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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워 한정판 (2disc)
심형래 감독, 아만다 브룩스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오전 반차였다..
볼일을 다봐도 시간이 어중간하게 남을 것 같아서..
일찌감치 조조영화를 한편 보기로 마음먹었다..
무엇을 볼까.. 인터넷을 뒤적거렸다..
트랜스포머, 다이하드 이런 떠들석한건 이미 다 봐버렸고..
해리포터.. 이건 애들이 너무 커버려서 징그럽다던데.. -_-
화려한 휴가.. 아침부터 이런거 보면 너무 우울하지 않을까..
그러던 찰나..
아..
맞다..
내일 8월 1일이지..
디워 개봉하는 날이잖아!!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강남 씨너스 8시30분 디워 1회를 예매하였다..
어김없이 조조할인에 카드할인 예매수수료 포함 2천5백원에..
근래 이만큼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영화가 있었던가..
영화관련 게시판은 개봉전부터 연일 '디워'의 이야기로 도배가 되다시피 했더랬다..
애들 표현대로..
디빠와 디까로 양분되어서 말이다..
심형래..
대한민국 정부가 선정한 '대한민국 신지식인 1호'
'못해서 안하는게 아니라.. 안하니깐 못하는 겁니다..' 라고 말했던 우리 형래 형님..
결론적으로 말하면..
필자는 심형래의 아주아주 열렬한 팬이었고..
세월이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사실은 변함이 없다..
심형래의 개그를 보면서 자랄 수 있었다는 건..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TV는 별로 안 보는 필자지만 지금도 열심히 코미디 프로만은 꼬박꼬박 챙겨 보는데..
솔직히 그다지 재미는 못 느낀다..
근데..
한번씩 우연히 보게되는 옛날 프로의 심형래의 개그는 아직까지도 얼마나 재미있는지..
그는 참..
비범한 재주를 지녔던듯 하다..
넘어지는 것.. 맞는 것.. 그런 하나조차도 남달랐다..
그런 그였기에..
그 시대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고..
우리는 상상도 못할 돈을 벌었을 것이다 아마..
하지만 평생 빌딩 임대료만으로도 맘편하게 먹고 살 수 있었던 그가..
우리나라도 SF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걸 보여주자는 모토아래..
전재산을 털어서 영화계로 뛰어든다..
영구와 공룡쭈쭈, 티라노의 발톱, 용가리..
분명 그의 괴수는 진화를 거듭하고 있었지만..
야속하게도 대한민국 충무로는 그에게 그 자리를 내주지 않았고..
그의 영화는 항상 개봉관을 못잡아..
구민회관, 시민회관 등지에서 천막을 쳐놓고 상영했더랬다..
이번 영화 '디 워'의 제작기간이 길어진것도..
조선씬을 찍다가 돈이 떨어져서 촬영을 쉬고..
돈 모아서 다시 찍고 뭐 그러다보니..
장장 6년이 걸린거라고..
변변한 스폰서 하나없이..
그래도 고생하는 직원들 월급은 줘야겠기에..
한 시대 우리나라 최고의 개그맨이었던 그가..
밤무대를 전전하며 돈을 벌어 월급을 줬다니..
참으로 짠하지 않나..
영화를 보기전 전문가들의 평점은..
솔직히 보고 있기가 민망하고 야속할 정도로 악평 일색이었다..
그래도 그의 말처럼 언제나 아낌없는 응원을 해주던 네티즌들의 힘이 있었기에..
최소한 허무하게 끝나지 않을거란 예상은 했다..
그리고..
개봉첫날 1회부터의 극장 풍경은 분위기가 좋았다..
학생들이 방학을 하긴 했지만..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극장안은 빈자리가 거의 없었으며..
영화가 끝나고 박수소리를 들어 본 것도 실로 오랜만의 일이었던거 같다..
청소년들, 대학생, 어르신들, 아빠 엄마 손을 붙잡고온 꼬마들..
그 시간에 필자와 같은 30대 직장인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었으나 -_-
내려오는 엘리베이터 엿들었던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관객들의 대화들도..
생각보다 괜찮다.. 뭐 이런 이야기들이 많았던것 같다..
인간 심형래를 배제하고..
영화 자체의 주관적인 평가는..
일단 볼거리를 앞세운 SF 영화이니 스토리는 거론하지 않기로 하고..
전문가들의 평가처럼 결코 허접하지도 않은 스토리였지만.. -_-
추격신에서의 다소 약해보이는 긴장감만 빼면..
CG 라든가 그런 요소에서는 분명 장족의 발전을 보인듯하다..
작년 이맘때 '괴물'을 보고도 살짝 놀랐으나..
한층 더 유연해진 괴수의 몸놀림을 볼 수가 있다..
게다가 그것이..
괴물과는 다른..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해가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독자적으로 일구어낸 심형래 사단 독자적인 기술이었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이 영화 디 워 뿐만 아니라..
트랜스포머, 다이하드, 케러비안 해적 등등..
요즘 영화들 다 거기서 거기다..
개인적으로 그 이유는..
순전히 높아진 '우리들의 눈'에 있지 않을까 한다..
오늘도 아빠랑 얘기하던 꼬마애들이 그러더라..
막막 무서워서 혼났다고.. 죽인다고.. 신난다고..
아이처럼..
선입견을 버리고..
순수한 마음으로 이 영화를 본다면..
우리도 더 큰 기쁨과 재미를 느낄 수 있을텐데..
그 옛날..
필자도 인디아나 존스를 보고..
얼마나 놀라워했던가..!!
마지막은 그야말로 백미다..
개봉전 리뷰들 처럼..
개인적으로 이무기가 용이되어 승천하던 라스트씬은..
장엄하기 보단..
용으로써..
약간은 방정맞아 보이기도 했었는데.. -_-
그..
'아리랑'의 멋스러움이라니..
아리랑이 이렇게 멋진 음악이었구나..
그리고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전..
생뚱맞게 영구의 사진이 나오고..
심형래 감독의 에필로그가 올라온다..
직업이 '개그맨'인 나는 대한민국에서가장 웃기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리고 '용가리'로 나는 영화감독도 되었다.
이제 새롭게 탄생할 'D-WAR'로나는 당당히 최고에 도전한다.
야심작이었던 '용가리'가 개봉되자모두가 실패작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용가리'는 대단한 일을 해냈다.
미국 비디오 대여점에 꽂혀있는 '용가리'를보면서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기술이 부족해 마음 조였던 날들.
'용가리'를 만들며 지새운 밤이 며칠이던가...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언젠가 해낼 수 있으리라 믿었다.
이제 'D-WAR'에서 나는 우리만의 기술을 이루었다.
컴퓨터 한 대 없이 시작한 영화...
직원들과 함께 공부하며 뛰었다.
세계시장으로 진출했을 때, 내게 '두려움'은없었다. '고생도 즐거움'이었던 그 시절,나는 앞만 보고 열심히 달릴 뿐이었다.
영화가 가진 무한한 가치를 사람들은 모른다.
나는 세계시장에서 'D-WAR'로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 나에게 늘 흥분되는 일이다. 하지만, 그 만큼의 대가는 반드시치르기 마련이다.
조건없이 그 대가를 치러준직원들과 가족 그리고 지금까지 도와주신모든 분께 감사 드립니다.
어느덧 영화와 10년을 함께 했다.
이제 영화는 내 인생의 가장 큰 목표가 되었다.
세계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
'D-WAR'가 세상 사람들을 놀라가 해 줄 그날을,나는 우리 직원들과 손꼽아 기다린다.
물론 영화를 보고 안 보고는 순전히 개인적인 선택이다..
물론 심형래 감독과 동년배인 우리의 형님 세대들과..
그의 개그를 보고 자란 우리 세대들은..
왠만해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는 도전을 몸소 보여주고있는 그에게..
한없는 응원을 보내며 무조건 극장으로 달려 갈것이다..
필자도 그랬다..
수많은 실패를 거듭했지만 좌절하지 않았던..
심형래가 만들어서..
단지 그 이유 하나만으로 본것이다..
애국심에 호소하고픈 마음 따윈 없다..
2,500원이다..
담배 한갑 값이다..
2천여가지의 유해물질이 함유되어있는 담배 한갑..
이 영화에는..
2천여가지 이상의 무해한 무언가를 전해주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
심형래 감독님..
형래 형님..
이번엔 부디 대박나셔서..
다음엔 보다 더 훌륭한 우리 SF 영화 만들어 주세요..
물론 이번에도 다시 쪽박차도..
결코 포기하지 않으시리란건 잘 알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