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만원으로 세계여행 - 영어 울렁증 상근이의 자급자족 세계 여행
정상근 지음 / 두리미디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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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뉘집 자식인지 몰라도 똑소리 나네

 

 

옛날에 어떤 학생이 길을 걸어가다 교통사고가 나서 다리가 그만 똑 부러져버렸다. 때마침 그 장면을 목격한 어느 어른이 이렇게 얘길 했다고 한다. 뉘집 자식인지 몰라도 '똑'소리 나네 그려.. 추억의 쌍팔년도 개그였다.

 


이 책을 통하여 만나본 정상근 학생을 보고 필자가 느꼈던 감상이 이와 같았다. 뉘집 자식인지 몰라도 참 똑소리 나네라고.. 이름만 보고 방위 비스무리한 상근 예비역이나 왠만한 연예인들 보다 요즘 인기가 더 좋다는 개 따위를 떠올렸다면 그건 오산이다. 영어 울렁증이 있는 어떤 대학생이 80만원 들고 세계 4개 대륙을 일년간 여행하고 돌아온 이야기이다.

 


행여나 제목만 보고 딸랑 80만원 들고 호주 찍고 인도 돌아 유럽 거쳐 아프리카까지 가려고 생각했다가는 큰일 난다. 정상근 학생이 처음 들고 간 돈은 80만원이 맞으나 첫 여행지에서 다섯달 동안 천만원 가까이 여행 경비를 모으고 그 후부터 본격적인 여행길에 오른 것이니 오해가 없도록 하자. 이른바 워킹 홀리데이이다. 대학시절 과동기 중 두녀석이 퀼링턴으로 워킹 홀리데이를 다녀온적이 있었다. 결론적으로 두 녀석다 영어 실력에서는 장족의 발전을 이루지 못했는데 스노보드 실력 만큼은 16년간 보드만 타오신 '화이트' 김병만 선생을 능가하는 수준이 되어서 돌아왔던 기억이 난다.

 


상근군의 호주 생활은 만만찮게 보였다. 현지 아르바이트로만 한달에 200만원 정도 벌었다고 한다. 국내에서 그 나이 또래가 흔히 쉽게 구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와 비교하면 그 수준을 넘어선다. 그도 그럴것이 하루에 세가지 일을 했다고 한다. 새벽에는 엔터테인먼트 센터라는 공연장에서 아침부터 점심때까진 일식집에서 저녁에는 한식집에서. 새벽 6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말이다. 그러면서 하루 세끼를 일하는 식당에서 해결하며 밥값을 세이브 하고 같이 살던 집주인 외국 친구가 고향에 두달간 가게 되면서 임시 집주인이 되어 방값을 아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렇게 여행경비를 모으게 되었다.

 

 

그리고는 도서관과 인터넷을 이용하여 앞으로 방문할 나라들을 놓고 어느 시기에 어느 나라를 거쳐 어떠어떠한 경로로 가면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 현지 기후상황은 어떠할지 등등을 면밀히 검토한 후에 떠났다고 한다. 그래서 참 똑부러지는 엄마 친구 아들같은 존재로 필자의 뇌리속에 각인되었다.

 


본격적인 여행궤도에 올라서는 인도, 안나푸르나의 네팔, 유럽, 이집트, 중동의 순서였는데 가장 최근에 보았던 여행서인 오래된 여행자 이지상씨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들었다. 오랜 연륜에서 묻어 나오는 여행지에서의 감상이 주가 된 '낯선 여행길에서 우연히 만난다면'의 진중한 맛에 감동받았던 기억에 비해 이 책은 세계 여행을 처음 해보는 젊은이 특유의 패기로 똘똘뭉친 책이자 워킹 홀리데이를 잘하는 법에서 부터 여행시 도움이 될 만한 인터넷 사이트의 소개, 학생이란 신분을 이용한 각종 비용 아끼기라든지 디테일한 대중교통 이용법 및 숙소 고르는법, 어떤 나라에서는 어디를 주목해서 보면 좋겠다는 권유, 어디에서는 무엇을 주의하라는 충고등등 실제로 배낭여행을 처음 접해보는 이들이 실질적으로 여행길에 오르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은 편이다.

 


일전에 필자의 대학동기중 한명이 창업을 한적이 있었다. 그 회사에 프로그래머로 참여하기로 했던 친구가 장기간 해외여행을 간다며 같이 일을 하게 될지 미지수라고 했던것 같은데 개업식에 참여했더니 그 친구가 버젓이 그 곳에 있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들어보니 부푼꿈을 안고 스페인에 딱 도착했는데 바로 강도한테 전 재산을 털렸다고 했다. 그래서 바로 귀국한 거라고.. 낯선 곳으로의 여행에 관해 거부감을 가지기에 딱 좋은 끔찍한 경험이었다. 그런면에서 이 책의 저자인 정상근 학생은 스스로가 신기하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참 운이 좋았던것 같다. 항상 고비때 마다 아낌없는 도움을 주었던 이국의 수호천사들. 떠나는 저자를 위해 어머니가 해주셨다던 격려의 말씀. '아들아, 세상을 그리고 사람을 믿어라' 이 한마디가 그래서 더 내 마음에 크게 와닿았다.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온 상근군은 1년간의 여행으로 인해 또래 친구들 보다 복학도 늦어지고 토익공부도 못했다. 하지만 그는 똑부러지게 이렇게 얘기한다.

 


'하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내 인생은 이제부터 시작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말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조금 늦게 가도 좋다. 뒤처져도 좋다. 그 느림이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의 방향을 찾는 시간이라면 조금 늦더라도 정확히 내 목적지를 찾을 수 있을 테니까!'

 

(P.280)

 


맞는 말이다. 내가 사장이라도 시험 점수 좋은놈 보다는 일년동안 자기힘으로 세계여행 하고 온 친구를 뽑겠다. 용감하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였던 필자의 학창시절. 그때 난 왜 그 열정과 에너지를 이런 방향으로 발산할 생각을 못했을까란 아쉬움의 한숨으로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아무쪼록 이 똑부러지는 젊은이의 이야기가 필자와 같이 어딘가에 얽메여 있는 이들에게는 용기와 위안을, 지금 당장 어디든지 떠날 수 있는 이들에게는 알찬 정보를 주는 실질적인 좋은 지침서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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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구의 맨발의 재테크 - 맨몸 하나로 뛰어온 촌놈 조영구의 꿈과 재테크 이야기
조영구 지음 / 다산북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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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 촌놈의 이야기

 

 

 

조영구씨에 대해선 별다른 감정이 없었다. 호감도 아니고 비호감도 아닌 그저 소 닭보듯 하는 입장이었는데 이 책을 보니 어 이사람 좀 멋진걸 하는 생각부터 들었더랬다. 조영구씨의 성공스토리는 일전에 TV를 통해 본 기억이 난다. 가장 기억에남았던 것이 '사람'이 최고의 재산이라 생각하고 휴대폰 전화목록에 항상 999명을 꽉 채워 다니며 경조사에 최대한 참석한다던 모습. 그러한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었다. 아 저사람 세상 좀 제대로 살 줄 아는 사람이로구나라고. 그렇게 참 특별난것없어보이고 잘난것 없어 보이는 사람이 최진실씨 마저도 조영구면 무조건 인터뷰 하겠다던 대한민국 최고의 리포터가 될 수 있었던 사실은 연예인 사건사고 리포터라는 방송가의 틈새시장을 일찌감치 개척한 그의 빨랐던 판단 때문이었겠구나란 막연한 생각만 했던것 같다. 그렇게 수다스러운 동네 아줌마 같은 아저씨, TV 나오는 사람치곤 참으로 촌스런 외모에 이름마저 영구인 촌놈의 이미지. 그게 다였다.

 


그런 그가 책을 냈단다. 책제목엔 버젓하게 '재테크'란 말이 들어간다. 알고보니 그 촌놈 조영구가 집값 비싸기로는 세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이 우리나라 대한민국 '위대한' 서울특별시에, 아주 필자가 집때문에 한이 맺히게 만든 그 특별한 동네 서울특별시에 자기 명의로 된 아파트가 두 채라고 한다. 그게 30억이라고 한다. 잘나가는 연예인들과 비교하면 새발의 피 수준이지만 필자와 같은 월급쟁이 서민입장에선 그야말로 입에서 '억'소리가 서른번 나올 액수아닌가. 아마 가까이 있었다면 관심일촌이라도 맺고팠을 것이다. 필자는 보다 현실적인 재테크 서적을 찾던차에 이 책을 보게되었다. 조영구란 인물이 가진 만만한 이미지도 한몫했던 듯 하다. 영구도 했다는데..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던 촌놈 조영구. 어린시절 영구 어린이는 자신이 집안을 일으킬 수 있는 길은 오로지 조용필씨와 같은 우리나라 최고의 가수가 되는 길 밖에 없다고 생각했었다. 가수를 꿈꾸던 동네형의 '가수가 되려면 목에서 피가나올만큼 연습하라'는 조언을 철썩같이 믿고 참 무식하게 한달동안 달천강에서 노래부르고 소리 질러서 목에 피가 나오게 되었다. 그날 이후로 지금과 같은 크고 허스키한 목소리를 가질 순 있었지만 가수는 될 수 없었다. 단지 강변가요제와 대학가요제를 참가하겠다는 일념으로 없는 형편에 대학엘 진학하기로 결심하고 무작정 상경하여 가야금 공장, 석재 공장등에서 학원비를 벌고 근로장학생으로 주경야독한 결과 충북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가요제에선 번번히 낙방하고 군대를가고 제대를 해서 학교를 다니던 중 사람들앞에 부끄러움 없이 잘 나서던 성격으로 여러 행사의 사회를 아르바이트삼아 봤었는데 그 실력은 신통찮았다. 그러던중 교수님의 소개로 영구 청년은 자신의 멘토가 된 김병찬 아나운서가 자신의 모교 선배임을 알게되고 김병찬 아나운서를 공식적으로 학교에 초청하기 위해서 학생회장이 되었다.

 


김병찬 아나운서와의 만남은 그 후 그의 진로를 180도 바꾸어 놓았다. 막연하기만하던 가수이 꿈을 잠시 접고 방송인이 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김병찬 아나운서를 따라다니며 방송국 생활을 시작한다. 온갖 프로그램의 잡일을 도맡아하며 사람들에게 눈도장을 찍고 촌놈 특유의 묵묵하게 밀고 나가는 우직함으로 그 성실함을 인정받아 몇몇 프로그램도 하게되고 막내작가 노릇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아나운서는 물론 개그맨, MC, 텔런트 등등 TV에 나올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모든 시험에 응시하여 13번 낙방끝에 드디어 SBS 전문MC 1기로 뽑히게 되었다. 그렇게 한계단 한계단 밟으면서 '한밤의 TV연예'의 성공과 더불어 연예인 사건사고 전문 리포터란 이제껏 볼 수 없었던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오르며 부와 인기를 어느정도 누리게 되었다.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그 때 세상이 다아는 연예인 X파일 사건이 터지고 본의 아니게 피해자가 되었다. (이 사건의 유출 경위에 대해서는 잘 해명이 되어있는데 필자는 '연예인'이란 존재를 원체 싫어하는 편이라 그전에도 별로 신경안쓴 편이었다.)그리고 피땀흘려 모았던 돈 10억을 주식에 투자해 3억 5천을 홀라당 날려먹는다. 참 바람잘날 없는 촌놈의 인생이다.

 


여기까지가 주된 내용이다. 그런데 재테크 얘기는 언제 나오나?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눈을 크게뜨니 책 한구석에 조영구씨가 적어 놓은게 보였다. 저도 재테크 어떻게 하는지 모릅니다라고. 그저 밤낮없이 열심히 일했고 청약저축 들었고 분양있을때마다 한번도 안빼먹고 꾸준히 넣어서 결국 당첨되고 그 중도금 넣을라고 또 뼈빠지게 일하고 그러던중 동생이 1가구 2주택에 해당안되는 용산에 뭐 어떤 아파트 나왔다고 그래서 6시간 줄서서 그거 넣었는데 그게 또 운좋게 4천대1의 경쟁률을 뚫고 당첨되고 그 분양권 3천만원에 팔라는 유혹 뿌리치고, 더 뼈빠지게 일하면서아파트 두군데 중도금 다 물고 그래서 결국 아파트 두채되고 그 아파트값이 올라서 30억이 되었다는 스토리다.

 


돈에 관해서 그가 걸어온 길을 보면 참 그럴만도 하다. 귀얇고 소심해서 주식에서 못 헤어나오며 병나고 잠못자고, 사람만 좋고 정이많아 기타 여러가지로 사기당하고 참 안습이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이 책은 재테크책이 아니다. 하지만 돈으로 인해 서러운 일을 당해본 기억이 있는 사람. 가진것이 없다는게 컴플렉스가 되어 본적이 있는 사람. 필자처럼 혼자 상경해서 (물론 서울사람이 다그런건 아니고 일부인) 서울 깍쟁이 서울 여우들에게 연일 쌍코피 터지고 있는 순진한 촌놈들. 그래도 삶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희망의 끈을 놓지않는, 부모님이 물려주신 튼튼한 몸뚱아리가 전재산인 우리 서민들을 위한 '인생의 재테크' 책이다.

 


문득 최근에 알게 된 나랑 배변방식이 다른 한 친구가 술자리에서 했던 말이 떠오른다. '난 니가 서울 남자같지 않고 순진해서 맘에든다고, 그런게 걱정스럽지만..' 그게 또 우리 촌놈들의 매력이 아니었던가. 우리도 할 수 있다. 포기하지 말자. 우리도 영구처럼 일 열심히 하고 놀고 싶은것 참고 허세 부리지 말고 아껴쓰고 10만원 20만원씩 모아서 아파트 나올때마다 집어넣고 당첨되면 주식하지 말고 양주먹지 말고 또 중도금 뼈빠지게 다 넣고 집사자. 그러면 조영구씨처럼 마흔이 넘어도 장가갈 수 있다.

 


아아.. 이 얼마나 희망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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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유쾌한 심리학 1 - 너와 나, 우리를 둘러싼 일상 속 심리 이야기 만화 유쾌한 심리학 1
배영헌 지음, 박지영 원작 / 파피에(딱정벌레)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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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삼수강자가 보았다

 

 

 

본인은 대학시절 '심리학의 이해'라는 과목을 무려 삼수강 하였다. 그 이유는 지극히 구구절절 개인적이니 지면관계상 생략하기로 하지만 한두번도 아니고 무려 세번씩이나 들었으니 '심리학'이란 과목에는 나름 눈을 살짝 떴을법도 한데 매번 인간관계를 함에 있어 어느정도 정답에 근접한 행동은 알고있으나 그보다는 성질대로 행하는 경우가 많은걸 보면 역시나 사람의 심리를 파악하기란 만만찮은 일인가 보다. 순간순간 이렇게 대처해야 하는것이 현명한 일인텐데란 생각이 들면서도 그게 쉽게 접목이 안되는걸 보면 심리학적 용어로 망각의 이유 중 하나인 '인출실패이론'에 해당하리라.

 


이 책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박지영씨의 '유쾌한 심리학'을 토대로 청소년들이 보기 쉽게 만화로 재구성한 책이다. 필자가 심리학을 무려 세번이나 수강하면서 그 때의 교재들이 이와같은 만화였다면 얼마나 재미있었을까란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그만큼 어린 학생들도 심리학이란 학문에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을 지닌 책이라고 생각된다. 무엇인가를 배우고 지식을 습득하는 자체가 중요하지 그 수단은 별반 중요하지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면에서 만화라는 매체를 통한 즐겁고 재미있는 학습방법은 상당히 그 효과가 좋다고 판단된다. 다만 필자처럼 심리학을 세번이나 수강한 어른이 보기에는 그 깊이가 약간은 얕다는 아쉬움은 남았다.

 


이 책은 총 열한개의 챕터로 구성되어져 있다. 인간심리에 가장 기본이 되는 감정들이 그 시작을 구성하고 있다. 예를들면 호감, 애정, 인상등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우리가 어떤 이유로 상대방에게 호감을 느끼냐에 관한 이론들이 첫번째이다. 일차적으로 눈으로 보이는 신체적 매력, 그리고 가까이 있으며 얼굴을 마주대할수록 호감도가 상승하는 근접성의 문제, 끝으로 흔히 말하는 '코드가 맞다'로 표현할 수 있는 유사성에 관한 이론들이다. 그리고 애정에 관한 챕터에서는 사랑이란 감정을 구성하는 세가지 요소 즉 친밀감, 열정, 책임감으로 조합해서 나오는 경우의 수 2의 3승의 결과인 총 8가지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예를들면 친밀과 열정만 있다면 그건 한낱 불장난에 불과한 연애가 될 수 있고, 열정과 책임감만이 있다면 친밀감이란 호감이 빠진 얼빠진 사랑이 되곤 하는식의 설명이다. 인상편에서는 사람에게 왜 첫인상이 중요한가란 화제로 초두효과나 후광효과등을 역시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그 외 기억과 망각, 스트레스와 그 대처법, 감각과 지각, 환경과 조건화 등등 여러가지 심리학적 이론을 다루고 있는데 하나하나 디테일 하게 설명하기엔 글이 너무 길어질것 같아 생략하며 일독하기를 권하는 바이다. 결론적으로 심리학이란 학문 자체는 그 다른 무엇보다도 가장 흥미로운 학문이란 개인적인 생각이 들었더랬다. 그러기에 대학시절 세번이나 수강하고 졸업을 하고 십년이 지나도 소설외의 서적중 가장 많이 찾아보는 책이 된것같다.

 


여러가지 심리학적 이론들을 실생활에 접목시켜보는 것도 무척 흥미로운 일이 될것같다. 예를들면 이 책의 열번째 챕터인 환경에 관한 심리학적 이론 중 좌석배치에 관한 남녀간의 심리 차이를 응용해본다 치자. 도서관에서 마음에 드는 여학생을 발견해서 큰 용기를 내어 말을 건다고 가정했을시에 일반적으로 여성들은 남성들과 달리 옆자리를 좋아하므로 항상 이런 이유로 자기옆에 책을 쌓아두고 공간을 확보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심리 상태를 알았다면 불쑥 옆으로 들이대기 보다는 앞에서 들이대는 방법이 그녀의 경계심을 늦추는 한 방법임을 알수있고 성공률을 높이는데 일조할것이다. 또한 필자의 개인적인 습관에 비추어 보면 항상 엘리베이터를 타면 번호판쪽에 붙어서 문열고 닫기를 즐겨하는 편인데. 그것또한 사람들이 빽빽하게 있는 환경 속에서 일어나는 스트레스의 한 형태인 '과밀'을 최대한 덜 느끼고자 하는 그럼 심리의 표출이란것을 새삼 알게되었다.

 


이상 간략하게 서술해 보았지만 여러모로 심리학이란 학문에 관심을 가지고 처음 입문을 하고자 하는 이들이나 어린 청소년들에게는 재미있고도 쉽게 심리학이란 학문을 공부할 수 있는 유익한 만화책이라고 본다. 그렇다고 성인들에게도 영 아닌 정도는 물론 아니다. 바로 어저께 본 장회익 교수의 '공부도둑'이란 책에서 봤던 좋은 책의 조건이란 대목이 떠올랐다. 책의 난이도를 따라 분류했을시 좋은 책이란 바로 80% 정도를 이해할 수 있는 책이라고 한다. 무작정 뭔말인지도 모를 책을 억지로 보며 100%를 다 이해 못하는것 보다는 자신이 이미 80%정도 알고 있는 내용을 다룬 책을 보면서 그 안다고 생각했던 80%의 사실을 반복학습하여 100% 완전한 자기것으로 만드는것이 가능한 책. 그것이 적합한 난이도라는 주장이었다. 필자도 공감하는 바이다. 알아서 전혀 생활에 해로울것 없는 말그대로 '유쾌한' 심리학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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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의 유령
폴 크리스토퍼 지음, 하현길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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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책

 

두툼한 책 두께에 비해 무척이나 잘 읽히는 편이다. 한마디로 ’신나는 책’이다. 일전에 보았던 제프리 아처의 ’배반의 자화상’과 많은 부분 유사하여 비교가 불가피했다. 제목부터 명화를 소재로 했다는 점, 메인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는 주인공이 미모의 여성이라는 점, 그리고 훈남 조력자가 있다는 사실, 주인공의 직장에서의 해고로 사건이 시작된다는 상황설정, 대부분의 모험이 그러하듯 결국엔 사랑과 부를 쟁취하고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된다는 점에서까지 상당부분 유사점이 많아 신선함은 떨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어떤 책을 먼저 보고 어떤 영화를 먼저 봤느냐에 따른 시점의 문제라 큰 불만은 없다. 각각의 작품이 내재하고 있는 장점이 어느 부분은 분명 존재할테니 말이다.


두 책의 차이점은 모험의 스케일 면에서는 이 책이 훨씬 판이 크고, 고흐와 램브란트 두 거장의 작품 자체에 관한 이야기는 이 책이 다소 부족한 느낌이었다. 필자처럼 그림에 문외한인 사람에게는 이렇게 흥미로운 소설의 형태를 띈 매체들을 통해 항상 어렵게 느껴오던 그 ’예술’에 관한 접근성을 좀 용이하게 해보려는 기대치가 있는데 그런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었다.


항상 자기가 꿈꿔오던 고상한 직장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한 미술품 경매회사에서 공작의 지위를 가진 어떤 고객을 몰라봤다는 이유로 해고당한 미모의 핀. 하지만 후줄근한 차림이었던 그 공작이란 작자와 우연한 재회를 하고 그 두 사람은 피터르 부하르트란 사람의 막대한 공동 유산상속인이란 사실을 접하게 된다. 그 유산이란 램브란트의 그림 한 점과 암스테르담에 있는 집 한채, 그리고 보르네오 섬 근처에 있다고 전해지는 ’SS 바타비아 퀸호’라는 배로 구성된 3종셋트였다.


이에 두 사람은 이제 그 험난한 모험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몇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고 수많은 동료와 적들을 만나게 되고 그와중에 핀의 출생의 비밀도 밝혀지는 등. 그야말로 다사다난함의 연속이다. 결국 일상으로 두 사람은 무사히 돌아오게 되지만 많은 어드벤쳐 영화에서 보여지는 것과 비슷한 마무리가 말미에 남아있었다. 겨우겨우 목숨만을 부지한것을 최고의 행운이라 여기던 두 사람에게 다가 온 뜻하지 않은 행운으로 마무리.


이런 전개는 상당히 전형적인 플롯이라 생각되어 지지만 그렇다고 별다른 대안을 생각해 내기가 마땅찮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선호하는건 해피엔딩일테니 말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짜릿하고 흥분되는 기분 그걸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이 책을 영화화한다면 주인공으로 누구를 캐스팅하면 적절할까란 생각을 해보는 잔재미등이 들어서 흥미롭다.


특히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배가 난파된 후 핀이 보여준 생존의 법칙이었다. 그 상황이 무사하게 살아있는 그 훈남의 재등장으로 인하여 너무 짧게 끝나버려 허무하긴 했지만 코카콜라켄과 쵸콜렛을 이용하여 성냥을 만들어내고 불을 붙이는등 핀양의 맥가이버스러운 모습은 특히나 재미있었다. 또한 필요에 따라 지도까지 차용하여 따로 편집한 친절한 각주도 인상깊었다.


언제나 그렇듯 왜 그들은 쉽사리 죽지 않고 왜 하필 그들은 눈부신 미모의 여성이거나 정신이 아찔해질만큼의 훈남이어야만 하는가란 의문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지만 전반적으로 흥미진진하고 신나는 책이었던것 같다.


날씨도 점점 무더워 지는데 찬물에 발담그고 독서 삼매경에 빠져 그 신나는 모험을 즐기기에 딱 적합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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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도둑 - 한 공부꾼의 자기 이야기
장회익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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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말 잘 듣기

 

 

 

아마도 세상에서 제일 쉬운것 같으면서도 가장 어려운일이 바로 '엄마말 잘 듣기'가 아닐까 싶다. 우리가 살면서 공부 열심히해라는 엄마 말씀을 얼마나 많이 듣고 자랐는가. 하지만 진정 그 엄마 말씀 때문에 그 이유만으로 공부 열심히 한 사람 그렇게 많이 되겠나 싶다. 그저 듣기싫은 잔소리에만 머무르지 않았던가. 그리고 남들이 다 하니까 나도 하고 남들이 다 대학가니까 나도 가고 그런식이 아니었던가. 진정 세상에 하나뿐인 자식을 위해서 그리고 그 자식의 미래를 위해서 가슴에서 우러나온 그 공부 열심히 하라던 한마디를 뼛속깊이 이해하게 된 건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요즘에서였다.

 


이 책의 저자인 장회익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칠십평생을 쉼없이 공부하며 학문탐구에 정진한 인물이다. 저자 스스로의 표현을 빌리자면 잘할 수 있는것이라고는 공부밖에 없는 '공부꾼'인 셈이다. 하지만 이 저자가 공부를 해 온 과정은 순탄치가 않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양질의 사교육을 받은건 물론 아니고 그렇다고 주경야독하며 어렵게 공부를 했던것도 아니다. 그에게는 그 공부할 수 있는 '기회'조차 없었다. 그렇게 자식 하나쯤 학교공부를 시킬 수 없을 만한 형편도 아니었고, 집안에서 제일 똑똑하고 책보고 공부하기를 즐겨했던 저자를 유독 할아버지께서 공부를 못하게 했다고 한다. 결국 장교수님은 남들이 다 다니는 초등학교도 중퇴해야 했었고 2년 가까이 들로 산으로 일을하러 다녀야 했다. 그것도 모자라 학교운동회날에는 그곳에 나가서 감을 팔아오라기까지 했다니 어린 소년이 받았을 마음의 상처는 어땠을까 쉽게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할아버지께서 공부를 못하게 말렸을까. 그 이유는 책 중반에 나오는 '할아버지의 도수 없는 안경'이란 에피소드에서 잘 설명 되어져있다. 할아버지에게 공부란 일종의 자존과도 같은 허세였다고 한다. 하지만 어린 손자가 그렇게 갈망을 하던 '공부'란 것이 그런 의미가 아니었음을 깨닫고 농사일을 하던 저자에게 '네가 할일은 그런일이 아니다'란 한마디를 건네주던 장면은 특히나 인상깊었다.

 


그런 저자에게 공부란 항상 목마른 그것이었다. 그런 연유로 책 중간에 강희맹이 쓴 '도자설'이 소개되어지는데 아버지랑 같이 도둑질을 하던 중 그 아버지가 아들 도둑을 부잣집 창고에 일부러 갇히게끔한 일을 꾸미게 된다. 그 상황에서 아들 도둑은 쥐소리를 내는 임기응변을 발휘하며 집주인을 따돌리고 호수에 큰 바위를 대신 집어 던지며 추격을 따돌린다. 이에 원망하는 아들에게 아비 도둑은 이렇게 말한다. 남에게 배운 것은 한계가 있게 마련이지만 스스로 터득한 것은 그 응용이 무궁한 법이다라고. 그래서 그 아들은 훗날 천하제일의 도둑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저자는 그 아비가 아들을 직접 부잣집 창고에 가두듯 초등학교 조차도 못 다니게 했던 그 상황에서 배움의 향한 갈망의 창고에서 스스로 쥐소리를 내며 살아남기를 터득했던 '공부도둑'이 되었다. 그런 경험들이 훗날 장교수님이 제도권의 교육을 순탄하게 받으며 남들처럼 그저 그렇게 공부했던 수많은 '공부 잘하는 이'들과 차별되는 자기 분야에서의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끔한 자양분이 되었다. 그리고 산과 들에서 일을하던 순간에도 태양이 지면을 비추는 모습에서 삼각함수를 연상하고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고민해보는 등 이른바 '야생학습'을 통한 그런 공부법을 통하여 물리학에 평생을 바칠 결심을 했다고하니. 역시나 공부란 자기 스스로가 그 필요성을 느끼고 흥미를 가지고 할때 그 효과가 최대치가 되는 것인가 보다.

 


그리고 이 책을 통털어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인 아버지와 미적분학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저자처럼 스스로 공부하던 전력이 있던 저자의 아버지는 농사일이 적성에 맞지않아 단기간에 측량기술을 배우고 토목기사를 했었는데 아무리 혼자 공부를 하여도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 바로 미적분학이었다고 했다. 저자인 장교수가 고교시절 그 미적분학을 처음 배움으로써 이제 우리 아버지에게도 미적분학을 가르쳐 드릴 수 있겠다고 기쁨에 들떠있던 모습. 또 그러한 아들에게 아무 거리낌없이 그 미적분학을 배우겠다던 아버지의 모습. 진정 공부하는 자로서, 배우는 자로서의 나이와 신분을 초월한 모습이 무척 인상 깊었다.

 


그런 저자의 공부에 관한 이야기가 70%쯤 그리고 저자의 전공인 물리학에 관한 이야기와 온생명과 낱생명, 동양사상등의 이야기가 나머지 30% 정도로 구성되어져 있는데, 솔직히 개인적으로 후자의 경우는 크게 감흥을 못느꼈다. 그만큼 난 물리학이란 학문 자체에 저으기 거부감과 어려움을 느끼는 편이었었고 그런걸 다 수용할만한 '이해의 틀'이나 그릇이 안되는 탓이리라.

 


하지만 공부하고 배우는 자로서의 장회익 교수가 걸어온 길에 관해서는 곳곳에서 무척이나 느끼는바가 컸었던 책인건 자명한 사실이었다. '공부'란 것은 우리가 평생 해야만하는 그런 과업이 아니겠는가. '엄마말 잘듣기'를 이제서야 깨닫게된 지금. 난 학창시절로 돌아가면 정말 공부를 잘할 자신이있다. 허나 그럴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겠나. 지금부터라도 학교공부는 아니지만 다양한 인생의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람차게 살아가면 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생각해 볼 때 이 책은 그런 스스로 공부하는 동기를 유발하게끔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책으로 판단된다.

 


많은 이들이 그런 스스로의 필요에 의한 능동적인 공부를 하는 습관을 가졌으면 좋겠다. 학생이면 당연히 학교공부에 충실히 하고 직장인들은 퇴근후에 술마시고 사고치지 말고, 게임하며 낄낄거리지 말고, 테레비보며 멍때리지 말고 책보며 사색하고 영어공부, 인생공부 하다못해 재테크 공부라도 열심히 하도록 하자.

 


그리하여 엄마말 잘듣는 착한 이땅의 자식들로 거듭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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