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케 유리코도 극우라는 거지.

--------------------------------------------------------------------------

어젯밤, 엄밀히 오늘 새벽, kbs1 독립영화관에서 '걷기왕' 봤다.

백승주 아나운서가 흰색과 빨간색 섞인 멋진 옷 입으니 더 예쁘더라.

 

영화는 착했다.

주인공 만복이는 인천 강화도에 사는 고교1학년인데 모든 탈것에 몸을 싣기만 하면

멀미를 한다. 그러다보니 모든 곳을 걸어다니고 학교마저도 하루에 왕복 네 시간 걸어다닌다.

 

별 꿈도 의욕도 없는 만복이 안타까운 만복 담임선생님은 만복이 잘하는 걷기를 살려보라며

육상부에 만복을 집어넣는다. 거기서 의지와 노오력의 화신인 선배를 만나 구박받으면서도 경보를 배워나가고 결국 전국체전에도 나간다. 태평무사 느긋한 만복과 사생결단 선배가 서로 티격태격해가면서도 차츰 친해지는 얘기가 영화의 가장 큰 뼈대다.

 

여기에 만복이 짝사랑하지만 만복을 만숙으로 부를 만큼 만복에게 무관심하고 정작 육상부선배를 짝사랑하는 힙합가수 지망생 얘기와 공무원이 꿈인 만복의 짝 지현 얘기, 만복을 좋아하는 육상부 사내애 얘기, 좋은 뜻으로 학생들에게 꿈 꾸라고 부추기지만 헛수고로 끝나는 일이 많은 만복 담임과 만복 담임을 좋아하는 육상부 코치 얘기, 만복보다 15살은 어린 늦둥이를 밴 만복의 부모님 얘기가 덧붙는다. 영화 화자가 사람이 아니라 만복이네가 기르는 소라는 것도 재미나다.

 

한 가지 아쉬운 게 있었는데 영화 크레디트 오를 때 끊어 버린 거다.

끊길 때 크레디트 옆에 만복 선배 사진과 함께 '10년 뒤 국가대표 팀 닥터가 됐다'라고

나오는 걸 보니 아마 만복을 비롯한 다른 인물들 뒷이야기도 이어졌을 듯 한데 그걸 못 봐서 안타깝다.

방송시간 맞추느라 어쩔 수 없이 자르더라도 이렇게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자르는 건 짜증난다.

지난 목요일 옥자 크레디트 자른 동두천 문화극장도 크레디트 뒤 쿠키만큼은 그대로 두더라.

kbs야, 이야기는 다 보여주고 자르자.

 

좀 심심하지만 무한경쟁에 지쳤을 때 보면 좋을 듯하다. 10점 만점에 6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어제 일본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고이케 유리코가 이끄는 도민퍼스트회가 압승하며

민심이 자민당 아베 총리를 떠나고 있단다. 그거 참 고소하다.

올해는 기시 노부스케와 다카키 마사오, 두 악당 원조의 후손 악당들 심판받는 해인가 보다.

 

지난 목요일이었던 6월29일 개봉 첫회 극장 달려가서 본 봉준호 감독 옥자에서

최우식이 연기한 트럭운짱 김군의 명대사-Mirando is f***ed-를

주어만 아베로 바꿔치기해서 말하자면 Abe is f***ed다.

 

아베가 쫓겨나는 날까지 일본 시민사회의 분발을 기대한다.

----------------------------------------------------------------------

서울 관악구에서 경기 동두천 이사 뒤 옥자 개봉한 날 첨으로 극장나들이를 했다.

그날은 몰랐는데 아주 운좋은 거였다. 경기도에서 옥자 개봉한 극장 드물다.

 

동두천 문화극장은 우리집에서 내 걸음으로 13분쯔ㅁ 걸린다.

난 집에 tv를 없앤 지 7년이 넘었기에 못 봤지만 지난해 큰 인기를 모았던 tvN 드라마

<응답하라1988>에서 1980년대 서울 삼양극장으로도 나왔던 나름 동두천의 떠오르는 관광명소다.

날마다 밤이면 걷는 내 산책길에 있기에 바깥에선 많이 봤지만 안에 들어가 본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들어가 보니 시설이 정말 옛 추억 떠오르게 했다.

첨단시설을 바라시는 분들께는 추천하기 어렵고 추억의 맛을 누리시려는 분들에게는 딱이다.

표값은 8000원 받는데 좌석 고를 수 없고 그냥 먼저 온 사람이 좋은 자리 앉는 거다.

 

오늘 기준으로 나무위키 동두천 검색해 보면 (namu.wiki/w/동두천) 항목 <8.문화>에서

 

관람료는 7,000원으로 문화극장은 주말에 한해서 조조할인(일반 영화는 4,000원 디지털 3D는 5,000원)이 있으며 2010년 들어 1관에 디지털 3D 영사시설을 갖춰서 다른 극장에 비해 저렴한 8,000원에 3D 영화를 볼 수 있다.

 

라고 돼 있지만 요즘은 표값은 8000원이고 주말 조조할인도 없어졌다.

<8.문화>는 지난해 기준으로 쓴 게 아직 그대로 올라와 있다.

반면 <9.정치>는 두 달 전 있었던 19대 대선 동두천 후보자별 득표수까지 나와 있는 걸 보니

두 달 안에 쓴 게 맞다.

 

극장 안에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소개한 낡은 포스터가 있는데

1987년 마지막 황제에서 끊겨 있다.

30년 묵은 포스터인 셈.

 

두 개 있는 상영관 가운데 옥자 상영관은 2관이었는데 건물 2층과 3층을 썼다.

2층에 120석쯤 있고 3층에 30석쯤 있는데 난 3층에서 봤다.

 

12시가 1회였는데 나까지 스무 명 쯤이 모여 본 거 같고 대부분 10대, 20대 젊은이들이었다.

예고편은 <스파이더맨 홈커밍>이랑 <예수는 역사다> 나왔고 상업광고 몇 개 틀어주고

공익광고는 두 편인데 하나는 인순이 나오는 거, 다른 하나는 난 모르는 젊은 남자 코미디안 둘이

나오는 거였다. 코미디안 둘 나오는 공익광고는 학교폭력 없는 동두천 만들자는 내용이었는데

동두천도 학교폭력 말썽이 심한가 보았다. 아마 코미디안 둘이 나무위키 항목 <13.출신 인물>에

나오는 양세찬,양세형이었던 듯.

 

영화는 재미나고 뭉클한 데도 있고 봉준호 특유 유머감각 돋보이는 구석도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칸느에서는 4점 만점에 2.4점으로 감독 이름값에 못 미쳤다는 얘기를 들었고

딴지일보에서 읽은 영화감별사 한동원의 적정관람료에선 8930원으로 본전인 9000원에서

-70원이었ㅈㅣ만 내 눈이 전문가들보다는 낮아선지 재미나게 봤다.

 

특히 변희봉이 안서현더러 날이 늦었으니 집에 돌아오라고 말하는 대목이나

서울 차 추격전에서 높이가 주는 웃음, 1980년대 운동권을 애정있게 풍자한

동물해방전선 사람들 모습에서 나오는 봉준호식 유머는 즐거웠다.

 

이름값 높은 헐리우드 출연진들도 우리 배우들도 다 연기 잘 했고.

 

내가 봉준호 영화 가운데 최고로 꼽는 <살인의 추억>,<마더>만큼은 못해도

내가 봉준호 영화에서 바라는 만큼은 나왔지 싶다. 10점 만점에 8점.

 

다만 극장에 아쉬운 점이 있는데 시간에 쫓겨선지 마지막 크레디트 올라올 때 몇 분 잘라먹었다.

크레디트 올라오고 조금 있다가 갑자기 크레디트 끝나는 대목으로 뛰어 버렸다.

다행히 크레디트 끝에 나오는 쿠키영상은 보여줬지만.

2시간15분 상영간격을 지키려고 그런 거 같은데 이건 상영간격을 2시간20분으로 늘리면 될 거였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윤정희 2018-05-09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게시글 잘 보고 갑니다. 아직 저도 <옥자>는 안 봤는데 한 번 봐야겠네요.^^

심술 2018-05-09 16:24   좋아요 0 | URL
저야말로 와 주셔서 고마워요.
 
카이사르의 여자들 1 - 4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4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7부로 된 이 씨리즈에서 한가운데인 4부 <카이사르의 여자들>은 몇 가지 점에서 독특하다.

1) 자세한 전투 장면 묘사가 적다.

2) 거의 모든 사건이 로마 안에서 일어난다.

3) 기원전 1세기 로마 여성들 삶을 묘사한 대목이 많다.

4) 정치 암투 묘사가 많다.


카이사르는 정치 무대에서 점점 영향력을 넓혀 가는데 1권이 끝날 때에는 쿠르수스 호노룸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조영관을 거쳐 법무관까지 최다 득표로 당선된다. 거기에 메텔루스의 죽음으로 공석이 된 최고신관 자리까지 얻는다. 사적으로 카이사르는 세르빌리아를 정부로 삼는다.


폼페이우스는 로마의 골치거리이던 지중해 해적을 소탕하고 마찬가지로 로마의 두통거리이던 폰토스 왕 미트라다테스를 자살로 몰아넣으며 승승장구한다.


크라수스도 그의 재력을 바탕으로 로마 정계에서 영향력을 키워 간다.


4부에서 막 어른이 된 클로디우스는 특유의 악동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루쿨루스를 괴롭히고 풀비아를 아내로 맞는다.


카토는 세르빌리아의 흉계 때문에 사랑하던 형 카이피오를 잃지만 형의 죽음 뒤에 세르빌리아가 있는 건 모른다. 비불루스, 아헤노바르부스와 카토는 원로원의 보수파 보니의 핵심 일원이 된다.


간단하게 4부 1권의 줄거리를 요약해 봤는데 확실히 세대교체가 돼 가는 느낌이다. 마치 삼국지연의에서 초중반부 주인공들이 퇴장하고 다음 세대가 등장하는 대목이랑 비슷하다.


늘 흥미진진한 이 씨리즈의 훌륭한 중간점이 되는 게 이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포르투나의 선택 1 - 3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3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교유서가는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를 낼 때마다 정식 출판일 세 주 전에 서평단을 모집해서 가제본을 한 권씩 주고 반응을 살피는데 나는 첫 작품과 둘째 작품에 이어 이 작품에서도 서평단으로 활동했다. 서평마감일이 6월8일 수요일이었는데 일이 바쁜 나머지 9일이나 지난 지금에야 서평을 쓰게 됐다. 이것은 교유서가에게 미안하다.

 

일곱 작품 가운데 90년대에 첫 두 작품만 번역된 채 번역이 중단된 이 시리즈를 교유서가가 완간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내년말까지는 다 번역할 계획이라고 한다. 잘 됐으면 좋겠다.

 

포르투나의 선택 1권을 한 마디로 줄이면 쑬라가 그리스에서 돌아와 반대파를 무찌르고 로마 최초의 임기 무제한 독재관이 돼서 로마를 뜯어고치는 얘기다. 주연은 쑬라고 아우렐리아,세르토리우쓰, 폼페이우스, 크라수스, 카이사르, 메텔루스 피우스 쯤이 주요 조연 쯤으로 등장한다. 이 책 원서를 읽어서 2,3권에서는 점점 이들의 역할이 커지고 쑬라는 퇴장한다는 걸 알고 있는데 원서에서 쑬라가 죽는 대목 위치를 감안하면 교유서가판으로는 2권 초중반 어딘가가 될 거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은 쑬라와 아우렐리아가 다시 만나는 장면인 94쪽에서 101쪽에 이르는 장면이었다. 나 말고도 이 대목 좋아하는 이들이 많은지 어느 분이 거의 10년 전쯤에 이 대목만 우리말로 번역해서 블로그에 올려놨던 것도 기억하는데 안타깝게도 그 블로그 주소를 지금은 잊었다.

 

원서로 이 책 처음 읽은 게 2003년인가 2004년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때 카이사르가 킨나의 딸과 이혼하라는 쑬라 말을 안 들어 도망쳤다가 돌아오는 얘기가 시오노 나나미와는 꽤 달리 표현돼 있어 놀랐던 기억도 난다. 쑬라 제안을 카이사르가 거절해서 도망가는 것까지는 같은데 시오노는 카이사르가 도망다니다 쑬라가 죽은 뒤에야 로마로 돌아왔다고 적었고 맥컬로우는 쑬라가 아직 살아 있는 동안 중재가 이뤄진 것으로 처리했다. 둘 가운데 누가 역사적으로 맞을까?

뭐 그것 말고도 같은 사건을 놓고 맥컬로우와 시오노의 설명이 다른 게 꽤 많으니 언제 시간 내서 한 번 정리해 볼까?

 

번역은 꽤 좋은데 그래도 영어 되시는 분들은 원서도 읽어보시기를.

아무리 잘 옮겨도 우리말로는 도저히 느낌이 살지 않는 그 무엇이 이 시리즈에는 많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니 나 요새 너무 알라딘에 글 안 쓴다. 어쩌다 교유서가 서평단 쓰는 게 다니 말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08-26 1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풀잎관 1 - 2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2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리우쓰는 가족을 데리고 그리쓰 여행을 갔다가 폰토쓰 왕 미트리다테쓰6세를 만나 미트라다테쓰가 장래 로마의 위험한 적이 될 것을 깨닫는다.

 

쑬라는 스까우루쓰의 방해로 따 놓은 당상이었던 법무관 선거에서 지고 에쓰빠냐로 가서 철치부심 애쓴 끝에 뒤늦게 법무관을 지낸 뒤 그리쓰에 총독으로 가서 미트리다테쓰를 만나고 미트리다테쓰가 마리우쓰가 말한 만큼 위험하다는 것을 실감한다.

 

로마의 두 실력자에게 요주의인물이란 평을 얻은 미트리다테쓰는 방해되는 이들은 피붙이라도 단호히 죽여 대며 꾸준히 세력을 키워 그리쓰에서 로마 패권을 위협한다.

 

드루쑤쓰는 여태껏 참아 주던 매제 쎄르빌리우쓰 체삐오를 쫓아낸다.

드루쑤쓰의 동생 리비아는 까또 쌀로니아누쓰와 사랑에 빠지고 지옥 같던 체삐오와의 혼인 생활을 이혼으로 마무리한다. 리비아와 까또는 불륜이지만 남편 체삐오가 워낙 한심해서 리비아와 까또를 욕하기보다는 이해하는 마음이 든다.

동생의 이혼과 재혼 말고도 이딸리아 시민권 문제도 드루쑤쓰를 괴롭힌다.

 

미트리다테쓰의 야심과 로마의 이딸리아 사람 수탈로 로마의 동방과 본토 이딸리아에 전운이 드리우며 긴장감을 높이는 데서 1권은 끝난다. 어서 2,3권이 나왔으면.

 

작가가 잘 썼고 번역가들 솜씨도 좋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5-12-23 1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31 1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