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작가 하신하의 선택 ≪호시노 미치오의 알래스카 이야기≫
열아홉 살 소년은 알래스카의 이누이트 마을의 사진을 보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저 마을에 갈 수 있을까?’
소년은 그 마을의 촌장님께 편지를 쓴다.
“······ 촌장님이 사시는 마을에 찾아가 보고 싶습니다.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합니다.
혹시 저를 받아 주실 분이 없을까요?”
그 다음해 여름, 언제든 오라는 답장을 받은 소년은 알래스카로 떠난다.
알래스카에 대한 소년의 사랑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 소년은 훗날 사진작가가 되어 세상을 떠날 때까지 알레스카의 자연과 동물, 그리고 삶의 이야기를 세상 사람들에게 전한다. ≪호시노 미치오의 알래스카 이야기≫도 그 중 하나이다. 호시노 미치오는 안타깝게도 43살의 나이에 취재를 위해 갔던 캄차카 반도에서 불곰의 습격을 받고 세상을 떠나고 만다.
우리에게 알래스카는 아주 멀고도 먼 땅이다. 거대한 빙하가 있고, 야생 늑대가 있고, 하늘에는 오로라가 나타나는 신비로운 미지의 땅이다. 누구나 막연하게 한 번쯤 가 보고 싶다고 꿈꿔 보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광활한 자연의 힘에 질려 누구도 쉽게 발길을 두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이 책의 주인공은 물론 호시노 미치오가 직접 찍은 알래스카의 자연과 동물,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이누이트이다. 그러나 외롭고 괴로운 극한의 땅, 알래스카를 카메라에 담기 위한 호시노 미치오의 알래스카에 대한 애정이야말로 이 책의 진정한 주인공이다. 독자들은 알래스카의 거대함과 더불어 이 호시노 미치오의 열정에 더 진한 감동을 받게 될 것이다.
산꼭대기를 오르는 방법은 무엇일까? 사막 건너편을 건너게 하는 힘은? 극한의 땅에서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어떤 강인한 체력이나 기술보다도 오로지 한 발 한 발 내딛는 한 걸음이라고 한다.
호시노 미치오는 열아홉 살에 알래스카의 이누이트 촌장에게 편지를 보내며 한 걸음을 내디뎠다. 그 뒤로 그는 한 걸음씩 쉬지 않고 알래스카를 탐험하며 사랑에 빠졌다.
이 책을 읽고 우리 땅의 또 어떤 열아홉 살 청춘이 한 걸음을 내딛을까 상상하며 흐뭇한 기대에 잠겼다. 또 어떤 아홉 살은 이 사진과 글을 보고 알래스카에 대한 꿈을 피부 밑에 숨겨둘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