지는 본문은 시몬 베유의 철학을 바탕으로 쓴 글들로 21세기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다소 어려울 수 있는 개념을 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게 도울 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의 풍경과 사물들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엮은이보다는 지은이라고 해도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br>우리가 세계를 해석할 때 자아가 닫혀있는 한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없다. 판단하려는 의지를 멈추고 내면을 공백으로 만들어 기다릴 때 정답은 찾아온다. 불행은 육체적 고통, 정신적 공포, 사회적 멸시가 한꺼번에 들이닥치는 총체적 파괴 상태를 낳는다. 시몬 베유는 불행을 통해 '나'를 구성하던 것의 허상을 보고 더 큰 실재를 만나며 영혼이 성숙해진다고 한다. 지적 겸손과 존재의 투명성을 회복하는 순간 진실을 마주할 수 있다. 이러한 시몬 베유의 철학들과 이를 바탕으로 짜인 엮은이의 텍스트는 견고했던 자아를 가졌던 탓에 더 고통스러웠던 순간을 떠올리게 만든다.<br>철학과 함께하는 심리치료사라는 이력이 눈에 들어온다. 정신병원에 입원하며 최악의 순간을 지낸 적이 있었다. 정신과 약을 한동안 먹었지만 약은 속 쓰림만 남겼고, 정작 정신적으로 성숙해진 것은 약이 아닌 책과 철학이었다. 당신도 치열한 삶을 살며 무기력한 시기를 겪고 있는가. 어쩌면 이 책이 그 고통을 해결하는 하나의 답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96/40/cover150/k87213531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964047</link></image></item><item><author>탐진</author><category>─ 書評</category><title>프루스트를 읽는 십인십색의 시선들 - [나의 프루스트 - 삶의 슬픔과 희열, 위로와 예술을 알려준 우리들의 프루스트를 찾아서]</title><link>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092247</link><pubDate>Sat, 14 Feb 2026 19:2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09224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324778&TPaperId=1709224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91/34/coveroff/893232477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324778&TPaperId=1709224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나의 프루스트 - 삶의 슬픔과 희열, 위로와 예술을 알려준 우리들의 프루스트를 찾아서</a><br/>김주원 외 지음 / 현암사 / 2026년 01월<br/></td></tr></table><br/>│본 서평은 현암사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br>─민음사 릿터 49호, 『잠의 힘』에서는 10명의 소설가와 시인에게 「자기 전에 읽는 책」을 묻는다. 소설가 문지혁이 꼽은 책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였다. 문지혁은 자기 전에 읽는 책이란 모름지기 ①끝이 나지 않고, ②적당히 지루하며, ③그러다가도 어떤 순간엔 예기치 않게 섬광 같은 영감을 주어야 한다는 세 가지 요소를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모두 충족하며, 읽고 있노라면 잃어버린 시간을 찾는 게 아니라 내 시간을 잃어버리고 있다고 느낀다고. 그러면서 글을 읽는 독자에게 한 가지 유의 사항을 남기며 짧은 글을 마친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책은 열세 권이지만, 한 권이면 충분하다.어차피 당신은 영원히 스완네 집에 도착하지 못할 것이다.매일 밤 내가 그렇듯이.'<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이 문장은 내겐 어느 정도는 맞고 어느 정도는 틀리다. 무수히 많은 등장인물과 늘어지는 만연체를 가진 이 소설을 나는 한때 꾸역꾸역 붙잡고 10권까진 읽었으니까. 하지만 여전히 13권까진 도착하지 못했고,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고 느꼈을 때 다시 1권으로 돌아와 두 번이고 세 번이고 읽었다. 그때를 떠올리면 뭔가 잡힐 듯 잡히지 않았던 독서 경험이었지만, 그래도 남는 건 있었으니 원전에서 파생된 글이나 프루스트에 관한 글을 마주할 때마다 '이 사람은 어떻게 읽었을까'하고 더 관심 있게 들여다보게 된다는 점이었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어느 무더운 여름밤 시작된 기획으로 열 명의 필자가 모여 각자 고유의 시선과 개성으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풀어낸 책이 한 권 나왔다. 제목은 『나의 프루스트』. 영화 &lt;미스 리틀 선샤인&gt;을 보고 프루스트에 입문해 프루스트와 관련된 여러 저서를 쓴 유예진 교수와 인문학자, 문학연구가, 극작가, 피아니스트, 번역가 등의 전문가들이 함께 프루스트에 대해 이야기한다.<br>프루스트 읽기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반가운 기획이 아닐 수가 없다. 길고 어려운 프루스트의 소설을 읽으며 내가 느낀 것들에 확신이 안 설 때도 종종 있었는데, 『나의 프루스트』 속 글에 공감하며 내가 느낀 모호한 감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 글이 봉준수 교수의 「길이를 화두 삼아」라는 글인데, 프루스트의 소설을 한 번이라도 도전해본 독자라면 '집요하게 내면에 천착하는 긴 소설'이라는 표현에 피식 웃음이 나오다가도, 그 만연체가 가지는 의의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동화인류학자 오선민의 「프루스트에게 배우는 일상의 글쓰기」는 프루스트가 그의 소설에서 일상의 어떤 것을 포착해 글감으로 삼았는지를 이야기한다.&nbsp;피아니스트이기도 한 김주원 교수의 「프루스트에게 피아노에 대해 배운 것」은 피아노나 클래식 음악에 문외한인 내가 프루스트의 책에서 피아노에 관한 텍스트가 나올 때 어떻게 읽고 생각하고, 무슨 음악을 들으면 좋은지에 대해 알 수 있었다.<br>마지막으로 프루스트를 읽은 지가 오래되었다. 애매한 지점에서 읽기를 중단해, 언제 다시 도전할까 고민이 되던 찰나에 만나게 된 책이다. 『나의 프루스트』 속 프루스트에 관한 십인십색의 다양한 글은 독자에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어볼 용기를 준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91/34/cover150/893232477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913436</link></image></item><item><author>탐진</author><category>─ 書評</category><title>이야기의 끝에 기다리고 있었던 건 의외의, 그러나 누구라도 납득 가능한 - [마녀는 되살아난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088265</link><pubDate>Thu, 12 Feb 2026 20:3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08826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72135814&TPaperId=1708826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59/59/coveroff/k07213581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72135814&TPaperId=1708826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마녀는 되살아난다</a><br/>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6년 01월<br/></td></tr></table><br/>│본 서평은 블루홀식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사회파 미스터리가 꽤 오래전부터 존재했다지만, 나는 나카야마 시치리라는 작가를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아직 그의 모든 저서를 읽은 것은 아니나, 장기매매(『카인의 오만』), 사이비 종교(『라스푸틴의 정원』), 집단 따돌림(『가시의 집』) &nbsp;등 사회문제가 들어간 그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현실감이 느껴져 더욱 흥미진진했던 기억이 난다. 특히 『카인의 오만』을 읽을 적에는 밀도 높은 핍진성에 '일본은 만화 그릴 때에도 취재를 열심히 한다던데, 나카야마 시치리도 이런 쪽으로 얼마나 취재를 다녔을까'하고 작가의 작업 과정에 호기심을 품기도 했었다.<br>그런 작가의 첫 작품은 어떨까? 최초의 작품을 본다는 건 설레기도 하지만 두렵기도 하다. 어쩌면 초기 작품이 꽤나 실망스러울 수도 있으니. 하지만 블루홀은 책 뒤편에 이런 문구를 실었다. '십 년 동안 독자들이 염원하던 전설의 명작!'이라고.<br>드디어 한국에 소환된 나카야마 시치리의 첫 작품.출간 2주 만에 증쇄까지 찍은 『마녀는 되살아난다』를 읽었다.<br style="font-family: &quot;Malgun Gothic&quot;, Dotum, 돋움, AppleGothic, &quot;Lucida Grande&quot;, Verdana, Arial, Tahoma, sans-serif; max-width: 880px; word-break: break-word; font-size: 15px; overflow-wrap: break-word; margin-left: 0px; margin-right: 0px; height: auto; line-height: 1.74em !important; width: auto !important;">─/그 광경을 눈에 담은 순간, 마키하타 게이스케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수사 현장에서 12년을 몸담으면서,부패하거나 열차에 치여 절단되거나 처참하게 훼손된 시신을 수도 없이 봤지만이렇게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는 시신은 처음이었다.<br style="max-width: 880px; word-break: break-word; overflow-wrap: break-word; margin-left: 0px; margin-right: 0px; height: auto; font-family: &quot;Malgun Gothic&quot;, Dotum, 돋움, AppleGothic, &quot;Lucida Grande&quot;, Verdana, Arial, Tahoma, sans-serif !important; line-height: 1.74em !important; width: auto !important;">─ P.9<br style="max-width: 880px; word-break: break-word; overflow-wrap: break-word; margin-left: 0px; margin-right: 0px; height: auto; font-family: &quot;Malgun Gothic&quot;, Dotum, 돋움, AppleGothic, &quot;Lucida Grande&quot;, Verdana, Arial, Tahoma, sans-serif !important; line-height: 1.74em !important; width: auto !important;">상상만으로도 눈을 질끈 감게 만드는 처참한 광경을 묘사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폭발이라도 한 것처럼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살점과 뼈들. 피해자는 기류 다카시로 유류품에서 알 수 있는 단서는 그가 스턴버그라는 독일 제약회사의 사원이라는 사실뿐이다.<br id="isPasted" style="max-width: 880px; word-break: break-word; overflow-wrap: break-word; margin-left: 0px; margin-right: 0px; height: auto; font-family: &quot;Malgun Gothic&quot;, Dotum, 돋움, AppleGothic, &quot;Lucida Grande&quot;, Verdana, Arial, Tahoma, sans-serif !important; line-height: 1.74em !important; width: auto !important;"><br style="max-width: 880px; word-break: break-word; overflow-wrap: break-word; margin-left: 0px; margin-right: 0px; height: auto; font-family: &quot;Malgun Gothic&quot;, Dotum, 돋움, AppleGothic, &quot;Lucida Grande&quot;, Verdana, Arial, Tahoma, sans-serif !important; line-height: 1.74em !important; width: auto !important;">신원 확인을 위해 시체를 보여달라며 사건 현장으로 찾아온 약학대 3년생 마리무라 미사토라는 여성은 그 이후로 수사현장에서 계속해서 마주치고, 기류가 정기적으로 다니는 후지모리 치과에서는 그가 '그렇다면 저도 마녀의 후예입니다'라는 묘한 말을 했다는 증언을 듣는다. 수사본부의 추가적인 조사 중 드러난 사실은 기류의 가족이 모두 같은 날 사망해 기류가 4억 엔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생명 보험금을 수령했다는 것. 그리고 이미 일본에서 철수한 독일의 스턴버그 제약회사가 시부야와 신주쿠를 중심으로 퍼진 히트라는 새로운 약과 연결되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진다.<br style="max-width: 880px; word-break: break-word; overflow-wrap: break-word; margin-left: 0px; margin-right: 0px; height: auto; font-family: &quot;Malgun Gothic&quot;, Dotum, 돋움, AppleGothic, &quot;Lucida Grande&quot;, Verdana, Arial, Tahoma, sans-serif !important; line-height: 1.74em !important; width: auto !important;"><br style="max-width: 880px; word-break: break-word; overflow-wrap: break-word; margin-left: 0px; margin-right: 0px; height: auto; font-family: &quot;Malgun Gothic&quot;, Dotum, 돋움, AppleGothic, &quot;Lucida Grande&quot;, Verdana, Arial, Tahoma, sans-serif !important; line-height: 1.74em !important; width: auto !important;">─<br style="max-width: 880px; word-break: break-word; overflow-wrap: break-word; margin-left: 0px; margin-right: 0px; height: auto; font-family: &quot;Malgun Gothic&quot;, Dotum, 돋움, AppleGothic, &quot;Lucida Grande&quot;, Verdana, Arial, Tahoma, sans-serif !important; line-height: 1.74em !important; width: auto !important;">이토록 잔인한 범행을 저지른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왜 그랬을까. 공격성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신종 ○약이 이 사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친 걸까. 등장인물들의 너무도 암담한 과거의 트라우마는 어떻게 사건과 연결되는 걸까. 기류가 치과에서 내뱉은 '그렇다면 저도 마녀의 후예입니다'라는 말까지 더해 온갖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고 잔뜩 끌어안으며 읽었다. 이야기의 끝에 기다리고 있었던 건 의외의, 그러나 누구라도 납득 가능한 진상. 또 시치리 선생에게 당했구나 싶다가도, 마냥 절망적이지만은 않은 결말에 마지막에는 즐거워하며 책을 덮었다.<br style="max-width: 880px; word-break: break-word; overflow-wrap: break-word; margin-left: 0px; margin-right: 0px; height: auto; font-family: &quot;Malgun Gothic&quot;, Dotum, 돋움, AppleGothic, &quot;Lucida Grande&quot;, Verdana, Arial, Tahoma, sans-serif !important; line-height: 1.74em !important; width: auto !important;"><br style="max-width: 880px; word-break: break-word; overflow-wrap: break-word; margin-left: 0px; margin-right: 0px; height: auto; font-family: &quot;Malgun Gothic&quot;, Dotum, 돋움, AppleGothic, &quot;Lucida Grande&quot;, Verdana, Arial, Tahoma, sans-serif !important; line-height: 1.74em !important; width: auto !important;">반전이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도 스포일러라는 의견이 종종 보인다. 그런 까닭에 나카야마 시치리에 붙는 '반전의 제왕'이라는 칭호는 살짝 치워보면 어떨까 싶다. 그럼에도 '사회파 미스터리의 대가'라는 또 다른 칭호는 이 최초의 소설에서도 유효하다고 말하고 싶다. ○약과 제약회사의 어두운 이면을 살인사건과 멋지게 엮어냈으니까. '첫 작품이라서'같은 아쉬움 따윈 없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 책이었다. 나카야마 시치리의 소설을 한 번이라도 즐겁게 읽었다면 『마녀는 되살아난다』 역시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지금의 시치리를 만든 초심을 확인할 수 있으니.<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59/59/cover150/k07213581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595985</link></image></item><item><author>탐진</author><category>─ 書評</category><title>공포소설로 사람을 오싹하게 만드는 방법은 무엇인가 - [한 치 앞의 어둠]</title><link>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081358</link><pubDate>Mon, 09 Feb 2026 14:3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08135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82135311&TPaperId=1708135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96/2/coveroff/k88213531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82135311&TPaperId=1708135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한 치 앞의 어둠</a><br/>사와무라 이치 지음, 김진아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26년 01월<br/></td></tr></table><br/>│본 서평은 현대문학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br>─<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quot;Noto Sans KR&quot;, -apple-system, BlinkMacSystemFont, Arial, &quot;Malgun Gothic&quot;, &quot;맑은 고딕&quot;, helvetica, &quot;Apple SD Gothic Neo&quot;, sans-serif;">한때는 저녁마다 친구와 공포영화를 보는 게 일상의 낙이었다. 『곤지암(2018)』으로 시작해 『온다(2018)』, 『악마와의 토크쇼(2024)』 등 국적을 가리지 않고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봤다. 지금은 서로 바빠져서 못 보고 있지만….<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quot;Noto Sans KR&quot;, -apple-system, BlinkMacSystemFont, Arial, &quot;Malgun Gothic&quot;, &quot;맑은 고딕&quot;, helvetica, &quot;Apple SD Gothic Neo&quot;, sans-serif;">그때 봤던 공포영화를 생각하면 호러 장르의 책은 뭔가 아쉬울 때가 많다. 각자의 읽는 속도가 제각각인 탓에 점프 스케어도 무의미하고, 잔혹한 묘사 역시 독자의 상상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그저 글일 뿐이다. 효과음은 잘못 쓰면 그저 웃기기만 하다. 물론 공포영화도 어설프면 시시하고 코미디 영화보다 웃기다. 그렇기에 더욱 생각해 볼 만한 질문이 아닐까?<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quot;Noto Sans KR&quot;, -apple-system, BlinkMacSystemFont, Arial, &quot;Malgun Gothic&quot;, &quot;맑은 고딕&quot;, helvetica, &quot;Apple SD Gothic Neo&quot;, sans-serif;"><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quot;Noto Sans KR&quot;, -apple-system, BlinkMacSystemFont, Arial, &quot;Malgun Gothic&quot;, &quot;맑은 고딕&quot;, helvetica, &quot;Apple SD Gothic Neo&quot;, sans-serif;">'공포소설로 사람을 오싹하게 만드는 방법은 무엇인가'하고.<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quot;Noto Sans KR&quot;, -apple-system, BlinkMacSystemFont, Arial, &quot;Malgun Gothic&quot;, &quot;맑은 고딕&quot;, helvetica, &quot;Apple SD Gothic Neo&quot;, sans-serif;"><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quot;Noto Sans KR&quot;, -apple-system, BlinkMacSystemFont, Arial, &quot;Malgun Gothic&quot;, &quot;맑은 고딕&quot;, helvetica, &quot;Apple SD Gothic Neo&quot;, sans-serif;">─<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quot;Noto Sans KR&quot;, -apple-system, BlinkMacSystemFont, Arial, &quot;Malgun Gothic&quot;, &quot;맑은 고딕&quot;, helvetica, &quot;Apple SD Gothic Neo&quot;, sans-serif;">2015년 &lt;보기왕&gt;으로 제22회 일본 호러소설 대상을 수상하며, 'J-호러의 혁신'으로 불리는 사와무라 이치가 처음으로 초단편 괴담집을 출간했다. 21편의 짧은 이야기가 담긴 한 권의 책 제목은 『한 치 앞의 어둠』. 표제작 없이 제목만으로 이 괴담집의 성격을 드러낸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quot;Noto Sans KR&quot;, -apple-system, BlinkMacSystemFont, Arial, &quot;Malgun Gothic&quot;, &quot;맑은 고딕&quot;, helvetica, &quot;Apple SD Gothic Neo&quot;, sans-serif;"><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quot;Noto Sans KR&quot;, -apple-system, BlinkMacSystemFont, Arial, &quot;Malgun Gothic&quot;, &quot;맑은 고딕&quot;, helvetica, &quot;Apple SD Gothic Neo&quot;, sans-serif;">/【명소】'선빌리지 B동' 13층에서 14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중간의 층계참은 투신○살의 명소이다.이곳에 대해 설명하는 누군가.나는 설명을 들으며 그곳으로 따라가고 있는데,이 사람은 이곳에 왜 이렇게 잘 알고 있는 걸까.<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quot;Noto Sans KR&quot;, -apple-system, BlinkMacSystemFont, Arial, &quot;Malgun Gothic&quot;, &quot;맑은 고딕&quot;, helvetica, &quot;Apple SD Gothic Neo&quot;, sans-serif;">【수로】초등학생 남자아이 세 명이 축구를 하다 그만 축구공을 수로에 빠뜨린다.속을 들여다보아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자 결국 한 아이가 수로 속으로 들어가고….잠시 후 들린 건 '으아악'하는 단말마와 함께 쑥 하고 떠오른 피투성이 축구공.이 수로 아래에는 도대체 무엇이 있는 걸까.<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quot;Noto Sans KR&quot;, -apple-system, BlinkMacSystemFont, Arial, &quot;Malgun Gothic&quot;, &quot;맑은 고딕&quot;, helvetica, &quot;Apple SD Gothic Neo&quot;, sans-serif;">【검푸른 죽음의 가면】그 결혼식은 처음부터 이상했다.정문은 아무리 애를 써도 열리지 않고,카메라맨은 넘어져 얼굴 전체가 까졌으며,요리사는 한 시간 동안 손가락을 세 번이나 베였다.단순한 불행일까, 아니면 응보일까, 천벌일까.신부의 죽은 옛 연인 A에 대한 소문이 그 결혼식에 유령처럼 감돌고 있었으니.<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quot;Noto Sans KR&quot;, -apple-system, BlinkMacSystemFont, Arial, &quot;Malgun Gothic&quot;, &quot;맑은 고딕&quot;, helvetica, &quot;Apple SD Gothic Neo&quot;, sans-serif;">한 치란 손가락 한 마디 정도의 매우 짧은 거리를 뜻한다. 그 앞에 놓인 어둠 같은 이야기들. 사와무라 이치는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가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도대체 알 수 없는 상태로 독자를 극한으로 몰아붙인다. 꼭 종이에 적힌 대로만 행동해야 한다. 지시는 때론 의미를 알 수 없다. 규율을 어길 시 화자를 잡아먹을 듯한 무언가의 웃음소리와 불안에 떠는 화자의 감정은 거대한 폭의 낙차를 그린다. 정확한 정보는 아무것도 없고 금기나 추측만이 존재하는 불친절한 여백은 텍스트로 사람을 공포에 질리게 하는 방법에 대한 사와무라 이치만의 답변이 아닐까.<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quot;Noto Sans KR&quot;, -apple-system, BlinkMacSystemFont, Arial, &quot;Malgun Gothic&quot;, &quot;맑은 고딕&quot;, helvetica, &quot;Apple SD Gothic Neo&quot;, sans-serif;"><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font-family: &quot;Noto Sans KR&quot;, -apple-system, BlinkMacSystemFont, Arial, &quot;Malgun Gothic&quot;, &quot;맑은 고딕&quot;, helvetica, &quot;Apple SD Gothic Neo&quot;, sans-serif;">2ch 괴담 같은 짧은 괴담류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무조건 취향일 것이다. 한때 그런 글들을 미친 듯이 읽었던 사람으로서 스레드 괴담 특유의 맛이 느껴졌던 책. 텍스트가 주는 공포에 아직 희망은 있을지도 모르겠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96/2/cover150/k88213531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960218</link></image></item><item><author>탐진</author><category>─ 書評</category><title>&amp;lt;성형 수술의 아버지&amp;gt;로 불리는 외과 의사 해럴드 길리스의 삶과 성형 수술의 역사 - [얼굴 만들기 - 성형외과의의 탄생]</title><link>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073018</link><pubDate>Thu, 05 Feb 2026 12:2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textphile/1707301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25542&TPaperId=1707301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91/41/coveroff/893292554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25542&TPaperId=1707301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얼굴 만들기 - 성형외과의의 탄생</a><br/>린지 피츠해리스 지음, 이한음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01월<br/></td></tr></table><br/>│본 서평은 열린책들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어딜 가나 성형외과 광고가 보인 지는 꽤 오래된 현상이다. 쌍꺼풀 수술은 수술 축에도 끼지 못한다는 우스갯소리부터, 요즘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가볍게 상담도 가능하며, 중국의 성형 인플루언서처럼 되기 위해 중국을 가는 브이로그도 종종 마주칠 수 있다.언제부터 이렇게 되어버린 건지 모르겠다. 내가 세상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바라볼 수 있게 되었을 때에는 이미 사회 분위기나 또래 집단에서도 미용 목적의 성형은 뭔가 당연한 느낌이었으니까.<br>더 완벽한 나를 위해 뼈를 깎고, 무언가 채워 넣는 이 '성형의술'이라는 분야는 처음에도 이런 형태였을까?<br>『수술의 탄생』이라는 19세기 영국을 중심으로 현대적 외과 수술이 등장하는 과정을 다룬 책을 썼던 저술가 린지 피츠해리스가 이번에는 &lt;성형 수술의 아버지&gt;로 불리는 외과 의사 해럴드 길리스의 삶과 성형 수술의 역사를 이야기한다. 책의 제목은 『얼굴 만들기』이다.<br>성형 수술에 관심이 있더라도, 해럴드 길리스라는 이름은 다소 생소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lt;성형 수술의 아버지&gt;보다는 당장 내 눈 코 입을 잘 만들어줄 의사가 더 중요할 테니.19세기 말, 뉴질랜드 더니딘의 팔 남매의 막내로 태어난 해럴드 길리스는 성형은커녕 리스의 병원에서 편한 보직을 얻고, 골프에 관심이 많았던 외과의였다. 심지어 자신의 인생 최대 업적으로 발레리나의 엉덩이에 박힌 뾰족한 가위를 빼낸 일을 수없이 언급하던 별 볼일 없는 그런 외과의였다.한창 의사로 지내고 있을 때,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세르비아 사이에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고, 대공의 암살이 전쟁의 촉매가 되며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게 된다.<br>/&lt;전쟁은 끔찍하고 지독하며 이루 말할 수 없이 혐오스럽다.&gt;<br>─ 『리버풀 데일리 포스트』<br>총, 탄환, 포탄만이 아닌 화학 무기까지 동원해가며 치러진 전쟁은 수많은 병사를 죽이고 다치게 했다. 몸통은 흙벽 아래로 숨기고, 머리만 살짝 내밀어 교전하게 되는 참호전의 특성상 많은 사람들은 얼굴에 치명상을 입었다. 초기 헬멧은 병사의 머리를 제대로 지켜주지도 못했다. 손상된 얼굴은 자신을 포함한 모두에게 공포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정신적 충격마저 안겨주었다.<br>/팔다리가 절단된 사람들과 달리,얼굴 특징이 훼손된 이들은 영웅 대접을 받지 못할 때도 있었다.한쪽 다리를 잃은 사람은 연민과 존경심을 불러일으킬지 모르지만,얼굴이 훼손된 사람은 거부감과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곤 했다.<br>…<br>대개 우리는 먼저 얼굴을 통해서 상대가 누구인지를 알아차린다.얼굴은 성별, 나이, 인종 등 신원을 알려 주는 모든 중요한 요소들을 나타낼 수 있다.성격도 드러낼 수 있고 서로 의사소통을 할 때도 도움을 준다.사람의 한없이 다양하고 미묘한 표정은 그 자체가 감정의 언어이기도 하다.그러니 얼굴이 지워진다면, 그런 주요 기표들도 사라질 수 있다.<br>─ P.24-25, 「프롤로그 · &lt;사랑스럽지 않은 대상&gt;」<br>성형이 아직 유아기에 있는 의학 분야였던 무렵, 길리스는 치과 의사 발라디에와 만나며 얼굴 재건에 치과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우고, 이는 길리스의 삶을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이끈다. 이 만남은 길리스가 얼굴을 그저 되는대로 복원하는 게 아닌, 단지 치료만 하는 게 아닌 눈 코 입의 주요 기능들까지 함께 복원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만들었다. 때마침 전쟁이 터지고, 수많은 얼굴 부상자를 전담하게 되며 성형은 현대 의학의 한 분야로 적법하게 자리 잡게 된다. 책은 그 역사를 담고 있다.<br>성형 수술에 대해 현대인들이 가지는 견해는 대체로 두 갈래로 나뉘지 않을까? 과하게 집착하거나, 강하게 비판하거나. 개인적으로는 절대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그 답은 오로지 성형뿐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분위기에 부정적이었다. 책은 지금 이런 시기에서 잠시 떨어져 나와 전쟁으로 인한 최악의 상황에서 재건[再建]을 하는 성형 수술에 대해 알려주며, 성형 수술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다. 무조건적이고 사회가 추구하는 미를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옳은 것은 아니지만, 인간에게 있어 얼굴은 꽤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br>한 편의 영화를 보는듯한 린지 피츠해리스의 스토리텔링 기술 덕분에 &lt;성형&gt;에 대해 잘 모르고 관심이 없더라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다소 보기 힘들지라도 성형 수술을 통해 많이 나아진 병사들의 얼굴을 보며 지금도 성형 수술은 어디선가 누군가의 삶을 유의미하게 개선하고 있지 않을까. 새로운 관점에서 성형을 바라보게 하는 책. 성형이 일상으로 자리 잡은 지금 누구라도 한 번쯤 읽어봐도 좋을 것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91/41/cover150/893292554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914168</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