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덕산중학교 교사 변경옥 님, 인천 수봉도서관 관장 송영숙 님, 안산 원곡초등학교 교사 손소연 님, 밀란 바티로브(Mirlan Batyrov)님께서 추천하신 11월의 좋은 어린이 책, <다문화 백과사>의 추천글입니다.


미국에서 온 찬수는 우리말을 잘 못하지만 친구들과 곧잘 어울린다. 국어에 관심도 많아서 적극적으로 질문도 한다. 점심시간이면 친구들과 축구하기 바쁘다. 학교생활이 활기차고 즐거워 보인다. 그런데 한국인 아빠와 몽골 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미선이는 말도 또박또박 잘하지만 왕따를 당하고 학교에 잘 나오지 않는다. 무엇 때문일까? 아이들은 왜 찬수하고는 잘 지내면서 미선이는 멀리할까? 아이들이 다문화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우리 주변의 다문화 가정 친구들을 가슴으로 안아 줬으면 좋겠다. 이 책은 분명 그러한 힘이 있다. - 변경옥(경기 덕산중학교 교사)


인류의 역사를 보면 여러 가지 이유로 인구의 이동이 있었고, 그 이동을 거쳐 다양한 문화들이 정착되었다. 이 책은 다문화가 옳고 그른 것 또는 귀하고 천한 것을 가리는 대상이 아니라는 점, 다른 것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함을 인류의 역사를 한 바퀴 돌아서 설명하고 있다. 이 세상은 나 혼자서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서로 다른 문화의 가치를 가슴으로 끌어안고 함께 나눌 수 있을 때, 정으로 어우러지고 더불어 사는 세상이 만들어질 것이다. - 송영숙(인천 수봉도서관 관장)


나는 2006년부터 7년간 안산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외국인 근로자 자녀 특별 학급 담임을 맡았다. 사람들은 선천적으로 말 못하는 장애우와 한국어를 처음 배워서 어눌한 다문화 가정 아이를 동일시했다. 우린 서로를 참 모른다. 이 책은 다문화를 설명하기 위해 굳이 우회하지 않는다. 왜 차별이 나쁜지, 우리가 무엇을 오해하고 있는지를 밝히고 요지부동한 고정 관념 안에 우리의 비겁함이 숨겨져 있음을 직설적으로 꼬집는다.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갈 우리 아이들에게 󰡐상호 이해와 존중󰡑을 배우게 할 도서로서, 귀한 아이들에게 ‘상생(相生)’을 가르칠 지침서로서, ‘세계 시민’을 제안하는 이 책이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책상에 펼쳐지기를 바란다. - 손소연(안산 원곡초등학교 교사) 


나는 키르기스탄에서 온 밀란입니다. 이주 노동자들의 나라들은 지난 30~40여 년 전 한국이 지나온 길을 걷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이주 노동자들을 열린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조상 또한 이주 노동자의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는 더욱 작아지고 있습니다. 이 책은 인내와 연대, 그리고 우호적인 관계를 통해 마음을 열려는 사람들에게 기쁜 선물입니다. 이러한 고마운 책에 대해 이주 노동자들의 이름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또한 이곳에서 일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감사를 드립니다. - 밀란 바티로브(Mirlan Batyr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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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 권남희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11월의 좋은 어린이 책, <수상한 내 인생>의 추천글입니다.


어제는 모처럼 여고생인 딸과 수다를 떨다가 내 어린 시절 얘기를 하게 되었다. 무려 30년, 길게는 40년 전의 어린 시절 얘기이건만 아직도 그때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나서 애써 코믹하게 각색해서 들려주게 된다. 그래도 얘기를 하는 동안 나도 모르게 자꾸 눈물이 고여, 딸이 재미있다고 몸을 젖히고 웃을 때마다 슬쩍슬쩍 훔쳐냈다. 아무것도 모르는 딸은 여전히 깔깔 웃으며 말했다. "엄마 얘기 진짜 슬픈데 웃기다. 아, 재미있어."


<수상한 내 인생>을 읽은 소감이 그랬다. 진짜 슬픈데 웃기다. 아, 재미있어. 여덟 살 꼬마인 장이 시종 담담하게 자기 얘기를 하는데 사실은 그 내용, 몹시 슬프다. 엄마는 안 계시고 무뚝뚝한 아빠는 엄하고, 그나마 바빠서 자주 얼굴을 보지도 못하고, 친구들에게 그리 인기 있는 아이도 아니어서 친구도 별로 없다. 장은 언제나 멀리 여행을 떠났다고 하는 엄마가 그립지만, 엄마 얘기는 집에서 금지어여서 꺼낼 수 없다. 그러나 할머니를 비롯한 주위 사람들은 "아유, 딱하지" 하며 안쓰럽게 바라본다. 이미 독자들은 장의 어머니가 어디로 여행을 가셨는지 충분히 추측가능하다. 짠해서 코끝이 찡해지며 눈물이 핑 돌려고 하다가도, 그림을 들여다보는 순간 빵 터진다. 이를테면 새 학기 첫날, <무아노 선생님은 칠판에 이름을 썼다. 음, 솔직히 말해서 이름을 썼다는 건 그냥 내 짐작일 뿐이다. 난 아직 글을 읽을 줄 모른다.>라는 지문 아래 칠판 그림에는 이름이 아니라 날짜가 적혀 있다. 귀여운 장은 심지어 까막눈이었던 것. 머리에 꽃핀을 꽂고 있는 엄마의 사진을 본 뒤로 장은 엄마의 기억을 떠올리려 애쓰는데, 그림은 꽃핀 꽂고 있는 채로 마트에서 카터를 끄는 엄마, 테니스를 하는 엄마. 시종 지문을 읽으며 짠하다가 그림 보며 웃다가의 반복이었다.


책을 읽었다고 해야 할지, 만화를 보았다고 해야 할지, 영화를 감상했다고 해야 할지... 마지막 페이지까지 넘기고 나니 밀려드는 감동에 뭐라 할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아, 그러나 책을 읽는 동안은 주위 내가 사랑하는 몇몇 사람들이 떠올랐다. 그들에게도 이 난로처럼 따뜻한 책을 선물하고 싶어서. 올해 읽은 어떤 유명 작가의 책보다 좋았다. 최고다. - 권남희(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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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현초등학교 교사 정선희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11월의 좋은 어린이 책, <그림자 아이들>의 추천글입니다.


12월 1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둔 요즘 우리 사회가 들썩들썩합니다. 신문과 뉴스에서는 연일 대통령 후보의 모습을 다루고 사람들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선거가 무엇이기에 이렇게 세상을 들썩이게 할까요? 어떤 사람은 선거 날을 몇 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빨간 날(쉬는 날) 정도로 여기지만, 사실 우리가 모두 민주사회의 시민으로서 동등한 자유와 권리를 누린 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봉건사회에서는 신분제 때문에, 그다음에는 일제의 강점 때문에, 해방 후에는 독재 때문에 자유를 억눌린 채 살아야 했지요. 오늘날 민주주의의 가치가 이만큼 자리 잡은 건 많은 사람들이 눈물겹게 싸워 온 덕분입니다.


이 책 <그림자 아이들>에도 자유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인공들이 나옵니다. 주인공들은 정부가 출산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세상에서 태어났지요. 기근으로 인해 식량이 부족해지자 정부는 한 가정에 아이를 둘만 낳게 합니다. 그러나 이런 세상에서도 당연히 셋째, 넷째, 다섯째 아이가 태어납니다. 불법 출생자이자 '그림자 아이'라고 불리는 이 아이들은 인구 경찰에 잡혀서 목숨을 잃을까 봐 평생을 전전긍긍 숨어 살아야 합니다. 독재 정치 아래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은 입에 풀칠하기도 어렵고, 그래서 정부에서 선전하는 말만 믿고 그림자 아이들을 비난합니다. 식량을 축내는 나쁜 존재라고 오명을 씌우지요.


이 책의 주인공 루크도 그림자 아이로 태어나 집 안에만 꼭꼭 숨어 삽니다. 심지어 할머니조차 손자의 존재를 모를 정도예요. 그러다 루크는 이웃집 창문 너머로 수상한 기척을 발견하고 용기를 내 그 집에 찾아갑니다. 그렇게 자유를 향한 루크의 모험이 시작됩니다.


루크와 그림자 아이들은 인구 경찰의 추적을 피해 숨 가쁘게 도망치고, 때로는 정체가 탄로 날 위기에 처합니다. 목숨을 건 무모한 게임을 벌이기도 하고, 자기 안의 두려움과 맞닥뜨리며 길을 잃고 헤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위기를 극복해 가며 이 아이들은 자신을 사랑하는 법 그리고 용기를 내 행동하는 법을 차근차근 배워 갑니다. 예전에는 그림자 아이라는 낙인에 갇혀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모른 채 외톨이로 지냈다면, 이제는 다른 존재와 관계 맺는 법과 우정의 의미도 알게 되지요.


무엇보다 이들이 펼치는 모험은 아주 재미있어서 7권이라는 적지 않은 분량에도 읽기가 수월하고 즐겁습니다. 순간순간 헉하고 숨을 멈추게 되는 반전의 묘가 쏠쏠하지요. 그리고 그런 흥미진진한 모험담 속에 우리에게 던지는 중요한 질문들이 숨어 있습니다. 정부가 어떤 존재나 집단을 적으로 낙인찍고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가? 우리는 우리 주변의 다른 사람들을 그렇게 대할 수 있는가? 이 책은 한 편의 성장소설로 읽을 수 있고 모험소설로 읽기에도 재미나지만, 다른 친구들과 함께 읽으며 토론하고 생각을 나누기를 가장 추천하는 바입니다. 책을 읽는 눈과 함께 세상을 읽는 눈도 함께 커질 수 있을 테니까요. - 정선희(연현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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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월간 「어린이와 문학」 편집주간 임어진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10월의 좋은 어린이 책, <내 목소리가 들리나요>의 추천글입니다.


평화를 염원하는 웅혼한 목소리

그동안 침잠하고 있던 엄청난 덩치의 대륙 중국이 요즘 자꾸 요동친다. 바닷길을 막아 자신을 대륙에 묶어 놓고 조여 드는 막강 상대 미국에 맞서려고 국경을 맞대고 있는 가까운 나라들과 사사건건 다툼을 벌이고 있다. 국경지대 섬들을 둘러싼 한중일간의 영토분쟁들은 그저 단순한 애국주의 조장 수준의 사소한 다툼이 아니다.


이런 신경전들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태롭게 다시 보게 한다. 이념갈등으로 인한 내전으로 갈라져 60년 넘게 분단 상태를 이어가고 있는, 지구에 남은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반도에 우리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들 자신은 정작 하루하루의 일상에 쫓겨 전쟁을 일시 중단하고 있을 뿐인 이곳의 평화에 대해 참으로 무심하다. 아니 무신경하다. 어느 날 갑자기 이 조그만 땅이 다시 화약고로 돌변하지 않을 거라고 어찌 장담할 수 있을까. 금세라도 맞붙어 싸울 듯 태세를 갖춰 가는 주변국들의 이해 다툼 속에서 우리는 어떡하든 올바로 세상을 바라보고 우리 삶의 터전을 지키며 전쟁이 아닌 평화의 길을 기필코 찾아야만 한다.


미묘한 갈등이 날로 고조되고 있는 중일 두 나라의 작가들이 차와 담소를 나누며 그 긴장을 누그러뜨려 보자고 조촐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고 한다. 아주 미약한 노력이다. 그러나 어둠 속에서 길을 밝히는 작은 등불 같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의 몫이란 그런 것 아닐까.


한중일 평화그림책 공동작업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한중일이 공동으로 기획해 펴내는 그 평화그림책 시리즈 중의 한 권이다. 오래지 않은 지난 역사에서 전쟁으로 다 같이 큰 상처를 입었던 한중일 세 나라가 평화로 새로이 관계 맺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림 작가들이 뜻을 모아 만들어 내고 있는 작업들이다.


이렇게 자꾸 만나야 한다. 그래서 함께 막아내야 한다. 전쟁을. 그리고 평화를 지켜야 한다. 우리나라의 참여 작가들, 권윤덕, 이억배, 김환영, 정승각, 중일의 참여 작가들, 그리고 이 책 <내 목소리가 들리나요>를 쓰고 그린 칠십 대의 청년 다시마 세이조 화가 할아버지, 이 분들의 역할이 작지 않다. 


그분들 가운데서 가장 나이가 많으며 가장 개구쟁이 같고 조금도 친절하지 않은 다시마 세이조 할아버지. 분노와 증오만이 가득 찬 전쟁터의 난장질에 거친 붓질로 분노하는 화가. 화가의 붓선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말한다. 굽힘 없는 눈빛,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전쟁은 안 돼! 평화여야 해!"


잔소리하지 않는 그림들. 그럼에도 분명하게 말하는 그림들. 평화를 염원하는 목소리는 이래야 하는 것 아닐까.


<뛰어라 메뚜기>에서 보여 준 생명의 도약과 분출, 그에 대한 무한한 신뢰, 그 힘찬 붓선을 다시 만난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거기에 더해 몸 힘으로 그리며 살아온 노작가가 건네는 평화 염원의 웅혼한 목소리를 여기서 듣는다. 내지르지 않고 있으나 그 목소리에 담긴 분노는 깊고 눈동자는 불이 인다. 그만 둬! 전쟁은 오직 죽음일 뿐이야! 결코 안 돼!


그 목소리는 이렇게 조용히 외치고 있다. 그 어떤 고함보다 비명보다 더 큰 우레의 울림소리로. - 임어진(동화작가, 월간 「어린이와 문학」 편집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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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나비공원 전임연구사 고민수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10월의 좋은 어린이 책, <곤충 학습 도감>의 추천글입니다.


푸른 하늘을 훨훨 날아다니는 예쁜 나비를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좇는 아이들은 천사 같다. 나비처럼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지켜보는 부모의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피어난다. 자연을 향하고 자연과 함께하는 사람들에게는 행복이 깃들어 있다.


아이들은 유독 움직이는 생물에 관심이 많다. 특히 작은 몸집의 곤충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신비로운 생명체이다. 곤충은 지구촌에 살고 있는 생물 중에서 가장 다양해서 보고 또 봐도 새롭고 신비롭다. 무엇보다 빨리 기어가거나 날아다니는 곤충을 쫓다 보면 아이들의 흥미는 점점 더 커져 간다. 하지만 곤충을 발견하고도 그 이름을 모른다면 과연 흥미를 계속 느낄 수 있을까?


곤충의 이름을 안다는 건 호기심 많은 아이가 자연에 대해 관심을 갖는 '시작'을 뜻한다. 아이가 곤충 이름을 알 때와 모를 때를 비교한다면 곤충에 관심을 기울이는 정도가 확연히 다르다. 또한 '나비'라고 알고 있을 때와 '호랑나비', '노랑나비'처럼 구체적으로 알고 있을 때 아이가 느끼는 흥미의 정도도 다르다. 새로 사귄 친구의 이름을 제대로 알았을 때 비로소 절친한 친구가 될 수 있는 것처럼, 곤충 이름을 정확히 알아야 곤충과 친숙해지고, 곤충에 대한 관심도 더 커질 수 있다. 그렇지만 수많은 곤충 중에서 아이가 발견한 곤충의 이름을 정확히 알아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곤충 학습 도감>은 아이들이 곤충과 친구가 될 수 있도록 곤충 이름을 쉽게 찾아주는 책이다. 저자는 20년 동안 자연에서 만난 곤충을 생동감 있게 친구처럼 소개해 준다. 이 책에는 발견한 곤충의 이름뿐만 아니라 다양한 곤충 이야기도 함께 담겨 있어서 곤충에 대해 품었던 궁금증들이 술술 풀린다. 부록으로 실린 '곤충 지식 사전'에는 곤충의 전반적인 정보도 있어서 곤충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우리 주변에 살고 있는 수많은 곤충을 오롯이 담고 있어 신비로운 곤충의 세계에 관심을 갖는 어른들까지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우리 지구에서 가장 다양한 곤충의 세계를 발견한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곤충의 이름을 찾고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자연과 친해지고, 더불어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가짐도 키워 가길 기대한다. - 고민수(인천나비공원 전임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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