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 천미나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2월의 좋은 어린이 책, <추 선생님의 특별한 미술 수업>의 추천글입니다.
패트리샤 폴라코는 어린 시절의 경험이나 실제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을 발표해 온 작가입니다. 주로 가족사에 바탕을 둔 따뜻한 이야기들이 많으며, 유태계 러시아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러시아 민속풍 그림에 실제 주변 인물들을 연상시키는 생동감 있는 그림들로 오늘날 가장 널리 사랑 받는 그림책 작가 중의 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고맙습니다, 선생님>,<선생님, 우리 선생님>, <꿈꾸는 레모네이드 클럽>, <날아라, 고물 비행기>와 같이 선생님에 대한 진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작품을 여럿 발표했지요. 이 작품 역시 자전적 이야기로, 덕분에 작가가 화가가 되기로 결심한 사연 및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지지해 준 두 선생님의 이야기가 더욱 더 진실되고 감동적으로 다가옵니다.
화가인 할머니와 함께 여름을 보내고 온 뒤, 트리샤는 자신의 꿈을 발견합니다. 바로 할머니처럼 화가가 되고 싶다는 거지요. 일찌감치 트리샤의 남다른 재능을 발견한 도노반 선생님의 추천으로 고등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는 추 선생님의 미술반에 들어가게 되면서 트리샤는 자신의 꿈을 향해 한 발짝 다가서게 됩니다. 그런데 담임 선생님이 자리를 비운 사이, 임시로 온 스펄딩 선생님은 미술을 한낱 시간 낭비로 여기며, 미술반에 갈 시간에 차라리 공부나 더 하라며 트리샤를 윽박지릅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추 선생님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트리샤는 자칫 꺾일 뻔했던 소중한 꿈을 지켜내게 됩니다.
이 작품은 한 사람의 인생에 선생님이 얼마나 크나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말해 줍니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추 선생님처럼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 있게 마련입니다. (안타깝지만 스펄딩 선생님처럼 반대의 경우로 기억에 남는 선생님도 있지만요.) 어린이들의 삶에 선생님은 부모만큼, 아니 어쩌면 부모 이상으로 중요합니다. 어찌 보면 부모보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고, 그만큼 아이들을 잘 아는 분들이니까요. 추 선생님이나 도노반 선생님 못지않게 열정적으로 우리 아이들을 가르치고, 아이들의 꿈을 응원해 주시는 세상의 모든 선생님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선생님이 그저 지식만을 전하는 직업으로 여겨지고, 선생님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 이 시대에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으로 추천합니다.
이 작품은 또한 예술 자체의 힘을 찬양하는 아름다운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폴라코는 추 선생님의 입을 빌어 미술은 심심풀이가 아니라 감정과 이미지를 나타내는 또 하나의 언어임을 말해 줍니다. 폴라코가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따로 당부한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가슴 아픈 점은 요즘에는 많은 학교에서 미술과 음악, 연극과 기타 예술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한 재원이 불충분한 경우가 너무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요? 미술은 우리에게 마음과 영혼, 그리고 가장 어릴 적 기억에서 우러나오는 언어를 말할 수 있도록 가르쳐 줍니다. 어떻게 어떤 과목은 중요하고, 어떤 과목은 하찮을 수가 있나요?'
국․영․수 등 입시에 반영되는 과목을 우선시하고 예체능 시간은 축소하거나 아예 자습시간으로 생각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말 같아서 가슴이 아픕니다. 미술 선생님은 진짜 선생님이 아니라고, 미술은 진짜 수업이 아니라고 여기는 이야기 속 스펄딩 선생님이 곧 오늘날 우리들의 자화상이 아닐까요? 어릴 때부터 꿈도 없이 그저 돈을 많이 버는 안정적인 직업만을 좇는 요즘 아이들과, 그런 세태를 만든 장본인인 우리 어른들이 꼭 한 번 읽어보고 생각을 나누어 볼 기회를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전문가가 선택한 2월의 좋은 어린이 책 이벤트 보러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