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꼭 알아두어야 할 성폭력

아동 성폭력,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연일 사회 전체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성폭력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 그중에서도 성폭력 범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아동에 대한 성폭력 범죄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아동 성폭력이란 ‘아동에게 가해지는 성폭력’으로, 넓게 보면 법상 미성년자인 20세 미만의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강간, 추행 등의 성폭력이라 할 수 있고, 좁게 보면 13세 미만의 아동에 대한 성적인 행위라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범죄 피해 가운데서도 특히 아동기에 성폭력을 당한 경우에는 그 피해가 훨씬 심각하고 장기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흔히 나이가 어린 아동은 성범죄의 피해에 대하여 정확하게 판단하는 능력이 떨어지며, 심지어 성폭력을 애정과 혼동함으로써 정서적으로 혼란을 겪는 경우도 있습니다. 성폭력 피해의 책임을 자기 잘못으로 생각하여 죄책감에 빠지고 수치스럽게 생각하여 이를 숨기고자 하기도 합니다. 어른들은 어린 시절에 겪은 일은 자라면서 잊어버리기 때문에 아동의 성범죄 피해는 큰 문제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릴 때 겪은 외상의 상처가 훨씬 더 깊고 후유증도 더 광범위합니다. 때문에 성폭력이 발생한 이후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근본적으로는 어떻게 미리 준비하고 예방해야 하는지가 더더욱 중요해집니다.

 

아동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속설 5가지

 

① 성폭력을 당했을 때, 피해 내용에 대해서 자꾸만 물어보면 상처가 되기 때문에 묻지 말아야 한다?

 

NO! 성폭력은 아이의 잘못이 아닙니다. 피해 내용을 말하지 못하고 숨긴다면 아이 자신이 자기 잘못으로 알고 죄책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피해를 당당하게 이야기하여 심리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주어야 합니다.

 

다만, 추궁하듯 캐묻거나 말을 막거나 단정적으로 미리 판단해 말한 뒤 “그렇지?”라고 강요하는 일은 피해야 합니다. 이럴 경우 아이에게 혼란을 줄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진술은 경찰이나 상담 전문가가 입회한 상태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②성폭력을 당하는 아이는 따로 있다?

 

NO! 성폭력을 당하는 사람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성폭력은 언제 어디서 누구에 의해서 일어날지 모르는 범죄이며 누구나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알고, 미리 준비하고 적절하게 대비하면 예방할 수 있을 겁니다.

 

③성폭력을 당했다는 아이의 말은 거짓말인 경우가 많다?

 

NO! 아이가 자신이 입은 피해를 거짓으로 꾸며내거나 관심을 끌기 위해서 말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결코 흥분하거나 아이의 말을 막지 말고 차분히 들어본 다음에 상황을 판단해야 합니다.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울 때는 여성긴급전화1366, 성폭력상담소, ONE-STOP지원센터 혹은 해바라기아동센터 등에 연락해 상담하고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④아이에게 성폭력을 가하는 사람은 정신질환자다?

 

NO! 대부분의 가해자는 이웃의 아는 사람이나 이미 친분이 있는 사람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정신질환자는 오히려 아이를 유인해서 몰래 성폭력을 저지를 능력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⑤성폭력 피해는 크면 잊기 때문에 문제를 키우지 말고 조용히 넘어가는 게 아이를 위해 좋다?

 

NO! 어릴 때 겪은 피해일수록 정확한 진단과 전문적인 치료, 장기적인 관찰과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아이에게는 전혀 잘못이 없고 가해자가 잘못이며 벌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피해를 극복하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적절한 치료와 보살핌을 받는다면 성폭력 피해의 후유증은 치료될 수 있습니다.

 

(중략)

 

*본 글은 <로베르토 인노첸티의 빨간 모자>의 권별부록인 그림책 깊이읽기 '빨간모자와 성폭력'에서 발췌했음을 밝힙니다. (자료 제공 : 사계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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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이 보는 그림책 5  <파․란․막․대 파․란․상․자> 깊이 읽기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 이지원 옮김


아홉 살 생일에 여자아이 클라라는 집안 대대로 여자아이들에게 전해 내려오는 막대 하나를 선물로 받습니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아름다운 무늬가 새겨진 파란색 막대이지요. 한편, 아홉 살 생일에 남자아이 에릭은 집안 대대로 남자아이들에게 전해 내려오는 상자 하나를 선물로 받습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아름다운 무늬가 새겨진 파란색 상자이지요.


이 특별한 선물들은 각기 아무런 단서도 없이 주어집니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어떻게 쓰는 물건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함께 건네진 낡은 공책 속에, 앞서 그것을 받은 사람들의 사용기가 적혀 있습니다.


클라라의 언니와 엄마와 할머니들, 그리고 에릭의 형과 아버지와 할아버지들은 아홉 살 시절에 저마다 나름의 방식으로 막대와 상자를 갖고 놀았습니다. 막대로 애완용 생쥐를 훈련시킨 아이도 있었고, 인형을 만들어 연극놀이를 하던 아이도 있었으며, 눈밭 위에 정확한 원을 그린 아이도, 해시계를 만든 아이도 있었습니다. 상자 안에 거울을 붙여 자기의 내면을 비추어보던 아이도 있었고, 그 안에 달걀을 품어 병아리를 까던 아이도 있었으며, 그것으로 수레를 만들어 소중한 것들을 실어 나르던 아이도, 모래시계를 만들어 자기만의 시간을 재던 아이도 있었습니다.


그 기상천외한 기록들을 읽고 난 클라라와 에릭은 공책을 덮으며 생각합니다. '다음 사람에게 물려주기 전에, 나도 이 공책에 멋진 이야기를 적어 놓을 테야!'

 

 짧지만 의미심장한 이 이야기는 여러 겹의 의미를 은유하고 있습니다. 생각하기에 따라 독자들은 이야기 속에 감춰진 여러 가지 생각과 상징들을 발견할 수 있겠지요. 발견의 길을 찾는 실마리는 이 책의 곳곳에 놓여 있습니다.


가령, 어떤 이에게는 창의적인 생각을 북돋는 이야기로 이해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낡은 공책 속의 아이들은 똑같은 막대, 똑같은 상자를 저마다의 새로운 놀잇감으로 만들고야 맙니다. 그 기록들을 보면서 독자들은 이야기 속 클라라와 에릭처럼 '그런 방법도 있었군!' '이런 절묘한 쓰임새가 있다니!'하며 감탄하기도 하고, '나라면 이런 놀이를 할 테야.' '나는 공책 속에 어떤 이야기를 적어 놓을까?'하며 상상하기도 할 테니까요.


또 다른 어떤 이에게는 사람과 사물의 다양성을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로 읽힐 수도 있을 겁니다. 똑같은 아홉 살 아이들이 막대와 상자를 매개로 저마다의 개성을 마음껏 드러내고, 그것들의 다양한 측면을 읽어내는 다채로운 모습들이 그려져 있으니까요.


나아가 어떤 이에게는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막대로 자기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팻말을 만들었던 이모할머니의 기록을 보고 '이것도 괜찮은 생각인걸.'하며 빙긋 웃는 클라라나, 상자 속에 얼음을 얼려 코끼리 인형의 전용 스케이트장을 만들었던 아버지의 기록을 보고 '우리 아빠처럼 심각한 사람이 이런 장난을 치다니......!'하며 웃음을 참지 못하는 에릭처럼, 이 이야기 속에는 막대와 상자를 통하여 앞선 세대들의 생각을 읽어내고 그들과 교감하며 그들을 이해하는 사례들이 담겨 있으니까요.

 

더욱 주의 깊게 이 책을 들여다본다면, 그 밖에도 더 많은 이야기들을 읽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왜 이 책은 앞뒤가 없이 똑같은 비중의 이야기를 양방향에서 시작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지, 왜 여자아이들에게 전해지는 선물은 막대이고 남자아이들에게 전해지는 선물은 상자인지, 왜 그것들은 아홉 살 생일에 선물로 건네지는지, 막대를 가지고 노는 여자아이들의 행동과 상자를 가지고 노는 남자아이들의 행동에는 어떤 다른 점이 있는지, 막대와 상자가 책의 한가운데서 만나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지 하는 점들이 모두 나름의 의미를 지니고 있을 테니까요.


그림 하나하나에서도 그것은 마찬가지일 겁니다. 여자아이 테클라의 세계를 가득 채우고 있는 동그라미들은 무얼 의미하는지, 남자아이 판크라치가 수레를 끌고 떠날 때 꽃이 피어 있던 사과나무에, 돌아올 땐 주렁주렁 열매가 열린 까닭은 무엇인지.......


그러나 그 모든 의미들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독자 스스로 저마다에게 열려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깨닫는 일일 테지요. 그토록 많은 일을 겪었으면서도 여전히 파랗고 예쁜 막대와 상자처럼,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공책을 앞에 두고 '나도 멋진 이야기들을 적어 놓을 테야.'하고 다짐하는 클라라와 에릭처럼.......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Iwona Chmielewska
1960년에 태어나 폴란드의 중세 도시 토룬의 코페르니쿠스 대학에서 미술 공부를 하였습니다. 네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작가는 다양한 미술 분야에서 활동하다가 지금은 직접 글을 쓰고 그리는 그림책 작가로 살고 있습니다. 『파블로코프스카─야스노젬스카 시화집』으로 바르샤바 국제 책 예술제 '책예술상'을, 『생각하는 ABC』로 'BIB 황금사과상'을 받았습니다.


<두 사람>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이지원 옮김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어떤 두 사람 이야기입니다. 그 두 사람은 아빠와 아들, 엄마와 딸일 수도 있고, 형제자매일 수도, 친한 친구일 수도, 남편과 아내일 수도 있지요. 함께하는 두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이 이야기 속에는 그러한 두 사람의 다양한 관계와, 그 의미에 대한 깊은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 멕시코 저작권 수출도서
★ 경기도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권장도서


<시간의 네 방향>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이지원 옮김
오래된 도시 한가운데 시계탑이 서 있습니다. 여섯 시, 아홉 시, 한 시, 다섯 시, 여덟 시, 열두 시, 시계가 알려 주는 똑같은 시각에 동․서․남․북, 서로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은 저마다 무슨 걱정을 하고 어떤 일에 즐거워할까요? 백 년 전, 이백 년 전, 삼백 년 전, 사백 년 전, 서로 다른 시대에 살던 사람들은 저마다 무슨 일을 하고 어떤 꿈을 꾸었을까요? 커다란 금빛 시계를 따라 시간여행을 떠나는 그림책입니다.
★ 경기도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권장도서

 

(자료 제공 : 사계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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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이 보는 그림책 4  <사라, 버스를 타다> 깊이 읽기

 

윌리엄 밀러 글 / 존 워드 그림 / 박찬석 옮김

 

사라는 1950년대 미국 남부에 사는 초등학생입니다. 버스에 타면 늘 뒷자리에 앉습니다. 왜 그래야 하는지 엄마에게 물어보지만 엄마는 늘 그래 왔기 때문에 그래야 한답니다. 앞자리에 있는 아이와 장난을 치기도 하지만 그 아이의 엄마도, 사라의 엄마도 서로 놀지 못하게 합니다. 똑같은 사람인데 왜 그 아이는 버스 앞자리에 앉고 사라는 뒷자리에만 앉아야 할까요? 다른 점이 있다면 그 아이는 백인이고 사라는 흑인이라는 것뿐입니다.


어느 날, 엄마가 먼저 버스에서 내린 다음 사라는 버스 앞자리로 가봅니다. 그 자리가 얼마나 특별한 곳인지 알아보려고요. 사라는 별 다른 점을 발견하지 못합니다. 버스 운전사가 사라에게 뒷자리로 돌아가라고 합니다. 하지만 사라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앉고 싶은 자리에 앉지 못할 까닭이 사라에게는 없으니까요.


버스 운전사는 급기야 사라에게 버스에서 내리라고 합니다. 사라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사라 혼자만 학교까지 걸어가야 할 이유가 없었지요. 결국 경찰이 와서 사라를 데려갑니다. 사라가 법을 어겼다는 것입니다. 도대체 사라가 무엇을 잘못했다는 것일까요.


사라의 이야기는 곧 신문에 실리고 많은 흑인들과 몇몇 백인들이 옳지 않은 법에 저항하기로 합니다. 그래서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다닙니다. 버스 회사 사장과 시장은 사람들의 이러한 저항에 당황해하고, 결국 잘못된 법은 고쳐지게 됩니다. 사라는 그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행동으로 옮겼을 뿐입니다. 하지만 어린 소녀의 작지만 용기 있는 행동이 옳지 않은 법을 없애는 계기가 된 것이지요.


사람은 누구나 평등합니다. 법 앞에서 평등하며, 성별, 종교, 사회적 신분과 권위에 의해서 차별받아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장소가 어디이건, 시대가 어디이건 똑같이 적용되는 보편타당한 진리입니다. 사라는 어린 소녀지만 그런 진리를 알고 있었고, 자신이 아는 바를 실천한 것이지요.

 

<사라, 버스를 타다>는 실제 있었던 일인 '몽고메리 버스 승차 거부 운동'을 바탕으로 한 그림책입니다. 1955년 12월 어느 날 저녁, 미국의 앨라배마 주 몽고메리 시에서 로사 팍스라는 흑인 여성이 버스에 올라탑니다. 버스에는 빈 자리가 있어서 앉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점차 버스 안이 사람으로 붐비면서 백인 승객이 로사 팍스의 자리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백인 승객과 운전사는 로사 팍스에게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강요를 했습니다.


당시 '짐 크로우'라고 불리는 흑인 차별법에 따라 미국에 사는 흑인들은 거의 모든 면에서 차별을 받았습니다. 특히 미국 남부의 거의 모든 주에서는 공공건물부터 화장실, 음식점, 병원, 도서관, 심지어 교회에 이르기까지 흑인은 백인과 다른 출입구를 사용해야 하거나 들어갈 수조차 없었습니다. 버스에서도 흑인과 백인의 자리는 구분되어 있었습니다. 몽고메리 시의 경우, 백인의 자리는 버스 앞쪽, 흑인의 자리는 버스 뒤쪽으로 구분되어 있었습니다. 버스의 중간 자리는 백인 승객이 없을 경우 흑인들이 앉을 수도 있기는 했지만 백인 승객이 요구할 경우에 흑인들은 뒤쪽 자리로 옮겨 가야만 했습니다.


로사 팍스는 자리에서 일어나라는 강요를 받았지만 이를 거부했습니다. 그리고 체포되기에 이릅니다. 이때부터 '몽고메리 버스 승차 거부 운동'이 시작되었고, 유명한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이 운동을 이끌었습니다. 이 승차 거부 운동은 일 년 남짓 계속되었고 결국 버스에서의 흑백 차별은 폐지됩니다.


글쓴이 윌리엄 밀러는 이 책 <사라, 버스를 타다>를 통하여 미국 흑인 민권 운동의 불씨가 된 이 사건의 핵심을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문장으로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물의 눈빛과 동작을 힘차고 선명하게 그린 존 워드의 사실적인 유화 그림은, 인물의 감정과 의지를 독자에게 강렬하게 전달합니다. 특히, 표지 그림인 버스 앞에 서 있는 사라의 몸짓과 눈빛에는 자신감과 자부심이 넘쳐흐르지요.


'몽고메리 버스 승차 거부 운동'의 주인공인 로사 팍스는 이 책의 서문에서 '우리가 옳다고 믿는 것을 지켜 나가야 할 때가 인생에서 한 번은 꼭 온다'고 말합니다. 그의 말처럼 지켜야 할 믿음 앞에서 용기를 굽히지 않은 사라의 모습에서 우리 어린이들이 그런 순간에 맞닥뜨렸을 때 옳은 길을 택할 수 있는 용기와 자신감을 얻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제가 어린이였다면 읽고 싶었을
바로 그런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어린이들이 제 작품을 열심히 읽어 준다면
그보다 더 보람되고 영광스러운 일이 또 없겠지요.
어린이들만큼 성실하고 안목 있는 독자는 없으니까요." - 윌리엄 밀러

 

(자료 제공 : 사계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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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아 2014-09-20 09: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사라,버스를타다 재미잇어용~~~^^

1235456 2014-12-02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완전 재밌어용!

정to the 범 to the 2017-11-27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귯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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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이 보는 그림책 3 <세 개의 황금 열쇠> 깊이 읽기

 

피터 시스 글․그림 / 송순섭 옮김

 

이 그림책을 쓰고 그린 피터 시스는 체코(옛 체코슬로바키아) 출신의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작가이면서, 1980년 베를린 영화제에서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금곰상을 받은 영화감독이기도 합니다. 1982년에 그는, 2년 뒤 열릴 LA올림픽에 관한 필름을 제작하기 위해 미국으로 파견되는데, 얼마 뒤 체코슬로바키아를 비롯한 모든 동유럽 국가들이 올림픽에 불참하기로 하면서 필름 프로젝트는 그만 무산이 되고 맙니다. 이때 그 또한 귀국 명령을 받았지만, 돌아가지 않고 망명을 택하여 미국에 머물게 되지요. 그 뒤 7년이 지난 1989년, 체코슬로바키아의 전체주의 정권이 무너지고 나서야 그는 고향 프라하에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작가가 그 세월 동안 느꼈던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그 사이 미국에서 태어난 딸 매들린에게 자기 조국의 문화와 고향의 모습을 전해주고픈 마음을 담아 만든 작품으로, 애틋함 속에 거장의 풍모가 담긴 대작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세 개의 황금 열쇠』는 작가 자신이자 주인공인 화자 나가 딸의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이야기 속에서 나는 뜻하지 않게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기억을 더듬어 찾아간 옛 집은 자물쇠 세 개로 굳게 잠겨 있습니다. 이것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성장시킨, 그러나 지금은 이미 떠나와 버린 옛 고향을 고스란히 다시 돌이키는 일이 그만큼 쉽지 않은 것임을 뜻하지요. 이방인에게 쉽게 열쇠를 내어 주는 곳은 없습니다. 열쇠를 준다는 것은 상대방을 그곳 사람으로 인정한다는 뜻이니까요. 하물며 세 개나 되는 열쇠를 나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요? 그때 기억의 단초처럼 나타난 것이 옛 집에서 기르던 고양이, 마법의 눈을 지닌 검정고양이입니다. 고양이는 나를 인도하고, 나는 그 뒤를 따라 어릴 적 뛰놀던 거리거리를 지나 추억이 서린 특별한 장소들을 차례로 찾아갑니다. 그리고 그 장소 하나씩을 거칠 때마다 어릴 적 듣던 옛이야기를 하나씩 듣고 열쇠도 하나씩 얻게 되지요. 마침내 세 개의 황금 열쇠를 모두 손에 넣고 옛 집의 문을 열었을 때, 나는 단지 기억 속에만 있는 고향이 아니라 진정 피부로 느껴지는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저녁 준비가 다 되었다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리면서 죽은 듯 조용하기만 하던 도시가 소리를 되찾으며 살아납니다. 그리고 나는 함께 저녁을 먹으러 가자며 딸 매들린을 부릅니다. 잃어버렸던 시간과 단절되었던 세대가 한 순간에 이어지는 것입니다.

 

프라하는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천년고도입니다. 피터 시스는 시적인 글과 정교한 그림으로써, 고향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추억 속에 유서 깊은 도시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매우 조화롭게 짜 넣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그림책에서 세 개의 황금 열쇠를 완전하게 손에 넣는 일은, 나에게 뿐만 아니라 어린 딸 매들린에게도, 독자에게도 어려운 숙제입니다. 그림 하나하나, 글 한 줄 한 줄에 천년고도 프라하의 은밀한 비밀들이 교묘히 담겨 있기 때문이지요. 예컨대, 나가 맨 처음 열쇠를 얻은 곳은 프라하 성 근처의 스트라호프 수도원의 도서관이며, 열쇠를 건네 준 사서는 16세기에 체코에서 활동했던 이탈리아 화가 주세페 아르침볼도가 그린 「도서관 사서」의 인용입니다. 또한 열쇠를 건네받은 세 곳에는 천구의가 하나씩 있는데 거기에는 각각 프라하, 수도, 왕국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는 프라하, 왕국의 수도라는 글귀로, 1784년에 정해진 프라하 시의 슬로건입니다.

 

 내 고향이 프라하가 아닌 이상에야 작가가 글과 그림 속에 숨겨 놓은, 프라하의 오래된 골목길들처럼 복잡하고 찾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발견하려고 굳이 애를 써가며 이 책을 보아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이 책은 충분히 아름다우며 모든 이에게 의미 있는 보편 정서를 담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조금만 더 여유를 갖고 천천히 책을 보면서 그 안에 숨은 의미들을 살펴본다면, 백탑의 도시 혹은 유럽의 심장이라 불리는 유서 깊은 도시 프라하의 비밀을 발견하는 기쁨까지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어린이라면 탐정놀이를 하는 듯한 지적 즐거움을 맛볼 수 있을 것이며, 어른이라면 세계문화유산의 아름다운 유적들을 감상하면서 조용히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내밀한 시간을 누릴 수도 있을 테지요.

 

피터 시스는 그림책을 만드는 일 외에도 참 많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타임」이나 「뉴스위크」 같은 잡지에 그림을 그리고 「뉴욕 타임즈」 북리뷰에도 1000개가 넘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책의 표지나 포스터를 디자인하고 공항의 벽면을 장식하거나 발레 무대를 설치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의자, 달걀, 벽, 상자, 조개껍데기, 심지어는 모자에까지 그림을 그리기도 합니다. 딸이 태어난 뒤로 아이의 건강을 고려해 그림 그리는 도구를 펜과 잉크, 수채물감으로 바꿨다고 합니다. 그림을 그리고 나서 수채물감을 말리려고 가끔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오븐 앞에서 그림을 말리기도 해서 그림에서 닭고기 냄새나 빵 구운 냄새가 나기도 한답니다.

 

(자료제공 : 사계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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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이 보는 그림책 2 <매듭을 묶으며> 깊이 읽기

 

빌 마틴 주니어․존 아캠볼트 글 / 테드 랜드 그림 / 김장성 옮김

 

인디언 아이가 있습니다. 아이는 틈날 때마다 할아버지에게 자기가 어떻게 자라났는지 얘기해 달라고 졸라 댑니다.

 

'또 얘기해 주세요, 할아버지. 제가 어떤 아이인지.'
'여러 번 했잖니, 아가야. 너도 다 외웠겠다.'
'그래도 할아버지 얘길 듣는 게 좋아요.'
'그럼 잘 들어라. 이번이 마지막이다.'


할아버지는 수십 번도 더 들려주었던 이야기를 싫은 내색 없이 다시 풀어 놓습니다.

'깜깜한 밤이었지. 범상치 않은 밤이었어…….'

 

이렇게 시작하는 이야기는, 두 눈이 먼 채로 울지도 못할 만큼 허약하게 태어난 한 아이가 어떻게 살아남아, 여느 아이들과 똑같이 하늘과 산과 들판과 바람을 느끼며 힘차게 말을 달리는 씩씩한 아이로 자라나게 되었는지를, 나직하나 사랑이 담긴 목소리로 차근차근 들려줍니다.


아이가 자라나는 과정에는 늘 할아버지가 곁에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가망이 없어 보이는 아이를 안고 밖으로 나가 세상의 첫 아침을 만나게 해 주었습니다. 아이에게 '푸른 말의 힘'이라는 굳건한 이름을 지어 주고, 이름처럼 굳세게 자랄 수 있도록 온갖 정성을 쏟아 주었습니다.


앞 못 보는 아이에게 세상은 험난한 가시밭길이었습니다. 곳곳에서 거대한 '어둠의 산'이 아이의 앞길을 가로막았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어둠의 산을 하나씩 헤쳐 나갔습니다. 그 때마다 아이에게 살아갈 힘과 용기를 준 것은 바로 할아버지의 격려와 사랑이었습니다.


그 절실한 도전과 성취의 이야기를 들려 줄 때마다, 할아버지는 손자를 위하여 수 세기 끈에 매듭을 하나씩 묶어 주었습니다. 그 끈이 매듭으로 가득 차면 그 땐 이야기가 아이의 마음속에 새겨져 아이 스스로 자기 자신에게 이야기 할 수 있기를, 그리하여 스스로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지요. 매듭이 늘어갈수록 할아버지는 점점 늙어갈 것이므로, 그리하여 마침내는 더 이상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 줄 수도, 곁에 있어 줄 수도 없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할아버진 언제까지나 네 곁에 있을 수 없어.'
'싫어요, 할아버지. 절 혼자 두고 떠나지 마세요. 제가 할아버지 없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어요?'


다가올 이별을, 할아버지의 부재를 두려워하는 아이에게 할아버지는 나지막이, 그러나 단호히 이렇게 말해 줍니다.


'아가야, 넌 결코 혼자 남지 않아. 내 사랑이 언제나 네 곁에 있을 테니 말이야……. 푸른 말의 힘과 함께…….'

 

이 아름다운 이야기 속에서 수 세기 끈과 매듭은, 아이와 할아버지가 함께 해 온 지나간 시간들과, 곳곳에 버티고 선 '어둠의 산'과 마주친 아이에게 할아버지가 주었던 새로운 힘과 용기의 은유입니다. 아이는 시련과 마주칠 때마다 할아버지에게 이야기를 청하고, 할아버지는 이야기를 마칠 때마다 매듭을 하나씩 묶음으로써 아이에게 새로운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지요.


저마다 경우는 다르겠지만, 우리는 모두 나름의 수 세기 끈을 하나씩 지닌 채 살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저마다의 '어둠의 산'을 만날 때마다 누군가 그 끈에 매듭을 묶어 주었을 테지요. 그 매듭의 힘으로 우리는 어둠의 산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을 겁니다.


<매듭을 묶으며>는 우리에게 어느 인디언 소년과 할아버지의 수 세기 끈과 매듭에 얽힌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우리의 수 세기 끈은 어떤 것이며 누구와 함께 해 온 것인지, 내게 매듭을 묶어 준 사람은 누구이며 나는 또 누구에게 매듭을 묶어 주고 있는지를 진지하게 묻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이 물질의 시대에 이 책을 펴내는 까닭입니다.

 

이 책의 글을 쓴 빌 마틴 주니어는 에릭 칼이 그림을 그린 <갈색 곰아, 갈색 곰아, 무엇을 보니?>를 비롯하여 300권이 넘는 어린이책을 쓴,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는 스무 살까지 글을 전혀 읽을 줄 모르는 문맹이었다 합니다. 그 때까지는 모든 책을 선생님이 읽어 주는 것으로 접했다 하니, 귀로 책을 읽은 셈이지요. 그런데 그러한 경험은 오히려 그에게 커다란 자산이 되었습니다. 어린이문학은 기본적으로 '들려주는 문학'이니까요. 빌 마틴 주니어는 지금까지도 글을 쓸 때, 자신이 정말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나올 때까지 되풀이하여 '말로써 이야기를 쓴다'고 합니다. 그의 글을 읽을 때 느끼는 섬세한 운율과 명징한 이미지는 바로 그러한 바탕에서 나오는 것이지요.

 

http://www.billmartinjr.com/에서 빌 마틴 주니어에 대한 더욱 상세한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자료 제공 : 사계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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