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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전략가입니까 - 세계 0.1%에게만 허락된 특권, 하버드경영대학원의 전설적 전략 강의
신시아 A. 몽고메리 지음, 이현주 옮김 / 리더스북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제1강 수업의 시작 :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십은 무엇인가?

제2강 전략적 사고능력 테스트 : 당신은 전략가인가?

제3강 패망의 분석 : 실패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제4강 성공의 절대요건 : 당신은 어떤 목적을 갖고 있는가?

제5강 가치창출 시스템의 역할 : 목적을 어떻게 현실로 바꿀 것인가?

제6강 본격적으로 전략 수립하기 : 당신의 전략은 무엇인가?

제7강 전략의 역동적 진화 : 전략가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제8강 완벽한 전략가가 되는 법 : 전략가로 성공하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저자인 신시아 몽고메리는 20여 년 동안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로 재직해 왔으며 최근까지 포춘 500대 기업에서 전략 컨설팅을 진행해 오고 있다. 경영전략의 대가 마이클 포터와도 친분이 있다고 하고 본문에서도 포터의 전략이론을 일부 언급하고 있어 익숙한 내용을 실제 사례와 함께 다시 한번 리마인드할 기회가 되었다. 기업에서 전략가가 해야 할 일은 여러가지 기업 사례를 중심으로 언급하고 있어 마치 소설을 읽는 것과 같이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몇몇 EOP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자기 기업의 존재이유를 알아내는 것에 무척 어려움을 느낀다. 기업이속한 업종이나 만들고 있는 제품으로 기업을 설명하는데 익숙한 그들은 자기 기업이 충족시키는 구체적인 니즈나 피상적인 수준을 넘는 어떤 부분에 있어서 경쟁사들과 구분되는 독특한 점을 정확히 짚어내지 못한다. 또한 그들은 자기 기업이 10년 뒤에 어떤 모습이 되었으면 하는지, 그렇게 되기 위해 필요한 대내외적 요인들은 무엇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  - pp.29~30


기업이 리더에게 요구하는 리더십의 중심에 다름 아닌 전략이 있고(p.30), 그 전략은 기업에게 가치를 창출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각 기업은 존재 이유와 목적을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하며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전략은 실행을 근간으로 해야 한다. 전략가가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은 '생각'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지만 전략가가 가장 먼저 할일은 생각이 아니다. 전략가는 안건을 정하고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 조직을 정비하는 일을 가장 먼저 해야 한다. 



1강부터 5강까지의 내용은 주로 매스코, 이케아, 구찌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통해 전략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이케아의 사례를 통해서는 '목적(purpose)'과 경쟁우위를 비교한다. 이 두가지 단어는 서로 관련되어 사용될 수 있지만 경쟁우위는 기업간의 경쟁에 초점을 둔다. 그것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기업의 목적을 설명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훌륭한 목적은 기업의 가치를 높여주고 모두를 창출한다. 즉 자사의 이익만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납품업체가 획득하는 가치도 높여주고 고객이 획득하는 가치를 높여 지불의사를 상승시킨다. 즉 좋은 목적은 납품업자의 납품의사, 고객들의 지불의사를 동시에 높여준다. 그 목적을 실행하기 위한 전략이 전략가가 관심을 가져야 할 사안이다.




기업 대표들은 흔히 전략의 핵심이 경쟁기업들을 물리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전략의 핵심은 그런 것이 아니다. 전략은 충족되지 않은 요구를 만족시키는 것, 그리고 특별히 무언가 도는 이해관계자들에게 특별하게 좋은 무언가를 하는 것에 관한 것이다.  - p.94


'사공이 많은' 가족기업의 폐해를 버리고 드 솔레와 포드는 최상의 팀워크를 이루어가며 구찌의 새로운 포지셔닝에 성공한다. 드 솔레 등장 이전에 마우리치오도 혁신을 수행해 갔으나 드 솔레는 성공했고 마우리치오는 실패했다. 두 사람의 차이는 각자가 선택한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목적을 행동으로 옮긴 조치에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전략이 더 중요한지 실행이 더 중요한지 사이에서 토론을 하고 있지만 자연스럽게 실행으로 이어지는, 잘 구상된 전략만큼 바람직한 것은 없다(p.152). 드 솔레와 포드는 구찌를 떠났지만 그들이 떠났어도 버텨나가는 구찌의 능력이야 말로 그들이 구축한 진정한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다(p.150). 


'전략가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라는 제목의 7강이 시작되면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애플과 스티브 잡스의 사례가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이 사례 끝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애플은 아직도 거기에 있는가? 20세기 말에 발생한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현재 애플은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갖고 있는가?"(p.244) 저자는 전략의 목표가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슘페터의 말을 인용하면서 높은 시장성장률과 수익성은 정지된 상태가 아니라 변화에 의해서 달성 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p.245). 한가지 경쟁우위만을 목표로 삼고 그것이 지속 가능하기를 기대하는 행동은 전략가의 과제를 잘못 표현한 것이다. 전략은 역동적이어야 하며 지속적으로 자기 개혁을 거듭해야 한다. 전략가는 지속 가능한 전략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지속 가능한 전략은 변화를 예상하는 전략이다(p.249).


책은 메리 올리버의 '여름날'이라는 시로 마무리된다. 그 시의 마지막 문장은 다음과 같다. "당신이 이 소중한 삶을 걸고 하려는 일이 무엇인가요?" 이 질문은 기업에게도 개인에게도 명확한 대답이 필요한 중요한 질문이다. 결국 그 일은 목적은 말하는 것이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활기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이 책은 기업을 이끌어 가고 있는 리더들이나 그런 리더들을 보좌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더 나아가 기업의 전략 뿐 아니라 인생의 전략에 대해 고민중인 분이라면 일독해 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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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26 20: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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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 뜻밖의 철학
그레고리 베스헴 외 지음, 박지니 외 옮김 / 북뱅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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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원제목은 The Hobbit and Philosophy이다. 우리나라 번역본에는 '뜻밖의'라는 단어도 더 들어갔다. 많은 사람들은 호빗이나 반지의 제왕 등 톨킨의 환타지 작품에 그저 환상적인 요소만 들어갔으리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책 제목이 이 모양으로 나온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톨킨은 소설가이기도 하지만 대학의 교수였으며 C.S 루이스와 친분을 유지하면서 신학과 철학을 아우르는 방대한 작품들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책에는 <호빗>의 철학 즉, 이야기의 윤리적이고 개념적인 배경을 제공하는 핵심 가치들과 전반적인 가정들을 탐색하는 장이 있는 한편, 다른 장에서는 <호빗>에 담긴 주제들을 활용해 다양한 철학 사상들을 탐색할 것이다.  - p.9 (들어가며)


서문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시피 호빗의 내용을 중심으로 다양한 철학 사상을 설명할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책의 첫 내용은 호빗의 모험심에 대한 이야기로 출발한다. 호빗의 주인공인 빌보는 모험을 겪은 뒤 더 현명해졌다. 여행이라는 도전을 통해 그의 시야라 넓어졌다는 것이다. 그의 변화는 <반지의 제왕>에까지 그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다. "비록 실패하더라도 위대한 일에 도전하고 영광스런 승리를 거머쥐는 것이 승리도 패매도 모른 채 잿빛 어스름 속에서 살면서 기쁨도 시련도 겪지 못하는 가련한 정신의 반열에 서는 것보다 훨씬 나은 일이다.(p.28)" 이런 점에서 보았을 때 빌보는 탁월한 도전가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도전을 통해 자신을 변화시켜나가는 혁신의 과정을 겪었다.



코스모폴리탄을 제안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두번째 내용도 주목할 만하다. 코스모폴리탄이란 고대 그리스에서 기원한 단어이자 철학 사상으로, 사람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삶을 산다는 사실을 알고 모든 이의 복을 비는 세계 시민을 뜻한다. 샤이어에 사는 호빗들은 코스모폴리탄과는 상반된 전형적인 국지인이었다. 그러나 빌보는 이런 한계를 뛰어 넘어 코스모폴리탄으로 거듭나고 있으며, 톨킨은 빌보의 모습을 빗대어 우리도 코스모폴리탄이 될 것을 권하고 있다. 콰메 엔터니의 <세계시민주의>의 내용을 인용하면서 세계시민주의는, 즉 코스모폴리탄은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 일종의 문제제기라고 이야기한다. 코스모폴리탄을 세계시민주의를 빗대어 본다면 오류가능주의와 다원주의를 지향한다고 할 수 있다. 내 개인적인 견해와는 다르지만 저자는 이런 사상을 지지하면서 함게 공주하기 위해서는 이방인들에게 친절을 베푸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지적한다.(p.43)


3장은 플라톤이 한 말로 시작한다. "엄청난 부와 명예와 명성을 쌓으면서도 지혜와 진리와 영혼의 계발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니 부끄럽지 않은가?" 톨킨은 외형적인 영광보다는 내재적인 미덕(가정생활의 미덕과 기쁨)에 좀더 가치를 두고 있다. 플라톤적인 영광은 기독교적인 영광을 의미하며, 여기서 미덕이란 겸손과 친절, 사교성, 이타심 등을 말한다.(p.51) 호빗의 빌보는 모든 대단한 모험과 자신이 얻은 찬양 속에서도 소소한 가정적인 것들의 아름다움을 여전히 사랑했다. 톨킨과 플라톤은 더 행복한 세계로 가는 길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겸손을 미덕을 강조하는 4장, 탐욕의 위험성에 대한 교훈을 알려주는 5장을 지나 최근 북한의 핵 위험을 경험하면서 '전쟁'의 필요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든 6장의 내용도 의미있다. 톨킨 자신이 정전론에 대해 100% 동의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호빗을 비롯한 그의 작품 전체를 통해서 볼 때 "이 세상에는 좋은 것들이 많으며, 싸워서 지킬 가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는 저자의 이야기이다. 반지의 제왕 못지 않게 호빗에서도 많은 전쟁 장면이 나오는데 개중에는 불필요한 전쟁의 모습도 그려지지만 그런 모습 조차도 옳은 것을 쟁취하기 위한 전쟁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예술을 설명한 7장, 놀이에 대한 이야기하는 8장도 인상적이다. 우리가 흔히 놀이라고 하면 진지함이 결여되어 있거나 나태한 상태를 상상하게 되는데 호빗에서 톨킨은 놀이의 중요성을 여러 사례를 통해 역설하고 있다.  다만 모든 놀이가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모든 놀이가 동등하다고는 볼 수 없다. 예를 들어 간달프의 놀이와 고블린의 놀이는 그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


'철학'이라는 광범위한 주제에서 몇가지 키워드를 추출하여 호빗에 내용과 결합시킨 의미있는 책으로 생각된다. 저자로 참여한 사람들도 모두 톨킨 매니아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톨킨의 여러 작품들에 대해 박식한 면을 보여주고 있다. 책에서 이야기한 몇가지 특징들을 기억하면서 톨킨의 작품을 다시 보게 되면 더 의미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혹시나 호빗을 책이나 영화로 보지 않은 분들이 이 책을 보게 된다면 등장인물이나 내용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에 책에서 이야기하려는 바를 알아내기 쉽지 않을 것 같다.


불을 뿜는 '스마우그'는 드래곤인 주제에 어째서 인간의 왕국을 무너뜨릴 정도로 황금과 보석을 탐하는 걸까?

선을 대표하는 엘프는 할리우드 배우처럼 아름답고, 악의 세력 오크는 이루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추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엘프들이사는 지상낙원에서는 어째서 채식과 음식이 빠지지 않는 것일까?

모든 생명체에게 '집(home)'은 어떤 대상일까? 혼자 사는 빌보는 왜 끊임없이 집을 그리워할까?

어두운 동굴 속에서 반지만 끼고 사는 골룸이 수수께끼 놀이 같은 지적 유희에 환장하는데는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절대반지'를 통해 톨킨이 말하고자 하는 인간 욕망의 본질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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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공간 - 남자는 가끔 행복한 혼자를 꿈꾼다
이문희.박정민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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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흔히 여자와 대비하여 '남자'가 가져야 할 것에 용감하고 힘이 세며 날렵함, 적극적이고 환경 주도적이며 감정보다 이성을 중요시하는 '남성스러움'을 이야기한다. 또 많은 남자들이 그런 남자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노력이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진정한 남성스러움, 더 나아가 나 자신과 직접 대면할 수 있는 여유가 없어 결국 나 자신의 정체성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남자도 외로움을 느끼고, 슬픔 감정에 눈물을 쏟을 수도 있으며, 삶에 지쳐 힘들다는 하소연을 할 수 있다. 남자도 사람이지 않은가.


책에서는 남자에게 필요한 시간과 공간 즉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만아야 할 '시간'과 나를 만나기 위한 '공간'을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서 공간은 '골방'으로 표현된다. 골방은 물리적인 공간일 수도 있지만 진정한 나를 만나기 위한 내 마음의 일부분일 수도 있다. 책의 앞부분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제발 내일 아침에 회사에 폭탄이라도 떨어져서 출근 안했으면 좋겠다.  - p.42


스트레스로 찌들은 직장인의 모습이 그려진다. 사실 10년 쯤 전의 내 모습이다. 지금은 비교적 자유롭게 시간배분을 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일반 회사원이라면 하루 일정을 나를 위해 배분한다는 것이 정말 어렵다. 그 시간은 오로지 회사의 수익 창출을 위해 사용될 뿐이다. 하지만 다른 관점으로 보면 그것은 핑계일 뿐이다. 다른 길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길이어도 내가 선택한 길이고 그 길 끝에는 무엇이 있을지 우리는 알고 있지 않은가. 잘못된 길로 나아가고 있다면 빨리 유턴을 해야 하고, 방향 전환을 해야 할 것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재충전의 시간은 필요하다. 이제 입사한 지 서너달 밖에 되지 않는 회사원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너무 피곤해서 주말에 쉬는 것만으로도 부족할 것 같아요". 충분한 재충전의 시간, 뒤를 돌아보고 앞을 설계할 전환점이 우리에게는 필요한 것이다. 그것은 '남자의 공간'에서 충분한 사색과 고민을 통해 가능하다. 이것이 이 책의 주안점이다.


감정에 사로잡히는 순간이 바로 지옥이다. 다시 말해 '내가 나를 놓쳐 보지 못할 때'가 지옥인 것이다.  - p.43


바쁘게 사는 남자들은 여름휴가나 연차도 온전히 충분한 휴식으로 삼는 것은 가당치 않은 일이라고 하소연한다. 그런 면에서 자기를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은 더군다나 어려운 일일 것이다. 저자는 성찰을 마음껏 나 자신을 탐색하고 들여다보는 작업'이라고 정의한다. 우리가 자기 성찰을 하는 이유는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과정을 통해 지금보다 더 성숙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함이다(p.121). 


스키를 다러 간다거나 모처럼 친구들과 모여 맥주 한잔을 기울이는 일은 물론 즐겁다. 하지만 그런 활동을 하면서 나를 들여다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면에서 성찰과 놀이는 구분될 필요가 있다.  - p.115 


저자 두명은 모두 상담심리를 전공하고 현재 상담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책에서도 저자들의 임상 상담경험들이 다수 소개되고 있다. 비교적 쉬운 단어들과 문장들로 구성되어 책 읽기는 그리 껄끄럽지는 않다. 또한 심리나 상담에서 사용되는 전문용어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정의와 용례를 충분히 설명해 주고 있어 본문내에서 이해하기 어렵지는 않았다. 남자들 뿐만 아니라 여자들도 인간의 심리와 자기성찰 그리고 좀더 올바른 인간관계를 맺기 위해 읽어보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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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타 - 만들어진 낙원
레이철 콘 지음, 황소연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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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파스텔톤의 커버 이미지가 상당히 몽환적이다. 물에 잠겨있는 듯한 이미지가 그로테스크하다. 아마도 책 내용에서 복제인간으로 등장하는 클론의 탄생을 그려놓은 듯 하다. 인간에게서 영혼을 빼낸 존재를 '클론'이라고 하고, 이 책에서는 클론의 베타버전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름을 엘리지아. 엘리지아는 클론의 판매처인 부티크에서 어느 귀부인에게 판매되고 그 가족들을 위하 봉사하기 위해 길을 떠난다. 책의 첫 몇페이지를 읽으면 대략 전체 소설의 상황은 그려진다.


전 세계를 폐허로 만든 '물의 전쟁' 이후 부유한 권력자들은 '드메인'이라는 낙원을 만들었다. 공기는 언제나 고급 산소로 채워지며, 자줏빛 바다에서는 잔잔한 파도가 아름답게 물결친다. 그리고 순종적이고 아름다운 클론들이 시중을 든다. 시험적으로 출시된 10대 클론 엘리지아는 클론들 중에서도 빼어난 외모와 귀여운 행동으로 사랑을 독차지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엘리지아는 환영을 본다. 바로 자신의 모체인 죽은 소녀가 사랑했던 남자.


책 뒷표지에 나오는 문구이다. 클론은 영혼이 없기 때문에 사람이 갖고 있는 여러가지 감각들은 가질 수 없다. 하지만 몇몇 클론들은 원인 모를 오류로 인해 이런 감각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이를 책에서는 디펙트라고 부른다. 엘리지아는 다른 클론이 갖지 못한 미각을 가지고 있으며, 또 시조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다. 엘리지아와 같은 또다른 클론인 잰스는 성욕을 느낄 수 있어 또다른 클론과 성관계를 하기도 한다. 클론들은 이를 모두 숨기고 인간들에게 발각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부분적으로는 반란이나 폭동을 준비하는 디펙트들도 존재하며 책의 중반 이후로 넘어갈수록 긴장 구도가 드러난다. 


드메인의 인간들이 번성하는 이유는 이들의 일회용 문화 때문이다. 클론을 갈아치우면 그만이다. 이들은 물건이 사라졌다고 슬퍼하지 않는다. 그 물건이 물질적으로나 금전적으로 가치를 지니지 않는 이상.  - p.207


인간들의 세상에서 클론이 갖는 '위상'을 단적으로 표현해 주는 문장이 아닐까 한다. 엘리지아의 절친 클론 잰스가 원인 모를 죽음을 맞이한 이후 엘리지아는 고통과 분노를 동시에 느끼며 인간세상에 도전장을 내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 자신에게 약속했다. 때가 오면, 이 분노와 억울함이 또다시 나를 덮치면 절대 기절하지 않겠다고, 나는 싸울 것이다.(p.210)"


상당히 먼 미래의 이야기를 다루는 SF소설이지만 사람에게서 영혼을 빼내 클론으로 만든다는 이야기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는 찾기 어렵다. 사실 과학적 근거가 없으면 제대로 된 SF소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많은 이야기들이 '미래에는 이럴 것이다'라는 상상에 근거하여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SF소설로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이야기 구조 속에서 결말을 실마리를 풀어나가면서 긴강장관계를 그리는 여러 장면들이 흥미롭게 진행된다는 점은 인정하고 싶다. 예를 들어 엘리지아가 사랑의 감정을 키워왔던 타힐이 실제로는 클론이었다는 점, 엘리지아 자신이 최초의 10대 베타로 알고 있었는데 그 이전에도 많은 10대 베타들이 있었고 반항기를 넘지 못하고 죽었다는 점 등은 소설의 중반 이후 상당히 반전의 효과를 가져왔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이게 끝이야?'라는 허무감이 몰려왔다. 하지만 4부작의 첫작품이라고 하며 또 영화제작도 준비중이라니 이왕 본 소설이 재밌는 영화로 재구성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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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가장 깊숙한 곳 - 30년간 임사체험과 영적 경험을 파혜친 뇌과학자의 대담한 기록
케빈 넬슨 지음, 전대호 옮김 / 해나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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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가장 깊숙한 곳
국내도서
저자 : 케빈 넬슨(Kevin Nelson) / 전대호역
출판 : 해나무 2013.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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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전제조건은 인간의 '영적 경험'은 뇌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무신론자이건 유신론자이건 이 전제조건에 동의할 수 있어야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수용할 수 있다. 영적체험에서 말하는 '영적'이라는 단어는,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 없지만 우리가 그 존재를 믿고 느끼며 곳곳에서 그 흔적이 나타나는 비가시적인 세계와 우리를 연결해주는 인간성의 여러 측면을 말한다(p.27). 이 책은 흔히 비과학적이라고 여겨지는 영적경험이나 임사체험과 같은 정신적 체험과 뇌과학을 연결시켜 뇌의 어떤 영역에서 어떤 방법으로 영적 경험을 하게 되는지를 밝히고자 노력한다.



이 책을 읽기 위한 영적 체험 또는 종교적 체험에 대한 기본사항들을 1장에서 언급하면서 저자는 윌리엄 제임스의 <종교적 경험의 다양성>을 상당 부분 인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저자가 주위 사람들을 통해서 듣게 된 임사체험을 중심으로 한 영적 체험의 사례를 1장에서 서술하고 있다. 윌리엄 제임스는 이러한 영적 체험들 중에서 보다 특별한 경험을 신비경험(mystical experience)라고 명명하면서 네 가지 특징이 있다고 설명한다. 즉, 신비경험은 언어의 범위를 벗어나며, 앎을 선사하며, 지속기간이 짧고, 수동적이라는 것이다.

 

종교적 경험의 다양성 (양장)
국내도서
저자 : 윌리엄제임스 / 김재영역
출판 : 한길사 2000.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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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장에서는 의식에 대해서 다룬다. 의식은 뇌를 뇌로 만드는 본질이며, 신경학자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p.49). 또는 의식은 자신과 자신의 주변을 알아챔이며 특정 질서를 이룬 특정 뇌 시스템들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뇌과학자들을 비롯한 많은 과학자들은 물리적인 뇌 속에서 의식이 어떻게 기능하는가에 관한 문제를 모두 다 파악하지는 못하고 있다. 신경학에서 인정하는 의식상태는 깨어있음, 렘 수면, 비렘수면 등 세가지로 나누어지는데 저자는 임사체험이 지닌 영적 특성의 일부는 렘 의식 상태와 깨어있음 의식 상태의 사이로 예측하고 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과학적으로 이렇게 세가지 상태로 의식을 구분하더라도 많은 의사들은 환자들이 깨어있는 상태라는 것을 감지하기 어려운 경우도 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잔 이라는 이름의 환자가 총상을 당한 사례를 설명하고 있는데, 잔은 실수로 총에 맞아 일부 장기가 파손되고 쇼크상태에 빠져있었는데 의료진이 시술을 하는 과정에서 그녀의 의식은 깨어있었다는 것이다. 그녀는 최고 통증을 10이라고 할 때 15 정도의 통증을 느꼈다면서 의료진의 말과 행동을 모두 알아챘지만 말을 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가장 미세한 근육조차도 움직일 수 없었다고 한다. 그 이후 다행스럽게도 의식을 되찾았지만 인간의 의식이 얼마나 과학적으로 분석하기 어려운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은 겉보기에 죽은 것 같은데도 생생하게 살아있을 수 있다.(p.58)"

 

드넓은 우주에서 인간이 알고 있는 것은 고작 5% 미만이며 나머지는 암흑물질이나 암흑에너지로 존재하듯이 인간 의식의 일부는 우리에게 영원히 일종의 암흑에너지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p.69). 인간이 의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피질과 시상을 파악해야 한다. 저자는 의식을 파악하기 위해 식물이나 바퀴벌레와 같은 낮은 층위로 환원하는 접근법은 뇌와 영적 경험을 이해하고자 할 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p.71) "그러므로 영적 경험을 이해하기 위해 시상과 피질을 탐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접근법일 수도 있겠다.(p.72) 

 

책을 읽다보니, 흔히 뇌사 상태라고 하는 식물상태와 최소의식상태를 구분하려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많은 경우 이를 오판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식물 상태에서도 시상과 피질은 완벽하게 죽지 않고 가끔 외부세계와 반응한다고 한다. 이러한 활동을 의식이 아니라는 것이 정설이지만 인간이 인간다우려면 얼마나 많은 피질과 시상일 필요한다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연구해야 할 첨단분야라고 할 수 있다. 의식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가 되면 이 책의 주제인 영적 체험은 별도의 특별한 의식상태일까 하는 질문을 할 수 있겠다. 저자는 영적 경험을 독자적인 의식상태로 간주하는 것에 좋겠다는 의견을 제안한다.



기본적인 뇌의 구조는 알아야 이 책을 좀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보통 전두엽이라고 칭해지는 이마엽, 전전두엽이라고 하는 앞이마엽 등의 위치와 역할 정도는 이해하고 있는 것이 좋다. 따라서 전반적인 책의 내용은 뇌와 영적세계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읽는다면 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 그야말로 기초적인 지식 수준밖에 없는 상태여서 몇몇 내용들은 두세번 반복해서 읽어야 이해가 될 정도였다. 이 책의 가치는 물질 세계(뇌)와 정신 세계를 결합시키는 성과에 있다고 본다. 두가지 동떨어진 내용들이 그저 따로따로 언급되는 정도가 아니라 화학적인 결합을 통해 저자만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는 것이 마지막 장을 덮은 뒤의 소감이었다. 작년에 뇌과학 강연을 몇차례 듣고나서 상당히 관심이 생겼던 차에 이런 책을 읽게 되어 아주 흥미로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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