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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북가좌 초등학교 교사 김효경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7월의 좋은 어린이 책, <이야기 박물관 시리즈>의 추천글입니다.

 

 

 

 

 

 

 

 

 

 

박물관의 유물, 유적은 역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유물, 유적에는 그것이 만들어진 시대의 정치, 사회, 문화가 두루 녹아 있어서 자연스럽게 역사를 익힐 수 있기 때문이지요. 아직 본격적으로 한국사를 배우기 전인 초등학교 3학년 사회 교과서에서 문화유산을 비롯해 옛날 사람들이 썼던 도구, 즐겼던 놀이 같은 생활사를 다루는 것은 그래서입니다. 아이들이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들을 통해 역사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배경 지식을 미리 쌓아 주는 거죠.

 

하지만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 사실 유물, 유적은 도통 그 쓰임새를 짐작할 수 없는 낯설고 눈에 선 물건들일 뿐입니다. 금동대향로, 얼굴 무늬 수막새, 치미, 호자... 이름도 어렵습니다. 분명 우리말인데도 꼭 외계어를 보는 것 같지요. 특히 백제, 고구려, 신라 삼국의 유물은 생김새도, 이름도 그게 그것 같아서 더더욱 아이들을 골치 아프게 만듭니다.
 
「이야기 박물관」 시리즈는 그런 아이들에게 권하기 좋은 유물, 유적 그림책입니다. 여태까지 유물, 유적을 다루는 책들이 대개 특정 박물관에 소장된 문화재를 소개하는 형식인 데 반해, 이 시리즈는 아이들에게 익숙한 옛이야기들을 통해 백제, 고구려, 신라의 대표적인 유물, 유적을 알려 줍니다. 서동요를 지어 신라 공주를 아내로 맞은 백제 무왕의 이야기며,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의 슬픈 사랑 이야기, 앞 못 보는 어머니를 지극 정성으로 모신 효녀 지은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박물관에서 보던 그림, 조각, 그릇, 장신구들이 이야기 속 풍경이 되고 인물이 되어 생생히 다가오지요.

 

이 시리즈가 아이들의 눈높이를 얼마나 잘 배려했는지는 책 맨 뒤에 있는 "이야기 속에 숨어 있는 유물, 유적을 찾아보세요!"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앞에서 다룬 유물, 유적의 사진과 이름을 한데 모아 정리한 다음 본문 중 어디에, 어떤 식으로 쓰였는지 찾아볼 수 있도록 만들어 뒀거든요. 아이들이 숨은그림찾기 하듯 유물, 유적을 찾으면서 자연스럽게 그 이름과 모양을 눈에 익힐 수 있도록 한 거죠.

 

박물관에 갈 때 가볍게 들고 갈 수 있도록 책 속의 책을 만들어 둔 것도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병풍처럼 펼쳐 보는 이 작은 책에는 백제, 고구려, 신라 사회의 역사적 문화적 특징뿐 아니라 각 유물의 쓰임새, 발굴에 얽힌 이야기 등이 들어 있습니다. 박물관을 둘러볼 때 필요한 내용들이 잘 정리되어 있어 이 부분만 오려 내어 가져가도 문화재를 감상하고 삼국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역사를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라, 놀이하듯 역사를 알려 주는 「이야기 박물관」 시리즈가 더욱 반가웠답니다. - 김효경(서울 북가좌 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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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김서정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7월의 좋은 어린이 책, <우리 집 괴물 친구들>의 추천글입니다.

 

아이들 속을 알려 주마!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이걸 '열 길 어른 속은 알아도 한 길 아이 속은 모른다'로 바꿔 보면 어떨까? 맞다, 맞다, 맞장구치는 어른들이 상당히 있을 법하다. 아이를 키우거나 가르치거나 하다 보면, 애들이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어서 속 터지는 경우가 어디 한두 번인가.

 

이건 비단 어른들만이 아니라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자기가 제법 어른인 줄 아는 아이는 저보다 어린 '아랫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 <우리 집 괴물 친구들>의 형 안상민이 동생 안종민을 보는 눈이 그렇다. 몰래 들어와서 여기저기 뒤지다가 자기 방을 쓰레기통으로 만들어 놓는 동생, 아끼는 물건을 슬쩍하는 동생. 방문에 귀를 대고 엿들은 말을 엄마에게 고자질하는 동생. 덕분에 저금통에서 돈 뺀 것도 들통 나고 숨겨 놓은 시험지도 발각되는 등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체 이 녀석이 왜 이러는 거야!

 

벼르고 벼르다 동생이 자기 가방을 뒤지는 현장을 덮친 형은 으름장을 놓는다. 이때 동생은 '한 길 아이 속'을 열어 보이는데, 그 속인즉슨, '우리 집에는 괴물들이 산다'는 것이다. 방을 난장판 만드는 건 이비야고, 형을 엿보고 엿들어 고자질하는 건 툴툴지아고, 형 물건에 손을 대는 건 누툴피피라는 괴물이라나! 자기가 그 괴물들을 말리면서 형을 지키느라고 얼마나 고생하는지, 동생의 하소연이 늘어진다. 한 길 아이 속은 이렇게 해서 더욱 더 미궁으로 빠져드는가.

 

그러나 형은 그 천연덕스러운 괴물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차츰 동생의 속을 읽을 수 있게 된다. 동생과 함께 했던 이비야 놀이를 떠올리고, 지금은 까맣게 잊어버린 옛날 자신의 서랍 속 괴물을 떠올린다. 그러다가 눈을 끔벅끔벅하며 자기를 올려다보는 동생이 가엾어져서 봐주기로 하고, 함께 축구를 하기로 한다. 비록 "오늘만"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동생의 속을 읽어주는 형의 이야기인 이 책은, 어른들에게는 아이 속을 읽는 법을 알려주고, 아이들에게는 자기 속을 이야기하는 법을 알려준다. 이런 얼토당토않은 괴물 이야기로 어떻게 아이 속을 읽어 내느냐고? 그건 형 상민이가 그러는 것처럼, 자기 어렸을 때를 떠올리면 된다. "녀석도 이제 나처럼 ... 숙제도 많아지고, 걸핏하면 어른들한테 야단맞는 그런" 처지가 될 거라는 데 대한 연민의 마음을 가지면 된다.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지 않은가. <말풍선 거울>, <일기 도서관> 같은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로 아이들 속을 알아주고, 위로해주고, 풀어주기 좋아하는 이 작가의 입담이 한층 천연덕스러워져서, 덩달아 이 리뷰도 능청맞아진다. - 김서정(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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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북출판사 편집주간 임중혁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7월의 좋은 어린이 책, <새로운 시작>의 추천글입니다.

 

<새로운 시작>에서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그림입니다. 영화의 스틸컷을 보는 것 같아요. 동영상의 한 장면을 제대로 잡아낸 느낌이거든요. 사진이나 영화 필름을 밑에 깔고 따라 그린 듯한 세밀한 묘사가 더욱 그렇게 느껴지게 합니다. 그래서 사실적이면서 따뜻해요.

 

<새로운 시작>은 판타지입니다. 마을을 폐허로 만든 전쟁이 실제로 어떤 전쟁인지 알 수 없어요. 건물들이 온통 파괴되었는데 전쟁이 끝난 뒤 사람들이 들어가 사는 자동차들이 그나마 멀쩡했다는 게 쉽게 이해되지 않아요. 등장인물 얼굴도 너무 깨끗해요. 그러나 이게 큰 문제는 아니에요. <해리포터>가 판타지이지만, 아주 허무맹랑한 이야기라며 우습게보지 않는 것과 같아요. 선과 악, 욕망과 꿈, 폭력과 평화 같은 인간의 실제 삶을 잘 이야기하고 있으니까요. 오히려 이런 이야기를 판타지로 하니까 더욱 흥미진진한 것이죠. 이 책도 그래요. 실재하기 어려운 이야기겠지만, 읽다 보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입가에 미소가 번져요.

 

책을 읽으며 '낙관'이라는 낱말이 내내 떠올랐어요. 전쟁으로 돌아갈 집이 없을 때 엄마는 "그래도 슬퍼하지 말자. 우리에겐 차가 있으니까."라고 말합니다. 옷도 점점 낡아 입지 못하게 되었을 때 아빠는 "뭐 어때! 그만큼 빨랫감이 줄잖니."라고 말합니다. 무슨 소리만 나도 무서운 밤에도 네 식구는 부둥켜안고 잠을 잡니다. 무엇보다 깨진 유리와 잿더미 사이를 걸어 다니는 데 우리는 '어느 샌가' 익숙해져요. 이상하지 않은 거에요. 대단한 낙관이죠. 책의 중반부터 나오는 전쟁이 남긴 상처를 치유하는 아이들의 생명력은 이러한 낙관성에 대한 앞부분 이야기가 없었다면 이상했을 겁니다. 작가들은 우리가 무심코 말하는 '아이의 생명력'은 곧 '삶에 대한 낙관성'에 다름 아님을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어요.

 

특별히 세상을 두려워하는 아이들이 있어요. 이런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은 그림책입니다. - 임중혁(양철북출판사 편집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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