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 작가 이광희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8월의 좋은 어린이 책, <중국사 편지>의 추천글입니다.
잡지사 기자 시절, 데스크였던 선배는 나에게 A4 열 장짜리 인터뷰 기사를 다섯 장으로 만들라는 숙제를 내주었다. 다음날 주문대로 기사를 만들어 가면 선배는 다시 두 장 반! 하고 기사를 던져 주었는데, 숙제는 열 장짜리 기사를 한 장으로 만들어내는 것으로 끝이 났다.
그렇게 줄이고, 줄이는 과정에서 어떤 것을 빼야 할지, 어떤 것을 살려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데, 그 고통의 시간을 겪고 나면 마지막에는 가장 중요한 고갱이만 남는다. 그건 마치 열 시간짜리 필름을 한 두 시간의 영화로 편집해 내는 과정과 같을 것이다.
어린이 책을 쓰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 가운데 가장 큰 것도 이런 거다. 할 말은 많은데 페이지는 정해져 있고, 그러다 보니 어떤 내용을 빼고 어떤 걸 넣어야 하는지 결정하는 것, 바로 그것이다. 사람들은 글을 적게 쓰는 것보다 많이 늘여 쓰는 게 더 어려울 거라 생각하는데, 그건 오해다. 핵심을 잡아서 짧게 표현하는 게 더 어렵다.
<중국사 편지>를 읽어 보기도 전에 그런 걱정을 했다. 3천여 년의 중국 역사를, 그것도 참 할 말이 많은 중국 역사를 2백여 페이지 분량의 책에 담아내는 게 가능할까? 그런데 저자는 그 일을 해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중국사를 전공한 저자답게 중국사 전체의 흐름을 견지하면서, 황하문명부터 베이징 올림픽까지 핵심 이야기 16장을 선택했고, 꼭 해야 할 말을 군더더기 없이 풀어낸 것이다!
유사 이래 중국이 우리 역사와 얼마나 밀접한 관계가 있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 역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를 이야기하는 건 새삼스럽다. 이렇듯 중요한 중국을 이해하려면 중국 역사를 알아야 한다. <중국사 편지>가, 어린 아이들이 중국을 이해하는 나침반 구실을 충실히 해 줄 것으로 믿는다. - 이광희(어린이 책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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