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mystery.com 운영자 윤영천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11월의 좋은 어린이 책, <에도가와 란포 1>의 추천글입니다.


추리소설은 종종 어린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오해받곤 합니다. 물론 범죄와 그 해결을 담고 있는 소설이니 그런 시선을 받을 법도 합니다. 하지만 비교육적인 부분을 최대한 엷게 하고 장르 고유의 장점을 살린 아동청소년용 추리소설은 계속해서 출간돼왔습니다. '낸시 드류 시리즈'나 '용감한 형제 시리즈' 같은 영어권 작품의 경우는 이미 전 세계적인 초베스트셀러에 올라 있죠. 범죄가 아니라 논리적 해결과 모험에 초점을 맞추면 추리소설은 그 어떤 이야기보다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훌륭한 아동청소년 도서로 탈바꿈하곤 하지요.


<에도가와 란포 1 - 스무 개의 얼굴을 가진 괴인>이 바로 그런 작품입니다. 작가는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라 불리는 에도가와 란포인데요. 그는 추리소설의 부흥 위해 어린이를 위한 작품을 쓰는 일에 무척 공을 들였습니다. '괴인 20면상'은 그 고민들이 모여 만들어진 캐릭터입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죠. 1930년대에 처음으로 선을 보인 이 시리즈는 책은 물론, 수십 편의 영화와 드라마, 라디오 드라마, 만화 만화영화, 게임 등으로 끊임없이 다시 태어났습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 '20면상'은 신출귀몰한 괴도입니다. 진짜 얼굴을 잊을 정도로 변장에 능하고 범행 현장에 미리 예고장을 보내는 등 기상천외한 수법으로 미술품을 훔쳐냅니다. 반대편에는 세계적인 명탐정 아케치 코고로와 충직한 조수 고바야시 소년이 있지요. 눈 깜짝할 사이에 미술품이 사라지고 두 등장인물은 엎치락뒤치락 불꽃 튀는 두뇌싸움을 벌입니다. 쫓고 쫓기는 유쾌한 활극과 마법 같은 사건의 뒷면에 언제나 해명 가능한 진실이 있다는 점이 이 작품의 독특한 매력입니다. 무엇보다 재미있습니다. 어째서 이 시리즈가 그렇게 긴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는지 첫 편만 봐도 알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 윤영천(howmystery.com 운영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평촌초등학교 교사 박정아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11월의 좋은 어린이 책, <금요일의 영웅>의 추천글입니다.


오딜 선생님께서 두 손을 비비며 칠판 앞을 왔다 갔다 하시면서 악어의 이빨을 몽땅 드러내고 씩 웃으십니다. 뭔가 폭탄 발언을 하실 것 같은데요. 네! 언제나 그렇듯이 줄리앙의 예감은 항상 적중합니다. 학년이 끝나는 마지막 금요일에 5분 동안 자신이 평소에 학교에서 보여 주지 않은 또 다른 자기 모습에 대해 발표를 해야 합니다. 말 그대로 자신의 '숨겨진 얼굴'을 밝히는 것이죠. 줄리앙은 이번 숙제가 정말이지 최악입니다. 그러나 선생님의 숙제는 줄리앙은 물론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도 똑같은 숙제가 되어 고민하게 하고, 종국에는 가슴 깊은 감동을 주는 일화를 만들어 내죠. 나의 '숨겨진 얼굴'은 과연 무엇일까라는 숙제가 이제 우리에게도 떨어집니다.


사실 줄리앙은 친구들에게 무엇인가 굉장한 작품을 보여 주며 과시하고 싶어 합니다. 거기서 모든 고민과 갈등, 사건이 시작되지요. 자신이 누구보다도 암산을 잘하고, 한낱 파스타 박스를 타임머신으로 여겨 시공간을 초월한 여행을 하는 상상력은 너무나도 훌륭한 능력인데 말입니다. 여기서 작가는 줄리앙을 통해 우리에게 소중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흔히 우리는 남에게 보여 주거나 다른 사람들이 우러러 보는 것을 따라 하려 하고, 거창한 것들만을 자랑하려 합니다. 돈, 명예, 인기 있는 것 등 뭔가 아! 소리가 나올 법한 것들만 말이죠. 그것은 아니와 자스민이 자신의 진짜 재능과 상관없이 인기 있는 팝가수의 겉모양을 따라하는 발표를 통해서도 꼬집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숨겨진 얼굴'은 무엇에 흥미가 있으며, 소박하지만 그것을 할 때 성취감과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것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죠. 어른들의 잣대나 기성세대에서 통하는 것들을 익히도록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 생각해 볼 일입니다.


또한, 오딜 선생님의 '숨겨진 얼굴' 발표는 상담 선생님께서 말레트의 힘을 친구들을 괴롭히지 않고 다른 데로 쓰게 하며 동시에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레슬링을 권유한 데서 고안한 것입니다. 어찌 보면 말레트는 현재 학교 현장에서 가장 대두되고 있는 학교폭력 문제의 핫 아이콘입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근본적이고 건설적인 대안을 주는 프로그램이 우리에게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처음부터 나쁜 아이, 언제까지나 못된 아이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잘하고 좋아하는 것은 있기 마련이며 아이들이 가진 능력을 좋은 방향으로 발산하게 하고, 자신의 소질을 계발하며 익히는 가운데 자신감이 생기는 일은 어떤 아이에게도 훌륭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결국 과시욕을 이기지 못하고 줄리앙은 누나가 만든 성을 자기가 한 것처럼 발표했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되어 종국에는 사실을 고백하게 됩니다. 거짓말을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여러 가지 상황과 갈등, 그 속에서의 미묘한 줄리앙의 심리를 재미있게 그려 내, 읽는 내내 책 속에 흠뻑 빠져들게 만드는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지극히 아이다운 줄리앙의 인간적인 매력과 동시에 진실을 밝힐 줄 아는 진정한 용기를 지닌 줄리앙! 그 용기 뒤에 생긴 마지막 반전까지, 금요일의 영웅' 이야기 속으로 지금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박정아(평촌초등학교 교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린이들에게 인생을 즐기라거나 매일매일을 충실히 살라는 말은 그리 와닿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어른들에게는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주제이다. 아마도 어른이 되고서야, 그 간단한 말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게 얼마나 힘든지를 직접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겉보기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이 그림책은, 어른들이 소리 내어 읽기에 더 좋은 책인 듯싶다. 지은이 신시아 라일런트는 이야기한다.


"어제는 먼바다로 떠나가 버렸고, / 내일은 아직도 잠들어 있어요."


이 책의 첫 장을 넘기면, 뜰에 나와 있는 남자아이를 만나게 된다. 아이는 씨앗을 심고 암탉에게 모이를 주고 민들레 홀씨를 불어 날리며, 그물침대에서 엄마 품에 안겨 한가로이 휴식을 취한다. 그밖에 특별한 일 하나 일어나지 않는다.


이 책에서 드라마틱한 부분은 바로 그림이다. 이 책의 그림을 창조하기 위해 그린이 니키 매클루어는 잘 드는 종이공작칼을 사용했다. 커다란 검정 종이 한 장을 세밀하게 오려내어 장면 하나하나를 레이스처럼 완성한 뒤, 배경에 색을 입혔다. 이러한 기법은 사람의 얼굴은 꼭두각시처럼 다소 무표정하게 그려내는 반면, 배경에 등장하는 콩 줄기와 자작나무, 새싹과 민들레 홀씨 등에까지 독자들이 감정 이입하여 의미를 되새기도록 생동감 있게 표현해냈다. 무광 종이 위에 흑백으로 대비되는 선과 금빛과 하늘색으로 번갈아 바뀌는 배경색이 이러한 느낌들을 더 강화한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신시아 라일런트는 말한다.


"넓고 넓은 우주에서 / 빙글빙글 지구가 돌아 / 오늘은 곧 지나가고 / 다시는 못 돌아와요. // 그러니 최선을 다해 / 오늘 하루를 멋지게 보내요. / 오늘 하루를 우리 스스로 가득 채워요."


그런 다음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멋진 하루가 또 우리를 기다리고 있네요. / 여러분은 오늘, 무엇을 할 건가요?" - 「월스트리트저널」, 메건 콕스 고든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초 2012-11-03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서 작거가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던진 말 -당신은 오늘 무엇을 할것인가요? 이짧은 글이 감동적인 것은 우리가 그동안 하루라는 시간을 의미없이 보낼 때가 많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네요
 

이 책은 작가 니키 매클루어가 실제 살고 있는 동네의 재래시장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펼쳐낸다. 어린아이를 등장시켜 아주 단순한 언어로 시장 구석구석을 소개하는 한편, 그 사이사이에 시장 사람들이 어디서 어떻게 먹을거리를 만들어 오는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곁들인다. 아이가 사과를 사러 마이클 아저씨네 가게에 들르는 장면에 이어, 나뭇잎과 사과가 빽빽이 들어찬 농장 뒤로 마이클 아저씨의 모습이 등장한다. 그림과 나란히 “사과 농장을 열기 전에 아저씨는 오래된 과수원들을 여기저기 찾아다녔대요. 탐스러운 사과가 열리는 나무만 골라서, 거기서 나온 새순이나 어린 나뭇가지를 모으려고요.” 하는 식으로 사과를 기르고 수확하는 과정을 세심하게 설명한 글이 한 펼침면에 나란히 등장한다. 그리고 “올해도 아삭아삭한 햇사과를 먹게 해 준 마이클 아저씨, 고맙습니다.”라는 감사의 인사로 사과에 대한 설명을 끝마친다. 그럼으로써 시장에서 만난 먹을거리, 물건 들과 그것을 만든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저절로 불러일으키게 만든다.


니키 매클루어가 페이퍼 컷 아트로 그려낸 그림 또한 이 책이 선사하는 큰 즐거움이다. 등장인물들의 바람에 날리는 머리칼, 싱싱한 푸성귀 이파리 같은 것들이 생동감 있게 묘사되었다. 이 한 권의 책에는 사실상 두 권의 책이 들어 있는 셈이다. 어린 독자들은 아이가 시장 곳곳을 다니며 케일, 훈제 연어, 벌꿀, 블루베리 파이, 치즈, 그리고 냅킨 같은 물건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는 페이지들에 더 끌릴 것이다. 그리고 좀 더 자란 아이들은 각각의 물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부분을 차분히 읽고, 그것들이 시장으로 오기까지의 과정에 담긴 노고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감사하게 될 것이다. - 「퍼블리셔스위클리」


이 책은 이야기와 지식정보, 두 갈래로 재래시장을 소개한다. 장날 시장에 간 엄마와 어린 아들이 그날 필요한 먹을거리를 사기 위해 시장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이야기는 이어진다. 가게에 들를 때마다 아이는 거기서 파는 물품과 그것을 파는 상인들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펼침면에서는, 앞서 소개한 물품이 재배되거나 만들어지거나 가공되어 시장에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그림과 설명글로 보여준다. 모든 물품에 대한 설명글은 그것을 만들어준 이들에게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하는 것으로 끝맺는다. 이 책에서 각각의 물품을 자세히 설명한 덕분에, 어린 독자들은 사과나무의 접붙이기와 가지치기, 케일 재배, 양봉, 생선 훈제, 빵 굽기, 천연염색, 치즈 만들기 등의 방법과 과정을 배울 수 있다. 장날이 끝나고, 엄마와 아들은 장바구니 한가득 먹을거리를 사 들고 집으로 돌아간다. 목판화를 연상시키는 니키 매클루어의 독특한 그림은 검정 종이를 종이공작칼로 레이스처럼 오려낸 뒤 스캔하여 색을 입힌 페이퍼컷 기법으로 완성된 것이다. 이 책을 고른 어린이 독자들은 신비롭고 아름다운 그림을 통해 아주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지은이 니키 매클루어는 자신의 예술과 삶을 녹여낸 이 책을 통해 자연과 인간, 그리고 그들을 먹여살리는 먹을거리의 관계를 생각하게 하고, 그것들에 진심을 담아 찬사를 보낸다. - 「스쿨라이브러리저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우리열린교육 독서문화정보개발원 연구원 박주영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11월의 좋은 어린이 책, <파블로와 두 할아버지>의 추천글입니다.


대자연과 가족들 속에서

파블로는 읍내에서 멀리 떨어진 한적한 곳에 사는, 아직은 글도 모르는 소년입니다. 파블로의 집은 읍내 사람들처럼 풍요롭지는 않지만, 어떤 집보다도 사랑과 행복이 넘쳤지요. 파블로의 아빠는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하며 작은 수확도 감사히 여기는, 본분을 지키는 사람이었고, 엄마는 이런 남편과 든든한 파블로, 귀여운 호세피나와 곧 태어날 아기 생각에 작은 일에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소박하지만 행복하게 살던 파블로는 어느 날 편지 한 통을 들고 나타난 실반 할아버지를 따라 읍내로 갑니다. 글을 배워 편지를 읽기 위해서요. 이제 파블로는 당나귀 앙헬리토와 부모님이 정성껏 짜준 세라피에 의지하여 길을 떠납니다.


두 할아버지를 변화시킨 파블로

파블로는 읍내에서 실반 할아버지와는 전혀 다른 돈 프란시스코 할아버지를 만납니다. 실반 할아버지가 허풍쟁이에 가난하지만 언제나 낙천적인 사람이라면, 돈 프란시스코 할아버지는 유명한 시인이고 부자였지만 아이들에게는 관심도 없는 괴팍한 사람입니다. 두 할아버지의 모습은 파블로의 고향집과 읍내의 풍경만큼이나 달랐습니다. 그렇지만 두 할아버지는 파블로를 통해 변화합니다.


그 변화는 바로 파블로 덕분입니다. 아직 어린, 글도 모르는 아이지만, 파블로는 실반 할아버지의 악의 없는 진실한 마음과 낙천적인 모습을 볼 줄 알았고, 돈 프란시스코 할아버지의 외로움을 이해할 줄 알았습니다. 그처럼 현명하고 정직하며 사랑스러운 파블로의 모습이 두 할아버지의 마음을 연 것입니다. 파블로와 두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아이가 어른의 스승’이라는 말을 떠오르게 합니다.


자연과 인간, 그리고 어린이

파블로를 이처럼 훌륭하게 성장시킨 것은 다름 아닌 대자연입니다. 눈부신 햇살과 동물들, 나무들과 선인장, 별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이 모두가 파블로에게는 아름답고 따뜻한 마음을 갖게 한 책이었고 선생님이었습니다. 작가는 파블로의 입을 빌려 “책은 좋은 것이지만, 별들이 들려주는 고요한 이야기를 읽는 법을 절대로 잊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합니다. 책과 TV, 휴대폰, 컴퓨터에 파묻혀 더 이상 별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이 시대의 어린이들과 어른들이 마음속 깊이 새겨야 할 이야기입니다.


더불어 이 책은 인간에 대한 깊은 믿음과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게으르고 거짓말쟁이인 실반 할아버지도, 괴팍하고 우울한 성격의 돈 프란시스코 할아버지도 모두 누군가의 믿음과 사랑이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믿음은 결국 등장인물 모두를 행복하게 만든 열쇠입니다. 루소는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자연’은 우리를 둘러싼 대자연이자 인간이 지닌 선한 본성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 ‘자연’을 간직한 아이, 파블로의 이야기에 가만히 귀를 기울여 보세요. 어느덧 우리가 잊고 있던 ‘자연’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 박주영(한우리열린교육 독서문화정보개발원 연구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