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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개 이야기 - [할인행사]
이누도 잇신 외 감독, 나카무라 시도우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개를 키우든 개를 키우지 않든..
한번씩은 꼭 보라고 추천해주고픈 영화다..
열대야에 지쳐 잠이 깨었던..
뼈에 사무치도록 외롭던 어느 새벽..
혼자서 이 영화를 보며..
무척이나 가슴이 뭉클했었다..
소중한 그 무엇을 잊고 살아가던 야마다가..
포치를 다시 만나게 되면서..
그리고..
혹자는 이 영화는 마지막 10분을 위한 영화라고했던..
감정이 매마르다 못해 가뭄에 논바닥 갈라지듯..
그런 30대 경상도 남성을 포함하여..
많은 이들을 펑펑 울게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그..
마리모 이야기.. ㅠㅠ
몸이약한 야마다가 전학을 오면서 단팥빵 하나로 친구가 된 포치..
야마다를 실은 앰블런스를 따라..
포치라고 쓰여진 더러운공을 물고서 끝까지 따라가던 포치..
그렇게 평생 야마다를 기다리며 병원앞을 떠날줄 몰랐던 포치..
그리곤 결국 병원앞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포치..
개만도 못한 인간이 천지인 이 세상에서..
그렇게 주인을.. 친구를 기다리며 죽어갔던 포치..
만지면 금방이라도 깨어질 유리같았던..
작고 귀여운 마리모..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넌..
나보다 늦게 태어나서도 나보다 나이를 빨리 먹는거니..
나보다 빨리 엄마가 되는거니..
난 아직 어린아이인데..
그리고..
어째서..
넌 나보다 빨리 가버린거니..
어째서..
어째서..
이런 큰 슬픔을 겪을걸 알면서도..
개를 길렀던거니..
개를 기르고 싶었던 거니..
있지..
있지..
미카..
넌 언제나 내 언니였어..
너와 함께해서 난 행복했었어..
내가 감춘 니 빨간구두는 내 보물이었어..
벌을 쫓아주던 네 모습은 너무 멋있었어..
내가 엄마가 되었을때 진심으로 기뻐해줘서 고마워..
나를 바다로 데려가줘서 고마워..
내 얘기를 알아들을 수 있다면..
이말을 하고 싶었어..
쑥스럽지만..
나를 사랑해 줘서 고마워..
* 우리 개 '보리' 이야기..
한번이라도 개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한번이라도 개를 가족이라 생각해본 사람이라면..
그리고..
한번이라도 개와 이별을 해 본 사람이라면..
이 영화가..
초반의 그 우스꽝스러운 일본식 연출에도 불구하고..
평생 보았을 가장 감동적인 영화 중 몇손가락안에 들만한 영화라 생각되어질 것이다..
나또한 그러했기에..
마리모 이야기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소름이 돋고 가슴이 그렇게 뭉클했었나 보다..
미인대회 아니 -_- 미견대회라 해야하나..
암튼 그 대회출신인 보리의 엄마 '우끼'는 그 미모를 뽐내며 대구광역시 산격동 일대를 돌아다니다..
자신과 종이다른 다른 놈팽이를 만나서 연애를 하게된다..
그리고 태어났던 두 마리의 강아지..
우리 개 '보리'와..
보리보다 조금 더 예뻤다는 이슬이..
이쁜 이슬이는 돈 15만원에 팔려가고..
보리는 누나가 그냥 얻어왔다..
결론적으로 마티즈와 요크셔테리어의 짬뽕이었던 똥개 '보리'..
눈도 제대로 뜨지못하고..
새하얀 솜뭉치 같았던 우리 보리..
엄마닮아 인물은 와방 이쁘지만..
신분이 똥개라 충성심 따윈 개뿔도 없었던 우리 보리..
먹을걸 주면 온갖 개인기를 다 선보이던 영민한 우리 보리..
우리집에서 나를 제일 무서워하여..
그리고 나를 제일 좋아하여..
내가 손이라도 한번 잡아줄라치면 황송한 표정을 지어보이던 우리 보리..
무더운 여름날..
학교에서 돌아오면..
개집에 들누버서 귀찮은듯이 손을 내밀어주던 우리 보리.. -_-
수컷이라 가출방지를 위해 거세를 시켜버려 평생 연애한번 못해본 불쌍한 우리 보리..
그랬던..
우리집 똥개 보리가..
동생의 출산을 즈음하여..
아는곳으로 잠시 간다더니..
결국엔..
결국엔..
여차저차하여 동물 보호센터로 떠나게 되었단다..
정신없던 서울 생활 속에서..
이건 아니었는데..
난..
난..
우리 보리에게..
마지막 인사도 제대로 못해줬는데..
그때 대구에 내려가서 본게 마지막이 될줄이야..
그럴줄 알았더라면..
그게 마지막일줄 알았더라면..
사진이라도 많이 찍어주는건데..
재롱부리는 동영상이라도 찍어두는건데..
한번만이라도..
한번만이라도..
널..
꼭 안아주는건데..
별로 부드럽진 않았지만..
세상 그 무엇보다도 내겐 부드러웠던..
너의 털을 다시 쓰다듬고 싶어..
별로 향긋하진 못했지만..
세상 그 무엇보다도 내겐 향긋했던..
너의 개비린내를 다시 맡고싶어..
너도 영화 속 마리모처럼..
나와 함께해 행복했던거니..
너를 사랑해줘서 고마웠던거니..
보고싶다..
보리야..
* PS : 새벽에 마리모 이야기를 보면서 울음을 겨우 참았더랬는데.. 이 편지를 쓰면서 난 결국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