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 편집자 장미옥 님께서 보내주신 6월의 좋은 어린이 책, <구글 어스 세계 여행>의 추천글입니다.


인터넷과 책의 결합이라니, 책도 점점 진화하는 것일까!

구글 어스를 통해 세계 여행을 한다고? 인터넷 프로그램 구글 어스를 그림책으로 만난다고 하니 뭔가 좀 어색하고 낯설다. 하지만 새롭고 신선하다. 컴퓨터나 스마트 폰에 익숙한 요즘 어린이들의 관심과 흥미를 사로잡기에는 충분히 매력적인 구성이다. 


일단 책에 나와 있는 대로 해 보자. 구글 어스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고 그걸 실행시키니, 푸른빛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지구의 모습이 나타난다. 지구가 푸르다고 했던 최초의 우주 비행사 유리 가가린의 말이 떠오른다.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이 바로 이랬겠지.


자, 다시 정신을 차리고 장소를 검색해 보자. 빠른 이동 검색에 '스톤헨지, 영국'을 입력한 순간 지구는 영국을 향해 빠른 속도로 돌아가더니 마치 순간 이동을 한 것처럼 눈 깜짝할 새 스톤헨지에 도착한다. 하늘에서 바라본 스톤헨지의 모습, 왠지 두근거린다.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선사 유적지인 스톤헨지에 진짜 도착한 걸까? 스트리트 뷰 보기를 하니 스톤헨지의 돌 하나하나가 선명히 보인다. 현장감이 느껴지는 생생한 느낌, 진짜 세계 여행을 온 것 같다.


이제 진짜 이 책의 재미에 빠져 보자. 첫 번째 목적지는 런던이다. 책을 가득 메우고 있는 그림은 런던아이에서 바라본 런던 시내의 모습이다. 그림이 섬세하지는 않았지만 런던 시내의 모습을 샅샅이 살펴볼 수 있게 오밀조밀 그려져 있다. 책 속 그림을 참고로 구글 어스에서 런던의 유명 건물들을 하나씩 찾아본다. 


지금까지 구글 어스 프로그램을 통해 생생한 현장감을 느꼈다면 이제 그림책 속 재미난 놀이를 즐겨 보자. 그림책은 구글 어스를 볼 때와는 또 다른 재미를 느끼게 해 준다. 숫자 문제, 글자 문제, 그림 찾기 문제 등 다양한 문제로 이뤄진 이 책은 아이들이 책 보는 걸 놀이로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재미난 놀이를 하듯 책을 보는 동안 아이들은 사고력과 집중력을 기를 수 있으며 정답을 찾았을 때의 기쁨과 성취감 또한 맛볼 수 있다. 꿩 먹고 알 먹기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세계 유명 도시뿐만 아니라 히말라야 산맥, 아마존 열대 우림 등 장엄한 자연 경관을 만나게 해 주는 <구글 어스 세계 여행>. 실제로 세계 유적지를 방문하는 것 같은 벅찬 감동을 느끼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지만, 어린이들에게 세계에 대한 관심을 일깨워 줄 수 있을 것이다. 열정에 가득 찬 우리 어린이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어렸을 때 만났던 한 권의 책을 통해 세계 무대를 향해 꿈을 키우고, 그 꿈을 이룬 우리 어린이들의 모습 말이다. - 장미옥(아이세움 출판사 편집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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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류화선 님께서 보내주신 6월의 좋은 어린이 책, <거북이가 2000원>의 추천글입니다.


초등학교 때 교문 앞에서 산 병아리에 대한 씁쓸한 추억, 특별한 날이면 강아지를 사달라고 조른 경험이 누구든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동물을 좋아하지만 동물이 살아있으며 아픔을 느끼고 좋고 싫은 감정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반려동물을 '움직이는 장난감' 정도 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 미숙한 아이들은 동물을 자기 입장에서 사랑해준다. 사랑이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른다.


<거북이가 2000원>은 이런 아이에게 극약처방을 내린다. 아키라는 여동생 에이코의 돈 2000원을 빌려 거북이를 산다. 아키라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한 거북이들은 마루 밑으로 도망가 버린다. 거북이들은 아키라의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떤다.


거북이들에 의해 재판에 회부된 아키라는 변명할 여지없이 유죄. 거북이 재판관은 아키라를 거북이로 만들어 버린다. 아키라가 괴롭힌 거북이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직접 겪어보라는 것.


거북이가 된 후에도 아키라는 조금도 반성의 여지가 없다. 애가 타서 동동거리는 에이코와 달리 아키라는 친구 사토시도 똑같이 죄를 저질렀는데 자기만 이런 꼴을 당해야 하냐고 아우성을 친다. 그런 아키라에게 수난이 이어진다. 상대가 자신의 마음을 몰라 상처받은 후에야 아키라는 처음으로 거북이들도 자기들이 힘든 걸 몰라줘서 화가 났을 거라는 것을 알 게 된다.


줄거리만 보면 아이들에게 생명의 소중함과 타인에 대한 배려를 가르치는 뻔한 이야기 같지만, 이 작품의 매력은 줄거리로 요약될 수 없는 부분에 있다. 장난꾸러기 오빠 아키라와 순하면서도 강단 있는 에이코의 갈등, 엉뚱한 포인트에서 분노하는 거북이들, 거북이로 변신한 후에도 여전히 뻔뻔하고 철없는 아키라의 행동에서 웃음이 터져 나온다.


얼핏 보면 말썽꾸러기 오빠와 착한 여동생의 구도로 보이지만 세밀히 행간을 읽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말썽꾸러기 아키라는 사실 겁쟁이이고, 착한 에이코는 의외로 대범한 구석이 있다. 성격이 다르기에 아키라와 에이코는 반발하면서도 남매이기에 서로 의지한다. 티격태격 싸우지만 에이코가 아파 보이면 아키라가 걱정하고, 아키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에이코가 제일 먼저 나선다. 거북이로 변했을 때 아키라는 누구보다 에이코에게 의지한다. 하루에도 열두 번 싸웠다가 열세 번 화해하는 오빠와 여동생의 평범한 모습이다. 남매간의 갈등과 거북이로 변한 아키라의 변신에 부모가 개입하지 않는 것도 이 책의 미덕이다. 어디까지나 아이들의 눈높이와 아이들의 힘으로 상황을 해결하려고 애를 쓴다.


그렇게 호된 꼴을 당한 아키라는 인간으로 돌아온 후 동물을 사랑하고 남을 배려하는 착한 아이가 되었을까? 그렇지 않을 거라는 여운을 남기는 게 이 작품의 매력인 것 같다. 조금은 변했겠지만 아키라는 여전히 장난꾸러기인데다 철이 없어 가끔씩 동생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그런 아이일 것 같다. - 류화선(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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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문학 평론가 김지은 님께서 보내주신 6월의 좋은 어린이 책, <우리 함께 웃어요!>의 추천글입니다.


이 책은 어린이에게 지구촌 이웃의 고통을 이해하고 그들과 함께 웃는 법을 일러주는 책이다. 우리 어린이들이 살아갈 '하나의 지구'는 더 이상 시소처럼 누군가의 불행을 디딤대로 삼아 나의 성장과 행복을 이루는 삶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네타기처럼 서로 밀어주고 번갈아 이용하면서 한정된 자원을 나누어 써야만 비로소 생존할 수 있다. 지구의 미래 시계는 당장 모든 분쟁을 멈추라고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어린이들은 이 경고에 대처해 나가야 할 가장 절박한 당사자이다.


이 책의 저자인 임형준은 '다함께 살아가기'에 관해 어린이들에게 가장 정확한 멘토가 되어 줄 수 있는 사람이다. 유엔 세계식량계획에서 일하면서 세계 어린이들의 굶주림과 아픔의 해결사로 살아왔다. 그는 먼 여행에서 돌아온 옆집 형처럼 생생하게 자신의 활동 경험담을 들려준다.


자신도 굶주리는 처지이면서 밥을 나누어 주었던 말라위의 선원 아저씨, 50도를 넘나드는 날씨에 도움과 부축을 마다하지 않았던 소말리아의 난민 등 자신을 도와준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통해서 '나는 왜 남을 돕고 살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는가?'를 말한다.


반대로 영양실조로 사경을 헤매던 온두라스의 야디라나 폭탄을 캐서 팔다가 한쪽 팔을 잃은 라오스의 청년의 이야기는 자신이 도움을 주었던 경험에 대한 것이다. '작은 손길이 가져오는 큰 변화의 힘'을 깨달을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굶주린 어린이들에 대한 섣부른 동정심에 호소하지 않으면서도 독자에게 실제적이면서 실천적인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린이와 사회적인 주제를 이야기하는 일은 자칫 딱딱하거나 겉돌기 쉽다. 그러나 이 책은 어린이가 알아듣기 쉬운 말과 쉬운 도표를 풍부하게 담고 있어서 이해가 무척 쉽다. 저자가 직접 찍어온 사진 자료도 현장 상황을 전하는 데 한몫을 단단히 한다.


긴급 구호 전문가가 직접 전하는 세계 식량 문제의 현실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은 '왜 지구 한편에는 식량이 있는데도 다른 편에서는 사람들이 굶어 죽는가?', '가난이 아이들에게 더 가혹한 이유는 무엇인가?', '굶주림을 막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식량과 돈이 필요한가?', '왜 내가 도와야 하는가?' 등의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그 해답을 깊이 헤아려볼 것이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닌 '공동체의 문제'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책의 말미에는 장차 저자처럼 국제기구에서 활동하기를 꿈꾸는 어린이에게 건네는 자상한 조언도 담겨 있다. - 김지은(아동문학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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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수학교사 모임 대표, 하나고등학교 수학교사 이동흔 님께서 보내주신 6월의 좋은 어린이 책, <수학 귀신의 집>의 추천글입니다.


수학책, 이야기로 말하다!

사람은 누구든 소통을 원한다. 우리가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 처음 듣는 이야기로 그 사람의 마음을 아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숨의 의도를 통해 대화를 하는 것이다. 이는 마치 어린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아기의 웅얼거리는 소리만으로 아기가 원하는 의도를 알아차리고 대화를 하는 것과 같다. 우리가 숫자를 적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단지 수의 표면적인 의미를 가지고 대화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수 내면에 숨어 있는 다른 의도를 가지고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런 부분을 잘 표현한 수학 스토리텔링 책이다. 수학 속에 숨어 있는 기본적인 수학 규칙과 원리를 시골 할머니 댁에 놀러 가서 윤아가 만나는 집을 지키는 초자연적인 존재, 즉 신들을 통해 배우는 이야기이다. 그들은 우리 조상들의 삶 속에서 토속 신앙이 되기도 하고, 친구가 되기도 하며, 나쁜 잡귀들로부터 한 집안을 지켜 준 고맙고도 친근한 존재였다.

 

이 책의 큰 줄거리는 주인공 윤아가 귀신들이 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수학을 배우고 옛 할아버지 할머니 집인 한옥을 지킨다는 내용이다. 우리 민족의 정서 속에 남아 있던 집을 지키는 신들과 오백 년 후에 태어난 윤아가 만나는 장면의 설정이 아주 치밀하게 잘 짜여 있다. 각 신들이 윤아를 훈련시키는 과정 또한 인상적이고 재미있어, 읽는 이들이 문제 해결의 방법을 찾는 데 쉽게접근할 수 있게 한다. 어린 독자라도 수학이 딱딱하고 재미없는 학문이 아니라, 단순하고 명쾌하고 규칙을 가진 아름다운 학문이라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숫자가 주인공이 아니라 주인공 윤아가 숫자와 그 규칙을 앎으로써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이 스토리를 통해 우리도 수학이 가지고 좋은 점을 알고 있을 때 수학을 좀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이 책은 정말 편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스토리텔링 기본서라고 할 수 있다. - 이동흔(전국수학교사 모임 대표, 하나고등학교 수학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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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 이정주 님께서 보내주신 6월의 좋은 어린이 책, <월요일의 공포>의 추천글입니다.


솔직함은 두려움 없는 용기다

다니엘르 시마르 선생님은 캐나다 어린이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아동작가이자 삽화가입니다. 캐나다에서 가장 역사가 깊고, 권위가 있는 '총독문학상'을 비롯해 수많은 아동문학상과 삽화가 상을 받았지요.

 

삽화가인 아버지와 독서광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책 읽기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퀘벡 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했고, 방송국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아이들을 위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되었습니다.


학교, 도서관, 서점을 찾아 어린이 독자들을 직접 만나기를 좋아하는 선생님은 독자들이 책 주인공에 자신을 넣어서 생각할 수 있도록 1인칭 시점에서 아이들이 일상에서 겪는 어려움을 생생하면서도 재미나게 그려내기로 유명합니다. 그중에서도 '줄리앙 포트뱅'이란 소심한 남자아이를 주인공으로 한 월·화·수·목·금·토·일 이야기 시리즈가 대표적이지요.


<월요일의 공포>는 '두려움'과 '솔직함'을 주제로 이야기합니다. 줄리앙 포트뱅은 일주일 동안 해야 하는 숙제를 빈둥거리며 미루다가 한 줄도 쓰지 못한 채 월요일을 맞지요. 어느 월요일보다도 두려운 월요일입니다. 게다가 담임선생님께 숙제를 하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면 될 것을 늘 칭찬만 받던 모범생이기에 비겁하게 숨기다가 진실을 알아챈 스티브 말레트(<수요일의 괴물>)에게 협박을 당하고 맙니다.


<월요일의 공포>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입니다. 줄리앙처럼 해야 할 숙제를 다 하지 못해서 일요일 밤을 마음 편히 자지 못했던 기억들이 있을 겁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저도 그랬고요. 그래도 줄리앙은 뒤늦게라도 잘못을 고백하며 바로 잡습니다. 어린이 독자 여러분은 줄리앙의 입장이라면 어떻게 하겠어요? 이 책을 통해서 '솔직함은 겸손이고, 두려움 없는 용기다'라는 테클라 매룰로의 시구처럼 괴롭더라도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면, 그 어떤 두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이정주(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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